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17.토요일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주교 순교자(35-110) 기념일

에페1,15-23 루카12,8-12

 

 

 

성령에 따른 삶

-기도와 순종-

 

 

 

오늘은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입니다. 110년경 순교한 성인은 로마의 클레멘스, 스미르나의 폴리카르포와 더불어 직접 사도들에게 가르침을 받았던 사도 교부들중 한분으로 사도 요한의 제자였습니다. 성 이냐시오 주교 순교자가 안티오키아로부터 로마로 압송될 때 7통의 편지를 썼고 그중 하나인 오늘 ‘독서기도’ 두 번째 독서인 로마인들에게 보낸 편지 서두 내용이 참 감동적입니다. 

 

“나의 간청입니다. 불필요한 호의를 나에게 베풀지 마십시오. 나를 맹수의 먹이가 되게 버려 두십시오. 나는 그것을 통해서 하느님께 갈 수 있는 것입니다. 나는 하느님의 밀알입니다. 나는 맹수의 이에 갈려서 그리스도의 깨끗한 빵이 될 것입니다. 이 맹수라는 도구를 통해서 내가 하느님께 봉헌된 희생 제물이 될 수 있도록 그리스도께 기도하십시오.

 

이 세상의 모든 쾌락도 지상의 모든 왕국도 나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이 세상 극변까지 다스리는 것보다 그리스도 예수님과 일치하기 위해 죽는 것이 나에게는 더 좋습니다. 내가 찾고 있는 것은 우리를 위해서 죽으신 바로 그분이며 내가 원하는 것은 우리를 위해 부활하신 바로 그분입니다. 다시 태어나는 내 출생의 때가 가까웠습니다.“

 

1900여년전 75세 고령에 순교의 죽음을 앞둔 현실에서 이런 편지를 쓸 수 있다니 놀랍습니다. 오늘 미사중 예물기도와 영성체송도 여기에 근거합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현실감있게 다가오며 감동을 주며 우리의 신앙을 살펴 보게 합니다. 75세 한평생 일편단심 주님과 일치되어 살아온 성인의 삶이 압축되어 있습니다. 그대로 오늘 강론 제목 처럼 평생 ‘성령에 따른 기도와 순종의 삶’이었음이 환히 드러납니다. 

 

성령에 따라 살아야 합니다. 성령에 따라 살기위해 기도해야 되고 그래야 순종의 여정에 항구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의 모범적 증거가 바로 이냐시오 주교 순교자입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사람의 아들도 하느님의 천사들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할 것이다.”

 

그대로 삶전체로 주님을 증언한 이냐시오 순교자입니다. 평생 한결같이 주님을 증언한 삶이 죽음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남김없이 드러납니다. 그 옛날 75세 고령에 얼마나 총명하며 단호한 모습인지요. 그대로 성령에 따라 주님을 증언한 순종의 삶이었음을 깨닫습니다. 

 

어제 불교의 해인지 10월호에 소개된 ‘혜암 대종사 탄신 100주년 기념 행사’ 내용중 선사의 가르침 한마디 말씀이 벼락치듯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사부대중을 향해 늘 경책하신 말씀으로 선사의 좌우명같은 말마디입니다.

 

“공부하다 죽어라”

 

우리 수도승 삶을 셋으로 요약하면 ‘기도하라, 공부하라, 일하라’입니다. 제가 늘 강조하는 바가 그리스도의 전사戰士로 살다가 객사나 사고사나 병사가 아니라 전사戰死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사해야 전사입니다. 그러니 공부하다 죽으면 영적 전사입니다. 저는 이에 덧붙여 ‘기도하다 죽어라’, ‘일하다 죽어라’를 첨가하고 싶습니다. 이 또한 영적 전사입니다. 비단 수도자뿐 아니라 모든 신자들에게 참으로 기도와 공부와 일의 균형잡힌 삶이 얼마나 중요하고 본질적인지 깨닫습니다.

 

오늘 이냐시오 순교자는 75년 평생을 시종일관 한결같이 치열하게 주님의 전사로 살다가 전사같은 순교의 죽음을 맞이합니다. 태백산맥의 저자 조정래 선생의 고백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30대 때부터 소망이 뭐냐고 물으면, 글을 쓰다가 책상에 엎드려 죽는 것이라고 했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마지막까지 글을 쓰다 죽는 것처럼 아름다운 작가의 삶은 없다고 생각한다.”

 

주님의 전사로 살다가 기도하다, 또는 공부하다, 또는 일하다 죽는 것보다 아름다운 삶과 죽음도 없을 것입니다. 하여 성령에 따른 기도와 순종의 삶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어제 카톡을 통해 전달된 ‘죽음보다 잔인한 치매’에 관한 글도 유심히 봤습니다.

 

“질병중에서 가장 무섭고 치사하고 지랄같은 병이 바로 ‘알츠하이머’라는 치매이다. 이 병에 걸리면 우리의 인생은 잡쳐버리고 짐승보다도 못하게 생명을 유지하다가 비참하게 막을 내리는 것이다. 치매에 걸려 증세가 심해지면 인격이 파탄되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은 완전히 상실된다.”

 

라는 서두 내용에 이어 주요 치매 예방법 7가지에 구체적 확실한 처방법 50가지가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하여 기도와 공부와 일이 균형잡힌 규칙적인 평생 일과가 그리도 중요한 것입니다. 분도 수도자들이 치매에 걸리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치매에 걸린다 해도 성령에 따른 기도와 순종이 습관화되어 몸에 뱃기에, 성당에 더 자주 기도하러 가는 고운 치매라 합니다.

 

그러니 성령에 따른 삶이 기본인데 이 성령을 모독하는 말을 하는 자는 용서받지 못함은 너무 당연합니다. 예수님을 거슬러 말하는 자는 용서받을 수 있겠으나 정말 성령을 모독하는 자는 성령의 부르심에 문을 닫아 걸어 놓는자는 결코 용서받지 못하는데 이 또한 스스로 완고하게 문을 닫아버림으로 자초한 화입니다. 그러니 언제나 성령께, 진리자체이신 주님께 활짝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박해든 그 무슨 곤경이나 시련에 처해도 어떻게 답변할까, 또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성령께서 그때에 알려주실 것입니다. 제가 9.29일 고속도로에서 대형교통사고를 입고도 경미한 상처에 후유증 전무한 상태로 일상에 충실할 수 있는 것도 성령님의 도움으로 믿습니다. 사실 사고 당한 즉시의 걱정은 다음날 미사와 강론이었고, 이런 저를 주님은 성령 천사를 통해 살려 주셨다는 것이 저의 고백입니다.

 

그러니 성령에 따른 삶을 위해 기도해야 하고, 순종으로 맡은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FAO)’ 75차 회의에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시의적절한 메시지도 감동적이었습니다.

 

“인류에게 굶주림은 비극일뿐 아니라 부끄러운 일이다. 우리 모두 굶주림의 비극에 책임이 있다. 더불어 경작하고 키우고 보존하는 우리의 행위는 우리의 미래이다.”

 

요지의 말씀중 마음에 와닿은 말마디가 ‘책임’입니다. 책임감은 사람됨의 기초입니다. 각자에게 주어진 양도할 수 없는 자기 십자가와도 같은 자기 삶의 자리에서 자기에게 주어진 책임입니다. 자기에게 주어진 책임은 목숨을 다해 행해야 구원입니다. 바로 분명히 책임을 방기하는 것, 포기하는 것 역시 성령을 거슬르는 용서받지 못할 죄입니다. 매사 무책임할 때 인간성의 상실이요 구원은 없습니다. 이또한 스스로 자초한 심판입니다.

 

오늘 제1독서 에페소서의 신자들을 위한 기도가 참으로 아름답고 영적으로도 풍부한 깨달음을 줍니다. 바오로 사도의 이런 신자들의 깨달음을 위한 아름다운 기도는 그대로 성령의 선물입니다. 그대로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날 교회에 주는 아름다운 기도입니다. 한결같이 깨달음을 청하는 기도입니다. 

 

성령은총을 통한 깨달음이요 이런 깨달음이 우리를 내적으로 자유롭고 풍요롭게 합니다. 지면 관계상 더 이상 에페소서의 기도에 대해 나누지 못해 아쉽습니다. 오늘 하루 이 기도문 써놓고 많이 묵상하시기 바랍니다. 이런 기도와 더불어 ‘깨달음의 여정’에 충실할 때 영육의 건강에 치매는 전혀 걱정 안해도 됩니다. 

 

유비무환입니다. 예방이 치유보다 백배 낫습니다. 사실 치유되리란 보장도 없습니다. 그러니 성령에 따라 늘 기도하며 감사하며 기쁘게 책임을 다하며 순종의 삶을 사는 것이 치매 예방엔 최고입니다. 제가 매일 강론을 쓰는 까닭도 영육의 건강에 치매 예방을 위한 것입니다. 기도의 계절 가을에는 참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봉사하고, 많이 기도하고, 많이 묵상하고, 좌우간 부지런히 치열히 하루하루 사는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이렇게 성령 충만한 삶을 살도록 도와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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