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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4. 연중 제1주간 토요일                                                                          히브4,12-16 마르2,13-17



나를 따라라

-부르심(聖召)의 은혜(恩惠)-



부르심의 신비, 부르심의 은혜입니다. ‘나는 불림 받았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말씀대로 주님께 불림 받음으로 비로소 존재감 충만한 삶을 살 수 있게 된 우리들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세관에 앉아있다가 길을 가시던 예수님께 불림 받는 알패오의 아들 레위의 성소가 참 극적입니다.


“나를 따라라.”


그러자 레위는 일어나 그분을 따릅니다. 막연히 버리고 떠나기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버리고 예수님을 따르기입니다. 우리의 부르심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르심의 양상은 다 다릅니다. 결코 비교할 수 없는 성소의 신비, 성소의 은혜입니다. 한번의 부르심과 응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일 평생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떠나 그분을 따르는 우리 삶의 여정입니다. 


이어져 연결連結되면 살고, 끊어져 단절斷絶되면 죽습니다. 고립단절이 죽음의 지옥입니다. 바로 부르심 받기전 존재감 없는 레위의 처지가 그랬습니다. 세관에 앉아 있던 레위의 고립된 모습이 바로 그러합니다. 완전히 주위로부터 단절된 모습입니다. 예수님은 이런 고립단절의 자리로부터 레위를 불러 끌어내니 그대로 부르심은 구원임을 깨닫습니다.


 예수님의 부르심이 없었더라면 평생 자기가 누구인지 모른 채 존재감 없는 삶을 살았을 레위입니다. 레위뿐 아니라 우리도 똑같습니다. 부르심 받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지금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런지요. 새삼 부르심은 구원의 선물임을 깨닫습니다.


부르심을 받자 새롭게 형성되는 관계입니다. 주님과의 수직적 관계와 더불어 동료들과의 수평적 관계입니다. 비로소 관계속의 존재가 된 레위입니다. 예수님은 관계의 중심에 자리 잡고 계십니다. 바로 오늘 함께 음식을 나누는 모습이 그러합니다. 


마치 예수님을 중심으로 함께 모여 미사에 참여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같습니다. 모두에게 열려있는 주님의 구원의 식탁입니다. 많은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어울려 식사하는 모습에 의아해 하며 묻는 바리사이들에 대한 예수님의 답변이 오늘 복음의 절정이자 결론입니다.


“건강한 이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세상에 병자아닌 사람, 죄인아닌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병자이자 죄인으로서의 자기를 알 때 뒤따르는 겸손이요, 이와 더불어 더욱 자비하신 주님을 찾게 됩니다. 겸손의 은총, 겸손의 역설입니다. 어찌보면 삶은 겸손의 여정이자 비움의 여정입니다. 어제 써놓은 시가 생각납니다.


-조금 잃고 크게 얻어 바다가 되었다

 높이에서 아래 모두를 바라보는 하늘이 되었다

 자유가 되었다-


겸손의 은총을 노래한 짧은 자작시입니다. 주님의 관심사는 건강한 의인이 아니라 회개하는 죄인입니다. 모두가 병자이자 죄인입니다. 용서받고 치유받아야 할 죄인이자 병자입니다. 


바로 오늘 불림 받은 세리 레위가 그러합니다. 당시 세리 레위는 때로 부당한 착복으로 죄를 지을 수 뿐이 없었고, 로마 통치자들에게나 동포인 유다인에게나 멸시와 천대로 내적 상처도 참으로 깊었을 것이니 죄인이자 병자인 레위임이 분명합니다.


우리 모두 정도나 양상의 차이일뿐 모두가 죄인이자 병자입니다. 죄와 병의 깊은 연관성을 깨닫습니다. 주님의 부르심을 받아 용서받고 치유받는 길이 바로 유일한 구원의 길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매일의 이 거룩한 주님의 미사은총입니다. 주님의 말씀과 성체를 통해 주님을 만남으로 용서 받고 치유받는 우리들입니다. 히브리서 저자의 말씀에 대한 정의가 정곡을 찌릅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힘이 있으며 어떤 쌍날칼 보다도 날카롭습니다. 그래서 사람 속을 꿰찔러 혼과 영을 가르고 관절과 골수를 갈라, 마음의 생각과 속셈을 가려 냅니다. 하느님 앞에서는 어떠한 피조물도 감추어져 있을 수 없습니다. 그분 눈에는 모든 것이 벌거숭이로 드러나 있습니다.”


이런 주님의 말씀을 통해 영이자 생명이요 빛이신 주님을 만남으로 용서와 치유요 참나의 발견입니다. 그대로 구원의 체험입니다. 이런 예수님을 대사제로 고백하는 히브리서 저자의 고백이 참 은혜롭습니다. 파스카의 예수님을 깊이 ‘렉시오 디비나’했음이 분명합니다.


“우리에게는 하늘 위로 올라가신 위대한 대사제가 계십니다.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이십니다.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는 대사제가 아니라, 모든 면에서 우리와 똑같이 유혹을 받으신, 그러나 죄는 짓지 않으신 대사제가 계십니다.”


하늘의 하느님과 땅의 우리를 하나로 연결하는 ‘구원의 통로通路’는 영원한 대사제 예수님뿐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우리의 영원한 대사제 예수님께서 우리 모두를 구원하시고자 당신의 이 거룩한 미사성제에 부르셨습니다. 보이는 사제를 통해 미사를 집전하시는 대사제 예수님이십니다. 그러니 확신을 가지고 은총의 어좌로 나아갑시다. 하여 자비를 얻고 은총을 받아 필요한 때에 도움이 되게 합시다. 오늘 아침 성무일도 독서로 강론을 마칩니다.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불러 주시고, 뽑아 주셨다는 사실을 더욱 확실히 깨닫도록 하십시오. 그러면 여러분은 절대로 빗나가는 일이 없을 것이고, 우리의 주님이시며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영원한 나라로 들어가는 문이 활짝 열릴 것입니다."(2베드1,10-11).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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