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8. 화요일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창세3,9-15.20 에페1,3-6.11.12 루카1,26-38

 

 

 

참 삶의 영원한 모델

-복되신 동정 마리아 성모님-

 

 

 

오늘은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입니다. 성모님의 탄생 축일인 9월8일에서부터 거슬러 9개월전인 12월8일 바로 오늘 우리는 이 성모님 대축일을 지냅니다. 성모 마리아께서 잉태되는 순간부터 원죄에 물들지 않으셨다는 믿음은 초대교회부터 계속됩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1838년 교황청에 서한을 보내 조선교구의 수호자를 ‘원죄없이 잉태되신 동정마리아’로 정해줄 것을 청했고, 그레고리오 16세 교황은 이런 요청을 허락합니다. 그후 교회는 마리아가 원죄 없이 잉태되었다는 것을 가톨릭 교회의 믿을 교리로 규정해 달라는 신자들의 빗발치는 요구에, 1854년 12월 8일 교황 비오 9세는 다음과 같이 믿을 교리로 선포합니다. 

 

“복되신 동정 마리아는 자기의 잉태 첫 순간에 전능하신 하느님의 특별 은총과 특권으로 말미암아 인류의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예견된 공로에 비추어 원죄의 아무 흔적도 받지 않도록 보호되셨다.”

 

아마 역대 대부분 교황님들은 물론 많은 성인성녀들을 포함한 많은 신자들에게 가장 사랑을 받는 분이 성모 마리아일 것입니다. 또 성모님보다 아드님을 사랑하신 분도 없을 것이니 참으로 성모님을 사랑할수록 그 아드님 예수님을 사랑할 수 뿐이 없을 것입니다. 문득 성가 248장이 생각납니다.

 

“한생을 주님위해 바치신 어머니/아드님이 가신 길/함께 걸으셨네

어머니 마음 항상 아들에게 있고/예수님 계신 곳에/늘 함께 하셨네.”

 

성모님을 생각하면 늘 샘솟는 듯한 애틋한 추억들과 더불어 떠오르는 제 어머니, 신마리아입니다. 15년전 2005. 6월 세상 떠나시기 전 3월에 써놨던 ‘어머니를 그리며’를 사모곡思母曲 같은 시일부를 나눕니다.

 

“그 흔한 종교나 신앙없이도

한결같이 사셨던 어머니

삶자체가 기도였고 신앙이셨다

이리저리 감정에 연약하게 흔들렸던 분이셨다면

그 험한 세상 세월에 다섯 남매 어떻게 키웠을 것인가

외롭다거니 그립다 거니 감정 표현 없이도

따사로운 남편 사랑 없이도 흔들림없이 꿋꿋이 가정을 지켜오신 어머니

지금은 극도로 쇠약해 지셔서

온종일 방에 누워계신 어머니

정신은 여전히 맑으시고 마음도 고요하시다

그냥 계시기만 해도 좋은 어머니, 신 마리아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다.”

 

성모 마리아를 비롯해 우리 어머니들의 위대함은 한결같은 ‘일상성’과 ‘지속성’에 있습니다. 참으로 하루하루 한결같이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에, 말 그대로 ‘비움의 여정’에 항구하고 충실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우리 사랑하는 어머니들의 중심에 바로 어머니들의 어머니이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성모님이 자리잡고 계십니다.

 

우리는 복되신 동정 마리아 성모님을 새 하와라 하고, 아드님 예수님을 새 아담이라 합니다. 우리의 사랑하는 성모님과 예수님께서 하와와 아담의 실패를 완전히 만회하여 우리에게 구원의 하늘길을 환히 열어주셨기 때문입니다. 오늘 창세기의 하와와 복음의 성모 마리아는 얼마나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지요.

 

“너는 어찌하여 이런 일을 저질렀느냐?”는 하느님의 추궁에 여자인 하와의 대답입니다. “뱀이 꾀어서 제가 따 먹었습니다.”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뱀에게 전가하는 하와에게 하느님의 실망은 얼마나 컸겠는지요.

 

복음의 성모 마리아의 처신에 하느님의 놀라움과 고마움과 기쁨은 상상을 초월했을 것입니다. 천사의 마리아에 대한 축복의 인사는 그대로 하느님의 마리아에 대한 사랑과 신뢰를 반영합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이렇게 하느님의 전폭적 신뢰와 사랑을 받았기에 하느님이자 사람이신 아드님 예수님을 한결같이 끝까지 신뢰하고 사랑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마리아 성모님의 마지막 결정적 고백에서 하느님의 고마움과 놀라움, 기쁨은 절정에 이르렀을 것입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이 대답이 나오기전 하느님의 마음은 얼마나 조마조마했을까요. 하와로 인한 하느님의 상처가 완전히 치유되는 순간이요, 인류를 위한 구원의 하늘길이 활짝 열린 순간입니다. 하여 어느 신학자는 마리아를 ‘하느님께 대한 인류의 자부심’이라 고백했으며, 시인 워드워스는 ‘우리의 부패한 본성에 대한 고고한 자랑’이라 고백했습니다. 

 

오늘 감사송도 참 아름답고 깊고 은혜롭습니다. 시간되시면 매일미사책에 나와 있는 감사송을 깊이 묵상하여 마음에 담으시기 바랍니다. 아담에 대한 새 아담 예수 그리스도님과의 대조도 참 기분이 좋습니다. 분명 하느님은 아담에 대한 실망과 상처를 완전히 회복하셨을 것입니다. 죄인 아담을 찾는 하느님의 부르심입니다.

 

“너 어디 있느냐?”

아담뿐 아니라 우리 역시 제자리에 있는가 묻는 주님의 질문입니다. 죄로 인한 두려움에 숨는 아담에게서 주님과의 관계가 무너졌음을 봅니다. 이어지는 아담의 핑계와 책임전가에 하느님의 실망과 상처 역시 참으로 컸을 것입니다.

 

“당신께서 저와 함께 살라고 주신 여자가 그 나무 열매를 저에게 주기에 제가 먹었습니다.”

 

바로 하느님과 여자 하와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비겁한 아담입니다. 이런 아담의 실패를 일거에 만회한, 참으로 하느님께 놀라움과 고마움을, 기쁨을 가득 선사한 새 아담,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부전자전이기 보다는 모전자전, 그 어머니 마리아 성모님에 그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사실 성인성녀들의 배경을 보면 십중팔구 성녀같은 마리아 성모님을 닮은 어머니들이 자리 잡고 있음을 봅니다. 

 

하여 우리는 하느님과 기쁨을 함께 하며 이런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하느님께 제2독서 에페소서에 나오는 찬가를 바칩니다. 참으로 하느님께서 우리 인류에게 주신 최고의 선물이 예수님일 것입니다. 예수님 안에서 우리의 복된 신원이 잘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느님께서 찬미받으시기를 빕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을 온갖 영적인 복을 우리에게 내리셨습니다. 세상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시어, 우리가 당신 앞에서 거룩하고 흠없는 사람이 되게 하셨습니다. 사랑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를 당신의 자녀로 삼으시기로 미리 정하셨습니다. 이는 하느님의 그 좋으신 뜻에 따라 이루어진 것입니다.---그리하여 하느님께서는 이미 그리스도께 희망을 둔 우리가 당신의 영광을 찬양하는 사람이 되게 하셨습니다.”

 

우리의 복된 신원이 참으로 잘 드러나는 참 은혜로운 찬가로 우리 가톨릭 교회가 매주 월요일 저녁 성무일도때 마다 바치는 찬가입니다. 저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보물 셋을 꼽으라면 1.예수님에 이어 2.성서, 3.미사를 꼽겠습니다. 참으로 그리스도께 희망을 둔 우리가 한결같이 하느님의 영광을 찬양하는 삶을 살게 하는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지난해 오늘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강론 마지막에 남기신 기도로 강론을 마칩니다.

 

“우리의 온 삶이 하느님께 ‘예’가 되게 하소서!” 아멘.

 

  • ?
    고안젤로 2020.12.08 07:58
    “우리의 온 삶이 하느님께 ‘예’가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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