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7.9.연중 제14주간 화요일                                                                            창세32,23-33 마태9,32-38

 

 

 

영적 전쟁

-기도의 전사, 주님의 전사戰士, 주님의 일꾼, 영적 이스라엘-

 

 

 

삶은 영적 전쟁이고 우리는 영적 전우요 서로간의 전우애戰友愛입니다. 예로부터 수도영성의 중요한 주제가 영적전쟁입니다. 평화가 이상이라면 전쟁은 현실입니다. 아마 인류가 시작된 이래 전쟁이 없었던 적은 거의 없었을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 믿는 이들, 특히 수도자들이 말하는바 영적전쟁입니다.

 

우리 삶은 영적 전쟁이고, 우리는 주님의 전사입니다. 제대가 없는 죽어야 끝나는 영적전쟁이고 우리는 영원한 현역의 평생 주님의 전사들입니다. 기도의 전사, 믿음의 전사, 평화의 전사, 사랑의 전사입니다. 하여 매일 평생 끊임없는 영적훈련입니다. 우리가 바치는 모든 수덕생활이 바로 영적훈련입니다. 기도와 말씀으로 단련하고 믿음, 희망, 사랑의 신망애로 무장토록 하는 영적훈련이 바로 우리가 행하는 모든 수행들입니다.

 

하여 제가 늘 강조하는바 기본에 충실한 삶입니다. 유비무환입니다. 평소 기본에 충실하면서 영적 삶의 기초를 튼튼히 하는 것입니다. 단기전으로 끝나는 영적전쟁이 아니라 죽어야 끝나는 장기전의 영적전쟁이기 때문입니다. 하여 수도영성생활의 기본이 기도와 말씀공부, 그리고 노동입니다. 

 

뿌리없이는 꽃도 없습니다. 십자가의 고난없이는 부활의 영광도 없습니다. 수행생활의 기초없이는 신비생활도 없습니다. 부단한 자기훈련의 주님의 전사로 수행생활에 충실할 때, 이런 수행생활의 기초 위에 공동체의 형제애兄弟愛도 꽃피어 납니다. 결코 값싼 형제애는 없습니다. 

 

영성생활은 매일 훈련된 식별을 요하는 참 신비로운 전쟁입니다. 하느님과의 싸움은, 기도의 싸움은 값진 은총입니다. 그것은 우리 안의 신적인 것들과 인간적이 것들의 싸움이 계속되는 어둔밤을 뜻합니다. 하여 영적전쟁의 요체는 주님과 기도의 싸움입니다. 

 

주님과 기도의 싸움은 밑져도 본전이 아니라 이익입니다. 주님과의 싸움은 동시에 나와의 싸움을 뜻합니다. 남한테는 져도 나한테는 이겨야 합니다. 유명한 체조 선수였던 김연아의 고백도 생각납니다. 바로 넘어서야 할 경쟁상대는 남도 아닌 바로 자기라는 고백입니다. 결국 영적전쟁의 핵심은 자기와의 싸움입니다.

 

바로 오늘 제1독서 창세기의 야곱이, 마태복음의 예수님이 영적전사의 모범입니다. 성서의 모든 인물들이 하느님의 전사들입니다. 어제는 에사우를 피해 달아나 유랑길에 오른 참으로 심신이 고단했던 야곱이 꿈중에 주님을 만난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그처럼 야곱의 내면에서 영적전투가 치열했음을 암시하는 장면입니다. 간절한 기도의 투쟁중에 주님을 만났고 주님의 축복을 받은 야곱입니다.

 

오늘 야곱의 이야기는 많은 부분이 생략되고 결론 부분만 나옵니다. 그가 얼마나 오랜동안 라반의 사위가 되어 단련기간을 겪었는지 생략되었습니다만, 마침내 보속과도 같은 시련과 시험의 기간을 마치고 귀가할 때는 금의환향하는 기분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제1독서 창세기의 서두는 긴장 가득한 분위기입니다.

 

“그 무렵 야곱은 밤에 일어나, 두 아내와 두 여종과 열한 아들을 데리고 야뽁 건널목을 건넜다. 야곱은 그들을 이끌어 내를 건네 보낸 다음, 자기에게 딸린 모든 것도 건네 보냈다. 그러나 야곱은 혼자 남았다.”

 

어제 제1독서에서처럼 역시 밤에 일어난 일입니다. 혼자 남은 야곱은 얼마나 고독했고 외로웠겠는지요. 에사오 형과의 대면에 앞서 불안과 두려움이 얼마나 컸겠는지 상상을 초월했을 것입니다. 하여 하느님과의 싸움, 자기와의 싸움을 함축하는 기도의 싸움에 돌입한 야곱입니다. 주님의 천사와의 싸움이 상징하는바 바로 하느님과의 싸움입니다.

 

야곱이 참으로 절박한 생사를 건 밤샘 기도의 싸움이요, 싸움에 패한 하느님의 사정입니다. “동이 트려고 하니 나를 놓아다오.” 야곱은 얼마나 집요한지 “저에게 축복해 주시지 않으면 놓아드리지 않겠습니다.” 단호히 대답합니다. 기도의 싸움은 이처럼 항구하고 한결같아야 합니다. 얼마나 멋지고 매력적인 하느님의 전사, 기도의 전사 야곱인지요! 이어지는 하느님의 축복과 야곱의 고백도 감동적입니다.

 

-“네가 하느님과 겨루고 사람들과 겨루어 이겼으니, 너의 이름은 더 이상 야곱이 아니라 이스라엘이라 불릴 것이다.” 주님의 승리의 전사로서 영예스런 이름이 바로 이스라엘입니다.

 

-“내가 서로 얼굴을 맞대고 하느님을 뵈었는데로 내 목숨을 건졌구나!” 목숨을 건 하느님과 기도의 싸움에 승리한 야곱, 아니 이스라엘입니다.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이란 말도 생각납니다. 살려고 도모하는 자는 죽고 죽을 각오로 노력하는 자는 산다는 말입니다. 

 

죽을 각오로 목숨을 건 하느님과 싸움, 나와의 싸움, 바로 기도의 싸움에 승리한 주님의 전사 야곱입니다. 하느님과 싸움에, 나와의 싸움에 기도로 승리한 이스라엘은 내적 힘이 충만한 상태로 이제 에사오 형과의 영적 싸움을 위해 출전합니다. 

 

다음 하느님과, 또 나와의 밤샘 기도의 싸움에 승리한 후 다시 출전하는 모습은 얼마나 숙연한 아름다움인지요! 수도원에 들어오기 전, 수십년전이 지난 지금도 감리교 신학대학의 구약학 전공의 민영진 교수님의 설명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야곱이 프니엘을 지날 때 해가 그의 위로 떠올랐다. 그는 엉덩이뼈 때문에 절뚝거렸다.”

 

세상에 이보다 아름답고 멋진 장면은 없다는 것입니다. 밤샘 하느님과의 영적전투에 승리한 이스라엘을 경축하는 듯 그의 머리위에 찬연히 빛나는 태양입니다. 태양 빛의 축하를 받으며 절뚝 거리며 걷는 이스라엘의 모습은 얼마나 멋지고 매력적인지요. 날마다 이렇게 하느님과, 또 나와 밤샘 기도의 싸움에 승리한 후 시작되는 하루라면 얼마나 멋지겠는지요!

 

바로 예수님이 그러하셨습니다. 예수님이야 말로 불세출의 하느님의 전사, 이스라엘입니다. 밤마다 외딴곳에서 밤샘기도로 하느님과, 자신과의 싸움에 승리하셨기에 천하무적 하느님의 전사가 된 예수님이셨습니다. 

 

바로 오늘 복음이 그 좋은 증거입니다. 마귀들려 말못하는 이에게서 마귀를 쫓아내시고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 주시는 모습이, 흡사 각자 주님의 전사로서 이스라엘 이름을 회복시켜 주시는 모습처럼 보입니다. 다음 대목에서 예수님 성심이 잘 드러납니다.

 

‘그분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 있었기 때문이다.’

 

주님의 전사로서 특징적인 자질은 이런 예수님 성심의 가엾이 여기는 측은지심임을 깨닫습니다. 예수님의 다음 말씀도 그대로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그러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 청할 것 없이 우리부터 먼저 수확할 밭의 일꾼들이 되어 사는 것입니다. 더불어 기도의 전사, 주님의 전사, 믿음의 전사, 평화의 전사, 사랑의 전사, 그 이름 이스라엘이 되어 사는 것입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를 주님의 전사, 이스라엘이 되어, 또 수확할 밭에 주님의 일꾼이 되어 살게 하십니다. 아멘.

 

 

 

 

 

 

 

 

 

 

 

  • ?
    고안젤로 2019.07.09 07:59
    주님 주시는 말씀의 갑옷을 입고
    세상속
    많은 시련과 싸워 지키고 오겠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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