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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8.연중 제27주간 월요일                                                                                 갈라1,6-12 루카10,25-37

 

 

영원한 생명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며칠 전 영명축일에 초등학교 친구 딸인 수녀님으로부터 흰 도자기의 성작과 성반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수녀님이 특별히 외숙모에게 부탁하여 제작된 조선시대 백자를 연상케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은은하고 그윽합니다. 소박하고 단순합니다. 편안하고 싫증나지 않습니다. 한국의 전통미를 고스란히 반영하는 듯합니다.”

 

감사의 인사를 드렸습니다. 저에겐 이 또한 영원한 생명의 사랑의 체험입니다. 바로 이 성작과 성반으로 오늘 미사를 봉헌합니다.

 

어제 미사 마치기 전 공지 사항 때의 유쾌한 여운을 다시 나누고 싶습니다.

 

“반갑고 기쁜 소식입니다. 베네딕도 수도회의 모토는 ‘기도하고 일하라’입니다. 마침내 수사님들 기도와 일의 은총의 열매인 배가 수확되었습니다. 맛있고 양이 적어 10월 중순 전까지 다 판매될 것입니다. 기회를 놓치지 마십시오. 미사후 정원에서 시식회와 더불어 판매가 있습니다.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모두가 폭소를 터뜨렸고 미사후에는 성황리에 축제같은 상황도 펼쳐졌습니다. 이 또한 영원한 생명의 체험일 것입니다. 기도와 일의 은총의 열매, 축복의 열매, 하느님과 인간의 합작품인 배열매를 먹으니 말입니다.

 

“스승님, 제가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율법교사의 질문으로 시작되는 오늘 복음입니다. 예나 이제나 구도자의 질문은 똑같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율법교사가 예수님께 시험하려고 했던 질문과 일치합니다. 저도 이런 심정으로 27년전, 답답한 심정에 지금은 고인이 된 어른 수도사제에게 드렸던 질문이 생각납니다.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그 어른은 가만히 웃으면서 저를 물끄러미 바라본 후, “그냥 살면 되.” 하고 말씀하셨고 평생 잊지 못하는 말마디가 되었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물음이나 ‘제가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물음이나 대동소이한 구도자의 질문입니다. 예수님의 되 물음으로 답변을 대신합니다. 

 

“율법에 무엇이라고 쓰여 있느냐? 너는 어떻게 읽었느냐?”

 

이어지는 율법학자의 ‘경천애인敬天愛人’의 답변이 평범하나 영원한 생명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요약되어 있습니다. 성경의 요약과도 같은 말씀입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그러나 당신 율법학자들이 둘째 계명에도 첫째 계명과 같은 중요성을 부여하였을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첫째 계명은 신명기 6,5절, 둘째 계명은 레위기 19,18절을 이용한 것입니다. 바로 루카는 여기에서 예수님의 가르침이 구약성경에서 어떻게 준비되었는지를 보여 줍니다. 예수님의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사랑의 이중계명입니다. 

 

“옳게 대답하였다. 그러면 네가 살 것이다.”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입니다. 영원한 생명을 받을 수 있는 길은 멀리 있지 않고 가까이 있습니다. 애매하거나 추상적이지 않습니다. 누구에게나 마음만 먹으면 활짝 열려있는 구원의 문, 영원한 생명입니다. 

 

바로 오늘 지금 여기서 온 마음으로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내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이 바로 영원한 생명의 구원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끝났어야 할 율법교사가 자존심이 상해 또 질문합니다. 

 

“그러면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바로 이에 대한 예수님의 답변이 그 유명한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입니다. 공관복음에서 루카에만 나오는 복음의 백미같은 비유입니다. 강도만나 초주검이 된 유대인을 구한 것은 유대인 사제도, 유대인 레위인도 아닌 차별받고 무시받고 냉대받던, 사마리아 이교인이었습니다.

 

당시의 율법교사나 유대인들은 물론 오늘날 비유를 읽는 독자들의 선입견과 편견을 깨는 놀라운 비유입니다. 사실 사람들은 선입견이나 편견으로 얼마나 많은 죄를 범하는 지요. 사마리아인에 대한 유대인들의 편견을 깨는, 또 우리의 이웃에 대한 편견을 깨는 회개의 비유로 이해해도 무방합니다.

 

한마디로 사고의 전환을 촉구합니다. 결론하여 예수님은 율법교사의 사고의 관점을 180도 바꿔놓습니다. “누가 나의 이웃인가?” 나 중심에서, “너는 이 세 사람 가운데에서 누가 강도를 만난 이웃이 되어 주었다고 생각하느냐?” 물음으로, 곤궁에 처한 이웃을 나 대신 중심에 놓습니다.

 

‘누가 나의 이웃인가?’ 이기적 관점에서 묻지 말고, ‘곤궁에 처한 이들이 이웃이 되어 주라.’는 율법교사뿐 아니라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입니다. 완전한 사고의 전환, 관점의 변화입니다. 사랑의 눈만 열리면 곳곳에서 아니 지금 여기에서 작게 크게 곤궁에 처한 이웃들이 보일 것입니다. 너무나 자명한 예수님의 물음에 율법교사의 답변입니다.

 

“그에게 자비를 베푼 사람입니다.” 

곧장 이어지는 예수님의 당부입니다.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자비’란 말과 더불어 아침 성무일도때 몇몇 성구도 떠오릅니다. ‘주님께서는 희생보다 자비를, 번제보다 지혜를 원하시나이다.’, ‘무자비한 사람은 무자비한 심판을 받습니다. 그러나 자비는 심판을 이깁니다.’

 

그리스말에서는 ‘베풀다’와 ‘하다’가 같은 동사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마지막 37절에서 2회, 25절과 28절에서 2회, 도합 4회 나오는데 바로 제자들이 수행해야 하는 애덕의 실천적인 면을 강조합니다. 

 

너도 가서 착한 사마리아 사람처럼 곤궁중에 있는 이웃들에게 자비를 베풀며 살라는 것입니다. 영원한 생명을 받을 수 있는 길은 아주 구체적이고 실제적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복음의 결론과도 같은 한마디 말 안에 요약되어 있습니다.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영원한 생명의 구원은 기도많이 해서 성경공부 많이 해서라기 보다는 곤궁에 처한 이웃에 대한 구체적 자비행을 통한 은총의 열매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제1독서 갈라디아서에서 바오로 사도가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를 통하여 받은 복음 역시 오늘 복음과 대동소이할 것입니다. 사랑의 이중계명으로 요약되는 복음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전한 복음은 사람에게서 비롯된 것이 아닙니다. 그 복음은 내가 어떤 사람에게서 받은 것도 아니고 배운 것도 아닙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를 통하여 받은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은총, 그리스도의 복음, 그리스도의 종, 온통 그리스도 중심의 사람 바오로 사도입니다. 하여 온갖 선입견과 편견에서 해방되어 모두에게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사랑의 이중계명의 복음을 선포하며 자비행에 항구했던 복음의 사람, 자비의 사람, 그리스도의 종, 사도 바오로였음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영원한 생명을 선물하시고, 자비의 사람으로 파견하시며 말씀하십니다.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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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18.10.08 08:28
    주님, 오늘 주신 말씀처럼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힘을 다하여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라는 말씀을 되새기며 살아가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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