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17. 대림 제3주일(장미주일, 자선주일) 

이사61,1-2ㄱ.10-11 1테살5,16-24 요한1,6-8.19-28



아름답고 온전한 영적 삶

-성령, 기쁨, 기도, 감사, 분별, 증언-



오늘은 참 좋은 날입니다. 기쁨 충만한 날입니다. 입당송이 오늘 전례를 요약합니다. “기뻐하여라. 거듭 말하니, 주님 안에서 늘 기뻐하여라. 주님이 가까이 오셨다.” 첫마디 ‘기뻐하여라’라는 라틴어 Gaudete를 인용하여 ‘가우데테 주일’, 즉 ‘기뻐하라 주일’이라 부르며 일명 기쁨의 ‘장미주일’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또 오늘은 자선주일로 자선을 실천하며 어려운 이들과 기쁨을 함께 나누는 주일이기도 합니다.


오늘 12월17일부터는 본격적 대림2부의 시작입니다. “주께서 이미 가까이 오셨으니, 어서와 조배드리세.” 아침 성무일도 후렴도 임박한 주님 오심의 기쁨을 노래했고 아름다운 찬미가 역시 천상 기쁨을 노래했습니다.


“영원한 하늘의 빛 떠올라 있고/구원의 아침 샛별 반짝이나니

 찬란한 천상빛이 우리를 불러/천국의 시민되라 초대하시네.”(5절)


"예수님 당신만을 찾고 있으니/당신의 천주성을 보여주소서

 그모습 영원토록 바라뵈오며/세세에 찬미노래 부르오리다."(6절)


주님의 아름다움은 전례의 아름다움을 통해 표현되고 있습니다. 주님 역시 우리 모두 아름답고 온전한 영적 삶을 살라 촉구하고 계십니다. 오늘부터 영롱히 빛나는 세 개의 대림 촛불이 우리 모두 진선미眞善美로, 신망애信望愛로 빛나는 아름답고 온전한 삼위일체적 삶을 살 것을 촉구합니다. 어떻게 아름답고 온전한 영적 삶을 살 수 있을까요? 오늘 강론 주제이며 그 구체적 방법을 나눕니다.


첫째, 성령에 따라 사십시오.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성령입니다. 이사야서 말씀은 예수님은 물로 우리를 통해 실현되어야 합니다. 진정한 자선은 이런 것입니다. 우리 모두를 향한 이사야서 말씀이 참 고무적입니다.


“주 하느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마음이 부서진 이들을 싸매어 주며,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갇힌 이들에게 석방을 선포하고, 슬퍼하는 이들을 모두 위로하게 하셨다.”


이것이 진정 복음입니다. 성령께서 우리를 통해 하시는 일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님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참으로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성령, 치유하는 성령, 위로하는 성령입니다. 이런 성령에 따라 살 때 아름답고 온전한 영적 삶입니다.


둘째, 언제나 기쁘게, 끊임없이 기도하며, 모든 일에 감사하며 사십시오.

눈만 열리면 우리가 얼마나 축복받은 존재인지 깨닫습니다. 바로 이사야가 축복받은 우리 본래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나는 주님 안에서 크게 기뻐하고 내 영혼은 나의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리니, 신랑이 관을 쓰듯, 신부가 패물로 단장하듯, 그분께서 나에게 구원의 옷을 입히시고, 의로움의 겉옷을 둘러 주셨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 본래 우리의 존엄한 품위의 모습입니다. 그대로 주님을 만날 때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이 말씀에 근거한 오늘 화답송 후렴의 가사와 곡이 참 은혜롭습니다. "내 영혼이 주님 안에서 크게 기뻐하나이다." 하루 끊임없이 기도로 바치시기 바랍니다. 그러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쁘고 즐겁게, 감사하며 살아야 합니다. 기쁨과 감사의 사도 바오로의 권고 말씀 고무적입니다.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


어렵고 힘들수록,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살아야 무너지지 않고 축복을 받습니다. 우리가 곧이 곧대로 말씀을 지키면 말씀이 우리를 지켜줍니다. 제가 가장 많이 고백성사 보속의 ‘말씀 처방전’으로 써드리는 구절로 최고의 명약名藥처방입니다. 이렇게 살아야 아름답고 온전한 영적 삶입니다.


셋째, 분별의 지혜를 발휘하며 사십시오.

분별력은 모든 덕의 어머니입니다. 어렵고 힘들수록, 복잡하고 혼란할수록 분별의 지혜는 빛을 발합니다. 무지의 어리석음에 정 반대가 분별의 지혜로움입니다. 이어지는 바오로의 말씀이 참 고맙습니다. 모두 분별에 관련된 말씀입니다.


“성령의 불을 끄지 마십시오. 예언을 업신 여기지 마십시오. 모든 것을 분별하여, 좋은 것은 간직하고 악한 것은 무엇이든 멀리 하십시오.”


우울과 슬픔으로, 나태함으로 성령의 불을 꺼서는 안됩니다. 성령의 감도를 받아 훈계하고 격려하는 사제들의 예언을 업신여기지 마십시오. 이래야 성령의 은총으로 모든 것을 잘 분별할 수 있습니다. 좋은 것은 간직하고 악한 것은 무엇이든 멀리 할 수 있습니다. 참으로 분별력의 지혜가 아름답고 온전한 영적 삶을 살게 해 줍니다.


넷째, 증언자의 삶을 사십시오.

주님의 영광을 반사하는 증언자의 삶입니다. 바로 성령에 따른 삶, 기쁨과 기도, 감사의 삶이, 분별의 지혜를 발휘하는 삶이 바로 증언자의 삶입니다. 증언자는 그리스도가, 빛이 아닙니다. 빛이신 그리스도를 반사하는, 증언하는 자가 진정 증언자입니다. 그 누구도, 심지어 교회도 그리스도를 가려선 안됩니다. 바로 여기서 저절로 따라오는 겸손의 덕입니다. 세례자 요한이 증언자의 모범입니다.


“그는 증언하러 왔다. 빛을 증언하여 자기를 통해 모든 사람이 믿게 하려는 것이다. 그 사람은 빛이 아니었다. 빛을 증언하러 왔을 따름이다.”


참 아름답고 겸손한 증언자의 삶입니다. 이어지는 세례자 요한의 고백도 감동적입니다. 당대의 사람들은 물론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의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나는 이사야 예언자가 말한 대로 ‘너희는 주님의 길을 곧게 내어라.’하고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다.---나는 물로 세례를 준다. 그런데 너희 가운데는 너희가 모르는 분이 서 계신다. 내 뒤에 오시는 분이신데, 나는 그분의 신발끈을 풀어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


참 아름답고 거룩한 사람, 겸손한 증언자 세례자 요한입니다. 우리 가운데 우리가 모르는 분이 아닌 아는 분이 서 계십니다. 바로 가까이 와 계신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온유와 겸손의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오시는 주님은 우리 모두 당신 증언자의 삶에 충실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십니다. 바오로 사도를 통한 주님의 다음 말씀으로 강론을 마칩니다. 주님의 간절한 소원이 담긴 말씀의 은총이 우리를 아름답고 온전한 영적 삶을 살게 해 주실 것입니다.


“평화의 하느님께서 친히 여러분을 완전히 거룩하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 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실 때까지 여러분의 영과 혼과 몸을 온전하고 흠 없이 지켜 주시길 빕니다. 여러분을 부르시는 분은 성실하신 분이십니다. 그러니 그렇게 해주실 것입니다.”(1테살23-24)


끝으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대림 제3주일을 맞이하여 주님께 올린 제 소박한 소망이 담긴 개인 기도문을 소개합니다.


-세월 흘러/나이들어 늙어도/언제나 거기 그 자리 

향기롭고/기품있는/나무들이 좋다


초겨울/동안거冬安居에/들어간 겨울나무들이 좋다

욕망慾望과 허영虛榮환상幻想의/나뭇잎들/다 떠나 보내고


나뭇가지들/본질本質로/깨어 침묵중에/기도하는 겨울나무들이 좋다

내 나이 얼마인가/초겨울 인생이 아닌가/얼마 지나 새해 되면 나는 칠순七旬이다


구체적 귀가歸家준비/주님 뵈올 기쁨에/부활의 봄을 맞이할 기쁨에/벌써 서서히 마음 설레는 구나

이제 몸과 마음/추슬러/흔들림 없이 본질로 살 때이다


하나 둘 모두 비워내고/텅 빈 충만充滿으로/있는 듯 없는 듯 보일듯 말듯 사는 거다

아, 이제부터/본격적 내 인생 조각彫刻 마무리에/심혈心血의 정성을 쏟을 거다


하루하루/아름다운 주님 닮은 내 모습 조각하여/주님 만나는 날 봉헌奉獻할 거다

내 사랑 주님이시여/일편단심一片丹心/당신을 애모愛慕하며 살아 온 저를 축복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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