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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9.15. 목요일 한가위 

                                                                       요엘2,22-24.26ㄱㄴㄷ 요한묵14,13-16 루카12,15-21


보람 가득한, 후회없는 삶

-찬미, 인내, 자선-


오늘은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인 한가위 추석입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누구나의 소망일 것입니다. 우리는 아침성무일도 초대송 후렴을 흥겹게, 힘차게 부르며 한가위 하루를 열었습니다.


“한가위를 맞이하여 오곡 백과를 지어내신 주님께 어서와 조배 드리세”


나름대로 마련한 오곡 백과를 제대상 앞에 차려 놓고 주님께 찬미와 감사의 미사성제를 봉헌하는 우리들입니다. 저절로 인생사계人生四季, 우리 인생의 계절을 헤아려 보게 됩니다. 


가을 나이에 접어들었다면 주님께 봉헌할 우리 삶의 열매들은, 믿음의 열매, 희망의 열매, 사랑의 열매 등 신망애信望愛의 열매들은 잘 익어가고 있는지 점검해 보는 인생 가을이기도 합니다. 아침기도시 세 후렴 역시 흥겨웠습니다.


“주님의 집 안에 심어진 그들은 하느님의 뜰에서 꽃피리이다.”

“우리 주 천주께 노래 부르세.”

“그지없이 크오셔라, 주님을 찬미하라.”


참 역사가 깊은 한가위 축제입니다. 가을 계절의 한가운데에 속하므로 중추中秋요 명절이기에 중추절仲秋節이라 하여 동양문화권에 속한 중국, 일본, 월남, 태국에서도 이날을 큰 명절로 즐깁니다. 한가위라는 말은 신라시대에 비롯된 우리 고유의 토착어요 순수한 우리말입니다. 고려가요와 동국세세시기, 열양세시기 등 한가위에 대한 소상한 기록도 흥미롭습니다.


“한가윗날은 목욕재계, 화려한 옷을 입고 ‘추석부슴’이라 하여 송편, 밤단추, 대추단자. 토란국 같은 것을 먹는다. 이와 같은 둥근 모양의 음식을 먹는 것은 달의 둥근 형상을 상징한 것이다. 


추석 5일 전에 조상묘의 벌초를 하고, 추석날 자손들을 이끌어 햇곡으로 만든 음식과 햇과일, 햇곡식으로 빚은 술을 마련하여 성묘 차례를 지내는 것은 후손된 도리요 민족의 미풍이다. 


낮과 같이 밝은 달아래에서 줄다리기, 돌싸움, 씨름, 그네뛰기, 널뛰기 등 여러 가지 오락과 흥겨운 노래와 춤으로 지낸 것은 우리 조상들의 멋과 운치와 여유있는 생활철학과 마음의 자세를 엿볼수 있어 이 겨레됨을 자랑으로 여긴다.”


‘찬미의 노래’ 기도서의 소개된 추석에 대한 설명입니다. 정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오늘만 같아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민족 고유의 최대 축제날임을 깨닫게 됩니다. 매일 인생 축제의 날을 살 수는 없을까요? 후회없는, 보람가득한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해 드립니다.


어제 읽은 재미있는 글에서 착안했습니다. 사람이 죽을 때가 되면 후회하는 세 가지 '걸'이 있다고 합니다. '좀 더 즐겁게 살 걸’ ‘좀 더 참을 걸', 그리고 '좀 더 베풀 걸' 이라고 합니다. 정말 이 세가지를 꼭 기억하고 살면 후회없는 삶이 될 것입니다. 오늘 강론은 이 세가지 ’걸’과 말씀을 연관시킨 묵상 나눔입니다.


첫째, 찬미의 삶입니다.

주님 베풀어 주신 삶에 감사할 때 저절로 찬미의 삶입니다. 찬미의 기쁨을 능가하는 기쁨은 없습니다. ‘좀 더 즐겁게 살 걸’, 바로 찬미의 삶이 저절로 즐겁게 사는 길을 열어줍니다. 


바로 오늘 한가위는 가장 하느님을 찬미하여 즐겁게 사는 하루입니다. 우리 조상은 추석을 전후해 노래와 춤을 즐겼는데, 음악과 노래와 춤이 어우러져 하나되는 ‘악가무일체樂歌舞一體’의 경지를 즐겼다 합니다. 참 멋진 조상들이었습니다. 


바로 오늘 1독서가 가을 한가위 축제와 잘 어울립니다. 회개한 이들 위에 한량없이 쏟아지는 축제의 기쁨입니다.


“시온의 자손들아, 주 너희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고 기뻐하여라. 주님이 너희에게 정의에 따라 가을비를 내려 주었다. 주님은 너희에게 비를 쏟아 준다. 이전처럼 가을비와 봄비를 쏟아 준다. 타작마당은 곡식으로 가득하고, 확마다 햇포도주와 햇기름이 넘쳐흐르리라.”


얼마나 흥겹고 신바람나는 축제의 현장인지요. 그러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우리는 한껏 배불리 먹고, 우리에게 놀라운 일을 하신 주 우리 하느님의 이름을 찬양하는 것입니다. 오늘뿐 아니라 평생을 하루하루 기쁘고 즐거운 축제의 날을 사는 것입니다. 이래야 죽을 때, ‘좀 더 즐겁게 살 걸’ 후회하지 않습니다.


둘째, 인내의 삶입니다.

인내의 덕이 인생가을 풍성한 열매를 맺게 합니다. 인내는 바로 믿음입니다. 겨울, 봄, 여름의 온갖 풍상고초를 견뎌냈기에 가을의 풍성한 수확입니다. 도대체 인내없이 이루어지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끝까지 인내하며 견뎌낼 때 구원입니다. 우리 분도수도자들의 정주서원도 결국은 믿음의 서원이자 인내의 서원입니다. 초지일관初志一貫. 시종여일始終如一의 한결같은 인내의 믿음입니다.


이래야 죽을 때 ‘좀 더 참을 걸’ 후회하지 않습니다. 바로 오늘 요한 묵시록 제2독서에서 착안했습니다. 하늘과 성령의 주고 받는 대화입니다.


-“‘이제부터 주님 안에서 죽는 이들은 행복하다.’고 기록하여라.”

하늘에서 울려오는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러자 성령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 그들은 고생 끝에 이제 안식을 누릴 것이다. 그들이 한 일이 그들을 따라가기 때문이다.”-


‘주님 안에서 죽는 사람들’은 바로 ‘주님을 믿다가 죽는 사람들’을 가리킵니다. 주님을 항구히 인내하며 믿은 이들이 진정 행복한 사람입니다. 이런 이들은 절대로 주님의 심판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하루하루 인내와 믿음으로 종말론적 심판의 날을 살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심판의 날을 기뻐할 것이니 바로 심판의 날이 구원의 날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한없는 인내로 견뎌내며 믿음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사실 찬미의 기쁜 삶이 인내의 삶을 살 수 있는 힘을 줍니다. 이래야 죽을 때, ‘좀 더 참을 걸’하고 후회하지 않습니다.


셋째, 자선의 베푸는 삶입니다.

베푸는 자선의 삶이 바로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삶입니다. 돈이 없어서 베풀지 못한다는 것은 거짓말입니다. 돈이 없어도 착한 마음, 순수한 마음만 있으면 친절과 선행, 미소로 얼마든지 어떻게든 베풀수 있습니다. 탐욕을 경계하라는 주님의 말씀이 참 적절합니다.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요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있지 않다.”


아무리 많은 재산을 줘도 건강을 살 수 없고, 생명을 살 수 없습니다. 생명은 재산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께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세상에 인색보다, 탐욕보다 추한 것은 없습니다. 베푸는 무욕의 삶이 아름다운 인생을 만들어 줍니다. 


이기욕의 감옥에 갇혀 베풀줄 모르는 사람보다 불쌍하고 초라한 사람도 없습니다. 부자이면서도 인색으로 베풀지 못하는 가난한 자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이들은 바로 오늘 복음의 부자처럼 땅에 보물을 쌓는 어리석은 사람들입니다.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복음의 어리석은 부자의 독백입니다.


“자 네가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


그러나 땅에 보물을 쌓는 삶이 얼마나 허망한지 다음 하느님의 말씀을 통해 확연히 드러납니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의 차지가 되겠느냐?”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마련하면서도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참으로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이 부자를 탓하거나 흉보지 못합니다. 바로 우리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부자들은 물론 우리 모두를 향해 회개를 촉구하는 예화입니다. 


하느님을 섬기고 이웃을 섬기며 베풀줄 아는 이들이 하늘에 보물을 쌓는 진정 부자들입니다. 가난한 듯 하나 진짜 부자들입니다. 이래야 죽을 때, ‘좀 더 베풀걸’ 하고 후회하지 않습니다.


사람은 죽을 때 세가지 후회를 한다 합니다. ‘좀 더 즐겁게 살 걸’ ‘좀 더 참고 살 걸’ ‘좀 더 베풀며 살 걸’ 이렇게 3걸의 후회의 삶이 되지 않도록 주님은 오늘 우리에게 보람찬 삶의 방법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1.찬미의 삶입니다.

2.인내의 믿음입니다.

3.자선의 베푸는 삶입니다.


이렇게 산 이들의 마지막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유언의 고백은 셋으로 요약될 것입니다.


1.미안합니다.

2.감사합니다.

3.사랑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찬미와 인내, 자선의 보람 가득한, 후회없는 삶을 살도록 이끌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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