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9.20.월요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1821-1846)와 

성 정하상 바오로(1795-1839)와 동료순교자들 대축일

지혜3,1-9 로마8,31ㄴ-39 루카9,23-26

 

 

어떻게 예수님을 따라야 하는가?

-순교적 신망애信望愛의 삶-

 

 

섬김의 영성, 섬김의 권위입니다. 어제 일반 알현시간에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섬김에 대한 말씀이 은혜로웠습니다.

 

“하느님께 충실함은 섬김service의 원의願意를 뜻합니다. 사실 하느님 눈에, 위대함과 성공은 사회적 지위나 직업, 또는 재산이 아닌 섬김에 따라, 그가 지닌 것이 아니라 그가 내주는 것에 따라 측정됩니다.”

 

섬김의 절정이 순교입니다. 섬김의 삶자체가 순교적 삶입니다. 오늘은 9월 순교자 성월의 절정인 한국 순교 성인들 대축일입니다. 추석을 앞두고 연휴기간에 맞는 대축일이라 흡사 큰 축제 날처럼 생각됩니다. 한국 가톨릭 교회는 어제 연중 25주일에 이동하여 대축일을 경축했지만, 우리 수도원은 9월20일, 오늘 날자 그대로 세계 가톨릭 교회들과 함께 축일을 지냅니다.

 

정말 자랑스런 대축일입니다. 평신도 선교사의 선교로 시작된 참 특이한 한국천주교회는 1791년 신해박해를 시작으로 1801년 신유박해, 1839년 기해박해, 1846년 병오박해, 1866년 병인박해등 5차례에 걸친 박해를 통해 일만여명이 순교했으니 가톨릭교회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입니다. 

 

그리하여 성인숫자로 하면 가톨릭 국가중 4위로 흡사 예전 산티아고 순례자의 경우 1위에서 4위 사이를 오르내리든 일을 연상케 합니다. 특히 103위 순교성인들은 1984년 5월6일, 교황 성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로마가 아닌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시성되었으며, 당시 수도회의 청원자로 참석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뿐 아니라 한반도의 남한은 전 땅이 성지라 할만큼 곳곳에 순교성지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아시아에서 하느님의 각별한 은총과 사랑을 받고 있는 한국가톨릭교회요 대한민국임을 깨닫습니다. 순교성인들의 전구로 조속한 시일내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방북이 이뤄져 남북의 평화공존 및 통일의 기반이 확립됐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입니다.

 

특히 만25세 꽃다운 나이에 순교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만46세 한창의 중년 나이에 순교한 성 정하상 바오로 두 대표적 성인들을 대하면 가슴이 먹먹해지는 감동에 젖게 됩니다. 성 김대건과 성 정하상, 두 성인의 순교 직전 마지막 진술도 감동입니다. 

 

“내 마지막 시간입니다. 주의깊게 내 말을 들으십시오. 내가 외국인들과 통교했다면 그것은 내 종교와 내 하느님을 위해서였습니다. 내가 죽는 것도 그분을 위해서입니다. 내 영원한 삶은 시작되었습니다. 만일 여러분들이 사후 행복하고자 한다면 신자들이 되십시오. 하느님 알기를 거부한 자들에게는 하느님께 영원한 응징이 있을 것입니다.”

 

“네가 쓴 것은 옳다. 그러나 국왕은 이 종교를 금지했고 종교를 포기해야함은 네 의무가 아니냐?”라는 판관의 물음에 대해, 성 정하상은 “나는 당신에게 내가 신자라고 말했습니다. 나는 죽기까지 신자로 있을 것입니다.”말한 후 참수됩니다. 

 

참으로 의연하고 당당히 순교를 맞이한 믿음의 용사들입니다. 참으로 오늘 순교성인들 모두가 우리의 순교영성을 북돋워 순교적 삶에 항구하게 합니다. 사실 우리 한국가톨릭 신자들안에 면면히 흐르는 순교영성의 영적 디엔에이DNA를 믿습니다. 부를 때 마다 감동인, 성인신부 경지의 최민순 신부 작사에 이문근 신부 작곡의 성가도 코로나 2년 연속 부르지 못했지만, 오늘 시간내어 끝까지 구구절절 감동적인 곡을 혼자라도 크게 부르려 합니다.

 

“장하다 순교자 주님의 용사여, 높으신 영광에 불타는 넋이여

칼아래 스러져 백골은 없어도, 푸르른 그 충절 찬란히 살았네.

무궁화 머리마다 영롱한 순교자여, 승리에 빛난 보람 우리게 주소서.”

(성가283장1절;순교자 찬가)

 

“피어라 순교자의 꽃들아 무궁화 부르자 알렐루야

서럽던 이강산아 한목숨 내어던진 신앙의 용사들이

끝없는 영광속에 하늘에 살아있다.”(성가289장1절; 병인 순교자 노래)

 

두 순교성인뿐 아니라 대부분이 참으로 의연하고 당당히 순교를 맞이한 믿음의 용사들입니다. 참으로 오늘 기념하는 순교성인들 모두가 우리의 순교영성을 북돋워 순교적 삶에 항구하게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예수님을 따라 순교적 삶에 항구할 수 있을까요? 답은 셋, 간단합니다. 예수님의 모범을 따라, 성인들의 모범을 따라, 믿음으로, 희망으로, 사랑으로, 즉 신망애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첫째, 하느님 믿음으로 사십시오.

바로 오늘 복음이 우리 모두 한결같이 믿음으로 살 것을 촉구합니다. 예외없이 믿는 모두에게 적용되는 말씀입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그 목숨을 구할 것이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자기 자신을 잃거나 해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바로 이 말씀에 근거한, 참 많이 나눴던 제 좌우명 믿음의 고백입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일일일생 하루를 처음처럼, 마지막처럼, 평생처럼 살았습니다.

저에겐 하루하루가 영원이었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이렇게 살았고 내일도 이렇게 살 것입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를 받으소서.”

 

이밖에 무슨 소원이 있겠는지요. 이렇게 하루하루 믿음으로 사는 것입니다. 

 

둘째, 하느님 희망으로 사십시오.

바로 우리가 의인들입니다. 그러니 제1독서 지혜서의 의인들처럼 하느님께 궁극의 희망을 두고 사는 것입니다. “자신의 희망을 하느님께 두라.”(성규4,41), “하느님의 자비에 절대로 실망하지 마라.”(성규4,74), 베네딕도 성인의 간곡한 당부입니다. 

 

우리 의인들의 영혼은 하느님의 손 안에 있어 어떤 고통도 겪지 않을 것입니다. 죽는 것도 파멸로 여겨지겠지만 우리 의인들은 평화를 누릴 것입니다. 사람들이 보기엔 불행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우리 의인들은 불사의 희망을 가득 차 있을 것입니다. 우리 의인들은 단련을 받은 뒤 은혜를 크게 입을 것입니다. 

 

그분께서는 우리 의인들을 용광로 속의 금처럼 시험하시고, 번제물처럼 받아들이실 것입니다. 그분께서 찾아오실 때에 우리는 빛을 내고 불꽃처럼 퍼저나갈 것입니다. 이어지는 다음 지혜서의 말씀도 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사는 우리 의인들에게 그 은혜를 약속합니다.

 

“주님을 신뢰하는 이들은 진리를 깨닫고, 그분을 믿는 이들은 그분과 함께 사랑 속에 살 것이다. 은총과 자비가 주님의 거룩한 이들에게 주어지고, 그분께서는 선택하신 이들을 돌보시기 때문이다.”(지혜3,9).

 

셋째, 하느님 사랑으로 사십시오.

제2독서 바오로의 고백은 언제 읽어도 용기백배, 신바람 나게 합니다. 보탤 것도 뺄 것도 없습니다. 그대로 우리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 그리스도의 사랑입니다. 사랑이 시들해질 때 다음처럼 고백하며 그리스도를 통해 하느님께 그 사랑의 뿌리를 깊이 내리시기 바랍니다.

 

“무엇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위험입니까? 칼입니까? ---그러나 우리는 우리를 사랑해 주신 분의 도움에 힘입어 이 모든 것을 이겨내고도 남습니다.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삶도, 천사도, 권세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권능도, 저 높은 곳도, 저 깊은 곳도, 그 밖의 어떠한 피조물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천하무적의 사랑입니다. 영적전쟁에 백전백승의 사랑입니다. 이런 그리스도의 사랑, 하느님의 사랑안에 우리 연약한 사랑이 깊이 뿌리 내릴 때 비로소 튼튼한 우리 사랑에 영육의 치유에 건강입니다. 

 

유비무환, 예방이 치유보다 백배 낫습니다. 힘있을 때, 여력이 있을 때 지체없이 항구히 날로 깊이 그리스도께, 하느님께 사랑의 뿌리 내리시기 바랍니다. 날로 깊어지는 주님과 사랑의 관계가 되도록 하시기 바랍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예수님을 따르는 순교적 신망애의 삶에 항구할 수 있게 하십니다. 

 

“눈물로 씨뿌리던 사람들, 환호하며 거두리라.”(시편126,5). 아멘.

 

  • ?
    고안젤로 2021.09.20 08:32
    사랑하는주님, 저희 선조들이 5번이나 박해를 받으면서도 목숨보다 더
    하느님을 사랑했기에 순교로서 지켜온 저희들의 신앙 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주님을 멀리하고 주님과 관계를 소홀히 하고 있습니다

    주님, 선조들이 순교로써 지켜온 신앙을 저희가 지금 더욱 최선을 다해 지켜가게
    하소서.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65 하늘 나라 공동체 -꿈의 현실화-2021.9.27.월요일 성 빈첸시오 드 폴 사제(1581-1660)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1.09.27 89
2464 행복한 삶 -예닮의 여정-2021.9.26.연중 제26주일 1 프란치스코 2021.09.26 75
2463 주님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삶의 여정 -찬미와 감사, 희망과 기쁨-2021.9.25.연중 제25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21.09.25 68
2462 하느님 중심의 삶 -성전과 기도-2021.9.24.연중 제25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21.09.24 87
2461 우선 순위 -하느님 중심과 질서의 삶-2021.9.23. 목요일 피에트렐치나의 성 비오 사제(1887.5.25.-1968.9.23)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1.09.23 83
2460 주님 중심의 본질적 삶 -회개와 감사, 파견과 선포, 환대와 평화-2021.9.22.연중 제25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21.09.22 81
2459 하늘 나라의 삶 -오늘 지금 여기, 내 삶의 자리에서-2021.9.21.화요일 한가위 ​​​​​​​ 1 프란치스코 2021.09.21 104
» 어떻게 예수님을 따라야 하는가? -순교적 신망애信望愛의 삶-2021.9.20.월요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1821-1846)와 성 정하상 바오로(1795-1839)와 동료순교자들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21.09.20 100
2457 파스카의 삶, 의인의 삶 -지혜, 섬김, 환대-2021.9.19.연중 제25주일 1 프란치스코 2021.09.19 78
2456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는다 -절망은 없다-2021.9.18.연중 제24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21.09.18 77
2455 삶의 중심인 예수님 -기본에 충실한 본질적인 삶-2021.9.17.금요일 성녀 힐데가르트 동정 학자(1098-1179)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1.09.17 74
2454 주님과 일치의 여정 -사랑이 답이다-2021.9.16.목요일 성 고르넬리오 교황(+253)과 성 치프리아노 주교 순교자(+258)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1.09.16 97
2453 부단한 자기비움, 자기초월의 삶 -축제인생을 삽시다-2021.9.15.수요일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1.09.15 78
2452 삶의 중심인 예수님의 십자가 -성 십자가 예찬-2021.9.14.화요일 성 십자가 현양 축일 1 프란치스코 2021.09.14 97
2451 참되고 선하고 아름다운 사람들 -하느님 중심의 삶-2021.9.13.월요일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학자(349-407) 기념일 1티모2,1-8 루카7,1-10 1 프란치스코 2021.09.13 93
2450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사랑, 배움, 따름-2021.9.12.연중 제24주일 1 프란치스코 2021.09.12 77
2449 하느님 중심의 삶 -끊임없는 회개와 말씀의 실행-2021.9.11.연중 제23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21.09.11 87
2448 너 자신을 알라 -회개, 겸손, 온유, 지혜, 감사-2021.9.10.연중 제23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21.09.10 84
2447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파스카 예수님의 사랑밖엔 답이 없습니다- 2021.9.9.연중 제23주간 목요일 ​​​​​​​ 1 프란치스코 2021.09.09 100
2446 우리 믿는 이들의 영적靈的 족보族譜 -뿌리 살이 없이는 꽃도 없다-2021.9.8.수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 탄생 축일 1 프란치스코 2021.09.08 9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25 Next
/ 125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