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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 연중 제1주간 수요일                                                                           히브2,14-18 마르1,29-39



하느님의 전사戰士

-소통疏通과 연대連帶-



새벽 말씀 묵상중 한눈에 들어온 JTBC 앵커브리핑을 인용합니다. 


-국가인 조선시대에도 왕은 일거수일투족이 기록의 대상이었다. 지금의 대통령 비서실 격인 승정원에서는 임금이 하루 동안 어디서 무얼 했는지, 누굴 만나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지방에서 어떤 상소문이 올라왔는지 등 모든 내용을 기록했다. 

얼마나 꼼꼼하게 적어놨던지 '승정원일기'란 이 기록물은 그 양이 막대해서 조선왕조실록의 5배에 달하고, 중국에서 가장 방대한 역사기록물이란 '명실록'보다도 많다.
한 역사학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조선은 승정원 승지와 사관의 배석 없는 국왕의 독대가 엄격히 금지되었다. 하늘을 대신하는 정치는 당당한 것이어서 숨길 이유가 없다는 철학이었다"-


마지막 말마디가 오늘 복음과 직결됩니다. ‘하늘을 대신하는 정치는 당당한 것이어서 숨길 이유가 없다는 철학이었다.’ 그대로 오늘 복음의 예수님을 두고 하는 말같습니다. 예수님 공생애의 축소판 같은 예수님의 오늘 하루입니다. 예수님의 당당한 하루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비밀이 없습니다. 


공인公人의 삶이, 아니 우리의 전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 말해 줍니다. 하느님 앞에서는 언제 어디서든 투명하여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여 옛 선비들은 홀로 있을 때에도 어긋남이 없도록 언행을 삼간다는 ‘신독愼獨의 수행을 중시했습니다.


저는 오늘 복음의 예수님의 모습에서 영적전쟁중의 ‘하느님의 전사戰士’를 연상했습니다. 하여 강론 제목을 ‘하느님의 전사-소통과 연대-’로 했습니다. 주님과 소통과 연대가 생명이라면, 주님과 불통과 단절은 죽음입니다. 하루종일 세상 악과의 전쟁을 수행하시는 하느님의 전사 예수님이십니다. 


어제 더러운 영을 축출하신 예수님은 이어 오늘 시몬의 장모의 열병을 고쳐주십니다. 이웃과 소통과 연대로 하나된 예수님의 모습입니다. 다음 대목이 의미심장합니다.


“예수님께서 그 부인에게 다가가시어 손을 잡아 일으키시니 열이 가셨다. 그러자 부인은 그들의 시중을 들었다.”


이 또한 부정적 악의 세력에 대한 승리를 상징합니다. 치유 받은 후 부인의 반응이 중요합니다. 부인은 즉시 공동체의 시중을 들었다 합니다. 바로 공동체의 형제들을 섬기는 ‘섬김의 삶’이 근본적임을 보여줍니다. 


이어지는 장면도 의미심장합니다. 참으로 투명하기 짝이 없고 하늘 앞에 당당한 예수님의 하루입니다. 저녁이 되고 해가 지자, 사람들이 병든 이들과 마귀들린 이들을 예수님께 데려오니 예수님이 머무신 집 문앞은 말그대로 문전성시門前成市를 이룹니다. 


바로 이 장면이 교회의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세상의 온갖 결핍된 가난하고 소외되고 병들고 마귀들린 이들이 치유 받고자 모이는 곳이 ‘예수님의 집’인 교회요 수도원이라는 것입니다. 정말 살아있는 교회공동체인지 모여드는 사람들을 보면 압니다. 


“예수님께서는 갖가지 질병을 앓는 많은 사람을 고쳐 주시고 많은 마귀를 쫓아내셨다.”


‘하느님의 醫師’요 ‘하느님의 전사戰士’로서 예수님의 눈부신 승리로 가득한 활약상입니다. 진정 사목자司牧者의 모범입니다. 온전히 곤궁중에 있는 모든 이들과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연대連帶의 사람’ 예수님의 모습입니다. 


활동과 관상의 균형과 조화는 필수입니다. 형제들과의 소통과 연대에 우선하는 것이 하느님과의 소통과 연대입니다. 사람들의 인기에 편승하다 보면 자기를 잃기 십중팔구입니다. 예수님은 군중들의 환호에 현혹되어 거기 머물지 않고 활약후에는 반드시 즉시 이들을 떠나 외딴곳에 머무셨습니다. 이래야 평생 영적전쟁에 항구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광야인생 한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오아시스와 같은 하느님과 만남의 자리 외딴곳입니다.


“다음 날 새벽 아직 캄캄할 때, 예수님께서는 일어나 외딴곳으로 나가시어 그곳에서 기도하셨다.”


예수님은 영적전쟁을 멈추시고 휴전休戰상태에서 외딴곳에서 침묵과 고독중에 거룩한 휴식을 취하시며 하느님과의 소통과 연대를, 자신의 사명을 새롭게 확인하시며 영육을 충전시키십니다. 예수님의 앞문은 세상의 사람들에게, 뒷문은 외딴곳 사막의 하느님께 활짝 열려있음을 봅니다. 


“다른 이웃 고을들을 찾아가자. 그곳에도 내가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일을 하려고 떠나온 것이다.”


예수님은 휴식을 취하시며 사명을 새롭게 확인하신후, 온 갈릴래아를 다니시며 회당에서 복음을 선포하시고 마귀들을 쫓아내시며 영적전쟁을 수행하십니다. 바로 이런 주님의 삶을 깊이 렉시오디비나한 히브리서 저자의 고백입니다. 우리와 깊이 소통하시며 연대하시는 파스카 예수님의 구원활동은 지금도 계속됩니다. 


“자녀들이 피와 살을 나누었듯이 예수님께서도 그들과 함께 피와 살을 나누어 가지셨습니다. 그것은 죽음의 권능을 쥐고 있는 자 곧 악마를 당신의 죽음으로 파멸시키시고, 죽음의 공포 때문에 한평생 종살이에 얾매여 있는 이들을 풀어주시려는 것이었습니다.---그분께서는 모든 점에서 형제들과 같아지셔야 했습니다.---그분께서는 고난을 겪으시면서 유혹을 받으셨기 때문에 유혹을 받는 이들을 도와 주실 수가 있습니다.”


그대로 우리를 향한 복음 말씀입니다. 바로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을 상징합니다. 죽음의 권능을 쥐고 있는 자 곧 악마를 당신의 죽음으로 파멸시키시고, 죽음의 공포 때문에 한평생 종살이에 얾매여 있는 당신의 형제들인 우리를 해방시켜 주는 주님의 미사은총입니다. 


오늘 복음과 똑같은 파스카의 예수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의 피와 살을, 즉 성혈과 성체를 나누어 주심으로 우리 모두 당신과 소통과 연대의 일치를 확고히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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