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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9.대림 제1주일 

이사63,16ㄹ-17.19ㄷㄹ;64,2ㄴ-7 1코린1,3-9 마르13,33-37

 

 

 

깨어 있어라

-사랑, 기도, 희망, 기쁨, 감사-

 

 

 

오늘부터 전례력으로 새해의 첫날인 대림 제1주일입니다. 11월 위령성월의 끝자락에서 새롭게 시작되는 대림의 기쁨이 우리 마음을 환히 밝힙니다. 오늘 복음은 마르코가 전하는 예수님 종말설교의 마지막 부분으로 흡사 예수님의 유언과도 같습니다.

 

“깨어 있어라!”

 

오늘 강론의 주제입니다. 제가 대천사 축일 9.29일 대형 교통사고를 통해서도 깨닫는 첫째 진리가 ‘깨어 있어라’였습니다. “깨어 있어라”는 말씀과 더불어,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라는 예수님 공생애가 시작됐을 때 설교 말씀 주제가 떠오릅니다. “회개하여라”, “깨어 있어라”는 이 두 말씀은 우리 믿는 이들이 평생 지니고 살아야 할 말씀입니다.

 

살아있음과 죽어있음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30년전 강론에 인용했던,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생생한 말마디가 있습니다. ‘나이 30에 죽어 70에 묻힌다’는 말마디입니다. 40년동안은 살았어도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 죽어 살았다는 이야기입니다.

 

‘깨어 있음’이 바로 살아있음과 죽어있음의 판단 잣대입니다. 진정 깨어 있을 때 살아있다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진정 살아 있는 자는, 깨어 있는 자는 몇이나 될까요? 자기를 잊고 무지의 어둔 상태에서 잠든 상태로 죽어 사는 자들도 많을 것입니다. 이건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평생 살았어도 이것 저것 다 빼면 참으로 환히 깨어 살았던 시간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참으로 깨어 참 나를 살 때 참 기쁨이요 행복일 것입니다. 생각없이 운동장 트랙을 30바퀴도나 60바퀴 도나 90바퀴 도나 무슨 차이가 있을런지요. 즉 잠든 상태로 죽어 사는 햇수가 많다한 들 주님의 눈에 무슨 가치가 있을런지요. 깨어 있는 삶과 함께 가는 영적 성장과 성숙의 삶이 아니라면 그 인생 참 허무하기 짝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의 영적전쟁이 궁극으로 목표하는 영적승리도 ‘깨어 있기’에 있음을 봅니니다. 구체적으로 ‘치매와의 전쟁’에 승리하기 위해서도 ‘깨어 있기’의 영적훈련은 얼마나 중요한지요. 참으로 깨어 있을 때 깨끗한 마음의 순수요 이어지는 깨달음의 은총입니다. 깨어있음-깨끗한 마음-깨달음, 깨자 돌림의 말마디가 하나로 연결됨을 봅니다. 어떻게 하면 은총의 대림시기 오시는 주님을 모시고 깨어 살 수 있을런지요? 그 방법을 알려 드립니다.

 

첫째, 깨어 있음은 사랑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사랑할 때 깨어 있습니다. 기다리는 대상인 사랑하는 주님이 있기에 깨어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깨어 있음의 본질은 사랑입니다. 사랑하는 주님이 없으면 애당초 깨어 있음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니 사랑할 대상인 주님이 없는 사람들이라면 어떻게 깨어 있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우리는 주님을 사랑하기에 이렇게 졸지 않고 깨어 집중하여 미사를 봉헌합니다. 오늘 복음의 집주인을 주님으로 바꿔 인용합니다.

 

“그러니 깨어 있어라, 주님이 언제 돌아올지, 저녁일지, 한밤중일지, 닭이 울 때일지, 새벽일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주님이 갑자기 돌아와 너희가 잠자는 것을 보는 일이 없게 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하는 이 말은 모든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

 

그 누구보다 우리를 사랑하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사랑할수록 깨어 있음의 농도도 깊어질 것입니다. 비단 믿는 우리들뿐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주어지는 주님의 평생과제가 깨어 있음입니다. 우리 수도자들에게 주님 사랑의 절정은 끝기도 찬미가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잠자는 중에도 주님을 사랑하는 영혼은 깨어 있습니다.

 

-“우리는 잠을 자도 주님과 함께/꿈에도 당신만을 뵙게 하소서

언제나 한결같이 당신영광을/새는날 밝아올제 찬미하리이다.”-

 

둘째, 깨어 있음은 기도입니다.

주님을 사랑할 때 저절로 기도입니다. 기도할 때 비로소 영혼은 깨어 살아납니다. 깨어 있음이 바로 기도입니다. 기도하지 않아 살아있다 하나 무지의 죽어있는 영혼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삶과 기도는 함께 갑니다. 삶이 없는 기도는 맹목이고 기도가 없는 삶은 공허합니다. 참으로 기도할 때 깨어 있는 충만한 삶입니다. 

 

바로 그 기도의 모범이 제1독서의 이사야 예언자입니다. 주님의 자비를 구하는 이사야의 회개의 기도가 구구절절 심금을 올립니다. 얼마나 주님과 깊은 사랑의 관계인지 부럽기 조차 합니다. 참으로 깨어 있는 영혼에 깨어 있는 삶의 예언자 이사야입니다.

 

“저희는 죄를 지었고 당신께서는 진노하셨습니다. 저희는 나뭇잎처럼 시들어, 저희의 죄악이 바람처럼 저희를 휩쓸어 갔습니다.---그러나 주님, 당신은 저희 아버지십니다. 저희는 진흙, 당신은 저희를 빚으신 분, 저희는 모두 당신 손의 작품입니다.”

 

기도의 궁극 목표도 깨어 있음에 있습니다. 깨어 있음은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부단한 영적훈련, 기도의 훈련을 필요로 합니다. 바로 우리가 평생 매일 끊임없이 바치는 시편성무일도와 미사의 공동전례기도의 영적훈련이 깨어 있는 삶을 가능하게 해 줍니다. 이뿐 아니 성구의 만트라를 반복하여 끊임없이 바치는 명상기도, 비움기도, 반추기도, 묵상기도 등의 영적수행도 깨어 살기에 큰 도움이 됩니다.

 

셋째, 깨어 있음은 희망입니다.

희망이 깨어 있게 합니다. 주님을 희망하면 할수록 더욱 깨어 있게 됩니다. 깨어 있음이 바로 희망입니다. 희망이 없으면 애당초 깨어 있는 삶도 불가능합니다. 주님을 희망하기에, 주님을 기다리기에 깨어 있을 수 있습니다. 집주인을 기다리는 종에게 집주인이 바로 희망의 대상입니다. 우리 또한 구체적으로 오시는 희망의 주님을 기다리기에 깨어 있을 수 있습니다. 가짜 희망에 속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의 궁극의 희망은 주님뿐입니다. 

 

주님을 희망하기에 이사야의 간절한 기도입니다. 

“주님, 당신만이 저희 아버지시고, 예로부터 당신 이름은 우리의 구원자이십니다.”

 

시편의 권고도 생각납니다.

“이스라엘아, 이제부터 영원토록 네 희망을 하느님께 두어라.”

 

바오로 사도의 하느님께 대한 신뢰와 희망은 얼마나 확고부동한지요.

“그분께서는 또한 여러분을 끝까지 굳세게 하시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날에 흠잡을 데가 없게 해 주실 것입니다. 하느님은 성실하신 분이십니다. 그분께서 당신의 아드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친교를 맺도록 여러분을 불러 주셨습니다.”

 

이런 하느님께 ‘희망의 닻’을 내릴 때 우리는 구원의 하느님께 인도됩니다. 참으로 이런 희망이 생생할수록 깨어 있게 되고, 깨어 있을 때 밤하늘의 별처럼 떠오르는 ‘희망의 별’입니다. 이런 희망으로 이미 구원받은 우리들입니다.

 

넷째, 깨어 있음은 기쁨입니다.

깨어 있음이 빛이요 기쁨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만나 깨어 날 때 저절로 피어나는 기쁨의 꽃입니다. 주님을 기다리는 대림의 기쁨이 우리를 깨어 있게 합니다. 이런 깨어 있음에 저절로 따라 오는 기쁨이야 말로 주님의 참 좋은 선물입니다. 이런 깨어 있음과 기쁨의 선물을 주님이 아니시면 어디서 얻을 수 있겠는지요. 

 

아무리 모든 것 다 지녔어도 이런 기쁨이 없으면 가난뱅이요 불행한 사람입니다. 아침 성무일도 다음 두 후렴은 얼마나 우리를 기쁨으로 깨어 마음 설레게 했는지요.

 

“그날에 모든 산에서 단 것이 방울져 내리고, 언덕들에서 젖과 꿀이 흐르리라. 알렐루야.”

“들이여, 주님 앞에서 흥겹게 우쭐거리고, 숲을 이룬 나무들도 손뼉을 쳐라. 주께서 오시어 영원히 다스리시리라.”

 

오늘이 바로 그날, 주님이 오시는 날입니다. 이런 ‘찬미의 기쁨’으로 살아가는 우리 수도자들이요, 이런 찬미의 기쁨이 우리를 부단히 깨어 살게 합니다.

 

다섯째, 깨어 있음은 감사입니다.

깨어 있을 때 저절로 감사입니다. 깨어 있음이 감사입니다. 참으로 깨어 있는 삶의 징표는 기쁨과 감사입니다. 참으로 깨어 있는 삶은 기쁨과 감사의 삶으로 표현됩니다. 무지의 어둠을 환히 밝히는 깨어 있음의 빛이요, 이의 열매가 기쁨과 감사입니다. 

 

깨어 있음의 은총을 통해 무지의 눈만 열리면 곳곳에서 발견되는 기쁨과 감사입니다. 역시 살 줄 몰라 불행이요 살 줄 알면 행복이란 말이 저절로 나옵니다. 하느님께 드리는 바오로의 감사의 기도가 감동적입니다. 무지의 어둠에서 완전히 해방된 참 자유로운 영혼, 기쁨과 감사의 사도 바오로입니다.

 

“나는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여러분에게 베푸신 은총을 생각하며, 여러분을 두고 늘 나의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 안에서 어느 모로나 풍요로워졌습니다.---그리하여 여러분은 어떠한 은사도 부족함이 없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시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깨어 있어 무지의 눈만 열리면 모두가 기쁨이요 감사입니다. 대림 제1주일 주님은 깨어 있는 삶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려 주셨습니다. 바로 사랑과 기도, 희망과 기쁨, 그리고 감사의 삶입니다. 하느님을 찾아가는 우리가 아니라, 우리를 찾아 오시는 주님을 맞이하는 은총의 대림시기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무지의 어둠’을 몰아내시고 깨어 ‘빛의 자녀’되어, 사랑과 기도, 희망과 기쁨, 감사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하느님, 저희를 일으켜 주소서. 당신의 얼굴을 비추소서. 저희가 구원되리이다.”(시편80,4).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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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20.11.29 07:57
    "깨어 있어 무지의 눈만 열리면 모두가 기쁨이요 감사입니다. 대림 제1주일 주님은 깨어 있는 삶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려 주셨습니다. 바로 사랑과 기도, 희망과 기쁨, 그리고 감사의 삶입니다. 하느님을 찾아가는 우리가 아니라, 우리를 찾아 오시는 주님을 맞이하는 은총의 대림시기입니다. "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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