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2.8.연중 제4주간 토요일                                                      히브13,15-17.20-21 마르6,30-34

 

 

착한 목자 영성

“삶의 균형과 조화, 분별의 지혜와 사랑”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시편23,1)

 

오늘 화답송 후렴은 김수환 추기경의 묘비명이기도 합니다. 오늘 옛 현자들의 말씀도 착한 목자 영성 공부에 좋은 도움이 됩니다. 공부해야합니다. 무지에서 벗어나 겸손하고 지혜롭기 위한 공부는 전방위적으로 펼쳐져 있습니다. 공자는 호학(好學)이라 하여 배움을 좋아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재물을 탐내기보다 공부에 집중하는 것이 재물보다 만족을 준다.”<다산>

“군자는 도를 추구하지 음식을 추구하지 않는다. 농사를 지어도 굶주림이 그 안에 있을 수 있지만, 배우면 녹봉이 그 안에 있다.”<논어>

 

궁극엔 도(道)를, 삶의 진리를 추구하는 공부이겠습니다. 교황님의 공개된 2025년 ‘세계 선교의 날 메시지’ 한 대목도 신선했습니다.

 

“기도는 우리 희망의 불꽃이 계속 살아 있게 한다”

(Prayer keeps our ‘spark of hope’ alive)

 

교황님이 요즘 유난히 강조하는 덕목이 ‘희망’입니다. '희망의 순례자들'인 우리는 희망의 불꽃이 꺼지지 않고 늘 불타오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순서로 하면 “기도하라!”에 이어 “공부하라!”요 이 둘의 균형과 조화가 중요합니다. 착한 목자 예수 그리스도님은 어제도 오늘도 또 영원히 같은 분입니다. 우리가 평생 배워야 할 바 이런 착한 목자 예수님의 영성입니다.

 

오늘 복음의 시작은 선교차 파견되었던 제자들의 귀환과 더불어 시작됩니다. 성공적 선교여행에 사도들이 흥분된 분위기입니다. 예수님께로부터 ‘사도’로 파견되었다가 다시 ‘삶의 중심’인 예수님께 ‘제자’로 돌아온 이들입니다.

 

‘사도들이 예수님께 모여 와, 자기들이 한 일과 가르친 것을 다 보고하였다.’

바로 이 순간 착한목자 예수님의 분별의 지혜와 사랑이, 삶의 균형 감각이 빛을 발합니다. 제자들의 흥분과 피곤해 있음을 직시한 예수님은 ‘휴식과 성찰, 기도’를 위해 쉴것을 명령하십니다.

 

“너희는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오고 가는 사람이 너무 많아 제자들은 음식을 먹을 겨를 조차 없었던 것입니다. 이래서 필히 마련해야 할 바 외딴곳의 쉼터에서 주님 안에 머무는 피정입니다. 삶의 건강과 아름다움을 위해 일과 쉼의 균형과 조화, 리듬은 필수입니다. 균형과 조화, 리듬이 깨졌을 때 온갖 영육의 질병입니다. 여러분의 외딴곳 쉼터는 어디입니까? 시간과 장소는 있습니까? 정말 경계할바 ‘바쁨과 인기’요, ‘바쁘다, 인기있다’는 것 바람직하지 않으며 달콤한 유혹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 ‘활동주의는 현대판 이단이며 현대인들에게 고독은 사치가 아니라 필수품’이라 설파한 20세기 최고의 영성가 토마스 머튼입니다. 일과 휴식의 균형과 조회가, 분별의 지혜와 사랑이 참 중요합니다. 이래야 온갖 중독에서 벗어나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때로는 분별의 지혜로 ‘죄책감 없이 아니오(No without feelins guilty)’라고 말할 필요가 있음을 배워야 합니다. 바로 자기의 한계를 아는 분별과 절제가 겸손이자 지혜입니다.

 

참으로 집요한 군중들입니다. 영적으로 육적으로 목마르고 굶주린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찾는 분은 모두의 길이자 생명이요 진리이자 ‘삶의 중심’인 착한목자 예수님입니다. 예나 이제나 주님을 찾는 인간의 본질은 똑같습니다. 예수님과 그의 제자들이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너는 동안 군중들은 호숫가를 걸어 더 일찍 외딴곳에 도착한 것이니 이들의 주님을 찾는 필사적 갈망과 열정의 농도를 능히 짐작할 만합니다.

 

예수님은 배에서 내리시어 목자 없는 양들 같은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에 외딴곳에서의 쉼을 포기하고 많은 것을 가르쳐 주십니다. 착한 목자 예수님의 분별의 지혜와 사랑이 빛나는 대목입니다. 예수님의 가엾이, 측은히, 불쌍히 여기는 연민의 사랑은 그대로 착한목자 하느님의 사랑을 반영합니다. 착한목자 하느님을 그대로 닮은 예수님입니다. 

 

우선 해소되어야 할 영적 목마름입니다. 육신의 음식에 앞선 영혼의 양식이 진리의 말씀입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에 이어 오천명을 먹이신 기적이니, 말씀전례에 이은 성찬전례인 미사구조가 은연중 드러납니다. 이런 우선순위에 따른 영적구조는 수도원의 일과표에서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미사후 아침식사에 낮기도후 점심식사, 저녁기도후 저녁식사입니다. 착한 목자 예수님은 오늘 시공을 초월하여 제1독서 히브리서를 통해 어제에 이어 오늘의 우리에게 참으로 필요한 가르침을 주십니다.

 

첫째, 예수님을 통하여 언제나 하느님께 찬양 제물을 바치십시오. 

그것은 그분의 이름을 찬미하는 입술의 열매입니다. 이래서 평생 날마다 끊임없이 한결같이 찬양과 감사의 시편전례기도를 바치는 우리 수도자들입니다.

 

둘째, 선행과 나눔을 소홀히 하지 마십시오. 

‘기도와 예배(prayer and worship)’에 이어 ‘선행과 나눔(good works and sharing)', 사랑과 섬김(love and service)’이 참 좋은 신자 삶의 요약이자 하느님 마음에 드는 제물입니다.

 

셋째, 지도자들의 말을 따르고 그들에게 순종하십시오.

영혼을 돌보고 하느님께 셈바칠 지도자들이 기쁘게 섬김의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자발적 사랑으로 순종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독재적인 지도자들에게는 분명히 해당되지 않습니다. 교회에서 권위, 질서, 규율에 대한 존중은 신약전체의 가르침입니다. 이 순종은 기꺼이, 즐겁게 해야하며 ‘한숨쉬며’ 해서는 안됩니다. 순종의 목적은 모두가 공통의 목표에 헌신하여 함께 일하게 하는 것입니다.

 

넷째, 지도자들을 위해 기도하십시오.

교황님도 매 강론 끝에는 자기를 위해 기도해달라 청하십니다. 히브리서 저자 역시 똑같습니다. “우리를 위하여 기도해주십시오. 우리는 모든면에서 늘 올바로 처신하려 하기에 바른 양심을 지니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흡사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들립니다. 

 

히브리서 마지막 기도와 축복이 참 아름답습니다. 신약에서 가장 아름다운 축복기도중 하나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전례를 통해 그대로 이뤄지는 참 좋은 선물인 축복기도로 강론을 마칩니다.

 

“영원한 계약의 피로,

 양들의 위대한 목자이신 

 우리 주 예수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끌어올리신

 평화의 하느님께서

 여러분에게 온갖 좋은 것을 마련해 주시어,

 여러분이 당신의 뜻을 이루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

 그분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당신 마음에 드는 것을

 우리에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

 예수 그리스도께 영광이 영원무궁하기를 빕니다. 아멘.”(히브13,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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