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3.9.사순 제3주간 월요일                                                      2열왕5,1-15ㄷ 루카4,24ㄴ-30

 

 

겸손한 믿음과 치유

“천형(天刑)이 천복(天福)으로!”

 

 

“내 영혼이 하느님을, 

 생명의 하느님을 목말라 하나이다.

 하느님의 얼굴을 언제나 가서 뵈오리까?”(시편42,3)

 

우리의 무지를 일깨우는 현자의 지혜로운 말씀입니다. 

“모두가 각자의 전장에서 힘들게 싸우고 있으니, 비록 타인에게서 지옥을 마주할지라도 그에게 친절을 베풀라.”<다산>

“자신에게 엄격하고 남에게 관대하면 원망받을 일이 없다.”<논어>

공부의 궁극의 목적은 무지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며, 회개를 통한 겸손과 지혜에 이르러야 온전한 공부임을 깨닫습니다.

 

제 한 수도형제를 자랑하고 싶습니다. 지병으로 늘 고통중이지만 최선을 다해 묵묵히 순수히 살려는 수도형제가 정말 고맙고 감동적입니다. 제 집무실 천장에 십자가 전등을 달아 밝게 해줬고, 15년전 필리핀 방문시 사다준 매일미사말씀 영어 주석책은 제가 늘 애용하고 있으며. 얼마전 인터넷에 공유기를 설치해 완벽하게 정리해줬고, 수도원 가로수 메타세콰이어들을 2009년에 심었고, 수도원 유일의 무궁화 나무를 심었으며, 제가 병원에 갈 때는 말없이 차량봉사를 해 주는 고마운 형제입니다. 이런 수도형제의 겸손한 섬김의 자세가 저에겐 빛나는 회개의 표징이 됩니다.

 

어제 레오 교황의 삼종기도후 주일복음 묵상이 좋은 깨우침이 됩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영적 갈증을 해소해 주신다.”

 (Jesus quenches our spiritual thrist) 

제하에, “생명의 원천, 주님과의 만남”, “앎과 섬김에로의 부르심”, “복음선포자, 여인들”, “평화와 일치에로의 부르심”의 짧으나 핵심들이 요약된 강론입니다. 새삼 무지에 대한 답은 이런 예수님과의 만남에 있음을 봅니다. 만남과 직결되는 회개와 겸손, 치유입니다.

 

오늘 말씀도 우리를 회개에로, 겸손한 믿음에로 초대하십니다. 참앎을 방해하는 편견과 선입견 또한 인간 무지의 고질병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제1독서 열왕기 하권의 “엘리사가 이방 출신의 나아만의 나병을 고쳐 준 일화”가 참 흥미진진하며 좋은 가르침과 깨우침을 줍니다. 

 

나아만은 힘센 용사였으나 나병환자였다. 참 알 수 없는 신비로운 사실이 나아만에게 나병은 천형(天刑)이 아니라, 회개를 통해 치유와 더불어 참되고 겸손한 믿음으로 이끈 전화위복, 천복(天福)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천형이 천복으로! 얼마나 멋지고 아름다운 치유의 기적인지요. 

 

나아만을 하느님의 사람 엘리사에로 이끈 나아만 아내 곁의 이스라엘 출신의 무명의 어린 소녀의 역할도 하느님의 섭리였음을 깨닫습니다. 소홀히 지나쳤을 소녀의 제안을 받아들인 나아만의 열리 마음도 배울점입니다. 위풍당당 치유를 위해 온갖 선물을 지니고 이스라엘 땅을 밝았을 때, 두려움에 떠는 이스라엘 임금과, 의연하게 두려움없이 침착하게 맞이하는 하느님의 사람 엘리사가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나아만이 엘리사의 집 대문에 당도했을 때 엘리사는 심부름꾼을 시켜 말을 전하니, 하느님의 품위를 지키며 나아만을 겸손한 회개로 이끄는 엘리사의 믿음과 지혜로운, 그러나 너무나 평범한 처방이 참으로 놀랍습니다.

 

“요르단 강에 가서 일곱 번 몸을 씻으십시오. 그러면 새살이 돋아 깨끗해질 것입니다.”

 

이에 실망하여 분노한 나아만은 부하들의 설득에 겸손한 회개로 따랐고, 그는 어린 아이처럼 새살이 돋아 깨끗해지니 완전 놀라운 치유의 은총이요, 천형이 천복으로 변하는 기적입니다. 나병을 고친 것은 엘리사도 요르단 강물도 아닌 나아만의 믿음에 하느님의 은총이었습니다. 

 

믿음과 은총만 있으면 어디서나 치유의 구원은 일어납니다. 나병과 더불어 겸손한 회개와 믿음으로 <하느님>을 알게 되어 무지의 병도 치유되었으니 일거양득 말그대로 온전한 영육의 전인적 치유입니다. 

 

“이제 저는 알았습니다. 온 세상에서 이스라엘 밖에는 하느님께서 계시지 않습니다.”

 

나병치유후 새로워진 나아만은 예전의 나아만이 아닐 것입니다. 오늘 독서 다음에 나오는 내용으로, 이어 나아만이 주는 선물을, 

“내가 모시는 주님께서 살아 계시는 한, 결코 선물을 받을 수 없습니다.” 

거듭 거절하는 엘리사의 무욕의 믿음이 정말 하느님의 사람답고 이에, 

“그러시다면, 나귀 두 마리에 실을 만큼의 흙을 이 종에 주십시오. 이 종은 이제부터 주님 말고는 다른 어떤 신에게도 번제물이나 희생 제물을 드리지 않을 것입니다.” 

화답하는 나아만의 순박하고 겸손한 믿음의 참 멋지고 감동적입니다. 

 

하느님의 사람 엘리사도 치유받은 나아만도 이 감동적인 만남의 추억을 결코 잊지 못했을 것이며 두분 다 믿음의 여정에 결정적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이런 겸손한 회개와 믿음을 통해 치유받은 나아만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예수님의 나자렛 고향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의 은총의 말씀에 놀라워하지만 무지의 편견과 선입견에 눈이 먼 고향 사람들은 예수님을 믿지 못합니다. 이 또한 우리 인간 무지의 보편적 질병입니다. 고향 사람들은 물론 우리의 회개를 촉구하는 예수님의 좌절감이 배어 있는 말씀입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어떠한 예언자도 자기 고향에서는 환영을 받지 못한다.”

 

이어지는 엘리야 때 이방의 시돈 지방 사렙타의 과부의 실례를 들면서, 또 오늘 제1독서의 엘리사 때 이방의 사리아 사람 나아만 용사의 실례를 들면서 고향 사람들의 회개를 촉구하지만, 고향 사람들은 배은망덕하게도 분노하며 예수님을고을 밖으로 내몬 다음 벼랑까지 끌고 가 거기에서 떨어뜨리려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들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유유히, 미련없이, 홀가분하게 자유로이 <떠남의 여정>에 오르니, 우리는 또 여기서 예수님의 집착에서 벗어난 순수한 믿음을 보고 배웁니다. 무지에 대한 답은 회개뿐입니다. 회개를 통한 겸손한 믿음이 우리 마음의 병 무지와 더불어 육신의 병도 치유합니다. 바로 날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당신의 빛과 진리를 보내시어, 

 저를 인도하게 하소서.

 당신의 거룩한 산, 당신의 거처로 데려가게 하소서.”(시편43,3).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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