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30.대림 제1주간 월요일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         

로마10,9-18 마태4,18-22

 

 

 

믿음의 여정

-부르심, 버림, 따름-

 

 

 

11위령성월의 마지막날이자 또 대림 제1주간 월요일인 오늘 11월30일은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입니다. 베드로의 동생으로 형 베드로를 예수님께 인도한 안드레아 사도의 그리스어 이름 뜻은 ‘사내다움’, 또는 ‘용기’라 합니다. 형과는 달리 성실하고 온건하며 신중한 성격의 인물로 러시아에 최초로 복음을 전했으며 러시아는 물론 스코틀랜드의 수호성인이기도 합니다. 오늘 아침 성무일도 두 번째 아름다운 후렴이 안드레아의 인품을 잘 묘사합니다.

 

“안드레아는 꽃다운 향기와 같아, 주님이 사랑하셨도다.”

 

특기할 것은 동방교회의 전승에 의하면 60년경 그리스의 파트라이에서 X자형 십자가위에서 순교했다고 전해집니다. 안드레아는 형장에 끌려갔을 때 십자가 앞에 무릎을 꿇고 양손을 높이 쳐들면서 기도를 바쳤다 합니다. 예수님께 대한 극진한 사랑의 표현입니다.

 

“오, 영광의 십자가여! 너를 통하여 우리를 구속하신 주님께서는 지금 나를 부르시는가! 속히 나를 이 세상에서 끌어올려 주님의 곁으로 가게해 다오.”

 

바로 여기에 근거한 오늘 아침성무일도 즈카르야 후렴입니다. 사도의 십자가 X자형은 그리스도라는 단어의 첫글자이고 자기는 예수님과 같은 십자가를 택할 수 있는 자격이 없기에 X자형 십자가를 택했다 전해지며, 스코틀랜드의 국기나 영국 국기에 새겨진 X는 수호성인인 안드레아를 상징합니다.

 

오늘 복음은 바로 안드레아를 포함한 어부 넷이 제자로 부르심을 받는 과정을 실감나게 묘사합니다. 베드로라는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아,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 이들의 예수님과의 만남이 참으로 운명적이요 결정적입니다. 이들을 보자 첫눈에 반하신 예수님의 부르심에 베드로와 안드레아, 야고보와 요한은 곧바로 응답하여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라 믿음의 여정에 오릅니다. 부르심, 버림, 따름이 일거에 이루어집니다. 

 

마침 지난 토요일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8개국에 걸친 13명의 추기경을 임명했는데 강론은 마르코 복음중 야고보와 요한에 대한 일화였습니다. 즉 교황님은 ‘우리는 모두 예수님을 사랑하고 그의 길을 따르기를 원한다. 그러니 추기경들 역시 복음의 제자들처럼 내 길이 아닌 언제나 주님의 길위에서 머물러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관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스승이신 예수님의 부르심에 제자들의 순종이 뒤 따랐고, 둘째 제자들은 주님의 협조자와 하늘나라의 증인으로, 또 그분의 수확의 일꾼으로서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이런 믿음의 여정을 통해 제자들은 주님과의 일치가 깊어짐으로 주님을 닮아 주님의 현존이 됩니다. 무엇보다 예수님을 따름은 자기의 십자가를 지는 것을 뜻합니다. 바로 이것이 예나 이제나 예수님의 제자됨을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가 됩니다.

 

과연 우리는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는 일에 충실한가 묻게 됩니다. 한 두 번의 부르심이, 자기를 버림이,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름이 아니라, 평생 날마다 하루하루 살아 있는 그날까지 깨어 부르심, 버림,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는 믿음의 여정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런 믿음의 여정을 통해 주님과 우리의 사랑의 우정도 날로 깊어질 것이며, 사실 주님과 깊어져 가는 우정의 사랑 관계보다 더 소중한 것도 없을 것입니다. 오늘 축일을 지내는 안드레아도 제 십자가를 지고 순교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주님을 따랐으며 이런 순교의 죽음은 늘 우리를 감격케 합니다. 추기경들의 붉은 옷이나 모자도 순교의 붉은 피를 상징합니다. 

 

오늘 제1독서 바오로의 ‘믿음은 들음에서 오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이루어진다’는 구절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그러니 믿음의 여정중에 매일 미사중 마음을 열고 주님의 말씀을 들으며 공부하는 일이 얼마나 결정적으로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말씀공부와 더불어 튼튼해지는 믿음이요 주님과 깊어지는 사랑과 신뢰의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바오로의 믿음에 대한 가르침을 소개합니다. 

 

1.믿음은 설교자들이 선포하는 구원의 기쁜 소식에 대한 응답이다.

2.믿음의 본래의 대상은 그리스도의 신비이다.

3.믿음은 복음에 대한 지적 동의이면서, 동시에 하느님께 대한 순종이다.

4.하느님께서는 바로 이런 믿음을 통하여 사람을 의롭게 만드신다.

5.믿음을 통한 의화에서 아브라함에게 내린 약속이 완수된다.

6.믿음을 통하여 받는 의로움은 동시에 죄의 용서이고 하느님과 이루는 화해이며 예수 그리스도와 이루는 일치이다.

7.믿음은 참다운 깨달음이기는 하지만, 이 지상에서는 완전히 빛이 되지 못한다, 그래서 나중에 가서야 분명히 볼 수 있게 된다. 그때를 기다리는 동안 믿음은 희망과 연결되어 사랑으로써 움직이며, 믿음의 여정은 동시에 희망의 여정, 사랑의 여정이 된다. 주님과 우정이 깊어지면서 우리의 믿음도, 희망도, 사랑도 날로 깊어질 것이다.

 

믿음의 뜻이 참 깊고 아름답습니다. 복음의 네 제자들이나 우리의 성소는 순전히 은총의 선물임을 깨닫습니다. 우리의 성소는 우연이 아니 필연적인 하느님의 섭리이기에 부질없는 가정이자 상상입니다만, 만일 복음의 네 제자들이나 우리가 부름받지 않았다면 지금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있을런지요. 새삼 주님은 우리의 운명이자 사랑이요 우리 구원의 유일한 출구임을 깨닫게 됩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의 성소를 부단히 새롭게 하시고, 당신과의 우정의 사랑을 날로 깊게 하시며, 믿음의 여정에 우리 모두 항구하고 충실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십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일일일생(一日一生), 하루를 평생처럼, 처음처럼, 마지막처럼 살았습니다.

저에겐 하루하루가 영원이었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이렇게 살았고 내일도 이렇게 살 것입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아멘.

 

  • ?
    고안젤로 2020.11.30 07:46
    "과연 우리는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는 일에 충실한가 묻게 됩니다. 한 두 번의 부르심이, 자기를 버림이,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름이 아니라, 평생 날마다 하루하루 살아 있는 그날까지 깨어 부르심, 버림,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는 믿음의 여정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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