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24. 금요일 성 안드레아 둥락 사제와 동료 순교자(1785-1839) 기념일 

1마카4,36-37.52-59 루카19,45-48



성전 정화

-끊임없이 정화되고 성화되어야 하는 주님의 집-



하느님 없이 살 수 있을까요? 수도자들은 물론이요 믿는 이들이라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느님 계시기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요, '살기위해' 하느님을 믿고 사랑하는 우리들입니다. 우리들 존재자체가 너무나 자명한 살아계신 하느님 증명입니다. 


하느님은 삶의 중심이요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우리 삶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눈에 보이는 가시적 하느님의 집인 성전입니다. 하느님으로 시작하여 하느님으로, 기도로 시작하여 기도로 끝나는 우리의 하루 삶이요, 바로 하느님의 집인 성전에서 이뤄집니다. 


하여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은 하느님을 사랑하듯 성전을 사랑하고, 하느님을 사랑하듯 성전안에서 거행되는 공동전례기도를 사랑합니다. 시편은 신자들의 성전 사랑을 다음과 같이 고백합니다.


“주님께 청하는 오직 한가지, 나 그것을 얻고자 하니, 내 한 평생, 주님의 집에 살며, 주님의 아름다움 바라보고, 그분의 성전 우러러보는 것이라네.”(시편27,4)


“만군의 주님이여, 계시는 곳 그 얼마나 사랑하오신고.

 그 안이 그리워, 내 영혼 애타우다 지치나이다. 

 이 마음 이 살이 생명이신 하느님 앞에 뛰노나이다.“(시편84,2-3).


아름다운 주님의 집 성전에서 아름다운 미사전례를 통해 아름다운 주님을 만남으로 위로와 치유, 기쁨과 평화를 선물받아 아름답고 행복해지는 우리 영혼들입니다. 하여 성전 근처에 집을 마련하여 사는 이들도 자주 눈에 띱니다. 또 나이들어 갈수록 그가 사는 집 주변에는 꼭 셋이 있어야 한다고들 말합니다. 바로 인간의 근본적 욕구와 관련되는 성전, 병원, 음식점입니다. 


하느님의 집인 성전 안에서의 매일 평생 끊임없이 바치는 기도가 하루하루 우리 삶의 중심과 질서를 잡아주고 삶의 의미를 새롭게 해 줍니다. 이어 우리 삶의 목표와 방향을 하느님 향해 새롭게 열어 주기에 정체성 뚜렷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그러니 눈에 보이는 하느님의 집 성전이야말로 영혼의 보금자리이자 쉼터입니다. 수도원 설립 만 30 주년, 날마다 하루 24시간 내내 늘 신자들에게 활짝 열려 있는 여기 수도원 성전입니다.


제1독서 마카베오상권의 유다와 그 형제들의 성전정화와 루카 복음의 예수님의 성전정화 사건은 너무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이제 우리 적을 무찔렀으니 올라가서 성소를 정화하고 봉헌합시다.”


유다와 그 형제들은 기원전 164년 12월14일, 안티코스가 예루살렘 성전의 제단 위에서 제우스 신에게 희생제물을 바치기 시작한지 삼년째 되는 날, 성전정화후 제단을 다시 봉헌하며 온 백성과 함께 자기들을 성공으로 이끌어 주신 하늘을 찬양합니다. 여드레 동안 제단 봉헌을 경축하였고 백성들은 크게 기뻐하였으며, 이민족들이 남긴 치욕의 흔적은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기쁨이 얼마나 컸겠는지 짐작이 갑니다. 


이런 성전에 대한 사랑은 예수님께도 그대로 계승되고 있음을 봅니다. 어제 예루살렘의 타락상에 우시던 예수님은 곧장 성전정화에 돌입하십니다. 똑같은 주님께서 매일미사은총으로 날마다 우리 성전을 정화하십니다. 주님은 성전에 들어가 물건을 파는 이들을 쫓아내시며 말씀하십니다.


“‘나의 집은 기도의 집이 될 것이다.’ 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너희는 이곳을 ‘강도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


하느님의 집인 성전은 ‘기도의 집’입니다. ‘기도의 집’은 이사56,7을 인용한 것이며 이사야처럼 예수님께도 이것이 성전의 원래 기능입니다. ‘강도들의 소굴’은 예레7,11에 나오는 말마디로 예레미야의 동시대인들처럼 예수님 시대의 사람들도 성전의 용도를 왜곡시켜 버렸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날마다 성전에서 가르치셨고 온 백성은 그분의 말씀을 듣노라고 곁을 떠나지 않습니다. 바로 이 거룩한 성전의 중심은 파스카의 예수님이시고 예수님은 오늘도 여전히 이 거룩한 미사전례중 당신의 사제를 통해 우리에게 말씀을 가르치십니다. 새삼 성전은 ‘기도의 집’이자 ‘말씀의 집’임을 깨닫게 됩니다.


눈에 보이는 가시적 성전에 이어 눈에 보이지 않는 성전이 그리스도의 몸인 우리들입니다. 매일 성체성사를 통해 확인되는 그리스도 중심의 한몸 공동체의 성전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당신 성전인 우리 모두를 정화하시고 풍성한 축복을 내려 주십니다. 매일의 미사은총으로 끊임없이 정화淨化되고 성화聖化되는 당신의 몸이자 성전인 우리들입니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70 영원한 위로와 평화의 힘의 원천 -하느님 나라의 꿈과 실현-2017.12.6. 대림 제1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17.12.06 242
1069 성령의 내적 혁명가가 됩시다 -유토피아의 실현-2017.12.5. 대림 제1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7.12.05 131
1068 참사람의 본질 -간절하고 겸손한 믿음-2017.12.4. 대림 제1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17.12.04 136
1067 대림待臨의 기쁨 -우리를 찾아 오시는 하느님-2017.12.3. 대림 제1주일 프란치스코 2017.12.03 150
1066 삶의 세 원칙 -하느님 중심의 삶-2017.12.2. 연중 제34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7.12.02 106
1065 영원한 희망과 구원의 표지 -하느님의 나라-2017.12.1. 연중 제34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7.12.01 150
1064 내적 공동 순례 여정 -버림, 떠남, 따름-2017.11.30. 목요일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 프란치스코 2017.11.30 151
1063 주님의 전사戰士 -믿음의 힘-2017.11.29. 연중 제34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17.11.29 109
1062 삶의 중심 -정주定住의 영성-2017.11.28. 연중 제34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7.11.28 216
1061 하느님 앞에서의 삶 -가난하고 투명한 삶-2017.11.27. 연중 제34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17.11.27 104
1060 최후의 심판 -심판의 잣대는 사랑-2017.11.26. 연중 제34주일 그리스도왕 대축일(성서주간) 프란치스코 2017.11.26 159
1059 영원한 삶 -지금 여기서부터-2017.11.25. 연중 제33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7.11.25 121
» 성전 정화 -끊임없이 정화되고 성화되어야 하는 주님의 집-2017.11.24. 금요일 성 안드레아 둥락 사제와 동료 순교자(1785-1839)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7.11.24 144
1057 지금이 구원의 기회다 -명분名分과 실리實利- 프란치스코 2017.11.23 146
1056 귀가歸家 준비 -하느님이 미래이자 희망이다-2017.11.22. 수요일 성녀 체칠리아 동정 순교자(+260)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7.11.22 137
1055 예수님의 참가족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공동체-2017.11.21. 화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 자헌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7.11.21 173
1054 영원한 구원의 갈망 -개안開眼의 여정-2017.11.20. 연중 제33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17.11.20 123
1053 착하고 성실한 삶 -경천애인敬天愛人의 적극적인 삶-2017.11.19. 연중 제33주일(평신도 주일) 프란치스코 2017.11.19 167
1052 간절하고 항구한 기도-2017.11.18. 연중 제32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7.11.18 116
1051 무지無知의 병 -지혜가 약藥이다-2017.11.17. 금요일 헝가리의 성녀 엘리사벳 수도자(1207-1231)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7.11.17 106
Board Pagination Prev 1 ... 113 114 115 116 117 118 119 120 121 122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