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4.8. 부활 제2주일(하느님의 자비주일)

사도4,32-35 1요한5,1-6 요한20,19-31



유토피아 하늘나라 공동체

-하느님 꿈의 실현-



하느님의 이름을 아십니까? 바로 자비입니다. 자비로운 하느님이십니다. 다음 복음 말씀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자비하신 하느님을 닮아 우리 모두 자비로운 사람이 되라는 예수님 말씀입니다. 


오늘 부활 제2주일은 하느님의 자비주일입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2000년 부활 제2주일에 하느님의 자비에 대해 신심이 깊었던 폴란드 출신의 파우스티나 수녀를 시성하였고, 교회는 2001년부터 해마다 부활 제2주일에 하느님의 자비주일로 지내고 있습니다. 방금 우리는 화답송 후렴을 흥겹게 노래하며 하느님의 사랑을 기렸습니다. 


“주님께 감사하여라. 그 좋으신 분을, 영원도 하시어라, 그 사랑이여.”

자비하신 하느님을 기리는 마음이 참 잘 나타난 곡과 내용입니다. 오늘 하루 내내, 아니 일년 내내 다음 부활 대축일 화답송 후렴과 곁들여 짧은 기도 노래를 끊임없이 바치시길 권합니다.

“이날이 주께서 마련하신날, 이날을 기뻐하자 춤들을 추자.”


믿는 이들에겐 매일이 부활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바로 우리의 부활입니다. 봄꽃들 만발한 아름다운 부활시기, 계속되는 부활축제입니다. 저절로 다음 시편을 노래하게 됩니다. 


“하느님 내 주시여, 온 땅에 당신 이름 어이 이리 묘하신고! 하늘 위 높다랗게 엄위를 떨치셨나이다.---인간이 무엇이기에 아니 잊으시나이까. 그 종락 무엇이기에 따뜻이 돌보시나이까.”


하느님의 사랑은 아름다움으로 표현되어 온통 하느님의 아름다운 봄꽃 선물로 가득한 세상입니다. 무엇보다 하느님의 참 좋은 선물이 유토피아 하늘나라 공동체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과 더불어 새롭게 창조된 유토피아 하늘나라 공동체입니다. 하느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끊임없이 유토피아 하늘나라 공동체를 창조하십니다. 


유토피아 하늘나라 공동체는 하느님의 영원한 꿈이었고 예수님을 비롯한 모든 예언자들, 성인들의 영원한 꿈이었습니다. 마침내 예수님 부활을 통해 하느님의 영원한 꿈인 유토피아 하늘나라 공동체는 실현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오늘 강론 주제입니다.


첫째, 유토피아 하늘나라 공동체는 찬미공동체입니다.

찬미공동체는 부활하신 예수님 중심의 공동체입니다. 서로 좋아서, 마음이 맞아서 공동체의 일치가 아니라 모두가 공동체의 중심에 계시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사랑하기에 공동체의 일치입니다.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끊임없이 하느님을 찬미하는 공동체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중심에 모신 믿는 이들의 공동체는 모두 교회입니다. 오늘 복음을 보십시오. 주간 첫날 제자들이 주님을 기리는 모임을 하고 있었을 때 부활하신 예수님이 나타나셔서 평화와 기쁨을 선사하셨습니다. 우리 식으로 말하면 바로 주일 미사모임입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공동체의 중심에 계신 부활하신 주님의 참 좋은 선물이 주님의 평화입니다. 제자들은 주님을 뵙고 모두 기뻐하였다 합니다. 똑같은 주님께서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의 미사를 봉헌하는 우리 모두에게 평화와 기쁨을 선사하십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토마스와 함께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고백하며 미사를 봉헌하는 우리들입니다.


세상에 찬미의 기쁨을 능가하는 것은 없습니다. 하느님 사랑의 표현이 바로 찬미입니다. 끊임없는 사랑의 찬미를 통해 하느님에게서 새롭게 태어나는 우리들이요 더불어 믿음의 선물입니다. 요한 사도의 말씀 그대로입니다.


“하느님에게서 태어난 사람은 모두 세상을 이깁니다. 세상을 이긴 승리는 바로 우리 믿음의 승리입니다. 세상을 이기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믿는 사람이 아닙니까?”


세상을 이긴, 죽음을 이긴 부활하신 예수님이십니다. 이런 부활하신 예수님을  공동체의 중심에 모시고 끊임없이 하느님을 찬미할 때 평화와 기쁨의 선물과 더불어, 세상과 죽음을 이길 수 있는 믿음 역시 선물로 받습니다.


둘째, 유토피아 하늘나라 공동체는 사랑의 나눔공동체입니다.

죽음을 이긴, 세상을 이긴 하늘나라 유토피아 공동체의 생생한 모범이 제2독서 초대교회 사도행전의 공동체입니다. 영원한 하늘나라 공동체의 원형이자 모델입니다. 수도공동체도 사도행전 공동체에서 영감받아 탄생했습니다. 


우리 인간 모두의 갈망이, 꿈이 이런 유토피아 공동체입니다. 수도공동체뿐 아니라 공산주의도 여기서 영감받아 탄생했습니다. 하느님이, 사랑이 빠진 공산주의는 실패로 끝났고 유일하게 남은 진짜 사랑의 공산주의 공동체는 수도공동체뿐입니다. 


오늘날 모든 비인간화의 불행과 비극은 바로 공동체의 붕괴에 있음을 봅니다. 날로 늘어가는 1인 가구가 이를 입증합니다. 날로 붕괴해 가는 마을공동체, 학교공동체, 가정공동체요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삭막하고 살벌한 세상입니다. 얼마전 힘겹게 살아가는 어느 젊은이와의 대화가 생각납니다.


“제 주변에서 지옥같은 세상을 꿋꿋이 살아가는 분들을 보면 ‘어쩌면 저렇게 살아갈 수 있을까’ 정말 존경스러워요. 경외심까지 듭니다.”

“형제님은 지옥같은 세상에서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천국을 살아가기 바랍니다.”


격려했습니다만 마음은 편치 않았습니다. 참고로 어제 4월7일 9급 국가직 공무원 4천953명을 선발하는데 20만2천여명이 지원해 4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합니다. "올해도 합격 못 할 것 같다. 눈물이 난다", 한 수험생의 댓글도 생각납니다.이런 사회 단면이 얼마나 살기 힘든 세상인지 깨닫게 합니다. 갈수록 우리 교회공동체의 사명이 큽니다. 오늘 사도행전의 공동체는 말 그대로 사랑의 나눔 공동체입니다. 교회공동체가 궁극적으로 꿈꾸는 공동체의 실현입니다. 하느님이, 예수님이 바라시는 꿈이 완전히 실현된 하늘나라 유토피아 공동체입니다.


“신자들의 공동체는 한마음 한뜻이 되어, 아무도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그들 가운데 궁핍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땅이나 집을 소유한 사람은 그것을 팔아서 받은 돈을 가져다가 사도들의 발 앞에 놓고, 저마다 필요한 만큼 나누어 받곤 하였다.”


빈부의 격차가 없는 사랑의 나눔 공동체입니다. 말 그대로 사랑의 일치공동체입니다. 소유욕에서 해방된 참 자유로운 사람들입니다. ‘소유나 존재냐?’에서 소유의 쾌락이 아닌 존재의 기쁨을 택한 사람들입니다. 말그대로 죽음을, 세상을 이긴 영원한 삶이 실현된 공동체입니다. 바로 우리가 궁극으로 꿈꾸는 세상이요, 하느님의 꿈, 예수님의 꿈이 실현된 공동체의 모습입니다.


바로 모든 혁명가가 꿈꾼 세상이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사랑의 혁명이 아니 폭력의 혁명을 꾀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이런 유토피아 하늘나라 공동체의 실현입니까? 앞서 말한 하느님 찬미공동체의 실현을 통해서입니다. 우리 삶의 중심에 계신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부단히 하느님을 찬미하며 주님을 닮아 내적으로 변화해 갈 때 저절로 유토피아 공동체의 실현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날 때 놀라운 기적입니다. 소유욕으로부터의 해방입니다. 벽은 변하여 문이 됩니다. 미움의 벽은 사랑의 문으로, 절망의 벽은 희망의 문으로, 불신의 벽은 믿음의 문으로 변합니다. 죽음에서 생명의 부활로, 닫힌 벽에서 열린 문으로 바로 이것이 파스카의 삶입니다. 하여 찬미공동체에 이어 사랑의 나눔공동체를 언급하는 것입니다. 


셋째, 유토피아 하늘나라 공동체는 선교공동체입니다.

우리가 꿈꾸는 유토피아 하늘나라 공동체는 결코 자족自足의 닫힌 공동체가 아닙니다. 하느님과 이웃에 사랑으로 활짝 열린 선교공동체입니다. 우리공동체만 누리라고 주님 주신 평화와 기쁨 선물이 아닙니다. 우리만 행복하라고 주신 성령충만이 아닙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넓은 의미로 하느님의 자녀들입니다. 모두가 인류가족으로 선교의 대상입니다. 선교는 유토피아 하늘나라 교회공동체의 존재이유입니다. 어제 복음에서 불신의 제자공동체 형제들에게 부활하신 당신을 체험시키신 후 세상에 파견하시며 하신 선교명령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죽으시고 부활하신 파스카의 예수님을 선포하고 몸소 부활의 삶을 보여주라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부활하신 주님은 제자들에게 평화와 성령을 선물하시며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결코 안주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다.”


부활하신 주님은 평화를, 성령을 선물하시어 평화의 사도, 용서의 사도로 내 몸담고 있는 공동체에, 또 세상에 당신 선교사로, 당신 부활의 증인으로 파견하십니다. 사도행전의 공동체 또한 선교공동체였음이 다음 대목에서 환히 드러납니다.


‘사도들은 큰 능력으로 주 예수님의 부활을 증언하였고, 모두 큰 은총을 받았다.’


부활의 증인들로 이뤄진 공동체 자체가 참 좋은 선교요, 이런 깊이와 향기를 지닌 매력적인 공동체 자체보다 더 좋은 선교도 없습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역시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하느님 감사합니다.’마지막 말마디로 마친다는 사실이 우리 믿는 이들의 공동체가 선교 공동체임을 다시 확인시킵니다. 


하느님이, 파스카의 예수님이 꿈꾸는 세상이 유토피아 하늘나라 공동체입니다.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함으로 마침내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실현되기 시작한 유토피아 하늘나라 공동체입니다.


  1. 하느님을 찬미하십시오.
  2. 사랑의 일치입니다. 사랑으로 나누십시오.
  3. 복음을 전하십시오.


우리의 하느님 찬미와 사랑의 나눔, 선교를 통해 하느님의 자비가 환히 드러나니 마침내 유토피아 하늘나라 공동체의 실현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의 유토피아 하늘나라 공동체 꿈을 서서히 실현시켜 주십니다. 아멘.

  • ?
    안젤로 2018.04.08 07:34
    오늘 주님을 만나는 이 시간으로 저희는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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