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8.22.목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 

판관11,29-39ㄱ 마태22,1-14

 

 

 

야생화 달맞이꽃 영성

-구도자의 모범-

 

 

 

오늘은 참 기분 좋은 우리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입니다. 우리 수도자들은 다음 아름다운 새벽 성무일도 초대송 후렴과 찬미가로 참 좋은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당신 모찬을 월계관으로 꾸미신 왕, 그리스도께 어서 와 조배드리세."-

-"우리의 동정 성모 성 마리아여/영광의 화관씌워 드높이시고

여왕과 어머니로 세운 삼위께/영원한 찬미찬양 있어지이다."-

 

이 축일은 1954년 마리아의 해 끝 무렵에 비오 12세 교황님이 제정하셨습니다. 8월15일 성모 대축일과 곧장 연결된 축일입니다. ‘왕의 사제들’(1베드2,9)로서, ‘만일 우리가 견디어 내면 그분과 함께 다스릴 것’(2디모2,12)이란 말씀을 상기하게 하는 축일입니다. 새삼 우리의 희망찬 미래를, 존엄한 품위의 존재임을 깨닫게 하는 축일입니다. 참으로 ‘여왕queen’의 마리아는 영광중에 있는 교회의 ‘종말론적 이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난 성모 승천 대축일 8월 15일에 종신 서원을 한 두 분의 수도자가 생각납니다. 한분의 베네딕도회 수녀이고 한분의 카르투시오회 수사입니다. 편지글과 상본의 성구가 좋아 소개합니다.

 

“존경하는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께

신부님,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종신서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언제나 아버지처럼 넉넉하고 인자로운 모습’으로 제 고백을 들어 주시고, 필요한 영적 조언으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와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함께 하시어 축복해 주시길 청하며 아울러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김은경 호세아 수녀 올림-

 

편지글 자체가 축복입니다. ‘언제나 아버지처럼 넉넉하고 인자로운 모습’의 하늘 아버지를 닮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이어 장엄서원을 한 ‘한국 성모 카르투시오 수도원’의 ‘이 월리엄 마리아 수사’의 성구입니다.

 

“임의 거처에서라면 천 날 보다 더 나은 하루.”(시편84,1).

 

참 좋습니다. ‘주님의 거처에서라면 천 날보다 더 나은 하루’처럼 매일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그렇게 살고 있고, 살 수 있고, 살아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로 오늘 지금 여기가 주님의 거처인 하늘 나라, 천국이기 때문입니다.

 

며칠전 기억도 새롭습니다. 너무 사는 것이 힘들어 전화한 자매가 주님이 어디 계시냐고 따지듯 추궁했습니다. 말할 수 있는 것은 저뿐이 없기에 그렇게 기도해도 들어 주시지 않는다고 격렬히 항의하듯이 말을 쏟아 놓았습니다. 화가 났지만 불현 듯 떠오른 생각에 야생화 달맞이꽃밭 사진에, ‘야생화 달맞이꽃 영성’이란 시와 더불어 간단한 메시지를 즉시 전송했습니다.

 

“사랑하는 자매님! 야생화 달맞이꽃 사진과 시 감상하세요! 지금 즉시 큰 소리로 읽어 보세요!”

“아멘,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금방 고조되었던 감정이 누그러졌음을 알았습니다. 역시 사랑뿐이 답이, 길이 없음을 확인합니다. 어제는 참 행복했던 하루였습니다. 오늘 강론 제목인 ‘야생화 달맞이꽃 영성-구도자의 모범-’이란 시의 기쁨을 여러 수도형제들은 물론 수도원을 방문한 분들과 나눴기 때문입니다. 어제 강론에 인용했었지만 또 나누고 싶습니다.

 

-“날마다

이른 새벽 잠깨어 일어나면

맨먼저 인사 나누는 야생화 달맞이꽃이다.

 

보라!

하느님 친히 가꾸시고 돌보시는

무수히 피어나는

수도원 가난한 뜨락

야생화 달맞이꽃들

‘더불어의 여정’이다

하느님만 찾는 구도자의 모범이다

 

놀랍다

반갑다

고맙다

새롭다

 

애오라지 일편단심 

한결같은

하늘 향한 샛노란 사랑이다

 

땅에 깊이 내린 뿌리와 꽃대는

참 질기고 억세고 단단하다

 

한낮의 불볕더위 견뎌내며

벌써 3개월째

여름 한 철 내내

끊임없이 폈다지며

하늘 향해 오르는 야생화 야생화 달맞이꽃대!

 

지칠줄 모르는 열정

파스카의 꽃

야생화 달맞이꽃들

낮에는 죽은 듯 보이지 않다가

 

밤새 활짝 깨어 피어나

어둔 밤 

환히 밝히는

님 맞이 야생화 달맞이꽃들

 

갈수록 더해지는

청초한 아름다움에 그윽한 향기다

늘 날마다

아침까지 계속되는

황홀한 축제의 여름 밤이다.“-2019.8.20

 

이어 생각나는 행복기도의 다음 연입니다. 참으로 우리 삶의 목표, 방향, 중심, 의미는 주님뿐임을 새롭게 확인합니다.

 

-“주님

당신은 저의 전부이옵니다.

저의 생명, 저의 사랑, 저의 기쁨, 저의 희망, 저의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요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하루이옵니다.”-

 

아, 살 줄 몰라 불행이요 살 줄 알면 행복입니다. 하느님을 모르고 나를 모르는 무지로 인한 불행이요 비극입니다. 무지의 악, 무지의 병, 무지의 죄입니다. 참으로 공부중의 공부가, 평생 공부가 하느님을 알고 나를 알아가는 공부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을 알아 닮아감으로 겸손하고 온유하며 지혜롭고 자비로운 ‘참 나’가 되기 때문입니다. 평생을 살아도 하느님을 모르고 나를 모르는 무지의 헛된 삶이라면 이보다 허무하고 억울한 일도 없을 것입니다. 보십시오. 오늘 말씀도 모두가 무지로 인해 일어난 불행한 사건들입니다.

 

주님의 도우심으로 암몬 자손들을 무찔러 승리한 판관 입타는 하느님의 뜻과는 전혀 무관한 어리석은 서원으로 인해 사랑하는 외동 딸을 번제물로 바쳤습니다. 

 

“아, 내 딸아! 네가 나를 짓눌러 버리는 구나. 바로 네가 나를 비탄에 빠뜨리다니! 내가 주님께 내 입으로 약속했는데, 그것을 돌이킬 수 없단다.”

 

정말 하느님의 뜻을 깨닫는 다면 지금이라도 이런 어리석은 일방적 서원은 파기해야 맞습니다. 무지로 인한 악행입니다. 이처럼 악은 무지에, 무사유에 기생합니다. 하여 입타의 승리는 비극으로 끝났으니 그의 무지의 어리석음으로 자초한 비극이자 불행입니다. 그리스도교 교회 역사상 무지로 인해 저질러 졌던 악행의 죄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오늘 하늘 나라, 혼인 잔치의 비유에 나오는 사람들의 불행 역시 무지의 어리석음에 기인합니다. 초대 받은 이들은 현세적 욕망이란 무지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그 좋은 절호의 하늘 나라 잔치를 상징하는 임금님 혼인 잔치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맙니다. 심지어 주인의 종들을 붙잡아 때리고 죽이는 무지의 폭행을 자행합니다. 

 

또 혼인 잔치에 가까스로 초대 받은 이들 중 하나는 혼인 예복을 입지 않음으로 쫓겨 납니다. 이 또한 무지로 인해 자초한 불행입니다. 주인이 주님이라면 혼인 예복을 준비하지 못한 자는 불충한 신자들을 상징합니다. 그가 참으로 지혜로웠다면 평소 주님께서 원하시는 사랑을 실천함으로 혼인 예복이 상징하는 바 ‘사랑의 옷’을 입고 하늘 나라 잔치에 참석했을 것입니다.

 

“사실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많지만 선택된 이들을 적다.”

 

오늘 복음의 결론 말씀입니다. 참으로 주님께 선택되기 위해 무지로부터 벗어나 겸손과 온유, 지혜와 자비를 실천하며 살라는 것입니다. 바로 앞서 인용한 ‘야생화 달맞이꽃 영성’을 사는 구도자가 되는 것입니다. 무지의 어둠을 몰아내는 말씀의 빛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회개한 우리의 무지의 병을 치유하시고, 무지의 악을 퇴치하시며, 무지의 죄를 용서하시어 당신의 뜻을 실천하며 빛의 자녀로 살게 하십니다.

 

“주님, 보소서. 당신 뜻을 이루려 제가 왔나이다.”(시편80,8ㄴ-9ㄱ). 아멘.

 

 

 

  • ?
    고안젤로 2019.08.22 11:17
    주님, 저희가 주님께서 주시는 매일
    말씀의 양식을 통해 주님을 닮아가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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