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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3.5. 사순 제3주간 토요일                                                                               호세6,1-6 루카18,9-14


                                                                           누가 참 사람인가?

                                                                      -주님의 사랑을 받는 사람-


불가의 인생사고, 생노병사生老病死에 좌절하여 무너지면 슬픔의 고해苦海인생이지만 이들을 통과하여 생명과 사랑의 하느님께 더욱 가까이 이르면 기쁨의 축제祝祭인생입니다. 참 사람이 되기 보다 중요하고 힘든 일은 없습니다. 끝까지 항구하게, 한결같이 노력해야 합니다. 하느님 없이 참 사람이 되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합니다. 분명 인간이 물음이라면 하느님은 답입니다. 하느님 없이 아무리 사람이 누구인가 물어도 답은 나오지 않습니다.


완연히 풀린 봄날씨에 지난 밤부터 새벽내내 내리는, 대지를 촉촉이 적시는 하늘 봄비가 하느님처럼 반가웠습니다. 그대로 어제 미리 읽은 오늘 호세아서의 다음 대목이 생각났습니다.


“그러니 주님을 알자. 주님을 알도록 힘쓰자. 그분의 오심은 새벽처럼 어김없다. 그분께서는 우리에게 비처럼, 땅을 적시는 봄비처럼 오시리라.”


마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을 상징하는 듯 합니다. 봄비, 봄길, 봄꿈, 봄바람 등 ‘봄’자가 들어가는 말들은 대부분 향기로워 시정詩情을 자극하며 좋으신 하느님을 연상케 합니다. 더불어 생각나는 제 자작시 봄비입니다.


“마음을 

 촉촉이 적시는 봄비!

 하늘 은총

 내 딸아이 하나 있다면

 이름은

 무조건 봄비로 하겠다.”


봄비처럼 우리를 위로하고 어루만져 달래주는 위무慰撫의 하느님이십니다. 이런 하느님께 돌아가자고 회개를 촉구하는 호세아 예언자의 말씀이 참 고맙고 아름답습니다.


“자, 주님께 돌아가자. 그분께서 우리를 잡아 찢으셨지만 아픈 데를 고쳐 주시고, 사흘째 되는 날에 우리를 일으켜 주시어, 우리가 그분 앞에서 살게 되리라.”


주님께서 죽으신후 사흘만에 살아나시어 당신을 믿는 우리 모두가 영원한 생명을 누리며 살게 하셨음이 이미 예언되어 있음을 느낍니다. 구원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오늘 지금 여기 봄비처럼 오시는 주님께 돌아가기만 하면 됩니다. 


우리가 주님께 가지고 갈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하느님이 보시는 것은 우리의 소유도 업적도 아닌 자기를 비운 아름다운 영혼입니다. 그저 오늘 복음의 세리처럼 빈 손, 빈 가슴, 빈 마음, 빈 몸으로 주님께 돌아가면 됩니다. 이런 마음으로 미사에 참여하면 됩니다. 


“오,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참으로 절실하고 간절한 심금을 울리는, 짧고 단순한 자비송의 기도입니다. 진정 자기를 아는 가난하고 겸손한 이들이 바칠 기도는 이 기도 하나뿐입니다. 우리가 잘나서, 무엇을 해서 구원 받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자비로 구원받기 때문입니다. 세리는 본능적으로 다음 호세아서에 나오는 주님의 마음을 감지했음이 분명합니다.


“정녕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제물이 아니라 신의다. 번제물이 아니라 하느님을 아는 예지다.”


하느님께 가지고 갈 최고의 자산은 믿음 가득한 사랑의 신의요, 하느님을 아는 예지입니다. 가난하고 겸손한 이들만이 지닐 수 있는 신의요 예지입니다. 하느님께 반기시는 것은 부서진 영, 부서지고 뉘우치는 마음입니다. 


반면 오늘 바리사이의 기도는 얼마나 기고만장 꼴불견인지요. 기도는 하느님과 주고 받는 대화인데 이것은 기도가 아니라 자기도취의 독백이자 자기찬양입니다. 주님과의 관계가 전무합니다. 세리와는 너무나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자기자랑에다가 한 술 더 떠 불의를 저지르는 자나 간음을 하는 자와도 같지 않고 세리와도 같지 않다며 이웃을 비교하며 판단하는 죄를 짓습니다. 


‘하느님에 관한 지식(knowledge about God)’은 많이 지녔을지 몰라도 ‘하느님을 아는 예지(knowledge of God)’가 없는 무지와 불통의 사람입니다. 호세아를 통한 주님의 탄식은 바로 이런 바리사이를 두고 하는 말씀같습니다. 


“에프라임아. 내가 너희를 어찌하면 좋겠느냐? 유다야, 내가 너희를 어찌하면 좋겠느냐? 너희의 신의는 아침 구름 같고 이내 사라지고 마는 이슬같다.”


이런 아침 구름 같고 아침 이슬 같은 덧없는 사랑의 가벼운 존재의 삶이라면 삶의 허무와 공허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런지요. 진정 회개해야 할 이는 큰 아들과 같은 바리사이임을 깨닫습니다. 


바리사이와 세리 둘 중 누가 참 사람이며 주님의 사랑을 받는 사람일런지요? 바리사이와 세리, 우리의 영원한 화두입니다. 바리사이처럼 아무리 완벽해도 하느님과 무관한 삶이라면 그런 완벽함은 무슨 소용이 있겠는지요. 반면 세리처럼 가난이나 죄, 병을 통해서 더욱 자신을 비워 주님과 깊은 사랑의 관계 속에 끊임없는 내적성장중에 있다면 진정 전화위복轉禍爲福의 행복한 사람일 것입니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오늘 복음의 세리처럼 일상의 모든 가난이나 죄, 병, 아픔, 슬픔에 좌절하여 무너지지 않고 사랑의 하느님께 더 가까이 나아감이 영성생활의 지혜이자 구원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과의 일치를 날로 깊게 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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