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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 연중 제27주일(군인주일) 

                                                                             하바꾹1,2-3;2,2-4  2티모1,6-8.13-14  루카17,5-10


                                                                     우리 함께 '믿음의 전사戰士'로 살아갑시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보려해도 엄연한,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이웃이 불편한데 나 혼자 편할 수는 없습니다. 외로운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어려운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아픈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이런 세태를 반영하는 자연인 듯 요즘은 꽃도 벌도 나비도 잠자리도 매미도 보기 힘듭니다. 매년 가을이면 영롱하게 노래하든 풀벌레 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는 적막한 가을밤입니다.


‘이게 나라냐?’라는 부정적 말이 회자되는데, 저절로 ‘이게 가정이냐?’ ‘이게 사회냐?’ ‘이게 학교냐?’라는 말이 줄줄이 나옵니다. 1인 가족이 너무 많고 더욱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이 또한 외롭고, 어렵고, 아픈 세상의 반영입니다. 생미사를 신청하는 분들의 간절한 소망이 담긴 말은 ‘영육靈肉의 건강’입니다. 


영혼과 육신은, 마음과 몸은 하나입니다. 영혼이 건강해야 육신이 건강합니다. 마음이 건강해야 몸도 건강합니다. 이것이 우선 순위입니다. 정작 두렵고 무서운 것은 영혼의 병, 마음의 병입니다. 영혼이, 마음이 병든 이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토록 무지와 죄악이 만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어제 일간신문에서 읽은 ‘살아내야 한다는 결기’라는 칼럼의 마지막 결론같은 글귀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요즘은 바람 정도가 아니라 아예 광풍狂風이 분다. 그 어느 때보다 내 아이가 위험하며 내 여자가 위험하다. 더욱더 굳건하게 살아내야 할 때이다.’ 


광풍狂風을 찾아 봤습니다. 미칠 광狂, 바람 풍風, 미친 듯이 사납게 부는 바람이었습니다. 이런 세상 현실이라는 것입니다. 광풍光風, 빛광 바람풍 따뜻한 봄날에 부는 산들 바람이 아닙니다. 그렇습니다. 믿음으로 굳건하게 살아내야 할 때입니다.


얼마전 단체피정 답사차 방문했던 형제님의 모습도 생각납니다. 노동으로 야윈 까만 얼굴에 참으로 초라한 모습이었습니다. 얼굴은 웃는데 우는 모습이었습니다. 웃음과 울음이 겹친 묘한 모습이 참 아프게 느껴졌습니다.


“우리 레지오 단원들이 살기가 너무 힘듭니다. 다음 피정 오면 힘이되는 좋은 말씀 좀 해주십시오.”


진정성 가득 담긴 부탁이었습니다. 흩어지면 죽고 뭉치면 삽니다. 끊어지면 죽고 이어지면 삽니다. 만고불변의 진리입니다. 각자도생各自圖生이 살 길 같지만 다 죽는 길이며 함께 할 때 다 삽니다. 살기위하여 더불어의 신앙공동체를 찾고 만들고 살아야 합니다. 생각나는 세 성경 구절입니다.


“너희는 멈추고 하느님 나를 알라.”는 시편 말씀이 그 하나이고, 역시 시편 중 ‘오히려 저는 제 영혼을 다독이고 달랬나이다.’구절이 그 하나이고, 오늘 복음의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라는 제자들의 주님 향한 절박한 청원입니다. 


외롭고 어렵고 아픈 현실일수록 ‘살기위하여’ 멈추고 하느님을 알고 나를 알아야 합니다. 내 영혼도 육신도 다독이고 달래야 합니다. 주님께 믿음을 더하여 달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영혼의 병, 마음의 병에 믿음보다 더 좋은 영약靈藥은 없습니다. 하여 오늘 강론은 ‘우리 함께 믿음의 전사戰士'로 살아갑시다’로 정했고 구체적 실천 사항을 나누려 합니다.


첫째, 주님께 기도하는 믿음입니다. 

기도와 믿음은 함께 갑니다. ‘살기위하여’ 기도입니다. 하느님과 생명의 소통이 기도입니다. 기도는 간절하고 항구해야 합니다. 기도해야 영혼의 건강입니다. 기도하지 않아 허영과 교만에 빠진 영혼의 골다공증 환자들입니다. 


하느님과 소통의 기도가 있어야 기쁨과 평화, 희망도 선물로 받습니다. 하느님은 기쁨과 평화, 희망의 궁극의 원천이기 때문입니다. 성서의 믿음의 사람들이 한결같이 기도의 사람들이었습니다. 제1독서 하박꾹의 기도가 참으로 간절하고 절실합니다. 


“주님, 당신께서 듣지 않으시는데, 제가 언제까지 살려 달라고 부르짖어야 합니까? 어찌하여 제가 불의를 보게 하십니까? 어찌하야 재난을 바라보아야 합니까?”


이런 탄원의 기도든 청원의 기도든 찬미와 감사의 기도든 좌우간 기도는 끊어지면 안 됩니다. 기도가 끊어지면 영혼은 서서히 병들어 죽어갑니다. 오늘 복음의 사도들도 주님께 믿음을 더하여 달라고 기도하지 않습니까? 주님은 신실하십니다. 언제 어디서나 살아 함께 하시는 주님이십니다. 어떤 형태로든 응답하시는 주님이십니다. 하바꾹에 응답하셨고, 사도들에 응답하신 주님이십니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돌무화과나무더러 ‘뽑혀서 바다에 심겨라.’하더라도, 그것이 너희에게 복종할 것이다.”


바로 이런 믿음의 힘은 기도의 힘입니다. 탓 할 것은 하느님이 아니라 내 부족한 믿음입니다. 그러니 믿음이 더하여 질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둘째, 주님을 기다려야 합니다.

기도에 저절로 따라야 하는 기다림입니다. 기다리는 인내의 믿음입니다. 세상에 기다리지 않고 되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모든 것은 때가 있습니다. 때가 될 때까지 항구히 인내하며 기다리는 믿음입니다. 하바쿡의 기도에 대한 주님의 응답입니다.


“너는 환시를 기록하여라. 지금 이 환시는 정해진 때를 기다린다. 끝을 향해 치닫는 이 환시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늦어지는 듯 하더라도 너는 기다려라. 그것은 오고야 만다. 지체하지 않는다.”


언젠가 때는 옵니다. 막연히 기다리는 게 아니라 환시 대신 내 영적 깨달음들을 기록하며 기다리시기 바랍니다. 영적 깨달음을 기록하는 습관과 더불어 생각도, 믿음도 깊어집니다. 꼭 한가지 더해야 할 것은 독서입니다. 쓰기와 더불어 읽기가 기다림에 제일입니다. 


성경은 물론이고 좋은 글의 독서도 습관화하는 것입니다. 어제 읽은 일본 최고의 지성이라 불리는 사사키 아타루의 도전적인,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이 라는 책이름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일하지 않고, 책읽지 않고 기도만하는 그 손을 잘라 버리라는 것입니다. ‘부당한 세상을 바꿔달라는 기도대신 읽고 또 읽어라, 그것이 혁명이다.’ 바로 책의 요지입니다. 


항구한 독서를 통한 내외적 변화의 혁명이요, 기다림중에 더욱 성숙되는 내면입니다. 오늘 하바쿡의 결론 같은 말씀입니다.


“보라, 뻔뻔스러운 자를, 그의 정신은 바르지 않다. 그러나 의인은 성실함으로 산다.”


기도하지 않으면, 쓰고 읽으며 생각하며 기다리지 않으면 정신은 바르지 않고 뻔뻔스러워지기 십중팔구입니다. 의인은 성실함(믿음)으로 삽니다. 항구한 기도와 기다림의 인내가 성실한 의인으로 만들어 줍니다.


셋째, 주님을 따르는 믿음입니다.

기도만으로는, 기다림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주님을 따라야 합니다. 버리고, 비우고 떠나기가 아니라 주님을 따르기입니다. 주님을 따를 때 삶은 단순해 지고 진실해 집니다. 방황하지 않고 시간과 정력의 낭비도 최소화합니다. 주님을 잊고, 잃고 방황하기에 죄악의 유혹에 빠집니다. 제2독서 바오로의 권고가 참으로 적절합니다. 


“그대가 받은 은사를 불태우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비겁함의 영을 주신 것이 아니라, 힘과 사랑과 절제의 영을 주셨습니다.“


주님을 항구히 충실히 따를 때 주님의 은총으로 우리가 받은 은사를 불태울 수 있습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힘과 사랑과 절제의 성령을 주십니다. 바로 힘과 사랑과 절제의 영이 항구히 충실히 주님을 따르게 합니다. 우리 안에 머무르시는 성령의 도움으로 우리가 맡은 훌륭한 것들을 지킬 수 있습니다. 주님을 따르는데 성령의 도움이 얼마나 결정적인지 깨닫습니다.


넷째, 주님을 섬기는 믿음입니다.

비상한 믿음이 아닙니다. 비상한 믿음의 은총을 청하지 말아야 합니다. 평범함이 위대함입니다. 평범한 일상을 충실히 살아내는 것이 건강한 믿음입니다. 믿음은 섬김으로 표현됩니다. 


섬김의 사랑, 섬김의 직무, 섬김의 권위입니다. 섬김안에 함축된 겸손과 순종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잘 섬기는 사람이 형제들도 잘 섬깁니다. 섬기는 사람이 겸손한 사람이고 순종의 사람입니다. 믿음을 더하여 달라는 사도들에게 주님이 들려주신 ‘주인과 종의 비유’가 참으로 심오합니다. 


비상한 믿음의 은총을 청하지 말고 네 현재의 직분에 충실하라는 것입니다. 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가까이 있습니다. 지금 여기 내 삶의 자리에서 주님의 종으로서 묵묵히 그 섬김의 직무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종이 분부를 받은 대로 하였다고 해서 주인이 그에게 고마워하겠느냐? 이와 같이 너희도 분부를 받은 대로 다 하고 나서,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아 이것이 진정 순수한 믿음이요 겸손입니다. 지극히 평범하나 지극히 비상한 경지의 믿음입니다. 영성의 절정입니다. 바로 위의 주님 말씀을 평생 좌우명으로 삼아 살아가는 것입니다. 자랑할 것도 인정을 받으려 할 것도 없습니다. 이런 삶 자체가 보상이요 보람이기에 주위의 칭찬에도 비난에도 요지부동입니다. 


주님은 연중 27주일 우리 모두에게 험난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셨습니다. 믿음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믿음만이 어둠을 밝히는 빛이요, 죽음을 살리는 생명이요 유혹과 악을 이기는 힘입니다. 원래 오늘은 수호천사 기념일입니다. 우리 각자의 수호천사가 우리를 도와줍니다.


1.주님께 기도하는 믿음입니다.

2.주님을 기다리는 믿음입니다.

3.주님을 따르는 믿음입니다.

4.주님을 섬기는 믿음입니다.


이렇게 믿음으로 살아야 영적성장에 존엄한 인간 품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주님은 우리 삶의 목표, 방향, 중심, 의미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이런 믿음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 주십니다. 


“당신을 바라는 이게게, 당신을 찾는 영혼에게 주님은 좋으신 분.”(애가3,25).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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