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6.3. 수요일 성 가롤로 르왕가(1860-1886)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2티모1,1-3.6-12 마르12,18-ㄱㄷ-34

 

귀가의 여정

“죽음, 새로운 삶의 시작”

 

“생명의 샘이 당신께 있고,

 우리는 당신 빛으로 빛을 보옵나이다.”(시편36,10)

 

6월은 예수성심성월이요 오늘 6월3일은 19세기 순교한 아프리카 우간다의 성 가롤로 르왕가와 21명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입니다. “순교자들의 피는 교회의 씨앗”이란 말처럼 이들의 순교 이후 즉시 500명 이상이 세례를 받고 3천명 이상의 예비신자가 쇄도하여 오늘날 우간다 교회를 꽃피우는 밑거름이 됩니다. ‘순교는 성체와의 결합이다.’ 말마디가 생각납니다. 예수성심의 사랑의 결정체가 성체입니다. 새삼 순교자들을 통해 찬연히 빛나는 예수성심의 사랑임을 깨닫습니다. 

 

성 가롤로 르왕가를 비롯하여 21명 우간다 순교자들은 1920년 6월6일, 교황 베네딕도 15세에 의해 시복되고, 1964년 10월18일 성 바오로 6세 교황에 의해 우간다의 순교자들로 성인품에 오릅니다. 성 가롤로 르왕가는 1934년 교황 비오 11세에 의해 아프리카의 젊은이들과 가톨릭 운동의 수호성인으로 선포됩니다. 어제 황제에게 세금을 내는 문제로 적수들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예수님은 오늘은 사두가이들과의 부활논쟁에 참여합니다. 부활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두가이들의 도전으로 시작된 부활논쟁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그리스도교인의 죽음에 대해 다시 배우게 됩니다. 

 

일곱 형제가 있었는데 맏이가 후사를 남기지 못하고 죽었고, 둘째가 그를 아내로 맞아 들였으나 역시 후사를 남기지 못하고 죽었고, 셋째도 넷째도...마지막 일곱째도 후사를 남기지 못하고 죽었고, 마지막으로 부인도 죽었을 때, 부활 때는 '그는 누구의 아내가 되겠느냐, 일곱 형제 모두의 아내가 되겠는가?' 묻습니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가능성 전무의 황당무계한 난해한 질문입니다. 역시 예수님을 곤경에 빠뜨리려는 질문입니다. 사후 부활을 믿지 않고 모세오경만 믿는 사두가인들에게는 전혀 문제될 리 없습니다. 사두가이들의 잘못을 바로 잡아 주는 예수님의 진지한 답변으로부터 우리는 죽음에 대한 확실한 진리 둘을 배우게 됩니다. 

 

“사람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날 때에는 장가 드는 일도 시집가는 일도 없이 하늘에 있는 천사들과 같아진다.”

 

분명 죽음은 끝이 아니라 부활이 뒤따르며 이 부활의 삶은 현세 삶의 연장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시작이라는 것입니다. 바로 하늘에 있는 천사들과 같은 전혀 새로운 존재 방식의 삶이라는 것입니다. 이어 사두가이들이 믿는 모세오경중 탈출기를 인용한 부활진리를 설파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모세에게 ‘나는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분께서는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너희는 크게 잘못 생각하고 있다.”

 

사람 눈에 죽음이지 하느님께는 모두가 살아 있다는 것입니다. 죽음이 마지막이 아니라 전혀 다른 존재 방식의 새로운 삶의 시작임을 보여줍니다. 저는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죽음을 아버지의 집으로 귀가라 일컫고 우리 삶을 아버지의 집으로의 <귀가의 여정>이라 정의합니다. 죽음이 절망적 무無에로의 환원이 아니라 아버지의 집으로의 귀가이니 우리에게는 <희망의 빛>이 됩니다. 아주 예전 11월 위령성월에 써놨던 <죽음>이란 시가 생각납니다.

 

“땅위를 덮고 있는 고운 단풍잎들

 두려워하지 마라

 죽음은 귀환이다, 해후다, 화해다, 구원이다

 ‘수고하였다. 

 내 안에서 편히 쉬어라’

 들려오는 자비로운 하늘 아버지의 음성이다”<1998.11.10.>

 

참으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영적전투 치열한 승리의 삶을 살았던 이들에게 들려오는 하늘 아버지의 부드러운 구원의 음성입니다. 언젠가의 분명한 죽음이기에 성 베네딕도와 사막교부들의 이구동성의 가르침은 “죽음을 날마다 눈앞에 환히 두고 살라”는 것입니다. 하루하루 깨어 처음처럼 마지막처럼 평생처럼 종말론적 삶을 살라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이런 우리를 격려합니다.

 

“그대가 받은 하느님의 은사를 불태우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우리게 비겁한 영을 주신 것이 아니라. 힘과 사랑과 절제의 영을 주십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목적과 은총에 따라 우리를 구원하시고 거룩히 살라 부르셨습니다. 이 은총은 우리 구원자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나타나시어 환히 드러났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죽음을 폐지하시고, 복음으로 생명과 불멸을 환히 보여 주셨습니다.”

 

죽음에 대한 궁극의 답은 죽음을 폐지하시고 생명과 불멸을 환히 보여 주신 부활하신 그리스도 예수님뿐이요, 바로 이런 영원한 생명의 주님을 모시는 이 거룩한 미사시간입니다. 

 

“주님께 성실한 이들의 죽음이

 주님 눈에는 참으로 소중하네.”(시편116,15).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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