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3.1.연중 제8주간 화요일(3월 성 요셉 성월)                                        1베드1,10-16 마르10,28-31

 

 

추종追從의 여정

-주님, 사랑, 버림, 따름-

 

 

모 원로 정치인의 진단에 절대적으로 공감했습니다. ‘갈등과 분열의 세계라지만 한국내의 갈등과 분열은 최고다. 88% 갈등사회다.’라는 진단입니다. 사실이 그렇습니다. 남북의 분열과 갈등, 지역간, 계층간, 세대간, 남녀간, 노사간,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참으로 끝없이 분열되어 갈등하는 산산조각난, 폭발 직전의 작금의 사회 현실같습니다. 

 

그리스도교에서는 죄의 결과가 분열이라 합니다. 죄의 결과, 관계의 파괴로 인한 분열과 갈등이라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통합과 일치의 사회를 말합니다. 특히 요즘 정치권에서 회자되는 주제가 ‘통합’입니다. 어떻게 분열과 갈등이 아닌 통합과 다양성 속의 일치를 이룰 수 있을까요. 참으로 당면한 최대의 화두라 할 수 있습니다.

 

어제 복음의 부자는 주로 청년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부자 청년은 재물이 많아 예수님 추종에 실패했습니다. 재물과 주님이란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는 진리가 입증되었습니다. 한마디로 삶의 비전이, 삶의 중심이 부재했던 것입니다. 중심이 비전이 둘일 수는 없습니다. 

 

우리 믿는 이들에게 삶의 유일한 비전이자 중심은 주 예수 그리스도뿐이라고 고백합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느님이 우리의 영원한 비전이자 꿈이자 희망이자 중심이라 고백합니다. 예나 이제나 구도자들의 궁극의 열망은 똑같습니다. 

 

유일회적 한번 뿐인 소중한 인생을 참으로 진짜 살아 보고 싶은 열망입니다. 바로 하느님을 찾아 수도원에 온 성소자들의 공통적 특징입니다. 제가 자주 강조했던 말마디가 있습니다.

 

“우리 수도형제들이 함께 통합과 일치의 공동체를 이뤄 살 수 있는 것은 성격이, 마음이, 기질이, 서로 같아서가 아니다. 이렇게 살기로 하면 함께 살 수 있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다. 이런 다른 사람들이 함께 살 수 있는 것은 서로 좋아서, 마음이 맞아서가 아니라, 바라보는 중심, 비전의 방향이 같기 때문이다. 삶에서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제대로의 방향이다. 바로 우리 믿는 이들에게는 주 예수 그리스도는 공동체의 영원한 비전이자 중심이다. 삶의 목표이자 방향이요 삶의 중심이자 의미이다.”

 

평생 매일 끊임없이 주님 중심의 공동체의 통합과 일치를 확인하고 성취해주는 결정적 수행이 바로 공동체의 가시적 중심인 성전 안에서의 형제들이 함께 주님께 바치는 공동전례기도입니다. 이런 공동전례기도의 수행이 없었다면 공동체는 벌써 분열과 갈등으로 공중 분해 되었을 것입니다. 

 

너무나 자명한 진리입니다. 과연 분열과 갈등의 사회에서 믿는 이들의 공동체만이라도 통합과 일치의 모범은 물론 나라와 사회의 통합과 일치를 위해서도 전력 투구해야 하겠습니다. 참으로 간절히 항구히 기도하는 정치 지도자들이라면 얼마나 좋을런지요! 기도할 때 회개요 겸손이요 지혜의 선물 은총이기 때문입니다. 과연 추종의 여정에 궁극의 요소는 무엇일까요.

 

첫째, 주님입니다.

물론 우리의 영원한 중심이자 비전은 주 예수 그리스도님뿐입니다. 그리하여 우리 수도공동체를 ‘그리스도 중심의 공동체’라 정의합니다. 바로 이 중심이자 비전이자 방향이신 주님을 분명히 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 삶의 여정을 주님을 따르는 추종의 여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라는 주님의 말씀도 기억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베드로의 고백입니다.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승님을 따랐습니다.”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해 삶의 영원한 비전이자 중심인 예수님을 스승님으로 선택했다는 베드로의 고백입니다. 참으로 추종의 여정에서 늘 새롭게 확인해야 할 영원한 비전이자 중심이신 주님입니다.

 

둘째, 사랑입니다.

주님께 대한 열렬하고 항구한 사랑입니다. 추종의 여정에 날로 깊어지는 영원한 도반이자 스승이신 주님과 사랑의 우정 관계인지요. 우리에게 정작 필요한 힘은 관계의 힘, 우정의 힘입니다. 주님께 갖고 갈 수 있는 것은 신망애信望愛의 관계 하나뿐입니다. 

 

환경이 좋아 천국이 아니라 주님과의 관계, 형제들과의 관계가 좋아야 천국입니다. 참 좋은 손님은 빈손으로 와도 반갑고 기쁘듯 주님과 깊은 우정의 관계에 있는 이는 빈손으로 와도 주님께는 반갑고 기쁠 것입니다. 자주 피정하는 분들과 나눴던 대화도 생각납니다.

 

“여기 수도원이 천국입니다.”

“아닙니다. 장소의 환경이 좋아서 천국이 아니라 관계가 좋아야 천국입니다. 주님의 관계, 형제들과의 관계가 나빠 남남의 분열과 갈등의 관계라면 거기가 지옥입니다. 천국과 지옥은 장소개념이 아니라 관계 개념입니다.”

 

이래서 삶의 중심이자 비전이 주님과 날로 깊어가는 우정이 공동체 일치에 결정적 요인이 됩니다. 

 

셋째, 버림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사랑할 때 저절로 따라오는 이탈의 버림과 비움입니다. 영원한 참보물이신 주님을 만났기에 세상 소유물들은 짐이 될뿐입니다. 부자 청년은 참으로 주님을 못났기에 버림에 실패했지만 베드로는 참으로 삶의 영원한 비전이자 중심인, 길이자 진리이자 생명이신 주님을 만나 사랑했기에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베드로의 버림이 끝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결코 단번에 이뤄지는 버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평생 우리 삶의 여정이 사랑의 여정이듯, 버림이 여정이기 때문입니다. 끊임없이 하루하루 날마다 버리고 비워가야 할 여정중인 우리들입니다. 

 

넷째, 따름입니다.

주님을 따른다는 것은 세상의 우상들이나 환상들의 헛것들이 아닌 애오라지 진리를, 성령을 따른 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죽을 때 까지 살아 있는 그날까지 안팎으로 끊임없이 비우고 버리고 떠나 주님을 따르는 우리들입니다. 주님의 바로 우리 여정의 궁극의 목표이자 방향이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자주 제가 강조하는 말마디가 있습니다. 

 

“넘어지는 것이 죄가 아니라 자포자기 절망으로 일어나지 않는 게 죄다. 넘어지면 곧장 일어나 탄력좋은 믿음으로 희망으로 사랑으로 다시 새롭게 주님을 따르는 여정에 오르는 것이다.”

 

참으로 버림과 따름에 항구했던 이들에 대한 주님의 축복 말씀입니다.

 

“누구든지 나 때문에, 복음 때문에 집이나 형제나 자매, 어머니나 아버지, 자녀나 토지를 버린 사람은 현세에서 박해도 받겠지만 집과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녀와 토지를 백배나 받을 것이고, 내세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받을 것이다.”

 

아버지는 하느님 한 분뿐이기에 아버지만 빼고 인적, 물적 모든 축복의 선물에, 내세에서는 영원한 생명까지 약속받는 이들이 바로 추종의 여정에 항구했던 이들입니다. 이어지는 주님의 말씀이 우리의 경각심을 촉구합니다.

 

“그런데 첫째가 꼴지가 되고 꼴찌가 첫째 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추종의 여정에 방심은 금물이라는 것입니다. 도중하자하지 않고 제 페이스대로 한결같이 목표지점까지 완주하는 추종의 여정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잘 버리고 주님을 따랐다 해도 지금 꼴찌가 된 현실이라면 구원은 요원합니다. 한결같이 추종의 여정에 충실한지 바로 오늘 지금 여기 내 현주소를 드려다 보게 됩니다.

 

분열과 갈등의 시대에 참으로 멋진 통합과 일치의 모범을 보여줄 수 있는 그리스도 중심의 교회 공동체입니다. 바로 제가 34년 동안 정주하여 몸담고 살아가는 ‘성 베네딕도회 요셉 수도 공동체’가 그 빛나는 모델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추종하는 여정에 결정적 네 요소가 되는 주님, 사랑, 버림, 따름입니다. 

 

참으로 국외나 국내나 어렵고 혼란한 시절입니다. 국가의 명운이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닐 대통령 대선이 3월9일입니다. 하느님의 오묘한 섭리에 감사한 마음 가득합니다. 바로 오늘부터는 3월 요셉 성월의 시작이고, 내일 재의 수요일부터는 은총의 사순시기가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겹 경사같은 기분입니다. 그대로 깨어 회개와 기도, 말씀공부와 사랑 실천에 전념해야 할 영적훈련장과 같은 3월 요셉 성월에 사순시기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사순시기를 앞둔 우리 모두에게 추종의 여정에 항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십니다. 사순시기를 앞둔 오늘 추종의 여정에 결정적 모범이신 주님의 수제자 베드로의 권고가 참 유익하고 고맙습니다.

 

“그러므로 마음을 가다듬고 정신을 차려,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 받을 은총에 여러분의 모든 희망을 거십시오. 이제 순종하는 자녀로서, 전에 무지하던 때의 욕망에 따라 살지 말고, 여러분을 부르신 분께서 거룩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모든 행실에서 거룩한 사람이 되십시오.”(1베드1,13-15).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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