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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6.2.연중 제9주간 수요일                                              토빗3,1-11ㄱ.16-17ㄱ 마르12,18-27

 

 

 

한결같은 기도와 삶

-부활 희망과 믿음, 기도-

 

 

 

“그지없이 사랑하나이다. 하느님 내 힘이시여.”(시편18,2)

“주님은 내 등불을 밝혀 주시고, 내 어둠을 비추시나이다.”(시편18,29)

“생명의 샘이 진정 당신께 있고, 우리는 당신 빛으로 빛을 보옵나이다.”(시편36,10)

“당신을 섬기는 이에게 줄곧 은총 내리시고, 마음이 곧은 이에게 줄곧 정의를 내리소서.”(시편36,11)

 

아침 성무일도중 주옥같은 몇 시편성구입니다. 말씀은 살아있고 힘이 있습니다. 말씀의 은총이, 말씀의 영약이 마음과 삶을 치유하고 정화합니다. 20년 이상 수도복을 입다보니 너무 낡아서 수도형제와 함께 수도복을 맞추려 솔샘 공동체를 다녀왔습니다. 비록 지하였지만 아담하고 소박한 분위기의 ‘솔샘 일터’가 참 편안하고 아늑하기가 고향에 온 기분이었습니다. 수도원 초창기부터 수도원에 피정을 온 자매들이기에 몇 년이 되었나 물었습니다.

 

-“저는 30년, 저 자매는 27년이 되었습니다. 많은 자매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둘만 남아있습니다.”

“정말 한결같이 충실히 사셨습니다. 우리 수도원과 거의 함께 해온 삶의 역사네요. 이런 삶자체가 성공이요 구원입니다. 두분이 오랜 동안 이렇게 ‘함께’ 사셨으니 훌륭하십니다.”-

 

‘행복기도문’과 더불어 강복도 드렸고 함께 사진도 찍었고, 하루 내내 흐뭇한 마음이었습니다. 마침 찍은 사진과 곁들여 장미꽃 사진도 보냈고 주고 받은 메시지입니다.

 

“신부님,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너무너무 예뻐요. 감사합니다.”

“자매님 영혼은 더 예뻐요!”

 

사실 그렇습니다. 참으로 ‘그리스도의 향기’처럼 사시는 분들이었습니다. 이 자매들의 한결같이 충실한 삶은 기도의 열매임이 분명합니다. 기도와 삶은 함께 갑니다. 간절하고 항구한 기도가 주님을 닮은 아름다운 삶의 꼴을 형성해 줍니다. 

 

영성생활은 습관입니다. 나이들어 갈수록 마음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습관으로 삽니다. 그러니 좋은 습관이 좋은 삶을 만듭니다. 습관은 성격이 되고 성격은 운명이 됩니다. 언행의 근저에는 마음이 있고 마음은 축적된 삶에서 나옵니다. 부정적이고 비관적은 언행은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삶과 마음의 반영입니다. 그러니 평상시 주님을 향한 한결같은 희망과 기도의 생활 습관이 얼마나 결정적으로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 합니다.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낙관적인 곱고 밝고 맑은 언어의 사용이 중요합니다. 희망과 생명과 빛을 주는 믿음과 희망과 사랑에 관계된 참 좋고 아름다운 고백의 언어를 내 삶으로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참 좋은 언어의 공부와 확장擴張, 일상화日常化가 우리의 영적 시야를 날로 넓혀 주며 참 좋은 영적 삶을 살게 합니다. 글이나 말을 보면 그 사람의 과거와 현재는 물론 미래까지 들여다보는 느낌이 듭니다.

 

그러니 기도해야 합니다. 성서는, 시편은 기도의 교과서이자 참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기쁨과 평화, 찬미와 감사, 생명과 희망, 빛을 주는 언어들의 보고寶庫입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바치는 영성생활의 주식主食과도 같은 날마다 평생 끊임없이 한결같이 함께 바치는 하느님 찬미와 감사의 시편 성무일도와 미사전례의 수행이 그렇게도 좋습니다. 달리 렉시오 디비나 시간이나 관상 시간을 마련하지 않아도 마음을 다해 공동전례 기도에 전념할 때 그대로 주님을 만나는 관상기도시간이 되고 렉시오 디비나 시간이 됩니다. 

 

유비무환입니다. 평상시 한결같은 습관화된 기도가 삶의 위기시 빛을 발합니다. 바로 오늘 제1독서의 토빗이 그 좋은 증거입니다. 모든 것은 때가 있습니다. 위기에 처했을 때 기도는 너무 늦습니다. 노쇠하여 병들고 힘없어 지기 전 젊고 힘있고 건강할 때부터 좋은 기도의 습관을 지니는 것이 중요합니다. 토빗의 간절한 기도를 보십시오. 그대로 평상시 기도와 삶의 반영입니다.

 

“주님, 당신께서는 의로우십니다. 당신께서 하신 일은 모두 의롭고, 당신의 길은 다 자비와 진리입니다. 당신은 이 세상을 심판하시는 분이십니다. 이제 주님, 저를 기억하소서. 저를 살펴 보소서.”

 

이어지는 통회의 기도가 흡사 죽음을 목전에 두고 죽음을 소원하며 목숨을 걸고 바치는 기도처럼 참 깊고 절박합니다. 크나큰 불행에다 부인까지 힘들게 한 토빗처럼, 사려없는 경박한 여종의 언행으로 몹시 상심한, 참으로 불행했던 사라 역시 죽게 해주십사 목숨을 걸고 창쪽으로 양팔을 벌려 기도합니다. 토빗이나 사라 역시 평소 기도가 몸에 밴 분임이 분명합니다. 늦게서야 발견했습니다. 제1독서에 이어지는 토빗기 4장(1-21)의 토빗이 아들 토비야에게 주는 유언이 참 아름답고 깊습니다. 시간 되면 읽어 보시기 바라며 몇 대목을 소개합니다.

 

“얘야.평생토록 늘 주님을 생각하고, 죄를 짓거나 주님의 계명을 어기려는 뜻을 품지 마라. 평생토록 선행을 하고 불의한 길을 걷지 마라.”(토빗4,5)

“얘야, 어떠한 간음도 저지르지 않도록 조심하여라.”(토빗4,12ㄱ)

“누가 네 일을 해 주었든지 그의 품삯을 다음 날까지 쥐고 있지 말고 바로 내주어라.”(토빗4,14ㄱ)

“네가 싫어하는 일은 아무에게도 하지 마라.”(토빗4,15ㄱ)

“배고픈 이에게 먹을 것을 나누어 주고, 헐벗은 이들에게 입을 것을 나누어 주어라. 너에게 남는 것은 다 자선으로 베풀고, 자선을 베풀때는 아까워하지 마라.”(토빗4,16)

 

위기시 빛을 발하는 생활화된, 제2천성이 된 기도의 힘입니다. 늘 해도 부족한 기도요, 기도에는 늘 초보자인 우리들입니다. 그리하여 모든 영성대가들이 한결같은 가르침이 끊임없이 기도하라는 것입니다. 언젠가 때가 되면 하느님 최상의 방법으로 응답되는 기도입니다.

 

‘바로 그 때에 그 두 사람의 기도가 영광스러운 하느님 앞에 다다랐다. 그래서 라파엘이 두 사람을 고쳐 주도록 파견되었다.’

 

비단 라파엘 대천사만이 아니라 기도에 항구할 때 하느님은 라파엘 천사같은 좋은 이웃들을 파견해 주십니다. 끊임없는 기도는 하느님께 생생한 희망을 둘 때 가능합니다. 구체적으로 부활하신 주님께 희망과 믿음을 둘 때 기도에 지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주님, 당신께 제 영혼 들어 올리나이다.”

 

화답송 후렴이 바로 기도의 정의입니다. 비록 지상에 몸담고 살지만 영혼은 현실 넘어 부활의 희망에로 그 영적 시야가 활짝 열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부활이 없다는 사두가이들은 물론 우리의 영적 시야를 활짝 열어주는 주님이십니다.

 

“너희가 성경도 모르고 하느님의 능력도 모르니까 그렇게 잘못 생각하는 것이 아니냐? 사람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날 때에는 장가드는 일도 시집가는 일도 없이 하늘에 있는 천사들과 같아진다.”

 

아, 바로 이것이 우리의 궁극의 희망입니다. 주님은 거듭 우리의 희망은 산 이들의 하느님께 있음을 확언하십니다.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나는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다.’하고 말씀하셨다. 그분께서는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너희는 크게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산 이들의 하느님께 희망과 믿음을 둘 때, 이런 부활의 희망과 믿음이 한결같은 ‘기도의 샘’입니다. 참으로 살아계신 하느님께, 죽으시고 부활하신 파스카의 주님께 희망을 둘 때 샘솟는 기도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부활의 희망과 믿음을 새롭게 해 주십니다.

 

“주님, 당신의 길을 알려 주시고, 당신의 행로를 가르쳐 주소서. 저를 가르치시어 당신 진리로 이끄소서. 당신은 제 구원의 하느님이시옵니다.”(시편25,4-5ㄱㄴ).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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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21.06.02 08:38
    "기도와 삶은 함께 갑니다 지금의 기도 습관이
    참 나를 발견하고 주님을 닮아 갑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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