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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4.15. 부활 제3주일                                                         사도3,13-15.17-19 1요한2,1-5ㄱ 루카24,35-48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회개, 사랑, 평화-



교황청은 지난 4월9일 세 번째 교황님의 권고 ‘현대세계에서 성덕의 소명에 관한 권고’-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Gaudete et Exultate)–를 발표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첫 번째 권고 ‘복음의 기쁨’을 통해 선교적 교회가 될 것을 권고했고, ’사랑의 기쁨’을 통해 가정 안에서 경험하는 참된 사랑의 모습을 제시했습니다. 이번 세 번째 권고를 통해서는 사제나 수도자 혹은 선택받은 소수가 아닌 모든 그리스도인들을 성덕으로 초대합니다. 모두가 일상의 성인이 되라 불림받았기 때문입니다.


교황님은 현대세계에서 성덕의 징표로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다섯 가지 표현 형태, 즉 ‘인내와 온유함, 기쁨과 유머 감각, 대범함과 열정, 공동체성, 지속적 기도’를 언급하셨습니다. 참 좋은 성덕의 징표입니다. 누구나 노력만 하면 이런 성덕의 징표를 지닌 성인이 될 수 있습니다.


부활시기 교황님을 통해 주신 참 좋은 하느님의 선물,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교황님의 권고입니다. 교황님의 세 권고에 들어있는 공통적 말마디가 ‘기쁨’입니다. 오늘 본기도중 즐거움과 기쁨을 강조하는 내용 역시 고무적이고 참 아름답습니다.


“하느님, 이 백성이 영혼의 젊음을 되찾아 끊임없이 즐거워하게 하시니, 저희가 이제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기쁨을 누리고, 영광스러운 부활의 날을 바라며 기다리게 하소서.”


우울하고 심각한 것은 하느님께 모독입니다. 전혀 믿는 이들에게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거워하고 기뻐하는 것입니다. 참으로 기쁨의 시기, '주님을 찬양하라', 알렐루야 부활시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온누리에 만개滿開한 온갖 봄꽃들이 찬미의 기쁨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어제도 열명쯤 되는 분들에게 똑같은 말씀 처방전을 써드리며 4월말까지 복용할 것을 권했습니다.


“항상 기뻐하십시오. 늘 기도하십시오. 어떤 처지에서도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을 통해서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


물론 ‘여러분’ 대신 형제들 각자의 이름을 썼습니다. 바로 이 말씀대로 살면 성인입니다. 비상한 성인이 아니라 평범한 성인입니다. 영육의 치유도 이뤄집니다. 오늘 말씀도 우리가 즐겁고 기쁘게 살 수 있는 세 가지 구체적 방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첫째, 회개하십시오.

회개가 답입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이 회개입니다. 끊임없는 회개입니다. 본래의 하느님 안 중심의 내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회개입니다. 회개로 깨끗해진 마음 자리에서 샘솟는 겸손과 기쁨의 선물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가 시작되면서 우리는 회개에 이어 자비송을 통해 주님의 자비를 간청했습니다. 영성생활의 출발점이 바로 회개입니다. 메타노니아 회개에 이은 코이노니아 친교요 디아코니아 봉사입니다.


우리는 회개를 통해 주님을 만나고 참 나를 만납니다. 바로 이런 만남의 기쁨을 능가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이런 주님과 만남, 참나와 만남의 기쁨이 우리를 치유하고 위로하고 행복하게 합니다. 


오늘 부활의 증인인 베드로 사도의 힘찬 설교의 결론도 회개입니다. 예나 이제나 인간의 본질은 그대로인 것 같습니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폭력의 악순환의 역사가 이를 입증합니다. 베드로 사도가 말하는 ‘여러분’은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의 우리 모두를 향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예수님을 빌라도에게 넘기고, 그분을 놓아주기로 결정한 빌라도 앞에서 그분을 배척하였습니다. 여러분은 거룩하고 의로우신 분을 배척하고 살인자를 풀어 달라고 청한 것입니다. 여러분은 생명의 영도자를 죽였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그분을 다시 일으키셨고, 우리는 그 증인입니다.”


바로 우리의 무지로 인한 죄입니다. 새삼 무지의 병, 무지의 악, 무지의 죄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무지에 대한 유일한 답이 회개입니다. 회개를 통해 주님을 알고 나를 아는 것이 바로 겸손과 지혜입니다. 그러나 죄를 짓는다 하여 너무 자책할 것은 없습니다. 늘 말씀드리지 않습니까? 넘어지는 것이 죄가 아니라 절망하여 일어나지 않는 것이 대죄라고 말입니다.


요한 사도의 말씀 그대로입니다. 누가 죄를 짓더라도 하느님 앞에서 우리를 변호해 주시는 분이 계십니다. 우리를 너무나 잘 아시는 분, 죄 빼놓고는 우리와 똑같은 분이신 의로우신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분은 우리 죄를 위한 속죄 제물이십니다. 우리 죄만이 아니라 온 세상의 죄를 위한 속죄 제물이십니다. 이런 주님이 우리의 회개를 자극합니다. 우리를 위로하고 치유하는 주님의 은총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죄짓는 일이라면 자비하신 하느님이 하시는 일은 용서하는 일입니다. 우리가 죄를 짓지 않으면 하느님이 하실 일이 없어집니다. 죄를 지으라는 것이 아니라 죄를 짓더라도 좌절하지 말고 즉시 회개로 일어나 하느님께 돌아가라는 것입니다. 베드로 사도의 권고입니다.


“그러므로 이제 형제 여러분! 회개하고 하느님께 돌아와 여러분의 죄가 지워지게 하십시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시간 회개하고 하느님께 돌아와 우리의 죄가 지워지는 은총의 시간입니다.


둘째, 사랑하십시오.

회개는 사랑의 실천으로 입증됩니다. 사랑뿐이 답이 없습니다. 사랑밖엔 길이 없습니다. 죄가 없어서 깨끗한 마음이 아니라 사랑할수록 깨끗한 마음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우리의 모든 수행도 하느님 사랑의 표현입니다. 온누리에 만개한 아름다운 침묵의 봄꽃들 역시 하느님 사랑의 표현입니다. 


침묵은 사랑의 언어입니다. 전례의 본질적 요소인 거룩한 침묵 역시 사랑의 표현입니다. 침묵의 사랑으로 피어난 아름다운 봄꽃들입니다. 이처럼 하느님 사랑은 아름다움으로 표현됩니다. 


도대체 사랑아닌 것이 없습니다. 사랑의 선물, 사랑의 생명, 사랑의 빛, 사랑의 기적, 사랑의 찬미, 사랑의 침묵, 사랑의 신비, 사랑의 관상, 사랑의 수행, 사랑의 겸손등 끝이 없습니다. 정말 사랑없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하느님 사랑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사랑은 삶의 의미입니다. 사랑있어 충만한 삶이요 사랑없으면 허무한 삶입니다. 사랑있어 축제인생이지 사랑없으면 고해인생입니다. 


어제의 체험도 잊지 못합니다. 사랑은 ‘접촉contact’입니다. 접촉을 통해 사랑을, 살아있음을 실감합니다. 하여 눈맞춤이란 아이-컨택트란 말도 있습니다. 어제 어느 형제에게 고백성사후 강복을 드린 후 너무 추워보여 손을 잡아봤습니다. 손이 참 차가웠습니다. 분명 저의 온기가 접촉을 통해 그분께 전달됐을 것이며 일순간이라도 마음 따뜻하게 느껴졌을 것입니다. 백마디 말보다 접촉을 통해 감촉되는 따뜻한 사랑의 추억이 길이 남습니다.


바로 사랑의 사도, 요한이 강조하는 바 역시 사랑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면, 그것으로 우리가 그분을 알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나는 그분을 안다.” 하면서 그분의 계명을 지키지 않는 자는 거짓말쟁이고, 그에게는 진리가 없습니다. 그러나 누구든지 그분의 말씀을 지키면, 그 사람 안에서는 참으로 하느님 사랑이 완성됩니다.


그분의 계명은 무엇입니까? 형제애의 이웃사랑입니다. 하느님 사랑의 검증 잣대가 이웃사랑입니다. 바로 이런 사랑이 진리입니다. 추상적 진리가 아니라 구체적 사랑이 진리입니다. 사랑의 진리, 사랑의 앎입니다. 사랑하지 않으면 진리가 뭔지 모릅니다. 사랑하는 만큼 알고 아는 만큼 보입니다. 사랑할 때 하느님도 알고 나도 너도 알아 비로소 무지로부터의 해방입니다. 참으로 이웃 사랑의 형제애를 통해 완성되는 하느님 사랑입니다.


셋째, 평화의 사람이 되십시오.

사랑할 때 찾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사랑하는 제자들을 찾아 평화를 선물하십니다. 사랑의 주님께는 벽이 없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이 임하실 때는 두려움의 벽이 변하여 평화의 문이 되어버립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참 좋은 선물이 평화입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부활하신 주님만이 주실 수 있는 샬롬, 평화의 선물입니다. 돈주고 살 수도 없고 남에게 빼앗아 올 수 없는 평화의 선물입니다. 종파를 초월해 모두가 희구하는 평화입니다. 정말 평화로운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요. 바로 주님은 이런 평화를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에게 선사하십니다. 하여 우리는 모두 평화의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주님의 참행복 선언에서도 강조되는 평화입니다.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


행복은 거룩함과 동의어라 교황님은 말씀하셨습니다. 평화를 이루는 행복한 사람들이 바로 거룩한 사람들입니다. 교황님은 부활 대축일인 4월1일 부활 축하 메시지 ‘우르비 엣 오르비’를 통해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좋은 열매를 맺어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길 축원하셨습니다. 


교황님이 지난해 12월 이후 한반도에 평화를 언급한 것이 무려 다섯 번째입니다. 교황님은 지난 2월 이백만 요셉 신임 바티칸 교황대사의 신임장을 제정받는 자리에서 “내 가슴과 머리에 항상 한반도가 있다. 남북 정상회담 성사 여부와 북미관계 개선에 각별히 주목하고 있다.” 말씀하셨습니다. 


제주 4.3 항쟁, 4.16 세월호 참사 사건, 4.19혁명 등 참 아픈 상처의 추억이 많은 한반도의 4월이지만 부활하신 주님의 축복이 이를 치유하고 위로합니다. 주님의 축복으로 한반도에 평화의 봄이 서서히 도래하는 느낌입니다. 평화를 선물하신 부활하신 주님의 마지막 당부도 회개임이 의미심장합니다.


“예루살렘에서 시작하여,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가 그의 이름으로 모든 민족들에게 선포해야 한다. 너희는 이 일의 증인이다.”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에서 활짝 피어나는 평화의 꽃입니다. 그러니 기뻐하고 즐거워하십시오. 부활하신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회개한 우리 모두에게 당신 사랑과 평화를 가득 선물하십니다.


“주님, 저희 위에 당신 얼굴 밝은 빛을 비추소서.”(시편4,7ㄷ).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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