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8.목요일 성 토마스 아퀴나스 사제 학자(1225-1274) 기념일 

히브10,19-25 마르4,21-25

 

 

 

날로 깊어지는 주님 향한 신망애信望愛의 삶

-한결같은, 시종여일始終如一의 삶-

 

 

 

한결같은 시종여일始終如一의 삶이면 좋겠습니다. 날로 깊어지는 맑고 향기로운 신망애의 삶은 누구나의 간절한 소망일 것입니다. 봄꽃도 아름답지만 가을 단풍의 아름다움은 격이 더 높습니다. 봄꽃의 향기도 좋지만 가을열매의 향기는 더 깊고 그윽합니다. 찬란하고 황홀한 일출日出의 사랑도 좋지만 고요하고 평화로운 일몰日沒은 더 마음 따뜻하게 합니다. 시종여일, 유종지미有終之美의 삶이, 초년보다는 노년의 삶이 정말 중요합니다. 강론 묵상중 문득 떠오른 ‘사랑’이란 시입니다.

 

-“당신 언제나 거기 있음에서 오는 행복, 평화

세월지나면서 색깔은 바랜다지만

당신 향한 내사랑 더 짙어만 갑니다

 

안으로 안으로 끊임없이 타오르는 사랑입니다

세월지나면서 계속 새로워지고 좋아지고 깊어지면

당신이면 좋겠습니다.”-1997.3

 

무려 24년전 고백의 시이네요! 물론 당신이 지칭하는 바, 신망애의 주 예수님입니다. 오늘은 참으로 아름답고 깊었던 ‘천사박사Doctor Angelicus’라 칭하는 신망애의 성인 성 토마스 아퀴나스 축일입니다. 서방4대교부에 한분을 추가한다면 단연코 성 토마스 아퀴나스입니다. 가톨릭 교리서에 인용되는 횟수도 무려 61회로 성 아우구스티누스 이후 최고입니다. 학문의 장엄함과 삶의 순수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만49세의 삶이 갈수록 깊고 아름답습니다. 성인의 감동적인 일화를 더 소개합니다.

 

1.스승 대 알벨토 성인과의 참되고 깊은 우정은 유명합니다. 벙어리 황소라는 별명으로 어눌했던 제자 성 토마스 아퀴나스를 변호한 대 알벨토 성인입니다.

“너희들은 그를 ‘벙어리 황소The Dumb Ox’라고 불렀다. 그러나 나는 너희들 앞에서 선언한다. 그가 언젠가 교의(敎義in doctrine)를 크게 부르짖으면 온세상에 울릴 것이다!”

 

2.성인의 삶과 가르침을 요약하는 일화가 있습니다. 성인은 언젠가 경당에서 그가 썼던 믿음의 신비들에 대한 글들이 정확한지 걱정스럽게 십자가의 주님을 바라보면서 물었을 때 주님의 답에 이어 성인은 그의 소원을 고백합니다.

 

“토마스야, 너는 나에 대해 참 잘 말했구나. 너는 무슨 상급을 바라는가?”

토마스가 드린 답은 예수님의 친구들이자 제자들인 우리 모두의 소망을 대변한다. 

“주님! 오직 당신뿐입니다(Nothing but youself, Lord!)”

 

3.성 토마스 아퀴나스는 살아있는 믿음, 열렬한 경건의 깊이에서 하느님께 청원의 기도를 바칩니다.

 

“오 주 하느님! 청하오니 저에게 당신을 알 수 있는 정신mind을, 당신을 찾을수 있는 마음heart을, 당신을 발견할 수 있는 지혜wisdom를 주소서. 항구한 믿음으로 당신을 기다리면서, 끝까지 당신을 희망으로 포옹하면서 즐겁게 당신께 인도되게 하소서.”

 

4.전해지고 있는 성인의 1273년12월6일 신비체험후 마지막 유언같은 말씀도 감동적입니다.

 

“이런 비밀들이 밝혀지니 내가 썼던 모두가 이제 ‘많은 지푸라기so much straw’ 같구나!”

 

오늘 복음의 진리가 그대로 성인을 통해 입증됩니다. 등경위에 놓은 등불 예수님을 닮아 온세상을 밝힌 성인입니다. 비밀은 없습니다. 숨겨진 것은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은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신망애의 내면 역시 말 안해도 은은한 빛으로 투명히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누구든지 들을 귀가 있거든 들어라!”

 

주님의 말씀을 깨어 깊이 ‘귀기울여 듣고’ 주님을 ‘눈여겨 보면서’ 신망애의 내면을 충실히 하라는 죽비같은 말씀입니다.

 

“너희는 새겨 들어라. 너희가 되어서 주는 만큼 되어서 받고 거기에 더 보태어 받을 것이다. 정녕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 마저 빼앗길 것이다.”

 

우리의 영적 삶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부익부 빈익빈富益富 貧益貧’의 진리입니다. 영원한 현역의 주님의 전사로, 주님의 학인으로, 주님의 형제로 살면서 날로 깊어지고 새로워지는 향주삼덕 신망애의 삶을 살라는 주님의 촉구 말씀입니다. 오늘 히브리서 역시 위대한 대사제 예수님께 신망애의 삶으로 응답할 것을 촉구합니다.

 

“우리에게는 하느님의 집을 다스리시는 위대한 사제가 계십니다. 그러니 진실한 마음과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하느님께 나아갑시다. 우리가 고백하는 희망을 굳게 간직합시다. 약속해 주신 분은 성실하신 분입니다. 서로 자극을 주어 사랑과 선행을 하도록 주의를 기울입시다. 어떤 이들이 습관적으로 그러듯이 우리 모임을 소홀히 하지 말고, 사랑으로 서로 격려합시다.”

 

여기서 주목할 바, 하느님의 집에 대한 주석입니다. 주석가들은 대부분 하느님의 집을 천상성소나 하늘로 보기보다는 새로운 하느님의 백성을 이루는 하느님의 가족, 공동체로 봅니다. 그러니 내 몸담고 있는 믿음의 공동체가 하느님의 집이라는 말씀이니 얼마나 은혜로운지요! 히브리서 저자의 참 아름답고 깊은 신망애 삶의 촉구 말씀입니다. 다음 바오로 사도의 말씀도 일맥상통합니다.

 

“그러므로 이제 믿음과 희망과 사랑, 이 세가지는 계속됩니다. 그 가운데에서 으뜸은 사랑입니다.”(1코린13,13).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주님 향해 날로 깊어지고 새로워지는 신망애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이를 위한 바오로 사도가 전하는 최고의 평생 말씀 처방전 둘을 선물합니다.

 

“항상 기뻐하십시오. 늘 기도하십시오. 어떤 처지에서든지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을 통해서 여러분에게 보여주신 하느님의 뜻입니다.”(1테살5,16-18)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는 것입니다. 내가 지금 육신 안에서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시고 나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바치신 하느님의 아드님에 대한 믿음으로 사는 것입니다.”(갈라2,20). 아멘.

 

  • ?
    고안젤로 2021.01.28 08:12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는 것입니다. 내가 지금 육신 안에서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시고 나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바치신 하느님의 아드님에 대한 믿음으로 사는 것입니다.”(갈라2,20).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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