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5.31.화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                                     스바3,14-18 루카1,39-56

 

 

하느님 중심의 행복한 삶

-우정, 환대, 찬미-

 

 

약간의 비가 내린 후라 새벽 하늘이 맑고 푸르며 별빛 또한 맑고 밝고 공기도 청정淸淨하니 정신도 마음도 새롭습니다. 저에게 하루중 가장 행복한 시간은 새벽 일찍 강론을 쓰는 시간입니다. 하루의 중심과 질서를 잡아주는, 또 하느님 중심의 행복한 삶을 살게하는 강론의 은총입니다. 

 

계속되는 가뭄이 안타깝지만 게속되는 파스카 축제의 부활시기와 더불어 5월의 성모성월은 참 아름답고 싱그러웠습니다. 꽃들도 새들도 많았던 수도원이요, 우리 나라 어디나 하느님 계신 천국처럼 느껴지는 계절이었습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을 새로이 할 수 있는 참 좋고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오늘 5월 성모성월聖母聖月 마지막날 5월 31일은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이고 내일부터는 6월 예수 성심성월聖心聖月의 시작입니다. 이렇게 끝은 새로운 시작입니다. 5월 성모성월의 마지막 날, 참 좋아하는 성가 244장이 생각납니다.

 

“성모성월이요 제일 좋은 시절, 사랑하올 어머니 찬미하오리다.

 가장 고운 꽃 모아 성전꾸미오며, 기쁜 노래부르며 나를 드리오리.”

 

1절만 아니라 4절까지 모두가 우리를 위로하고 치유하는 아름다운 내용들로 가득합니다. 오늘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이 참 아름답습니다. 어제 수도원 성전 봉헌 축일 미사에 갑작스럽게 케익을 들고 축하차 방문한 분을 반갑게 환대하여 “아, 오늘은 세실리아 자매님의 방문 축일이기도 하네요.” 드린 덕담도 생각납니다. 반가운 분을 환대할 때면 꼭 그분의 방문 축일 같다는 느낌도 듭니다.

 

오늘 복되신 동정 마리아 방문 축일의 두 도반, 마리아와 엘리사벳의 우정과 환대가 참 아름답습니다. 하느님 중심의 가난하고 겸손한 찬미의 삶에서 가능했던 우정이요 환대임을 깨닫습니다. 마리아에게 엘리사벳처럼 힘들 때 언제나 찾을 수 있는 도반은 있으신지요? 

 

예수님 탄생 예고를 듣고 순종한 마리아 였지만 심중은 참 착잡했을 것입니다. 서둘러 길을 떠나 유다 산악 지방에 사는 엘리사벳을 찾은 마리아의 모습이 이를 입증합니다. 마리아에게 엘리사벳은 참 좋은 도반이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하느님 중심의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두 분이 줍니다.

 

첫째, 우정友情의 삶입니다.

행복한 삶의 여정을 위해 도반과의 우정은 필수입니다. 혼자의 여정이 아니라 더불어의 여정에 더불어의 구원이기 때문입니다. 좋은 도반이야말로 하느님 주신 참 좋은 선물입니다. 마리아와 엘리사벳은 서로에게 하느님의 참 좋은 선물이었습니다. 과연 이런 두분 도반과 같은 관계의 도반이 있으신지요? 부부관계도 이런 영적우정의 영적도반의 관계라면 얼마나 좋겠는지요.

 

한결같이 하느님 중심의 삶에 충실할 때 이런 참 좋은 선물의 도반입니다. 서로간의 우정에 전제되는 바, 영원한 도반이신 주님과의 우정입니다. 우리 삶의 중심이신 영원한 도반 주님과의 우정과 더불어 형제자매 도반들과의 우정임을 깨닫습니다. 과연 날로 깊어지는 주님과의 우정관계요 형제 도반과의 우정관계인지 성찰하게 됩니다.

 

둘째, 환대歡待의 삶입니다.

마리아의 영적도반이자 영적우정의 사람, 엘리사벳의 마리아 환대가 참 고맙고 놀랍습니다. 이미 태중의 예수님과 요한 세례자의 우정도 함께 시작됨을 봅니다. 하느님의 섭리 은총이 참 신비롭고 아름답습니다. 성령으로 가득 차 환대하는 엘리사벳의 모습이 그대로 하느님 중심의 삶에 얼마나 충실했는지 그 생생한 증거입니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 지리라고 믿으신 분!”

 

참 아름다운 환대 장면이 눈에 선합니다. 말한마디 천량빛을 갚는다 했습니다. 엘리사벳의 환대는 마리아에게는 그대로 눈물 겹도록 고마운 위로의 구원체험이었을 것입니다. 이런 관계의 우정과 환대일 때 진짜 도반이라 할 수 있습니다. 두 분 도반 사이의 신뢰와 사랑도 참 깊어졌을 것입니다. 마리아는 석 달 가량 엘리사벳과 함께 지내다가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니 엘리사벳의 환대가 참 극진했음을 짐작하게 됩니다. 과연 환대에 충실한 우리의 삶인지 성찰하게 됩니다. 

 

셋째, 찬미讚美의 삶입니다.

하느님 찬미의 기쁨, 찬미의 행복입니다. 도대체 세상에 이 기쁨을, 행복을 능가할 기쁨은, 행복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엘리사벳의 우정의 환대에 감격한 마리아의 즉각적 응답이 저 유명한 마리아의 노래입니다. 우리 수도자들이 성모님과 하루하루 날마다 평생 저녁 성무일도 끝무렵에 바치는 찬미의 노래입니다. 마리아 성모님이야 말로 찬미의 모범입니다. 아니 하느님을 찾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의 생래적 특징이 찬미와 감사입니다. 하느님 창공을 자유롭게 날게하는 영혼의 양날개가 찬미와 감사입니다.

 

참 아름답고 향기로운 사람이 찬미와 감사의 사람입니다. 하느님 찬미와 더불어 영원한 도반 주님과의 우정은 물론 형제 도반들과의 우정도 날로 깊어집니다. 오늘 마리아의 노래 전반부는 예수님 어머니 마리아의 개인적인 감사의 마음이 담겨 있고, 후반부는 하느님 백성 전체의 집단적인 감사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바로 성서의 가난한 사람들인 아나뷤의 대표적 노래가 바로 마리아의 노래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의 가난하고 겸손한 이들이 바치는 찬미 감사가로 이런 찬미와 감사의 고백이 우리를 정화하고 성화하여 순수한 마음과 더불어 가난과 겸손의 영성을 깊이해 줍니다.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하느님의 나라가 너희 것이다.”

 

온전히 하느님께 신뢰와 희망, 사랑을 둔 가난한 아나뷤의 전형적 모범이 바로 마리아와 엘리사벳입니다. 오늘 제1독서 스바니야 예언서의 말씀은 마리아는 물론 시공을 초월하여 하느님을 찾는 가난하고 겸손한 자들 모두에 대한 위로와 격려이기도 합니다. 바로 하느님을 사랑하는 우리들 하나하나가 딸 시온이요 이스라엘이요 예루살렘입니다.

 

“딸 시온아, 환성을 올려라. 이스라엘아, 크게 소리쳐라. 딸 예루살렘아, 마음껏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이스라엘 임금 주님께서 네 한가운데에 계시니, 다시는 네가 불행을 두려워하지 않으리라.

 시온아, 두려워하지 마라. 힘없이 손을 늘어 뜨리지 마라. 주 너의 하느님, 승리의 용사께서 네 한가운데에 계신다. 

그분께서 너를 두고 기뻐하며 즐거워하신다. 당신 사랑으로 너를 새롭게 해 주시고, 너 때문에 환성을 올리며 기뻐하시리라. 축제의 날인 양 그렇게 하시리라.”

 

하느님 중심의 찬미의 삶에 쏟아지는 축복이 참 놀랍습니다. 얼마나 고무적인지요. 고해인생을 축제인생으로 바꿔주는 하느님 찬미의 은총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찬미와 감사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이렇게 살아야 영혼이 육신에 끌려가지 않고 영혼이 육신을 끌고 갑니다.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바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회칙 제목이기도 합니다. 또 “두려워하지 마라”는 말씀은 성서에 얼마나 많이 반복하여 나오는지요! 참으로 하느님 중심의 행복한 삶과 더불어 우정과 환대, 찬미의 삶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 은총의 당신 사랑으로 우리를 새롭게 하시며 우리 모두 우정의 삶, 환대의 삶, 찬미의 삶에 항구하고 충실하도록 도와 주십니다.

 

“보라, 내 구원의 하느님, 나는 믿기에 두려워하지 않네. 

 주님은 나의 힘, 나의 굳셈, 나를 구원해 주셨네. 

 너희는 기뻐하며, 구원의 샘에서 물을 길으리라.”(이사12,2-3).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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