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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9.26. 연중 제26주간 월요일                                                                            욥기1,6-22 루카9,46-50


                                                        하느님(God)과 사탄(Satan)의 게임

                                                                  -유혹, 고통, 시련-


오늘부터 시작되는 역시 지혜문학에 속한 욥기가 반갑습니다. 잠언과 코헬렛에 이은 셋째 순서로 욥기의 등장입니다. 오늘 제1독서 욥기는 ‘천상회의’에 이은 욥의 ‘첫째 시련’으로 이루어 집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주요 대상은 하느님과 사탄, 그리고 하느님의 종 욥입니다. 


욥은 하느님의 자부심같은 존재입니다. 하느님은 사탄에게 욥을 자랑합니다. 여기서 사탄은 아직 구체적으로 하느님의 적수인 마귀를 가리키지 않고, ‘고발자, 고소자. 적대자, 반대자, 원수, 적수’등의 뜻을 지닌 보통명사로 쓰입니다만 역시 사람들에게 아주 부정적인 존재인 것만은 확실합니다. 


오늘 제1독서 욥기의 장면은 흡사 하느님의 종 욥을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하느님과 사탄의 게임같습니다. 욥의 믿음을 확인하고 싶은 하느님의 호기심이 발동하신 것 같습니다. 하여 강론 제목도 ‘하느님과 사탄의 게임-유혹, 고통, 시련-’이라 정했습니다. 먼저 하느님은 사탄앞에서 욥을 자랑합니다.


“너는 나의 종 욥을 눈여겨 보았느냐? 그와 같이 흠없고 올곧으며 하느님을 경외하고, 악을 멀리하는 사람은 땅 위에 없다.”


하늘에 계시면서도 땅위의 사실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계신 하느님이란 사실이 두려움과 동시에 큰 위로가 됩니다. 하느님이 인정하시는 욥이니, 하느님의 인정을 받는 것이 최고의 영예임을 깨닫습니다. 


흡사 오늘 복음중 예수님의 예표와 같은 욥입니다. 하느님께 반기를 들고 나서는 사탄입니다. 남 잘되는 것을, 남 칭찬하는 것을 못견뎌하는 사탄의 본색이 드러납니다.


“욥이 까닭없이 하느님을 경외하겠습니까? 당신께서 손을 펴시어 그의 모든 소유를 쳐 보십시오. 그는 틀림없이 당신을 눈앞에서 저주할 것입니다.”


하느님과 사탄의 주고받는 대화가 점입가경 흥미롭기 짝이 없습니다. 하느님은 사탄에게 이르십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하느님의 종 욥을 사이에 두고 하느님과 사탄의 게임이 시작되었습니다.


“좋다, 그의 모든 소유를 네 손에 넘긴다. 다만 그에게는 손을 대지 마라.”


이제부터 바야흐로 하느님과 사탄의 게임중에 시작되는 욥의 시련입니다. 주목할 점은 사탄은 하느님으로부터 독립된 존재가 아니라 하느님의 권능에 예속된 존재라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허락하시는 범위안에서만 활동이 가능하다는 사실 역시 우리에게는 든든한 위안이 됩니다. 2차 대전 중 나치스에 희생된 현대의 순교자 독일의 개신교 신학자, 본 훼퍼의 말도 생각이 납니다.


“일어나는 모든 일이 하느님의 뜻은 아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허락없이 일어나는 일은 하나도 없다.”


그대로 욥의 경우에도 해당됩니다. 하느님께서 욥의 시련을 허용하셨지만 분명 하느님의 뜻은 아닙니다. 이어 연속되는 욥의 시련에 불행입니다. 하느님과 사탄의 게임중에 겪게되는 우리의 고통과 시련이란 생각이 드니 정신이 번쩍 듭니다. 


“저 혼자만 살아남아 이렇게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무려 4회에 걸쳐 욥이 닥친 불행을 전하는 소식들입니다. 하느님과 사탄만 알고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도대체 청천벽력靑天霹靂 같은 황당한 소식입니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의문을 품기로 하면 끝이 없습니다. 욥의 기민한 대처가 참 반갑고 믿는 이들의 모범이 됩니다.


“알몸으로 어머니 배에서 나온 이 몸, 알몸으로 그리 돌아가리라. 주님께서 주셨다가 주님께서 가져 가시니, 주님의 이름은 찬미받으소서.”


첫째 시련을 통쾌하게 통과한 욥입니다. 이 모든 일을 당하고도 욥은 죄를 짓지 않고, 하느님께 부당한 행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느님과 사탄의 첫째 게임은 하느님의 일방적 승리입니다. 하느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욥의 처신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을 찬미하는 철석같은 믿음이 시련과 불행을 통과하는 유일한 길임을 깨닫습니다.


욥에 대한, 무죄한 이들의 시련에 대한 답은 예수님이십니다. 십자가의 주님은 사탄에 대한 예수님의 영원한 승리의 표지입니다. 무수한 사탄의 유혹과 시련을 아버지께 대한 철석같은 신뢰로 통과하신 십자가와 부활의 예수님만이 우리의 영원한 희망이요 위로가 됩니다. 온갖 유혹과 고통, 시련을 겪을 때마다 바라보며 힘을 얻으라 있는 에수님의 십자가입니다. 


하느님 안에서 겪는 유혹과 고통이요 시련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일어나는 모든 것이 하느님의 뜻은 아니나, 하느님의 허락없이 일어나는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끝까지 온갖 시련을 믿음으로 겪어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힘든 일인지 깨닫습니다. 


오늘 복음은 보이지 않는 하느님과 사탄의 게임이 벌어진 상황입니다. 제자들 가운데 누가 가장 높은 사람이냐 하는 문제로 논쟁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논쟁의 조정자로 나서신 예수님의 대처가 참 기민하고 지혜롭습니다. 주님은 오늘 복음을 통해 우리에게 유혹과 고통, 시련을 잘 통과해 갈 수 있는 지혜를 제공해 주십니다.


“너희 가운데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사람이야 말로 가장 큰 사람이다.”


겸손한 믿음으로 살아가는 가장 작은 사람에겐 유혹도 힘을 쓰지 못하고 고통과 시련도 큰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이의 전형적 본보기가 십자가의 예수님을 충실히 항구히 따랐던 성인이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소화 데레사, 마더 데레사입니다. 


역설적으로 가장 작아짐으로 가장 큰 사람이 된 윗 성인들입니다. 둘째는 예수님의 관대한 마음입니다. 하느님을 절대적으로 신뢰할 때 선사되는 이 관대한 마음이 유혹과 고통, 시련을 잘 통과하게 합니다.


“막지 마라. 너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너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


막지마라’, 건드리지 말고 ‘그냥 놔두라(leave him alone)’는 것입니다. 아무도 하느님의 은총을, 진리를 독점할 수 없습니다. 주님은 기고만장한 엘리트의식에 사로잡혀있는 제자들의 분위기를 바로 잡으며 시야를 넓혀 관대할 것을 가르치십니다. 


바로 겸손하고 관대한 믿음만이 유혹과 고통, 시련의 영적전투에서 하느님의 승리로 이끄는 최상의 영적 무기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온갖 유혹과 고통, 시련을 통과할 수 있는 믿음과 지혜를 선물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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