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6.7.1. 연중 제13주간 금요일                                                                            아모8,4-6.9-12 마태9,9-13


                                                                         부르심과 응답

                                                                        -나를 따라라-


여기 지금 시각과 장소는 2016.6.30.일 새벽 2시, 어제에 이어 똑같은 장소인 도나우강이 바라다 보이는 아름다운 쉬바이클베르크 수도원 피정집에서 내일 7.1일 강론을 하루 앞당겨 씁니다. 오늘 강론 제목은 ‘부르심과 응답-나를 따라라.-’입니다. 


수도원 순례 여정의 일정표를 보면 첫날 6.28일 주제는 ‘부르심의 날’이고, 둘째 날 6.29일 주제는 ‘만남의 날’이라 지칭되어 있었는데 마침 오늘의 복음과도 일치됩니다. 부르심의 응답에 이어 주님을 만났고 이어 ‘나를 따라라’는 말씀대로 주님을 따라 계속되는 순례여정이 되겠습니다. 역시 엊그제의 풍요로웠던 하루를 회상하며 몇 일화를 나눔으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1.슈바이클베르크 베네딕도 수도원은 60년대 많았을 때는 상주 수도자가 무려 120명 정도였다 합니다. 지금은 20명 남짓의 노 수사님들만 남아있지만 환대의 향기는 참 그윽합니다. 분도회 영성의 특징은 환대에서 잘 드러납니다. 늘 그 자리의 정주의 삶중에 찾아오는 모든 손님들을 그리스도처럼 맞이하는 아름다운 환대영성입니다. 


친절하고 부드럽고 겸손한 노수사님들의 환대하는 모습이 흡사 성인처럼 보였습니다. 특히 대수도원 성전에서 우리 순례객들에게 6.28일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아침미사를 봉헌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심에서 자기비움의 겸손을 느낄 수 있었고, 하여 우리 순례객들은 감동적인 미사를 봉헌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여기 수도원에 속하면서 지금은 본당 사목중인 나현승 스테파노 신부님에 대한 일화를 잠시 소개합니다.


여기 수도원 내에서 유일하게 한국말에 정통한 분이십니다. 1964년 20대 중반의 나이로 사제서품후 선교사로 한국 왜관 베네딕도 수도회에 파견되셨다가 1997년도 33년간을 선교체험후 여기 본원에로 연합회의 명에 순종하여 귀원한 신부님이십니다. 젊음을 한국에서 투신한 삶이었기에 한국에 갈때면 꼭 고향에 온 것 같다는, 지금도 한국을 그리워하며 살고 계신 분입니다. 엊 저녁은 가이드와 저를 저녁식사에 초대해 주셔서 진심 가득 환대해 주셨습니다. 독일인이지만 한국인 정서가 몸에 밴 한국을 참으로 사랑하는 신부님이십니다.


2.어제는 도나우강 연안에 위치한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교구중 하나로 꼽히는 레겐스부르크 고도를 방문했습니다. 170년 경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 때 마르코마니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설치한 ‘레겐스 강의 군대 주둔지’에서 따온 명칭이라 합니다. 그러니 도시의 역사가 거의 2000년에 육박하는 말그대로의 고도입니다. 


레겐스부르크의 명소는 고딕 양식의 상트 페터 대 성당일 것입니다. 기존의 돔이 도시 화재로 무너지자 1273년부터 새로 짓기 시작하여 1872년에 완공된 무려 600년이 걸린 대성전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곳곳에 산재한 수백년 건물들이 즐비한 도시입니다. 살아있는 전통과 역사를 숨쉬며, 보고 배우며 살아가는 이들이 부럽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니 사람들이 흡사 현재에서 영원을 사는 듯 느긋하고 여유가 있어 보입니다. 


우리 한국의 단절된 역사와 전통이 정체성의 혼란을 야기함을 깨닫습니다. 보고 배울 역사와 전통이 전무하다 싶은 한국이 아닙니까. 깊이의 뿌리가 약해 불안한 모습이 마치 때로는 모래위의 집 같이 위태한 느낌을 주는 한국의 현실이 독일의 견고한 모습과는 너무 대조적입니다. 


3.레겐스부르크에 이어 도나우강 협곡에 위치한 벨텐부르크 베네딕도회 수도원을 방문했습니다. 전승에 의하며 성 골룸바노의 제자인 성 에우스타시우스와 성 아길루스가 선교의 중심지로 617년 경에 세운 수도원이니 무려 1400년 역사입니다. 18세기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한 현재의 성전 모습은 유럽 바로크 양식의 최고봉으로 인정 받고 있다합니다. 정말 불가사의입니다. 그대로 모두가 믿음의 표현이요, 현재에서 영원을 사는 믿음이 아니면 불가능한 성전 건축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4.발텐부르크 수도원 방문후 돌아올 때는 유람선을 타고 도나우강 협곡의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며 내려 왔습니다. 떠나기전 유명한 수도원의 ‘바로크 맥주’를 마시며 유익한 담화도 나눴습니다. 참 재미난 말마디가 잊혀지지 않습니다.


“가슴이 떨릴 때 여행해야지 다리가 떨릴 때는 너무 늦다.”


명언입니다. 가슴이 떨릴 때 하느님을 찾고, 하느님을 사랑하고, 성지순례도 해놔야 다리가 떨릴 때도 축적된 떨림의 추억들로 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 나이가 들어 다리가 떨려도 하느님 사랑에 늘 가슴 떨리는 영원한 청춘의 열정의 사람들로 살아야 됨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4.독일에서 시작하여 여러나라를 거쳐 흑해에 이른다는 도나우강의 흐르는 물살은 좀 센편이었지만 강물은 맑았습니다. 문득 하느님 바다 향해 늘 끊임없이 맑게 흐르는 강같은 인생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시간의 강물’따라 교회라는 배를 타고 하느님 바다를 향해 흐르는 순례여정 중의 우리의 공동체적 삶이기도 합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에 대한 응답도 그렇습니다. 한 두 번으로 끝나는 부르심이 아니라 매일 평생 끊임없이 부르시는 주님이십니다. 주님을 믿는 자들에게 우연은 없습니다. 주님 섭리로 우리를 부르셨고 하여 수도영성순례피정에 참여하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나를 따라라.”


우리가 따라야 할 분명한 목표와 방향이 주어졌습니다. 주님은 우리 삶의 목표와 방향, 삶의 의미입니다. 길을 잃고 길가에 물끄러미 앉아있다기 당신을 바라보는 마태오의 갈망의 눈길을 확인하신 주님의 즉각적인 부르심입니다. 이어 주님은 부르심에 응답한 마태오를 하느님 찾는 순례여정의 공동체에 합류시키십니다. 투덜대는 바리사이들에 대한 주님의 답변은 그대로 하느님 마음의 반영입니다.


“튼튼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사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세상에 병자, 죄인 아닌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길이신 주님을 잊고, 잃고 방황할 때는 누구나 병자요 죄인이지만 길이신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따라 나설 때 병은 치유되고 죄는 용서받아 건강한 의인의 삶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아모스의 예언은 하느님을 잊은 현대인을 향합니다.


“내가 이 땅에 굶주림을 보내리라. 양식이 없어 굶주리는 것이 아니고, 물이 없어 목마른 것이 아니라, 주님의 말씀을 듣지 못하여 굶주리는 것이다.”


진짜 건강의 비결은 주님의 말씀에 있습니다.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맛보고 깨닫는 것도 바로 말씀을 통해서입니다. 양식이 없어 굶주린 것이 아니라 말씀을 듣지 못하여 굶주린 사람들입니다. 


주님의 말씀은 영혼의 식이자 약입니다. 영혼의 건강에 절로 따라오는 육신의 건강입니다. 주님의 말씀이 우리 삶의 목표를, 삶의 방향을, 삶의 의미를 선명히 드러내줍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 말씀과 성체로 우리를 환대해 주시며 영적 목마름과 굶주림을 일거에 해결해 주십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마태11.28참조).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45 하늘길 도상途上의 순례자들 -삶의 광야에서 만나는 주님-2016.7.4. 연중 제14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16.07.04 354
544 축제의 삶-2016.7.3. 연중 제14주일 프란치스코 2016.07.03 174
543 찬미의 삶-2016.7.2.연중 제13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6.07.02 138
» 부르심과 응답-나를 따라라-2016.7.1. 연중 제13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6.07.01 155
541 회개悔改와 치유治癒 -말씀 예찬禮讚-2016.6.30.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16.06.30 214
540 영원한 청춘靑春, 믿음의 용사勇士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2016.6.29. 수요일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대축일 프란치스코 2016.06.29 606
539 무지無知와 망각忘却의 병 -사람은 섬이 아니다-2016.6.28. 화요일 성 이레네오 주교 순교자(130-200)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6.06.28 204
538 귀가 준비(歸家 準備)-2016.6.27. 연중 제13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16.06.27 134
537 -오, 자유인(自由人)!- 자유의 여정(旅程)-2016.6.26. 연중 제13주일 프란치스코 2016.06.26 151
536 민족의 화해와 일치-돌아오라, 기도하라, 용서하라-2016.6.25. 토요일 남북통일 기원미사 프란치스코 2016.06.25 245
535 우리는 '주님의 종'입니다 -우연偶然이 아니라 섭리攝理입니다-2016.6.24. 금요일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16.06.24 341
534 산상설교 -삶의 토대土臺))-2016.6.23. 연중 제12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16.06.23 128
533 평생과제 -참 사람이 되는 일-2016.6.22. 연중 제22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16.06.22 179
532 좁은 문, 생명의 문 -지혜, 사랑, 기도-2016.6.21. 화요일 성 알로이시오 곤자가 수도자(1568-1591)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6.06.21 209
531 “너 자신을 알라.”-2016.6.20. 연중 제12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16.06.20 171
530 구원의 길, 생명의 길, 사람의 길-2016.6.19. 연중 제12주일 프란치스코 2016.06.19 157
529 하느님 중심의 행복한 삶-하느님이냐 재물이냐?-2016.6.18. 연중 제11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6.06.18 148
528 “행복하여라,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사람들!” -우리가 하늘의 보물입니다.--2016.6.17. 연중 제11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6.06.17 274
527 주님의 기도 -기본에 충실한 삶-2016.6.16. 연중 제11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16.06.16 162
526 하느님 중심의 삶-관상가의 삶, 신비가의 삶-2016.6.15. 연중 제11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16.06.15 179
Board Pagination Prev 1 ... 139 140 141 142 143 144 145 146 147 148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