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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9.19.연중 제24주간 토요일                                                1코린15,35-37.42-49 루카8,4-15

 

 

 

참된 수행자의 삶

-희망, 간절함, 항구함, 인내-

 

 

 

어느 은퇴한 유명정치인과의 인터뷰중 잊혀지지 않는 대목이 생각납니다. 배우는 마음으로 인용합니다.

 

-“민주당이 배출한 대통령 세분의 리더십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일단 공통점은 책임감이 강하고 성실합니다. 일반인이 상상하기 힘들정도입니다. 김대통령이 집권했을 때 보니까, 생각하고 사람만나고 일하는 양이 나보다 두 배는 됩니다. 그때 그분이 70대이고 제가 40대 중반일 때인데도 그래요. 세분 다 마찬가지입니다. 차이라고 하면, 김대통령은 진짜 인동초忍冬草입니다. 참고 참고 또 참아요. 하도 억압을 받아서 그런가 싶습니다. 노대통령은 격정적이고 직선적이죠. 문대통령은 또 굉장히 인내심이 강하고 균형을 잡으려 노력합니다. 대통령이 되고 나서 더 그러는 것 같아요. 싫은 소리를 거의 안해요.”-

 

특히 마음에 와닿는 말마디가 ‘인내’입니다. 요셉수도원에 부임 얼마후 원장과 나눴던 대화중 수도생활중 필요한 덕목이 ‘사랑’이라 제가 말했을 때 원장은 ‘인내’라 대답했던 기억이 30여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합니다. 오늘 복음의 총결론과도 같은 마지막 절에서도 ‘인내’라는 말마디가 새삼 크게 와닿습니다. 오늘 새벽에야 비로소 발견했습니다.

 

“좋은 땅에 떨어진 것은,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간직하여, 인내로써 열매를 맺는 사람들이다.”(루카8,15)

 

참 수행자의 삶을 드러내는 좋은 구절입니다. 인내가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기다림의 인내, 믿음의 인내, 겸손의 인내, 사랑의 인내, 희망의 인내 등 모든 덕목을 총괄하는 말마디가 인내입니다. 인내로써 열매를 맺습니다. 인내없이 되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사실 하느님만큼 인내하는 분도 없을 것입니다. 여기 분도회 수도승들의 정주서원의 특징도 항구한 인내의 믿음입니다. 하여 오늘 강론 제목을 ‘참 수행자의 삶-희망, 간절함, 항구함, 인내-’로 정했습니다.

 

참으로 희망이 있을 때, 하느님께 궁극의 희망을 둘 때 간절할 수 있고, 항구할 수 있고, 인내할 수 있습니다. 참으로 주님을 믿고 사랑하고 희망하기에 끝까지 기다리며 인내할 수 있는 것입니다. 죽음이 마지막이 아니라 부활의 궁극의 희망이 간절하고 한결같은 인내의 삶을 살게 합니다. 참으로 간절한 소망은 바오로 사도와 같은 부활에 대한 희망과 믿음을 지니는 것입니다.

 

“죽은 이들의 부활도 이와 같습니다. 썩어 없어질 것으로 묻히지만 썩지 않은 것으로 되살아 납니다. 비천한 것으로 묻히지만 영광스러운 것으로 되살아 납니다. 약한 것으로 묻히지만 강한 것으로 되살아 납니다. 물질적인 몸으로 묻히지만 영적인 몸으로 되살아납니다.”(1코린15,42-44).

 

죽어서의 부활이 아니라 희망과 인내의 믿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눈에 보이지 않게 시작된 이런 부활의 삶입니다. 우리는 흙으로 된 그 사람, 아담의 모습을 지녔듯이, 하늘에 속한 그분의 모습도, 파스카 예수님의 모습도 지니게 될 것입니다. 아니 이미 점차 그분을 닮아가는 ‘예닮의 여정’중에 있는 우리들이요 이미 실현되기 시작한 희망입니다.

 

오늘 복음은 ‘씨뿌리는 사람의 비유’와 ‘비유로 말씀하신 이유’, 그리고 ‘씨뿌리는 사람의 비유에 대한 설명’의 세부분으로 이루어 졌습니다. 앞서는 씨뿌리는 사람이 중심이라면 뒷부분은 씨가 뿌려지는 마음 땅이 중심입니다. 씨뿌리는 사람이 상징하는 바,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일희일비함이 없이 한결같이 씨뿌리는 예수님은 그대로 하느님의 모습입니다. 길바닥, 돌땅, 가시덤불땅, 좋은 땅 어디든 상관없이 끝까지 인내하며 한결같이 씨뿌리는 삶에 항구할 수 있음은 하느님께 희망을 둔 간절함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결과의 성취물을 보시는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하는 과정을 보십니다. 하여 실패인생 같지만 결국은 성공인생으로 귀결됩니다. 

 

“그러나 어떤 것은 좋은 땅에 떨어져, 자라나서 백배의 열매를 맺었다. 들을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루카8,8).

 

앞부분의 결론입니다. 그러니 씨뿌리는 삶에 한결같이 충실했다면 결코 상심하거나 낙심하지 마십시오. 지금 어디선가의 좋은 땅에서는 무럭무럭 노력의 씨앗들이 자라나 익어가고 있을 것입니다. 저도 이런 씨뿌리는 심정으로 매일 강론을 씁니다.

 

결국은 내 문제입니다. 문제도 나한테 있고 답도 나한테 있습니다. 그러니 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한결같이 간절한 마음으로 씨뿌리는 삶에 충실했던 예수님처럼 사는 것입니다. 참으로 중요한 것은 말씀의 씨앗들과 더불어 말씀의 씨앗을 받아들이는 내 마음땅입니다. 아무리 말씀의 씨앗이 좋아도 마음이 길바닥, 돌땅, 가시덤불 땅같이 나쁘면 좋은 수확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탓할 것은 하느님이, 하느님 말씀의 씨앗들이 아니라 내 마음 땅입니다. 

 

하여 좋은 땅의 마음밭으로 만들기 위한 부단한 수행의 노력을 필요로합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습니다. 참으로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고 우보천리牛步千里, 호시우행虎視牛行,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자세로 씨뿌리는 삶에 항구하고 충실할 때 우공이산愚公移山의 기적처럼 길바닥, 돌밭. 가시덤불같은 마음 땅도 좋은 땅의 마음밭으로 변모될 것입니다. 

 

그리고 좋은 땅의 마음밭에 뿌려진 말씀의 씨앗들도 잘자라 풍성한 해피엔드 인생으로 끝날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좋은 땅의 마음밭으로 변모시켜 주시고 말씀의 씨앗들도 잘자라게 하시며 참된 수행자로 살게 하십니다.

 

“행복하여라,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말씀을 간직하여 인내로써 열매를 맺는 사람들!”(루카8,15).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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