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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0.연중 제2주일                                                                              이사62,1-5 1코린12,4-11 요한2,1-11

 

 

축제 인생

-순종, 공동체, 품위-

 

 

삶은 축제이자 잔치입니다. 고해인생이 아니라 축제인생입니다. 겨울 수도원길, 하늘길 메타세콰이어 가로수들이 흡사 봄의 축제를 꿈꾸는 듯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 계시기에 살만한 세상입니다. 예수님을 우리 삶의 중심에 모시고 순종의 삶을 살 때 삶은 변화합니다. 

 

오늘 복음의 카나의 혼인잔치에서 물이 포도주로 변했듯이 고해인생은 축제인생으로 변합니다. 주변을 보면 온통 고해인생같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삶의 중심에 모신 이들은 고해인생중에도 축제인생을 삽니다.

 

예수님을 삶의 중심에 모시고 순종의 삶을 살 때, 물이 포도주로 변했듯이 어둠은 빛으로, 슬픔은 기쁨으로, 불안은 평화로, 죽음은 생명으로, 절망은 희망으로 바뀝니다. 말 그대로 고해인생은 축제인생으로 바뀝니다.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요 성령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카나의 혼인잔치에서 물이 포도주로 변한 사랑의 기적을, 첫 표징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당신 영광을 드러내신 똑같은 예수님께서, 이 거룩한 미사 잔치를 통해 당신 성령으로 고해인생을 신바람 나는 축제인생으로 바꿔주십니다.

 

지난 연중 제1주일은 주님 세례 축일을 지냈고, 그 전 주일은 주님 공현 대축일을 지냈습니다. 주님 공현 대축일 아침성무일도 시 흥겹게 노래했던 즈가르야의 노래 후렴이 지금도 생생히 떠오릅니다. 

 

“오늘 그리스도께서 요르단강에서 죄를 씻어 주시니, 교회는 천상 신랑과 결합하였도다. 박사들이 예물을 가지고 임금님의 혼인잔치에 달려오고, 물이 술로 변하여 잔치 손님들이 기뻐하였도다.”

 

바로 오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세가지가 동시에 이뤄지는 은혜로운 축제의 현실입니다. 물이 술로 변하여 잔치 손님들이 기뻐하였듯이, 우리 역시 고해인생을 축제인생으로 바꿔주신 주님을 찬양하며 기쁘게 미사를 봉헌합니다. 방금 부른 화답송과 시편의 찬미도 참 흥겨웠습니다.

 

“당신의 기적을 만백성에게 두루 알리라---

 새로운 노래를 주께 불러 드려라. 온 누리여 주님께 노래불러라

 주께 노래불러드려라. 그 이름을 찬미하라.”

 

삶은 기적입니다. 물이 포도주로 변한 기적만 아니라 눈만 열리면 무수한 하느님 사랑의 기적, 사랑의 선물, 사랑의 표징들입니다. 하여 주님의 기적을 만백성에게 두루 알리기 위해 끊임없이 바치는 하느님 찬미와 감사의 공동전례기도입니다.

 

마침 어제 읽은 일화가 재미있어 소개합니다. 19세기 영국의 시인 바이런이 대학교 3학년때  신학과목 학기말 고사 논술시험 주제로 <예수님께서 물로 포도주를 만드신 기적에 담긴 종교적이고 영적인 의미를 서술하라> 라는 참 어려운 문제가 나왔을 때, 바이런은 다음 한 문장을 쓰고 최고 점수 A+를 받았다 합니다.

 

“물이 그의 창조주를 보고 얼굴을 붉혔도다(Water saw its Creator and blushed)”

 

참 기발한 천재 시인 다운 발상입니다. 피조물인 사람이 창조주를 만났을 때의 자연스런 반응입니다. 마치 미사에 참석한 우리 모습에 대한 묘사같습니다. 주님을 뵙고 기쁨에 홍조를 띤 우리 얼굴들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해인생이 아니라 축제인생을 살아야 합니다. 어떻게 그렇게 살 수 있겠습니까? 그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첫째, 순종의 삶입니다.

순종은 성숙의 잣대입니다. 사랑의 순종입니다. 순종을 통해 드러나는 사랑이자 겸손입니다. 순종의 길을 통해 하느님께 갑니다. 우리가 하느님께 순종할 때 하느님도 우리에게 순종합니다. 우리 삶은 순종을 배우는 순종의 학교요, 순종의 여정을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삶은 순종입니다. 크고 작은 순종에 항구하고 충실할 때 마지막 순종의 죽음도 영예롭게 맞이하는 선종의 축복입니다. 오늘 카나의 혼인잔치가 상징하는 바, 축제인생의 교회 공동체입니다. 공동체의 중심에는 예수님이 계시고 꼭 아드님 곁에는 성모님이 계십니다. 포도주가 떨어진 상황을 민감히 파악하신 성모님의 말씀입니다.

 

“포도주가 없구나.”

 

흥겹게 진행되던 혼인잔치집에 술이 떨어지다니 참 난감한 상황입니다. 성모님처럼 상황을 민감히 알아채는 깨어 있는 정신이 참 중요합니다. 성모님은 즉시 겸손히 주님께 사정을 아룁니다. 성모님은 아드님의 냉담한 대답에 개의치 않고 절대적 순종을 가르치십니다.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오늘 복음의 중심 말마디입니다. 순종이 답입니다. 무엇이든지 주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라는 것입니다. 절대적 신뢰를 지니고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지킬 때 모든 것은 잘 됩니다. 

 

“물독에 물을 채워라.”주님 명령에 일꾼들은 즉시 순종하여 여섯 개의 물독마다 물을 가득 채우자 주님은 또 명령하십니다. “이제는 그것을 퍼서 과방장에게 날라다 주어라.”하시자 그들은 곧 그것을 날라갔습니다. 순간 물이 포도주로 변했습니다. 하느님 사랑의 기적입니다. 순진한 과방장의 신랑에 대한 반응입니다.

 

“누구든지 먼저 좋은 포도주를 내놓고, 손님들이 취하면 그보다 못한 것을 내놓는데, 지금까지 좋은 포도주를 남겨 두셨군요.”

 

순종할 때 기적입니다. 순종하는 이들에게 부족함이 없이 채워주시는 주님이십니다. 결코 기쁨의 포도주가 떨어지는 일이 없습니다. 카나의 혼인잔치에서 예수님의 첫 번째 표징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당신의 영광을 환히 드러낸, 물이 포도주로 변한 첫 표징입니다. 하여 주님은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셨고 제자들은 예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똑같은 주님께서 이 거룩한 미사중 성령으로 우리 마음을 기쁨과 평화로 바꿔주시는 표징을 통해 우리 또한 주님을 믿게 됩니다.

 

둘째, 공동체 안에서 제자리에 제몫에 충실한 삶입니다.

이래야 아름다운 살아있는 공동체입니다. 혼자는 영적성장도 성숙도 기대하기 힘듭니다. 함께 상호보완의 공동체가 축제인생을 살게 합니다. 물이 포도주로 변한 기적이 성령을 통해 가능했듯이 공동체의 일치도 성령께 순종할 때 가능합니다.

 

은사는 여러 가지지만 성령은 같은 성령이십니다. 하느님께서 각 사람에게 공동선을 위하여 성령을 드러내 보이셨습니다. 어떤 이에게는 성령을 통하여 지혜의 말씀이, 또 어떤이에게는 지식의 말씀이, 또 어떤 이에게는 병을 고치는 은사가 주어집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기적을 일으키는 은사, 예언을 하는 은사, 영들을 식별하는 은사, 신령한 언어를 해석하는 은사 등 끝이 없습니다.

 

주님께서 원하시는대로 각자에게 나누어 주십니다. 각자 받은 은사가 다 다르니 공동체가 참 풍요롭습니다. 그러니 은사의 우열이나 호오를 비교할 수 없습니다. 이것을 깨달을 때 감사와 겸손입니다. 자랑할 분은 주님이요 성령입니다. 이렇게 함께 성령에 따라 제자리에 충실할 때 축제인생의 실현입니다. 

 

우리 요셉수도원의 한가지 사례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본원의 ‘자비의 집’에 사는 일곱 수도형제들이 처음으로 일곱으로 구분된 청소구역을 배정받게 되었습니다. 결과는 성공이었습니다. 각자 구역이 배정되고 각자 맡은 구역을 잘 청소하니 자비의 집 전체가 깨끗하고 윤기가 나는 모습입니다. 여기에 첨가된 분도 규칙의 말씀이 강동입니다.

 

"각자는 성령의 즐거움을 가지고 자기에게 정해진 분량 이상의 것을 하느님께 자발적으로 바칠 것이다."(성규49,6).

 

게시판에 붙은 청소구역 배정표 그림을 보며 아름다운, 살아있는 공동체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새삼 고해인생을 축제인생으로 바꿔주는 아름답고 살아있는 공동체 삶임을 깨닫습니다.

 

셋째, 하느님의 자녀다운 삶입니다.

하느님께서 복음을 통하여 우리를 부르시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을 차지하게 하셨습니다. 바로 오늘 복음 환호송 말씀이 그대로 실현되는 이 거룩한 미사시간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을 차지한 우리들입니다. 그러니 하느님의 자녀답게 존엄한 품위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주님과의 관계가, 믿음의 관계, 희망의 관계, 사랑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주님을 닮아 자녀다운 삶, 품위있는 삶입니다. 이 또한 성령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하느님이 우리의 기쁨이듯, 우리는 하느님의 기쁨입니다. 하느님이 우리의 행복이듯, 우리는 하느님의 행복입니다. 하느님이 우리의 자랑이듯이 우리는 하느님의 자랑입니다. 하느님이 신랑이라면 우리는 신부입니다. 그리스도가 신랑이라면 교회는 신부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주님의 영원한 사랑과 기쁨의 파트너입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의 존엄한 품위의 기초입니다. 주님은 이사야 예언자를 통해 우리를 고무, 격려하십니다.

 

“너는 주님께서 친히 지어 주실 새로운 이름으로 불리리라. 너는 주님의 손에 들려 있는 화려한 면류관이 되고, 너의 하느님 손바닥에 놓여 있는 왕관이 되리라.---정녕 총각이 처녀와 결혼하듯, 너를 지으신 분께서 너와 혼인하고, 신랑이 신부로 말미암아 기뻐하듯, 너의 하느님께서 너로 말미암아 기뻐하시리라.”

 

바로 이런 이들이 사랑의 신비가요 관상가입니다. 처녀가, 신부가 상징하는 바, 하느님의 백성인,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들 모두입니다. 우리 모두 이런 사랑의 신비가, 관상가로 불림받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자녀답게 아름답고 품위있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부단히 주님과의 사랑의 일치에로 불림받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살만한 세상입니다. 우리 삶의 중심에 살아계신 주 예수님께서 고해인생을 축제인생으로 바꿔주십니다. 물을 포도주로 바꿔주신 주님은 우리 내면의 어둠을 빛으로, 죽음을 생명으로, 절망을 희망으로, 불안을 평화로, 슬픔을 기쁨으로 바꿔주시어 오늘 지금 여기서 신바람 나는 하늘 나라를 살게 하십니다.

 

그러니,

 

1.주님께 순종하십시오. 사랑의 자발적 전인적 순종입니다. 

2.공동체 안에서 제자리에 제몫에 충실히 사십시오.

3.하느님의 자녀답게 품위있게 사십시오.

 

연중 제2주일 주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당부 말씀입니다. 이렇게 살아야 비로소 축제인생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이렇게 사랑의 축제인생을 살 수 있도록 도와 주십니다. 아멘.

 

 

 

  • ?
    고안젤로 2019.01.20 10:03
    주님, 주님께서 주신 세례 성사를 통하여 선택된 저희가 사랑을 항상 기억하게 하시어 주님의 자녀답게 모든 만물에 순응하면서 충실한 삶을 살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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