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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0. 대림 제2주일(인권주일; 사회교리주간)                                          이사40,1-5.9-11 2베드3,8-14 마르1,1-8



어떻게 주님의 길을 잘 닦을 것인가?

-회개, 위로, 기쁨-



인생은 광야입니다. 광야인생입니다. 광야인생에 길을 내야 합니다. 주님의 길을 닦아야 합니다. 바로 이 길에서 우리는 주님을 만납니다. 길을 잃어 방황이요 혼란입니다. “길은 어디에?”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주님께 이르는 하늘길입니다.


저는 물론 우리 수사님들이 수도원에서 가장 사랑하는 곳은 아마 정문에서 주창장까지 길게 똑바로 난 수도원길일 것입니다. 제가 가장 많이 카톡으로 나누는 수도원길입니다. 수도원길은 그대로 주님의 집에 이르는 하늘길을 상징합니다. 


우리 마음의 광야에, 공동체의 광야에 주님의 길을 닦아야 합니다. 하늘길을 내야 합니다. 이런면에서 믿는 우리는 모두 주님의 길을 닦는 수도자修道者라 할 수 있습니다. 이사야서의 말씀은 그대로 대림 제2주일을 맞는 우리를 향한 말씀입니다.


“너희는 주님의 길을 닦아라. 우리 하느님을 위하여 사막에 길을 곧게 내어라.”


내 마음의 사막에, 공동체 사막의 한가운데 주님의 길을 닦아야 합니다. 주님의 길을 곧게 내는 일은 우리의 수행중 가장 중요한 평생 수행입니다. 죽을 때까지 닦아야 하는 주님의 길입니다. 하여 흔히 삶을 하느님을 찾는 여정이라 합니다. 목표없는 여정이 아니라 하느님을 향한 끊임없는 회개의 여정, 순종의 여정, 겸손의 여정, 믿음의 여정, 자유의 여정 등 끝이 없습니다.


인간의 본질은 길입니다. 우리가 닦아야 할 하늘길은 바로 생명의 길, 진리의 길, 구원의 길입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 말씀하신 주님의 길을 닦는 것입니다. 방금 우리는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화답송을 노래했습니다.


“주여, 우리에게 자비를 보이소서. 또한 우리에게 구원을 주소서.”


우리의 영원한 도반道伴이신 주님께서 자비를 보이시고 구원을 주시기에 주님의 은총으로 주님의 길을 잘 닦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주님의 길을 잘 닦을 것인가?”오늘 말씀에 근거하여 그 구체적 처방을 나눕니다.


첫째, 회개하십시오.

주님의 길을 잘 닦기 위한 첫째 조건이 바로 회개입니다. 끊임없는 회개의 여정을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본래의 제자리로 돌아와 새롭게 시작하는 회개입니다. 길을 잃으면 자기를 잃습니다. 길을 찾아 본래의 하느님 자리로 돌아와 자기를 찾는 회개입니다. 


세례자 요한 역시 광야에 나타나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를 선포합니다. 회개의 세례의 선포에 이어 많은 이들이 요르단강에서 세례를 받습니다. 회개의 결정적 표지가 바로 세례요, 세례야 한번이지만 회개는 평생과정입니다. 세례자 요한의 검소한 모습이 그대로 회개의 빛나는 표지입니다. 


“요한은 낙타 털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 띠를 둘렀으며, 메뚜기와 들꿀을 먹고 살았다.”


참으로 자연과 하나된 무공해의 순수한 예언자, 세례자 요한입니다. 이런 회개의 표지는 그대로 겸손을 드러냅니다. 회개의 빛나는 열매가 겸손입니다. 회개와 겸손은 한세트입니다. 회개와 더불어 깊어지는 겸손이요 바로 겸손의 그 자리에서 주님을 만납니다.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 내 뒤에 오신다. 나는 몸을 굽혀 그분의 신발끈을 풀어 드릴 자격조차 없다.”


세례자 요한의 겸손한 마음의 요약입니다. 회개로 겸손해진 영혼보다 아름다운 영혼도 없습니다. 겸손의 아름다움입니다. 오늘 제2독서 베드로2서의 주제 역시 회개입니다. 주님께는 하루가 천년같고 천 년이 하루같습니다. 주님께서는 약속을 미루지 않으시고 우리를 위하여 참고 기다리십니다. 아무도 멸망하지 않고 모두 회개하기를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날이 연장되는 것은 회개의 기회를 주기 위함입니다.


주님의 날은 도둑처럼 올 것입니다. 마치 죽음이 예고없이 오듯 말입니다. 이에 대한 지혜로운 첩경의 대책이 회개입니다. 회개를 통해 오늘 지금 여기서 깨어 새 하늘과 새 땅을 사는 것입니다. 베드로 사도가 주님을 기다리는 은혜로운 대림시기, 회개에 걸맞는 삶의 자세를 가르쳐 주십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은 주님을 기다리고 있으니, 티 없고 흠 없는 사람으로 평화로이 그분 앞에 나설 수 있도록 애쓰십시오.”


티 없고 흠 없는 사람은 바로 끊임없는 회개로 겸손하고 순수해진 사람입니다.


둘째, 위로하십시오.

주님의 길을 잘 닦기 위한 둘째 조건이 바로 위로입니다. 사랑의 위로, 위로의 사랑입니다. 오늘 인권주일에도 참 적절한 주제입니다. 회개를 통해 겸손해진 영혼에게 주시는 주님의 위로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살아계신 주님을 만남으로 회개와 더불어 위로와 치유를 받는 우리들입니다. 주님의 위로를 받기에 이웃을 위로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 희망의 예언자 이사야는 바빌론 유배중에 있는 이스라엘 백성을 위로하라 명하십니다. 그대로 오늘의 광야인생을 살아가는 우리 고단한 형제들을 위로하라는 격려 말씀입니다.


“위로하여라, 위로하여라, 나의 백성을, -너희의 하느님께서 말씀하신다.- 예루살렘에 다정히 말하여라.”


‘다정히 말하다’는 본디 ‘마음에 와 닿게 말하다’로서 이 표현은 구약성경에서 8번 나오는데, 그 가운데 2번은 ‘위로하다’와 함께 쓰입니다. 마음에 와 닿게 다정한 말로 위로하라는 것입니다. 


여기 구약성경에서의 ‘마음’은 단순히 감정의 기관이 아니라, 이성과 의지의 주체로서 인간존재의 중심을 뜻합니다. 이런 마음에 가 닿을 정도의 다정한 위로의 말이야말로 그대로 구원체험일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유명한 위로의 권고도 기억하실 것입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느님을 찬양합시다. 그분은 인자하신 아버지이시며 모든 위로의 근원이 되시는 분 하느님으로서 우리가 어떤 환난을 당하더라도 위로해 주시는 분입니다. 따라서 그와같이 하느님의 위로를 받는 우리는 온갖 환난을 당하는 다른 사람들을 위로해 줄 수가 있습니다.”(2코린1,3-4).


그대로 이웃에 대한 우리의 위로는 바로 하느님의 위로가 됩니다. 위로의 효력은 엄청납니다. 위로의 힘은 바로 하느님의 힘입니다. 위로를 통한 치유의 구원이요 용기와 희망입니다. 위로의 말로써 사람을 살릴 수도 있습니다. 이사야서 다음 말씀은 그대로 위로의 위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골짜기는 모두 메워지고 산과 언덕은 모두 낮아져라. 거친 곳은 평지가 되고 험한 곳은 평야가 되어라. 이에 주님의 영광이 드러나리니 모든 사람이 다함께 그것을 보리라.”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주님의 위로에 우리의 무지와 상처의 어둔 골짜기는 메워 치유되고, 교만과 탐욕의 산과 언덕은 모두 낮아져 온유하고 겸손해집니다. 이어 불안과 두려움에 거칠고 험했던 마음이나 감정은 평화와 안정을 되찾게 됩니다. 이어 주님의 영광이 드러나고 우리는 모두 그 영광을 보게 됩니다. 참으로 위로의 힘은 그대로 하느님의 힘임을 깨닫게 됩니다. 


셋째, 기뻐하십시오.

주님의 길을 잘 닦기위한 셋째 조건이 바로 기쁨입니다. 주님을 기다리는 대림의 기쁨입니다. 기쁨에 저절로 따라오는 평화입니다. 기쁨과 평화, 이 또한 주님의 참 좋은 선물이자 우리가 이웃에 줄 수 있는 참 좋은 선물입니다. 지금도 몇 년째 제 집무실 출입구에 붙어있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입니다.


“주님 안에서 늘 기뻐하십시오. 거듭 말합니다. 기뻐하십시오. 여러분의 너그러운 마음을 모든 사람이 알 수 있게 하십시오. 주님께서 가까이 오셨습니다.”(필립4,4-5).


주님께서 가까이 오셨기 때문에 기쁜 것입니다. 대림 제2주일 두 개의 기쁨의 대림 촛불이 주님께서 가까이 오셨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기쁨의 빛입니다. 과연 여러분의 영혼은 기쁨의 대림 촛불처럼 기쁨으로 타오르고 있습니까? 문득 어제의 화답송 후렴도 생각납니다.


“주님을 기다리는 이는 모두 행복하여라.”(이사30,18참조)


기다림의 기쁨, 기다림의 행복입니다. 이렇게 기다릴 수 있는 주님이 계시다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지요. 주님이 아닌 누구를 기다릴 수 있겠습니까? 주님이 아닌 누구를 그리워하겠습니까? 주님이 아닌 누구를 바라보겠습니까? 주님이 아닌 누구에게 희망을 둘 수 있겠습니까? 영원한 기다림의 대상, 그리움의 대상, 바라봄의 대상, 희망의 대상은 주님뿐입니다. 


바로 은총의 대림시기는 주님을 기다리기에 우리는 참으로 기쁘고 행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주님만이 참 기쁨과 행복의 원천이기 때문입니다. 이사야 예언자도 우리 모두 기뻐하라 명하십니다. 시온과 예루살렘이 상징하는바 바로 믿는 우리들입니다.


“기쁜 소식을 전하는 시온아, 높은 산으로 올라가라. 기쁜 소식을 전하는 전하는 예루살렘아, 너의 목소리를 한껏 높여라. 두려워 말고 소리를 높여라.”


바로 대림시기 우리에게 주는 말씀입니다. 마음 높은 산으로 올라가 목소리를 높여 주님 오심을 기뻐하라는 것입니다. 주님 오심의 기쁨을 선포하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하느님께서 바로 여기에 계십니다. 보십시오. 주 하느님께서 권능을 떨치며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성탄에 앞서 오십니다. 


보십시오. 주님의 상급이 그분과 함께 오고 그분의 보상이 그분 앞에 오십니다.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이 그대로 대림 제2주일 미사를 통해 실현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기다리는 주님은 바로 이사야 예언자가 말하는 착한 목자이십니다.


“그분께서는 목자처럼 당신의 가축들을 먹이시고, 새끼 양들을 팔로 모아 품에 안으시며, 젖 먹이는 어미 양들을 조심스럽게 이끄신다.”


바로 이런 착한목자 예수님의 성탄을 기다리는 대림시기, 어찌 기뻐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기쁨하면 찬미의 기쁨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주님 찬미가 바로 기쁨의 샘입니다. 


요즘 면담고백성사때 마다 보속 하나가 추가됐습니다. 말씀 처방전에 이은 찬미 노래입니다. 성가책을 드리고 보속으로 좋아하는 짧은 성가 1절을 찬미기도하는 마음으로 부르도록 하고 자주 찬미성가를 부르기를 권장합니다. 어제는 한 자매에게 찬미성가 보속을 드렸더니 함께 부르자고 하여 함께 부르기도 했습니다.


주님은 대림 제2주일, 인권주일에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주님의 길을 잘 닦을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1.회개하십시오. 끊임없는 회개의 여정을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2.위로하십시오. 끊임없이 주님께 위로를 받는 우리들이기에 이웃을 위로할 수가 있습니다.

3.기뻐하십시오. 주님을 기다리는 대림의 기쁨, 대림의 행복입니다. 세상에 주님을 기다리는 기쁨을 능가할 수 있는 기쁨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주님만이 참기쁨의 샘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이렇게 살며 주님의 길을 잘 닦도록 도와 주십니다. 


"예루살렘아, 일어나 높은 곳에 서서, 하느님에게서 너에게 오는 기쁨을 바라보아라."(바룩5,5).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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