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5.16.부활 제5주간 토요일                                                                  사도16,1-10 요한15,18-21

 

 

 

참 아름다운 삶의 캘리그래퍼, 예술가

-예수님을 닮아가는 삶-

 

 

 

-“아침은/늘 새롭다

나도 늘 새롭다”-

 

어제 수없이 되뇌이며 기뻐했던 아주 짧은 자작 시입니다. 그렇습니다. 아침은 늘 새롭습니다. 믿는 우리도 늘 새롭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으로 믿는 이들에게는 가슴 설레는 늘 새로운 시작이 있을 뿐입니다. 이래야 늘 아름답고 품위있고 향기로운 삶입니다. 어제 본 기사가 잊혀지지 않습니다. 깊은 생각과 더불어 참 아름다운 삶을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새로이 하게 됩니다.

 

“손글씨를 쓰는 행위 자체가 이미 과거의 유물이 되어버린 시대다. 그러나 거꾸로 손글씨의 매력에 빠져든 사람들이 있다. 바로 ‘캘리그래피’ 열풍이다. 캘리그래피(calligraphy)라는 말은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활동한 시인이자 소설가, 예술평론가인 기욤 아폴리네르가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져져 있다.

 

아름답다는 그리스어 ‘칼로스(callos)’와 그리다는 의미의 ‘그라페(graphe)’가 합쳐진 말이다. 아름답게 쓰고 그린다. 그럴 듯 하지 않은가. 글씨도 시만큼 아름다워야 한다는 시인의 바람이 빚어낸 경지랄까. 영어로는 서예를 아예 캘리그래피라고 번역한다. 따지고 보면 옛사람들은 캘리그래퍼(calligrapher)가 아니었던가.”

 

여기서 연상된 말마디가 ‘삶의 캘리그래피’, ‘삶의 캘리그래퍼’입니다. ‘내 삶을 시처럼, 글씨처럼, 그림처럼, 아름답게 쓰고 그려가야 하지 않겠는가 또는 조각해가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여 ‘인생 마치는 날 한 편의 아름다운 시를, 글씨를, 그림을, 조각을 주님께 바쳐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끝나지 않은 평생 과정의 과제가 내 삶의 캘리그래피입니다.

 

제 주변에는 ‘삶의 캘리그래퍼’가 되어 삶을 아름답게 만들어 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제 스승의 날에 고운 꽃 사진과 더불어 편지글을 보내준 분도 바로 여기에 속하는 분입니다. 주고 받은 편지글입니다.

 

-“신부님! 스승의 은혜를 혼자 조용히 불러 봅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사랑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Thank you, It’s your day!”

 

“감사합니다! 자매님! 사진의 꽃이 너무 고와 자매님을 보는 듯 반갑고 기쁩니다! 자매님의 고운 목소리로 스승의 은혜 노래를 들을 날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말한마디 천량빚은 갚는다 했습니다. 사랑 담긴 유머와 덕담德談이 삶의 캐리그래피 작업에 큰 도움이 됩니다. 아름다운 삶의 캐리그래피에 성서 말씀 공부보다 더 좋은 공부는 없을 것입니다. 또 한편의 편지글도 소개하고 싶습니다. 이분 또한 치열히 살아가는 아름다운 삶의 캐리그래퍼입니다.

 

-“신부님,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스승의 날을 축하드립니다. 평생을 살면서 스승 신부님 생각하며 모든 시간들이 사랑으로 피어납니다. 아침을 열며 감사와 사랑을 담아 문안 올립니다. 늘! 많이많이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참 순수하고 아름다운 편지글이 감동적입니다. ‘하느님의 시詩’라는 예수님이야말로 최고의 삶의 캐리그래퍼라 할 수 있고 예수님을 참 많이도 닮았던 오늘 사도행전의 바오로, 그리고 무수한 성인들과 오늘날의 많은 신자분들이 또한 그러합니다.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거든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하였다는 것을 알아라. 너희가 세상에 속한다면 세상은 너희를 자기 사람으로 사랑할 것이다. 그러나 너희가 세상에 속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았기 때문에,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는 것이다.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다.’고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을 기억하여라.”

 

당대의 제자들은 물론 오늘의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입니다. 저절로 안락한 환경에서 이뤄지는 깊고 아름다운 삶의 캘리그래피가 아닙니다. 그러니 삶에서 오는 온갖 어려움에 좌절할 것이 아니라 다시 우리의 신원을 새로이 하면서 예수님을 따르는 것입니다. 

 

세상에 살지만 세상에 속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주님이 우리를 세상에서 뽑았다는 소명召命의식입니다. 세상에 대한 무시나 경시가 아니라 최선을 다해 집착함이 없이 진인사대천명의 삶을 살아가는 세상에서의 초연한 이탈을 뜻합니다. 참 아름다운 삶의 캐리그래퍼, 예술가의 삶입니다.

 

인생은 아름답습니다(Life is beautiful). 아름다운 삶의 캐리그래퍼, 예술가가 되는 것은 우리의 평생의무요 과제입니다. 참으로 예수님을 닮아가는 삶입니다. 온갖 곤경 속에서 자신의 신원을, 세상에 살지만 세상에 속하지 않은, ‘세상의 사람’이 아닌 주님이 뽑은 ‘주님의 사람’임을 부단히 자각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의 모든 수행은 바로 주님을 닮은 아름다운 삶의 캐리그래퍼가 되기 위한 것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사도행전에서 바오로 사도의 참으로 치열한 삶이 감동적입니다. 얼마나 아름다운 삶의 캐리그래퍼 바오로 사도인지요! 성령이 선교의 방향을 직접 인도하고 있음을 봅니다. 마침내 성령은 인간 주도로 결정된 온갖 방향을 차단하고 아시아가 아닌 유럽으로 가는 길만을 남겨 놓습니다. 참으로 성령따라 살 때 주님을 닮아 아름답게 완성되는 삶의 캐리그래피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아름다운 삶의 예술가, 캐리그래퍼가 되게 하십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사랑의 성령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끝으로 성령께 바치는 기도 전반부를 나눕니다.

 

-“오소서 성령님, 

우리 안의 긴장을 거룩한 쉼으로 바꾸소서

우리 안의 소란을 성스러운 고요함으로 바꾸소서

우리 안의 불안을 조용한 확신으로 바꾸소서

우리 안의 두려움을 강한 믿음으로 바꾸소서

우리 안의 쓰라림을 은총의 감미로움으로 바꾸소서

우리 안의 냉담함을 사랑어인 온화함으로 바꾸소서

우리 안의 밤을 당신의 빛으로 바꾸소서”-아멘.

 

 

 

 

 

 

  • ?
    고안젤로 2020.05.16 10:55
    "삶에서 오는 온갖 어려움에 좌절할 것이 아니라 다시 우리의 신원을 새로이 하면서 예수님을 따르는 것입니다. "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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