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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4.28. 부활 제4주간 토요일                                                                              사도13,44-52 요한14,7-14



우리의 영원한 길동무

-예수님과의 우정-



“더 이상 전쟁은 없다.”

어제 남북정상의 판문점 선언입니다. 4월 1일, 주님 부활 대축일로 시작된 부활시기 4월27일, 마침내 부활하신 주님은 성공적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상처를 말끔히 치유해주신 느낌입니다. ‘눈물로 씨뿌리던 사람들이 기쁨으로 곡식을 걷우오리다.’ 시편 말씀이 이뤄진 느낌입니다.


어제는 한반도에 참 역사적인 날이었습니다. 남북의 화해분위기가 꿈만 같습니다. 기적같은 일입니다. 당사자들의 노력과 더불어보이지 않는 많은 분들의 기도 덕분임을 깨닫습니다. 마치 남북이 하나가 된 축제분위기와 같았던 하루였습니다. 같은 뉴우스를 자주 반복해 봐도 지루한 줄 몰랐습니다.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고 문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공동으로 수상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들었습니다.


하느님께서 한반도의 남북에 주신 참 좋은 선물의 하루에 감사했습니다. 한민족의 위대함을 세계만방사람들에게 깊이 널리 각인시킨 쾌거快擧의 하루였습니다평화의 집, 남북정상만찬석상에서 문대통령이 김위원장에게 했다는 다음 말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문대통령은 ‘길동무가 좋으면 먼 길도 가깝다.’라는 북한 속담을 인용하며, “김위원장과 나는 이제 세상에서 둘도 없는 좋은 길동무가 됐다”고 말했다 합니다. 길동무는 길벗처럼 도반에 대한 순수한 우리말입니다. 1953년생 문대통령과 1984년생 김위원장은 31살의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문대통령은 김위원장을 길동무로 언급했습니다. 나이를 초월하는 길동무와의 우정관계이듯 시공을 초월한 예수님과의 우정도 그러합니다.


하여 오늘 강론 제목은 지체없이 ‘우리의 영원한 길동무-예수님과의 우정’으로 정했습니다. ‘길동무가 좋으면 먼 길도 가깝다’ 참 좋은 속담입니다. 더불어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가야 한다’는 인디언 속담도 생각납니다. 멀리 인생순례여정중인 우리에게 영원한 길동무 예수님과의 우정은 필수입니다.


어제 강론쓴 후 내내 흡족치 않은 느낌이었습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라는 이 좋은 복음 말씀을 충분히 표현해내지 못한 자신의 한계에 대한 자책감 때문이었습니다. 얼마나 고무적인 가슴 설레게 하는 복음 말씀인지요. 거의 32년전 대구가톨릭신학대학 부제반 때 지금은 고인이 된 문세화 교수 신부님께 드렸던 말씀도 생각났습니다.


“하느님 역시 우리가 예수님처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라는 자부심을 지니고 살기를 바라신다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의 이 수준이 우리 인간에게 주어진 목표라 생각합니다.”


물론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라는 말씀은 예수님만이 하실 수 있는 말씀이지만, 문교수신부님도 제 의견에 전폭적으로 공감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과의 우정이 깊어지면서 예수님의 고백이 나의 고백이 될 때 비로소 구원의 완성이란 생각이 듭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과 필립보의 대화가 참 재미있습니다.


-예수님; “너희가 나를 알게 되었으니 내 아버지도 알게 될 것이다. 이제부터  너희는 그분을 아는 것이고, 또 그분을 이미 뵌 것이다.”

 필립보; “주님,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저희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하겠습니다.”

 예수님; “필립보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그런데 너는 어찌하여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하느냐?-


그대로 세례받고 오랫동안 주님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에 대한 말씀같습니다. 주님과 함께 깊어가는 우정이었다면 이런 어리석은 질문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환경이 좋아서 천국이 아니라 주님과 관계가 좋아야 천국입니다. 세례받았어도 주님과 남남의 관계도 있겠고, 끊임없이 깊어가는 길동무로서 주님과 우정관계도 있을 수 있습니다.


남는 것은 영원한 길동무인 주님과 우정관계뿐입니다. 세월 흘러 나이들어 가면서 점차 비슷해져 가다 죽을 때는 모두가 똑같아 집니다. 부자나 가난한 자나, 공부많이 한 자나 적게 한 자나 똑같습니다. 모든 것은 다 지나갑니다. 마지막으로 영원히 남는 것은 주님과 우정관계뿐이요 인생 성패의 기준도 이것 하나뿐입니다. 


다 같아도 같을 수 없는 영원한 도반이신 주님과 우정의 깊이입니다. 주님과 깊은 우정에서 샘솟는 기쁨과 평화가 행복한 노년과 선종의 죽음을 맞이하게 할 것입니다. 주님과 우정이 깊어가면서 주님을 통해 아버지를 뵙기에 필립보처럼 새삼스럽게 아버지를 뵙게 해달라하지 않을 것입니다.


영원한 길동무 예수님과의 우정과 더불어 보이는 길동무 형제들과의 우정도 깊어질 수 있습니다. 마침 아프리카에서 오틸리엔 연합회 주관하에 양성장 모임에 참석하고 있는 수도형제가 보내 준 사진이 영원한 길동무 예수님 안에서 이뤄진 형제 길동무들 모습이 담긴 사진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인종, 국가, 언어, 나이를 초월한 수도형제들간의 우정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오늘 제1독서 사도행전의 ‘바오로와 바르나바’가 길동무의 모범입니다. 영원한 길동무인 예수님과의 우정이 전제되었기에 이런 보이는 길동무 형제간의 우정입니다. 바오로와 바르나바는 담대히 말합니다. 이런 담대함은 전적으로 예수님과 우정의 열매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을 먼저 여러분에게 전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그것을 배척하고 영원한 생명을 받기에 합당하지 못하다고 판단하니, 이제 우리는 다른 민족들에게 돌아 섭니다.”


최선을 다하고 집착없이 이렇게 두 사도가 바람처럼 자유롭게 떠날 수 있었던 것도 영원한 길동무이신 예수님과의 깊은 우정때문임을 깨닫습니다. 두 사도는 박해에 지체없이 발의 먼지를 털어 버리고 떠났고, 두 사도의 선교로 생겨난 안티오키아 신자들은 기쁨과 성령으로 가득 찼다하니 이 또한 두 사도를 통한 영원한 길동무, 부활하신 예수님의 선물입니다.


우리의 영원한 길동무이신 파스카의 예수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과의 우정을 날로 깊이해 주십니다. 어제 한반도에 내리신 하느님의 축복에 저절로 오늘 화답송 시편으로 그 감사를 표현하고 싶습니다.


“우리 하느님의 구원을, 온 세상 땅끝마다 모두 보았네. 주님께 환성 올려라, 온 세상아, 즐거워하며 환호하여라, 찬미 노래 불러라.”(시편98,3ㄴ-4).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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