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3.16. 사순 제2주간 목요일                                                                           예레17,5-10 루카16,19-31



미사가 답이다

-“행복하여라, 주님을 신뢰하는 사람!”-



미사가 답입니다. 회개가 답입니다. 매일 미사를 통해 회개하여 제자리로 돌아오는 우리들입니다. 살았을 때 회개이지 죽어서는 회개도 없습니다. 회개하라 연장되는 나날입니다. 오늘 복음의 ‘부자와 라자로의 비유’기 참 심오합니다. 오늘 말씀도 깊이 들여다 보면 회개가 주제임을 깨닫습니다. 회개의 대상은 오늘 복음의 라자로가 아닌 어떤 부자입니다. 복음 서두의 어떤 부자와 라자로에 대한 묘사가 아주 선명하며 인상적입니다. 


‘어떤 부자가 있었는데, 그는 자주색 옷과 고운 아마포 옷을 입고 날마다 즐겁고 호화롭게 살았다. 그의 집 대문 앞에는 라자로라는 가난한 이가 종기투성이 몸으로 누워 있었다. 그는 부자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배를 채우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개들까지 와서 그의 종기를 핥곤 하였다.’(루카16,19-21).


우리가 어떤 부자라 생각할 때 무엇이 죄요 회개의 대상이겠습니까? 

라자로와 완전히 무관한 무관심입니다. 닫힌 삶입니다. 어떤 부자는 완전히 주변에 닫힌 사람입니다. 물질적 풍요에 완전히 노예된, 자기를 잃은 사람입니다. 주변에 완전히 닫혀있고 단절되어 있는 무관심의 사람입니다. 흡사 영혼이 없는 사람, 생각이 없는 사람같습니다. 어찌보면 라자로는 부자를 회개하라 보낸 ‘하느님의 초대장’이자 ‘구원의 열쇠’인데 물질적 부요함에 눈이 멀어 보지 못했습니다. 


며칠전 택시를 타고 수도원을 방문했던 한 자매가 택시기사가 무심코 했다는 말을 전해 주었습니다. 주차장에서 내린 택시기사는 “아, 냄새 좋다. 이런 냄새 어디서 맡아보나!” 말하며 배밭에 뿌려진 고향냄새같은 밑거름 냄새에 마음 푸근해 했다 합니다. 어제 고백성사를 받으러 온 어느 노자매는 흡사 거름냄새가 ‘보약냄새’ 같다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바로 자연에 활짝 열려 있는 영혼을 상징합니다. 주변에 활짝 열린 삶을 살라고 하느님 주신 오관五官(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입니다. 활짝 열려 있는 관계의 자리, 바로 거기가 천국입니다. 하느님께, 이웃에게, 자기에게, 자연에게 활짝 열려있어 날로 깊어가는 사랑의 관계속에 살아갈 때 거기가 하늘나라입니다. 천국은 장소개념이 아니라 관계개념입니다. 


하느님께, 이웃에, 자기에, 자연에 완전히 고립단절 되어 있는 어떤 부자의 삶입니다. 서로간 단절의 골이 너무 깊습니다. 아브라함이 말하는 큰 구렁은 이미 여기 현세에서 무관심의 단절의 큰 구렁에서부터 시작되었음을 봅니다. 


“게다가 우리와 너희 사이에는 큰 구렁이 가로 놓여 있어, 여기에서 너희 쪽으로 건너가려 해도 갈 수 없고 거기에서 우리 쪽으로 건너오려 해도 올 수 없다.”(루카16,26).


이건 살아있다 하나 실은 살아있는 것이 아닙니다. 라자로는 이름이 있지만 부자는 이름도 없습니다. 바로 살아있어도 살아있는 존재가 아닌 무의미한 존재임을 상징적으로 보여 줍니다. 자기를 잊고 살아가는 자기가 없는 삶이기 때문입니다. 아, 바로 여기가 지옥입니다. 밖은 화려하고 밝아보여도 내면은 무의미와 허무의 어둠 가득한 지옥입니다. 


바로 이런 부자의 내면에 나 자신을 비춰보며 회개에로 이끄는 오늘 복음입니다. 오늘 제1독서 이사야서의 앞부분이 바로 부자의 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사람에게 의지하는 자와, 스러질 몸을 제힘인 양 여기는 자는 저주를 받으리라. 그의 마음이 주님에게서 떠나 있다. 그는 사막의 덤불과 같아, 좋은 일이 찾아드는 것도 보지 못하리라. 그는 광야의 메마른 곳에서, 인적없는 소금 땅에서 살리라.”(예레17,5-6).


이런 지옥같은 내면을 지니고 어둡고 우울하게사는 사람들도 많을 것입니다. 아무리 많은 소유에도 불구하고 이런 내면의 삶이라면 너무나 선물인생 탕진하는 것이요 닫힌 문 활짝 열고 탈출해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과, 이웃과, 나와, 자연과의 관계를 회복해야 할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회개의 요체입니다.


중요한 것은 회개를 통해 하느님께 깊이 신뢰의 뿌리를 내리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라자로를 생각하니 행복선언 제1조항이 생각납니다.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루카6,20ㄴ). 바로 라자로가 가난한 이의 전형입니다. 어떤 부자가 이름이 없었던 반면 가난한 라자로는 이름이 있습니다. 하느님을, 자기를 잊지 않고 살았음을 상징하는 이름입니다. 


라자로는 히브리어 ‘엘레아자르’의 음역인데 ‘하느님이 도우시다’란 뜻입니다. 하느님의 도우심을 받는 라자로의 외적 삶은 지옥같았겠지만 그의 내적 삶은 풍요로웠을 것입니다. 하느님과 깊은 관계의 내적 삶은 그의 사후 삶을 통해서도 입증됩니다. 바로 졔1독서의 둘째 부분이 상징적으로 라자로의 내면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주님을 신뢰하고 그의 신뢰를 주님께 두는 이는 복되다. 그는 물가에 심긴 나무와 같아, 제 뿌리를 시냇가에 뻗어, 무더위가 닥쳐와도 두려움 없이 그 잎이 푸르고, 가문 해에도 걱정없이 줄곧 열매를 맺는다.”(예레17,7-8).


외적환경은 상대적이고 하느님과의 내적관계는 절대적입니다. 지옥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하느님께 깊이 신뢰의 뿌리를 내리고 천국같은 삶을 사는 이들도 종종 만납니다. 하느님께 돌아와 하느님과 이런 신뢰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바로 회개입니다. 오늘 화답송이 이를 요약합니다. “행복하여라, 주님을 신뢰하는 사람!”. 예레미야의 다음 말씀이 더욱 회개의 마음을 불러 일으킵니다.


“사람의 마음은 만물보다 더 교활하여 치유될 가망이 없으니, 누가 그 마음을 알리오? 내가 바로 마음을 살피고 속을 떠보는 주님이다. 나는 사람마다 제 길에 따라, 제 행실의 결과에 따라 갚는다.”(예레17,9-10)


바로 주님 주신 최고의 치유제 명약이 이 거룩한 성체성사입니다. 예레미야는 바로 이 점을 몰랐습니다. 파스카의 주님은 최고의 의사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성체성사의 은총으로 회개한 우리를 치유해 주시어 진실하고 겸손한 사람이 되게 하시고 서로간의 불신과 불화의 골을 메꿔주시어 내외적 일치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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