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0.연중 제2주간 목요일                                                   1사무18,6-9;19,1-7 마르3,7-12

 

 

하느님 중심中心의 삶

-이탈과 겸손의 ‘사랑’, 분별의 ‘지혜’-

 

 

베네딕도 규칙에서 제가 좋아하는 두 구절입니다.

 

“아무것도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보다 더 낫게 여기지 마라.”(성규4,21)

“그리스도보다 아무것도 더 낫게 여기지 말 것이니, 그분은 우리를 다 함께 영원한 생명으로 인도하실 것이다.”(성규72,11)

 

이래서 베네딕도회 영성을 ‘그리스도 중심의 공동체 영성’이라 정의합니다. 하느님 중심을 구체화한 말씀이 그리스도 중심이나 결국은 하나입니다. ‘그리스도를 통해,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 중심의 삶이기 때문입니다. 매주 토요일 끝기도때 마다 신명기 말씀도 생각납니다.

 

“너 이스라엘아 들어라. 우리 주 하느님은 오직 한 분 뿐이시다. 네 마음을 다하여, 정성을 다하여, 힘을 다하여,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여라. 오늘 내가 너에게 명령하는 이 말을 마음에 새기고, 너의 자손들에게 거듭거듭 들려 주어라. 집에 있을 때에도 길을 갈 때에도 잠을 잘 때에도 일어날 때에도 항상 말해 주어라.”(신명6,4-7).

 

얼마나 철저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하느님 중심의 사랑과 믿음의 삶인지 깨닫습니다. 참으로 이런 하느님께 대한 사랑만이 인간 무지無知와 허무虛無에 대한 유일한 처방이요 유일한 ‘삶의 의미意味’임을 깨닫습니다. 엊저녁 시편 성무일도시 마음에 와 닿았던 구절들입니다.

 

“내 영혼아 고이 쉬라 오직 하느님 안에서,

님께로부터 내 구원이 오나니.

님만이 나의 바위, 내 구원, 내 성채시기에,

나는 절대 흔들리지 아니하리라.

내 구원 내 영광이 하느님께 있나니,

하느님은 굳센 바위, 피난처시다.”(시편62,6-8)

 

얼마나 견고한 하느님 중심의 믿음의 삶의 고백인지 마음에 깊이 와 닿습니다. 참으로 믿는 이들에게 ‘삶의 중심’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참으로 재앙중의 재앙이, 불행중의 불행이 삶의 중심의 부재일 것입니다. 삶의 중심이 없을 때 뿌리없이 떠도는 유령같은 좀비같은 헛된 삶이요, 일희일비, 부화뇌동의 변화무쌍 변덕스런 삶입니다. 그리하여 우리 믿는 이들은 단호히 하느님은 우리 삶의 중심이라 고백합니다.

 

제가 늘 강조하는바 하느님은 우리 ‘삶의 중심’이자 ‘삶의 의미’이며, ‘삶의 목표’이자 ‘삶의 방향’이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모두라는 말씀입니다. 하느님 대신 그리스도를 넣어도 그대로 통합니다. 제 행복기도문중 다음 고백 역시 이와 일치합니다.

 

“주님, 당신은 저의 모두이옵니다.

저의 사랑, 저의 생명, 저의 기쁨, 저의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와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하루이옵니다.”

 

바로 여기서 귀결되는 하루하루의 삶입니다. 일일일생 하루를 처음처럼, 마지막처럼, 평생처럼 살고자 하는 갈망입니다. 오늘 말씀을 깊이 묵상하다 보니 모아지는 주제가 바로 하느님 중심의 삶이었습니다. 참으로 하느님을 사랑하여 하느님 중심에 삶에 집중할 때 저절로 ‘이탈과 겸손의 아가페 사랑’이요 ‘분별의 지혜’라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오늘 말씀의 이해도 확연해 집니다.

 

사무엘상권은 단적으로 말해 사울과 다윗의 권력 투쟁의 적나라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역사상 골육상쟁骨肉相爭의 권력투쟁은 얼마나 비일비재했는지 새삼 권력욕이 얼마나 무서운지 깨닫습니다. 독재자뿐 아니라 권력욕의 특성상 2인자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오늘은 제1독서는 ‘사울이 다윗을 시기하다’라는 내용과 ‘요나탄이 다윗을 감싸주다’라는 두 내용이 나오는데 그 사이에 두 내용이 생략되어 있습니다. ‘사울이 다윗을 죽이려 하다’라는 내용과 ‘다윗이 사울의 사위가 되다’라는 내용입니다. 참으로 다윗은 사울에게 눈에 가시였을 것입니다. 이후에 전개되는 내용도 사울과 다윗의 권력투쟁의 적나라한 실상을 보여줍니다. 골리앗을 이긴것도 순간, 강력한 라이벌로 혜성처럼 떠오른 다윗으로 말미암아 사울의 내면은 얼마나 복잡하고 불안했겠는지 동정심도 갑니다.

 

“사울은 수천을 치시고, 다윗은 수만을 치셨네.”

 

이스라엘 모든 성읍들의 여인들이 나와 승전후 돌아온 사울과 다윗을 맞이할 때 노래 가사입니다. 사울의 처지라면 인간적으로 볼 때 거의 누구나 질투와 분노로 속이 뒤집힐 것입니다. 사실 사울은 다윗을 시기하게 되고 사위로 삼고  왕권이 다윗에게 넘어갈 것을 두려워하여 다윗을 죽이려 합니다.

 

사울과 다윗이 좋은 대조를 이룹니다. 사울은 중심이 없고 다윗은 중심이 있습니다. 물론 하느님 중심입니다. 하느님 중심의 믿음과 사랑이 빈약했기에 질투의 유혹에 빠진 사울입니다. 참으로 사울이 하느님 중심의 초연한 삶이 었다면 결코 일희일비하지도 않았을 것이며 분별력의 지혜도 발휘하여 다윗을 넓은 마음으로 수용했을 것입니다. 미풍을 결코 태풍으로 바꾸지 않았을 것입니다.

 

참 무서운 것이 우리를 눈멀게 하는 이런 시기와 질투심, 분노, 권력욕의 탐욕입니다. 바로 이 모두가 무지의 결과들입니다. 우리를 눈멀게 하는 무지의 탐욕, 질투, 분노들입니다. 참으로 이런 무지의 질투나 탐욕에 유혹됐을 때 미풍은 태풍으로 변하는 것입니다. 

 

사울과는 대조적인 다윗의 하느님 중심의 믿음과 삶이 두드러집니다. 무엇보다 요나탄과의 우정이 참 아름답고 감동적입니다. 요나탄 덕분에 숱한 위기를 모면한 다윗입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에 충실했던 다윗에게 하느님이 보내준 참 좋은 친구가 사울의 아들 요나단입니다. 

 

이후에 보겠습니다만 아버지 사울에게는 둘도 없는 효자孝子이자 충신忠臣이었고 다윗에게는 둘도 없던 친구親舊였던 요나탄의 온전한 인품이 정말 아름답고 호감이 갑니다. 인류 역사상 아름답게 회자되고 있는 다윗과 요나탄의 우정입니다. 정말 완벽한 전인적 인간상의 모델이 요나탄입니다.

 

바로 이런 사울과 다윗이 극명한 대조를 이루듯, 사울과 복음의 예수님도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다윗과 예수님은 참으로 하느님 중심의 삶을, 즉 이탈과 겸손의 사랑을, 분별력의 지혜를 살았던 분들임을 깨닫게 됩니다. 결코 이 두 분들은 경거망동하거나 부화뇌동하지 않았고 일희일비하지 않았던 참으로 초연한 이탈과 겸손의 사랑에, 분별의 지혜를 지닌 분들이었습니다. 결코 무지에 눈멀어 탐욕이나 질투의 유혹에 빠져 미풍을 폭풍으로 만든 분들이 아니었습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은 참으로 사람들을 사랑하시어 치유활동과 구마활동에 전력 투구하지만 늘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음을 봅니다. 사실 예수님은 언제나 내적 위기 상황이 왔을 때는 지체없이 꼭 외딴곳으로 물러나 아버지와의 친교 시간을 마련하여 자신을 새롭게 추스르고 충전했습니다. 

 

예수님이 원한 것은 ‘광팬(狂fan)’이 아닌 참된 추종자인 제자들이었습니다. 예수님이 결코 군중의 덧없는 인기의 유혹에 빠져 영합하지 않고, 한결같이 끝까지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에 이르는 ‘십자가의 길’을, ‘파스카의 길’을 갈 수 있었던 비결도, 하느님 중심의 철저한 믿음의 삶에서 나온 ‘이탈과 겸손의 사랑’, 그리고 ‘분별의 지혜’였음을 봅니다. 바로 이런 초연한 이탈과 겸손의 사랑이, 분별의 지혜가 미풍을 폭풍으로 바꾸지 않으며 또 폭풍은 미풍으로 바꿉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께 감지되는 바도 늘 광팬과는 거리를 두는 그런 분별의 지혜요, 다음 대목에서 분명히 드러납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호숫가로 물러가셨다.’

‘예수님께서는 군중이 당신을 밀쳐 대는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시려고, 당신께서 타실 거룻배 한 척을 마련하라고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떠날 때 잘 떠나는 때를 아는 분별의 지혜의 대가大家요 달인達人인 예수님입니다. 이 모두가 온전히 하느님 중심의 믿음과 사랑에 철저했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하느님 중심의 삶일 때, 무집착의 이탈과 겸손의 사랑이요 분별의 지혜라는 참 좋은 선물입니다. 사울과 다윗, 사울과 예수님의 비교가 우리에게 참 좋은 가르침이자 깨우침이 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 중심의 믿음의 삶에 항구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십니다. 더불어 이탈과 겸손의 사랑을, 분별의 지혜를 선물하시어 광팬이 아닌 당신의 진정한 추종자인 제자로 살게 하십니다. 우리가 매일 평생 끊임없이 바치는 이 거룩한 미사시간, 역시 참 좋은 이탈과 겸손의 사랑의 훈련시간이자 분별의 지혜의 훈련시간임을 깨닫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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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22.01.20 10:25
    내 영혼아 고이 쉬라 오직 하느님 안에서,

    님께로부터 내 구원이 오나니.

    님만이 나의 바위, 내 구원, 내 성채시기에,

    나는 절대 흔들리지 아니하리라.

    내 구원 내 영광이 하느님께 있나니,

    하느님은 굳센 바위, 피난처시다.”(시편62,6-8)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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