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6.20.연중 제12주간 월요일                                                   2열왕17,5-8.13-15ㄱ.18 마태7,1-5

 

 

 

너 자신을 알라

-자기인식自己認識의 지혜와 겸손, 사랑-

 

 

 

"하느님 곁에 있는 것이 내게는 행복,

 이 몸 둘 곳 주님, 나는 좋으니

 하신 일들 낱낱이 이야기하오리다."(시편73.28)

 

어제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은 행복한 날이었습니다. 평생 하늘에 보물을 쌓아 온 좋은 분들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들에게선 하늘 향기, 그리스도의 향기가 납니다. 무려 24년 동안 친교를 맺고 있는 분들인데 참 한결같이 사랑을 실천하며 산 분들입니다. 저에게 많은 시간을 내 주셔서 감사하고 행복했다는 분들에게 답신을 보냈습니다. 

 

“저도 오늘 하늘에 보물을 계속 쌓고 계신 좋으신 분들과 함께 해서 참 행복했습니다.”

 

이어 예수성심자매회 회장직을 맡아 하늘에 보물을 잘 쌓고 있는 자매와 주고 받은 메시지입니다. 총무직까지 하면 아마 15년 이상을 봉사해온 참 한결같은 자매입니다.

 

“하느님께서 예수성심자매회에 주신 선물은 넷입니다. 성경, 예수님, 미사, 신부님입니다.” 즉시 덕담德談의 답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자매님을 추가하여 예수성심자매회에 주신 선물은 다섯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또 분도지 여름호중 존경하는 수도선배 김구인 요한 보스코 신부님의 감동적인 인터뷰 기사를 읽고, 즉시 신부님과 분도지 편집장 신부님에게 감사와 감동, 위로와 격려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두 분 다 수도원에서 평생 하늘에 보물을 쌓으며 선하게 사는 분들입니다. 특히 인터뷰 기사 머리말 부분이 훈훈했습니다.

 

“두번째 대담자로 김구인 요한 보스코 신부를 만났다. 한 수도자가 걸어온 ‘여운 깊은 영화’같은 인생을 공유한 복된 시간이었다. 그날 우리는 하느님 사랑을 그윽히 관조하고 있는 82세 ‘참 수도승’을 뵈었다.”

 

이래서 노승老僧과 노목老木은 사찰寺刹의 참 중요한 자산資産이라는 말이 천주교의 수도원에도 그대로 통합니다. 참 수도승을 “만났다”가 아니라, “뵈었다”는 마지막 부분 표현에서 대담 정리자의 신부님에 대한 존경하는 마음이 와닿아 기뻤습니다. 좌우간 어제 직접적으로, 간접적으로 계속 하늘에 보물을 쌓고 있는 분들을 만난 것입니다. 함께 살아가는 우리 수도형제들의 삶 역시 매일 하늘에 보물을 쌓는 무사無邪한 사랑의 삶입니다.

 

정말 살 줄 아는 이들은 하늘에 보물을 쌓는, 하느님 중심의 사랑의 삶을 사는 분들입니다. 그러니 두 부류의 삶으로 나눌 수 있겠습니다.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삶이냐 땅에 보물을 쌓는 삶이냐’ 입니다. 하늘에 보물을 쌓는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사는 이들은 참으로 하느님을 알고 자기를 아는 사람들입니다. 마침내  무지의 어둠에서 벗어나면서 자기인식의 지혜와 겸손, 사랑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무지에 대한 답은 단 하나, 하늘에 보물을 쌓는 이타적利他的 선행의 삶입니다. 끊임없는 회개悔改의 선택選擇과 훈련訓練, 습관習慣과 더불어 함께 가는 하느님 은총의 선물이 주님을 닮은 참나의 성인으로 변화시켜 갑니다. 그래서 오늘 강론 제목은 “너 자신을 알라-자기인식의 지혜와 겸손, 사랑-”으로 정했습니다.

 

가장 힘든 것이 자기를 아는 것이요, 가장 쉬운 것이 남 판단하는 것입니다. 정말 자기를 알 때 지혜와 겸손이요 사랑입니다. 자기의 한계와 약함, 결점과 부족을 아는 이들은 결코 남을 심판하거나 단죄하지 않습니다. 자기를 모르는 무지한 이들이 남을 심판합니다. 그런데 자기를 아는 수행 역시 평생 수행입니다. 하느님을 알아가면서 자기를 알아가는 수행이 바로 끊임없는 회개입니다.

 

정말 남말이나 뒷담화만 하지 않아도 완덕에 도달한 성인입니다. 바로 이런 관점에서 보면 오늘 말씀 이해도 확연해 집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군더더기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자명하게 마음에 와닿습니다.

 

“남을 심판하지 마라. 그래야 너희도 심판받지 않는다. 너는 어찌하여 형제의 눈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네 눈속에 들보가 있는데 어떻게 형제의 눈에서 티를 빼내 주겠느냐? 위선자야,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그래야 네가 뚜렷이 보고 형제의 눈에서 티를 빼낼 수 있을 것이다.”

 

이래서 남말하기 좋아하는 이들에게 주어지는 말마디 둘을 기억할 것입니다. “너나 잘해!”, “너가 뭔데?”인데 참 적절한 대응입니다. 정말 제눈에 들보를 깨닫는 이가 지혜와 겸손, 사랑의 사람들입니다. 바로 평생 회개의 여정을 통해 서서히 깨달아 없어질 제눈에 들보이겠으며 더불어 형제들의 티도 사라질 것입니다. 사실 내가 변할 때 상대방도 알게 모르게 보고 배우며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자비로우시고 너그러우십니다. 하느님께만 유보된 심판입니다. 자비롭고 너그러우신 하느님이 하실 일을 주제 넘게 심판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정말 하느님을 알아 가면서 하느님을 닮아 자비로워지고 너그러워진 사람들은 결코 남을 심판하거나 단죄하지 않습니다. 하느님께 맡기고 끝까지 바라보고 지켜보며 기다립니다. 이런 끝없는 기다림 역시 하느님 신뢰의 표현입니다.

 

오늘 잠시 중단됐던 열왕기 하권 제1독서가 시작되었습니다. 짜증스럽고 복잡한 내용들이라 호감이 안갑니다. 무엇보다 하느님의 은혜를 입은 이스라엘 백성의 배은망덕의 악순환의 역사를 봅니다. 삶은 선물이자 과제라 했습니다. 아브라함 후손들에게 축복이 예언됐지만 계속 계명을 지키는 과제 수행을 망각하고 우상숭배의 죄를 지은 결과 축복의 선물을 상실한 것입니다. 

 

정말 하느님을 알고 자기를 아는 회개의 수행에 한결같았다면 이런 반복되는 악순환의 역사를 단斷! 끊어냈을 것입니다. 바로 제1독서 후반부가 이런 죄의 실상을 잘 보여줍니다.

 

“그러나 그들은 말씀을 듣지 않고 주 저희 하느님을 믿지 않은 그들의 조상들처럼 목을 뻣뻣하게 하였다. 그들은 그분의 규정과 그분께서 저희 조상들과 맺으신 계약, 그리고 자기들에게 주신 경고를 업신여겼다.”

 

그러니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 않은 자업자득의 업보요 자기 스스로 자초한 심판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기억과 성찰, 회개에 따른 단호한 조처가 없기 때문입니다. 작금의 우리나라의 현실과 역사만 봐도 계속되는 반복의 악순환의 역사같습니다. 불행하게도 양상만 달랐을뿐 조선시대 보복의 사화士禍가 지금도 계속되는 느낌입니다. 

 

사람은 고쳐쓸 수 없다는, 결코 변하지 않는 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습니다. 참으로 고착된 면면히 내려온 보복의 악순환의 역사입니다. 하느님을 알고 자기를 아는 회개의 수행에 단호하고 철저히, 묵묵히, 끝까지 힘을 쏟는다면 이런 반복의 악순환도 끊을 수 있으리라 믿고싶습니다. 

 

회개의 선택과 훈련, 좋은 덕목들의 습관화가 정말 중요하다 생각됩니다. 바로 주님은 날마다의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안에 잠재해 있는 무지의 어둠을 몰아내시고 자기인식의 지혜와 겸손, 사랑을 선물하십니다.

 

"주님을 찬미하라 좋으신 하느님을,

 그 이름 노래하라 꽃다우신 이름을."(시편135,3).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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