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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27.연중 제34주간 토요일                                                      다니7,15-27 루카21,34-36

 

 

영적 승리의 삶

-“늘 깨어 기도하여라!”-

 

 

오늘은 연중 제34주간 토요일, 연중시기의 끝날이자 오늘 저녁부터는 대림1주의 첫날의 시작이 됩니다. 끝은 시작입니다. 새로운 시작이자 희망의 시작입니다. 끝은 새로운 시작답게 오늘 말씀 배치도 대림시기 동안 어떻게 살아야 할지 대략적으로 윤곽을 보여줍니다. 희망을 지니고 하루하루 깨어 영적 훈련에 전념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믿는 이들에게는 늘 새로운 시작이 있을 뿐입니다. 이제 내일부터는 희망과 기쁨의 대림시기가 시작됩니다. 때맞춰 나온 2022년 수도원 새 달력을 고마운 몇분들에게 선물했을 때 기뻐하는 모습이 옛 초등학교 시절 새학기 새책을 받았을 때 모습과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대로 ‘희망의 선물’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새달력입니다. 새삼 하루하루가 하느님께서 주시는 희망의 선물임을 깨닫습니다.

 

삶은 반복입니다. 정주생활을 하는 우리 분도회 수도자들에게는 너무나 자명한 체험적 진리입니다. 반복의 삶을 살다보면 태양 아래 새 것이 없다는 코헬렛의 진리를 새삼 확인하게 됩니다.

 

“있던 것은 다시 있을 것이고, 이루어진 것은 다시 이루어질 것이다. 태양 아래 새 것이란 없다. ‘이걸 보아라, 새로운 것이다.’ 사람들이 말하는 것이 있더라도 그것은 우리 이전 옛 시대에 이미 있던 일이다.”(코헬1,9-10)

 

그러나 삶은 반복이지만 따분한 무미건조한 일상의 반복이 아니라, 영적 삶을 추구하는 수행자들에게는 날로 내적으로 깊어지는 늘 새로운 반복, 거룩한 반복입니다. 

 

삶은 반복이자 영적 전쟁입니다. 수도생활 초창기부터 참 많이도 강조했고 공감했고 애용했던 영적전쟁, 영적승리, 주님의 전사라는 말마디입니다. 평생 제대가 없는, 죽어야 제대요 살아 있는 날까지 영원한 현역의 영적 훈련병이자 주님의 평생 전사가 우리 수도승들의 신원이라고 많이 강조했습니다. 영적 승리의 삶을 살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대림시기를 앞둔 오늘 저는 세가지 비결을 소개합니다.

 

첫째, 희망希望입니다.

다니엘서가 보여주는 바 우리의 영원한 참 희망은 하느님이요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이런 희망이 없으면 아무리 영적 무기가 좋아도 애당초 영적 전쟁은 불가능합니다. 바로 주님의 거룩한 백성인 우리 모두에게 주어지는 희망의 선물입니다.

 

“나라와 통치권과, 온 천하 나라들의 위력이, 지극히 높으신 분의 거룩한 백성에게 주어지리라. 그들의 나라는 영원한 나라가 되고, 모든 통치자가 그들을 섬기고 복종하리라.”

 

이런 영원한 궁극의 희망을 앞당겨 살기에 영적승리의 삶을 살 수 있는 우리들입니다. 사실 희망이 없는 곳이 지옥이요 희망보다 더 좋은 영약도, 더 좋은 영적 무기도 없습니다. 아주 예전 어둡고 힘든 상황에서 희망을 노래한 ‘절망은 없다’라는 시도 생각납니다.

 

“자리 탓하지 말자/그 어디 든/뿌리 내리면/거기가 자리다

하늘만 볼 수 있으면 된다

회색빛 죽음의 벽돌들/그 좁은 틈바구니/집요히 뿌리 내린

연보랏빛 제비꽃들!

눈물겹도록 고맙다/죽음보다 강한 생명이다/절망은 없다”-2001.4.18

 

둘째, 전의戰意입니다.

싸우고자 하는 열정과 순수의 마음과 의욕입니다. 싸우고자 하는 전의가 충일充溢하여 사기충천할 때 영적승리의 삶입니다. 아무리 무기가 좋아도 전의를 상실하면 백전백퇴입니다. 새삼 희망과 전의가 하나로 이어지고 있음을 봅니다. 평생 늘 전의를 새로이 해야 할 것입니다. 이에 걸맞는 아주 예전 6월달에 썼던 ‘담쟁이’란 글을 소개합니다.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다/작년가을/붉게 타오르다 사라져 갔던 담쟁이

어느새 다시 시작했다/반갑고 기쁘다

초록빛 열정으로/힘차게 하늘 향해/담벼락, 바위, 나무 타오르기 시작했다

마침내/붉은 사랑으로 타오르다/가을 서리 내려 사라지는 날까지

또 계속이다

해마다 반복되는/제자릴 삶에도/지칠줄 모르는 초록빛 열정

다만 오늘/하늘 향해 타오를 뿐/내일은 모른다

타오름 자체의 과정이/행복이요 충만이요 영원이다

오늘 하루만 사는 초록빛 영성이다”-1998.6.3

 

세월의 흐름이나 일년 사계四季와는 무관하게 영적승리의 삶을 위해 영적 전의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 진리를 깨닫게 해주는 글입니다.

 

셋째, 훈련입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평생 영적 훈련에 충실한 영적 훈련병들인 우리들입니다. 우리의 수도복은 영적 훈련복이자 전투복을 상징합니다. 우리가 평생 매일 끊임없이 바치는 시편성무일도와 미사의 공동전례기도가 바로 우리 수도승들에게는 필수 영적훈련입니다. 우리의 모든 수행 덕목들도 이런 영적훈련을 위한 것들입니다. 

 

아무리 무기가 좋아도 훈련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내적으로 물러터져 무너지면 아무도 도와줄 수 없습니다. 물도 고이면 썩고, 무기도 갈고 닦지 않으면 녹습니다. 벼락치기 훈련은 아무 쓸모가 없습니다. 끊임없는 영적훈련에 요령이나 첩경의 지름길은 없습니다. 우보천리, 우직할정도로 영적훈련을 통한 영적습관화가 최선, 최상, 최고의 처방입니다.

 

영적훈련에 소홀하거나 방심할 때 어김없이 찾아오는 이런저런 영육의 아픔이나 병들입니다. 그러니 참으로 자발적 기쁨으로 한결같이 영적훈련에 전념해야 할 것입니다. 바로 우리의 사부 성 베네딕도는 규칙서 “4장 착한 일의 도구들은 무엇인가”라는 장에서 무려 78절에 걸쳐 상세히 그 구체적 처방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오늘 루카 복음 사가 역시 우리의 영적 삶에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한 진단과 더불어 처방을 제시합니다. 바로 언젠가의 그날에 대비하여 늘 깨어 기도하라는 것입니다. 주님이 오실 날, 죽음의 날은 아무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유비무환, 그러니 늘 깨어 기도하며 준비하라는 것입니다. 대림을 앞두고 주님께서 주시는 대림시기 활동 지침입니다.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으로 너희 마음이 물러지는 일이 없게 하여라. 그리고 그날이 너희를 덫처럼 갑자기 덮치지 않게 하여라. 그날은 온 땅 위에 모든 사람에게 들이 닥칠 것이다. 너희는 앞으로 일어날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나 사람의 아들 앞에서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

 

영적훈련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늘 깨어 기도함으로 영적 근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힘든 것들을 피하고 쉽게 살지 말라는 것이며, 쾌락을 행복으로 착각하여 육적 욕망을 따라 살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날을 오늘처럼 생각하여 ‘오늘 지금 여기서’ 부터 자기 중심의 삶에서 벗어나 하느님 중심의 삶으로의 전적 회개의 삶을 살라는 것입니다. 참으로 회개의 은총이 우리 모두 근심과 걱정, 두려움과 불안에서 벗어나 초연하고 홀가분한 자유로운 삶을 살게 합니다. 

 

새삼 행복도 구원도 영적훈련도 선택임을 깨닫습니다. 그러니 과감히 영적훈련의 삶을 선택하여 한결같이 정진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명심할 바 홀로의 영적 여정이자 전쟁이 아니라 형제들과 함께하는 더불어의 영적여정이자 전쟁이라는 것입니다. 바로 다음 고백처럼 전우애와 학우애와 형제애가 균형잡히고 조화된 주님의 영적도반으로서의 삶을 살라는 것입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주님의 집인 수도원에서

주님의 전사로, 주님의 학인으로, 주님의 형제로 살았습니다.

끊임없이 이기적인 나와 싸우는 주님의 전사로

끊임없이 말씀을 배우고 실천하는 주님의 학우로

끊임없이 수도가정에서 주님의 형제로 살았습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받으소서.”

 

비단 수도공동체뿐 아니라 믿는 이들 공동체 모두에게 해당되는 영적 삶의 진리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전우애, 학우애, 형제애를 북돋아 주시어 우리 모두 영적승리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16,33ㄴ).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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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21.11.27 09:57
    "사랑하는 주님, 주님께서 주신
    이 거룩한 삶의 선물을
    잘쓰고 다시 주님께 드리기 위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과 희망으로 반복되는 훈련을 통해
    영적 승리의 삶을 살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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