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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3. 연중 제26주간 토요일                                                                             바룩4,5-12.27-29 루카10,17-24


                                                                     지옥地獄에서 천국天國을 살기

                                                                     -해피엔딩(happy endlng)-


‘오늘의 말씀은 해피엔딩을 약속한다.’라는 영어매일미사말씀책 첫구절을 보는 순간 오늘 강론 제목은 정해졌습니다. ‘지옥에서 천국을 살기-해피엔딩-’입니다. 해피엔딩은 이미 우리말로 굳어진 영어이기에 마땅한 우리말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굳이 정한다면 ‘행복한 결말’ 정도이겠습니다만, 해피엔딩이라 뉘앙스나 맛은 없습니다. 


지옥같은 세상이라 아우성입니다. 어떻게 하면 지옥같은 세상에서 천국을 살 수 있을까요? 답은 하나입니다. 하느님과 함께 살 때는 천국이요, 아무리 내외적 환경이 좋아도 하느님을 떠나 살 때는 지옥입니다. 무의미와 허무의 어둠 짙은 지옥입니다. 마치 빛나는 태양없는 밤같은 세상입니다. ‘눈물로 씨뿌리던 사람들이 기쁨으로 곡식을 거두리이다.’ 시편 구절 역시 해피엔딩 인생을 상징합니다.


어제 장례미사를 치른 장 엘마르 신부님의 상본을 미사에 참석했던 수도형제로부터 받았습니다. 한면은 신부님의 수도서원 50주년 금경축의 사진이고 한면은 약력에 대한 소개입니다. 50주년 금경축을 맞아 금지팡이를 들고 화사하게 웃는 모습이 흡사 부활의 기쁨을 앞당겨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수도형제로부터 받은 상본의 사진을 보는 순간 ‘아, 신부님은 부활하셨구나!’하는 생각과 더불어 기쁨이 솟았습니다. 상본의 시편 성구도 큰 글자도 한 눈에 들어 왔습니다.


“주님께 감사하라, 그 좋으신 분을”


여기에다 “영원도 하시어라, 그 사랑이여!”구절이 붙으면 완성입니다. 아마 본원 전례때마다 칸톨의 성가대원이었으니 천국에서도 성가대의 단원이 되어 끊임없이 하느님을 찬미할 것입니다. 50주년 수도서원 금경축에다, 50주년 사제서품 금경축까지 지내셨으니, 말그대로 주님으로부터 인생 금메달을 두 개나 받으셨으니 그 인생 두말할 것 없이 성공이요 해피엔딩입니다. 자, 어떻게 하면 구체적으로 이 지옥같은 사바세계에서 천국의 하느님 나라를 살 수 있을까요? 그 비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첫째, 항상 기쁘하십시오.

모든 것 다 갖추었어도 기쁨이 통째로 빠져있으면 지옥입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은 모두 기쁨 가득한 해피엔딩의 분위기입니다. 오늘 바룩서의 예루살렘의 고백을 통해 환히 드러나는 이스라엘의 비참한 실상입니다.


“들어라, 시온의 이웃들아! 하느님께서 나에게 큰 슬픔을 내리셨다. 나는 영원하신 분께서 내 아들딸들에게 지우신 포로살이를 보았다. 나는 그들을 기쁨으로 키웠건만, 슬픔과 눈물로 그들을 떠나보내야 했다. 나는 내 자식들의 죄 때문에 황폐해졌다.”


그대로 오늘의 지옥같은 유배살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에 대한 예언자의, 교회의 하소연 같기도 합니다. 예루살렘이 상징하는바 오늘의 교회들입니다. 그러나 결과는 해피엔딩입니다. 이 또한 우리를 향한 말씀이요 지옥에서 천국을 살 수 있는 길입니다.


“이스라엘이라 불리는 내 백성아, 용기를 내어라. 너희 마음이 하느님을 떠나 방황하였으나, 이제는 돌아서서 열배로 열심히 그분을 찾아야 한다. 그러면 너희에게 재앙을 내리신 그분께서 너희를 구원하시고, 너희에게 영원한 기쁨을 안겨 주시리라.”


그대로 미사은총을 상징합니다.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영원한 기쁨을 선물로 주셨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쁘게 살 수 있는 우리들입니다. 복음의 일흔 두 제자들은 주님께 돌아와 마귀들 까지 주님의 이름으로 복종시켰다고 기쁨에 넘쳐 보고합니다. 역시 다음 제자들을 향한 주님의 말씀은 그대로 우리를 향한 말씀입니다.


“보라, 내가 너희에게 뱀과 전갈을 밟고 원수의 모든 힘을 억누르는 권한을 주었다. 이제 아무것도 너희를 해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너희의 영들이 너희에게 복종하는 것을 기뻐하지 말고,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


하느님을 떠나선 기쁨도 없습니다.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도 예수님의 제자들처럼 영들을 복종시킬 수 있는 권한을 받고, 우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확이하며 기뻐합니다. 이렇게 주님의 기쁨으로 가득한 삶을 사는 우리들을 해칠 수 있는 것은 세상에 아무것도 없습니다.


둘째, 어떤 처지에서든지 감사하십시오.

물론 감사의 1차 대상은 하느님입니다. 기뻐하는 제자들을 보며 예수님은 성령 안에서 즐거워하며 감격에 넘쳐 하느님께 감사의 찬미를 바칩니다. 공관복음에 나오는 예수님의 단 하나 감사기도문입니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 어린이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루어졌습니다.”


기쁨에 이어 감사가 믿는 이들의 결정적 특징이며 감사의 표현이 바로 찬미입니다. 감사에 넘쳐 저절로 흘러나오는 하느님 찬미이며 바로 찬미의 기쁨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끊임없이 바치는 찬미의 기도로 기쁨과 감사의 삶을 살수 있게 된 우리들입니다. 아, 바로 이것이 지옥같은 세상에서 천국을 살 수 있는 첩경의 지름길입니다.


감사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즉각적으로 솟아나는 감정으로서의 감사이며, 또 하나는 습관으로서의 감사입니다. 습관화된 감사가 감사의 삶을 살게 합니다. 저는 습관적으로 집무실에 들어서는 순간 ‘십자가의 주님’을 향해 거수경례를 바치며 가만히 소리칩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주님, 찬미합니다.”


감사하는 사람이 진정 살 줄 아는 사람입니다. 마음을 챙기는 사람이고, 존재의 신비에 깨어 있는 사람이며, 다른 사람에게 주의를 기울이는 사람이고, 그 순간 살아 있는 사람입니다. 가톨릭의 성찬례 역시 감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 줍니다. ‘eucharist’라는 단어 자체에 감사의 의미가 담겨 있으니 우리의 미사는 바로 ‘감사의 잔치’입니다.


셋째, 늘 기도하십시오.

끊임없는 기도의 은총이 지옥을 천국으로 바꿉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이, 믿음의 기초가 기도입니다. 자모이신 예루살렘 교회는 우리 모두 하느님께 돌아서서 열 배로 그분을 열심히 찾으며 기도하라 권고합니다.

“아이들아, 용기를 내어 하느님께 부르짖어라. 이 재앙을 내리신 주님께서 너희를 기억해 주시시라.”


끊임없는 기도의 은총이 깨어 살게 하고, 우리 마음의 눈을, 마음의 귀를 열어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보고, 주님의 말씀을 듣게 합니다. 다음 주님 말씀 역시 순전히 기도의 은총이요 미사에 참석한 우리들을 향한 말씀입니다.


“너희가 보는 것을 보는 눈은 행복하다. 많은 예언자와 임금이 너희가 보는 것을 보려고 하였지만 보지 못하였고, 너희가 듣는 것을 들으려고 하였지만 듣지 못하였다.”


봐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기에 불행이요 슬픔입니다. 끊임없는 기도를 통해 마음의 눈과 귀가 열릴 때 넘치는 행복이요 기쁨입니다. 어제 아침 산책중 도토리 열매 가득 주운 어느 자매를 보며 ‘은총의 열매들’이란 메모해둔 글이 생각납니다.


도토리 열매/가득 담아 들고/기뻐하는 자매님

눈만 열리면/하느님 나무 아래/곳곳에 널려있는 은총의 열매들

보지 못해/줍지 못해/가난뱅이 삶을 사는 중생衆生들이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기쁨과 감사, 기도의 삶을, 지옥에서 천국의 해피엔딩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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