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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6.21.화요일 성 알로이시오 곤자가 수도자(1568-1591) 기념일 

2열왕19,9ㄴ-11.14-21.31-35ㄱ.36 마태7,6.12-14

 

 

 

지혜로운 성인의 삶

-분별력, 황금률, 좁은문-

 

 

 

깨끗한 욕심, 거룩한 욕심은 언제든 좋습니다. 누구에게나 무해한 아니 오히려 유익한 욕심입니다. 누게에게나 마음 깊이에는 이런 욕심이 있습니다. 바로 성인이 되고 싶은 욕심, 청정욕淸淨慾입니다. 하느님의 자녀답게 살고 싶은 욕심입니다. 땅에서도 하늘의 별처럼 살고 싶은 욕심입니다. 땅에서도 하늘에 보물을 쌓으며 살고 싶은 욕심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이렇게 살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살 수 있도록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삶입니다. 사실 이렇게 살라고 주어진 선물 인생입니다. 하늘에는 여전히 빛나는 별들일텐데 요즘은 하늘에 별들 보기가 참 힘든 세상입니다. 하늘에 빛나는 별처럼 천주교 하늘에 무수히 빛나는 별같은 성인들입니다. 

 

천주교의 자랑이 이런 별같은 무수한 성인들을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회개의 표징, 구원의 표징, 희망의 표징이 되는, 삶의 좌표가 되는 성인들입니다. 우리 천주교가 참으로 부요한 것은 이런 별같은 보물같은 무수한 성인들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래전 써놨던, 가끔 인용했던 “땅에서도 하늘의 별처럼”이란 시가 생각납니다.

 

“어!

땅도 하늘이네

구원은 진리는 바로 앞에 있네

 

뒤뜰 마당

가득 피어난 떠오른 

샛노란 별무리 민들레 꽃들!

 

땅에서도

하늘의 별처럼 살 수 있겠네”-2001.4.16

 

지금도 이 때의 장면이 생생합니다. 자비의 집 본관이 있기전 옛 토굴같은 방밖 창문을 열었을 때 뒤뜰 가득 눈부시게 피어난 샛노란 민들레꽃들을 보며 써놓고 큰 위로를 받았던 시입니다. 바로 땅에서도 하늘의 별처럼 살았던 우리 천주교의 성인들입니다.

 

오늘은 예수회 출신 성 알로시오 곤자가 수도자 기념일입니다. 그 어느 성인도 죽지 않은 성인은 없습니다. 어떤 성인도 때가 되면 죽습니다. 천상탄일에 이은 새로운 천상의 삶이 펼쳐집니다. 제가 성인 축일을 지낼 때 마다 본능적으로 하는 일이 생몰生沒연대를 헤아리며 산 햇수를 보는 것입니다. 

 

오늘 기념하는 성 알로이시오 곤자가 1591년 빼기 1568년 해보니 고작 만 23년 살았습니다. 참으로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났는데 성인입니다. “얼마나” 많이 살았느냐가 아닌 “어떻게” 참으로 살았느냐가 성인의 판별의 잣대임을 깨닫습니다. 성 알로시오의 성덕의 얼마나 출중했던지는 그가 신학공부 4년째 페스트병에 걸린 이들을 돌보다 전염되어 중병을 앓다 선종하기 얼마전 어머니에게 보낸 구구절절 감동의 편지에서 잘 드러납니다.

 

“어머니, 우리의 이별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입니다. 천국에서 다시 만나 우리 구원이신 주님과 결합하여 불사불멸의 끝없는 기쁨을 누리고 마음을 다하여 주님을 찬미하며, 하느님의 사랑을 영원토록 노래할 것입니다. 

존경하올 어머니, 어머니와 우리 온가족이 제 죽음을 하느님의 기쁜 선물로 생각해 주십사고 간절히 희망하면서 이 모든 말씀을 드립니다. 

제 희망의 성취인 그 항구를 향해 바다를 건너가는 동안 어머니께서 저를 친히 축복하시어 보호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아들로서 어머니께 바쳐야 하는 존경과 사랑을 더 확실히 보여 드릴 방도가 없기에, 어머니께 이 편지를 쓰게 된 것입니다.”

 

역시 성인의 배경에는 성녀같은 어머니가 자리하고 있음을 봅니다. 예수회 총장이던 콜벤바흐는 다음과 같이 성인을 칭송합니다.

 

“성 알로시오는 어떤 환경에서도 용기를 가지고 참 왕이며 참 주님이신 그리스도의 충실한 벗으로 생활했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졌던 모든 것을 내려 놓았을뿐 아니라 주 그리스도를 따르기 위해 오히려 세상의 가난한 사람들과 생활을 함께 하였습니다.”

 

그의 시성 절차는 빠르게 진행되어 1605년 10월19일 교황 바오로 5세에 의해 시복되고, 1726년 12월31일 교황 베네딕도 13세에 의해 시성됩니다. 그후 그는 모든 신학생들의 수호성인이 되었습니다.

 

어떻게 성인이 될 수 있을까요? 전적으로 하느님의 은총의 선물이지만, 이에 우리의 분투 노력의 응답도 필수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이 어떻게 응답해야 하는지 보여줍니다. 

 

첫째, 분별력의 지혜를 발휘하는 것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한결같이 사랑할 때 주어지는 분별력의 지혜입니다. 거룩한 것을 개들에게 주지 말고, 우리의 진주를 돼지들 앞에 던지지 마십시오. 그것들이 발로 그것을 짓밝고 돌아서서 우리를 물어뜯을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편애나 무시의 차별差別이 아니라 분별分別의 지혜입니다. 각자에 맞게 대응하라는 것입니다. 내 읽은 책이 좋다하여 누구에게나 좋은 책은 아닐 것이며, 내 좋아하는 음식이라고 누구의 식성에 맞는 음식도 아닐 것입니다. 

 

그러니 참 어리석게도 거룩한 것을 개들에게 주고, 진주를 돼지들에게 던져 주는 일은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이들에게 짐만 될 것이며 곧장 쓰레기 통에 버려질 것입니다.

 

둘째, 황금률을 명심하여 늘 지키는 것입니다.

황금처럼 귀하다 해서 황금률이며 어느 문화권에서나 볼 수 있는 삶의 지혜입니다. 예수님 이전 힐렐 율사 역시 “네가 싫어하는 일을 이웃에게 하지 마라. 이것이 율법 전부요 나머지는 풀이이다.”라고 황금률을 말했습니다. 부정적이도 소극적인 황금률이라 이러면 아무 일도 않게 됩니다. 이보다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오늘 복음의 황금률이 더 좋고 바람직합니다.

 

“그러므로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

 

이런 황금률의 사랑의 실천은 끝이 없습니다. 역지사지易地思之, 처지를 바꾸어서 생각하라는 경구와 일맥상통합니다. 좌우간 황금률은 사랑의 이중계명과 함께 가장 포괄적인 계율입니다. 이대로의 사랑 실천 노력에 항구하면 누구나 성인입니다.

 

셋째, 좁은문을 선택하여 통과하는 것입니다.

문이라 하여 다 똑같은 문이 아닙니다. 구원에 이르는 생명의 문도 있지만 멸망으로 인도하는 화려한 죽음의 문도 무수히 많습니다. 그러나 구원의 문인 좁은문을 선택하라는 것입니다. 행복은 선택이듯 구원의 좁은문도 선택입니다. 주님께서도 좁은문을 선택할 것을 명하십니다. 

 

“너희는 좁은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이끄는 문은 넓고 길도 널찍하여 그리로 들어가는 자들이 많다. 생명으로 이끄는 문은 얼마나 좁고 또 그 길은 얼마나 비좁은지, 그리로 찾아드는 이들이 적다.”

 

우리 수도자들처럼 자발적 기쁨으로 좁은문을 선택하여 사는 이들이 바로 성인입니다. 수도원뿐 아니라 세상 곳곳에서 자발적 기쁨으로 세상에 거슬러 좁은문을 통과하며 땅에서도 하늘의 별처럼 사는 성인들이 많습니다. 이런 이들 덕분에 유지되는 세상입니다. 예전 초등학교 교사시절 선배교사와 주고 받은  말을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이 선생, 왜 그리 힘들게 살아. 좀 쉽게 살아.”

“저는 이렇게 사는 게 쉬운데요.”

 

그렇습니다. 밖에서 볼 때는, 남이 볼 때는 좁은문이지만 안에서 내가 볼 때는 넓은문일 수 있습니다. 사실 주님을 좋아서 사랑해서 기쁘게 택한 길이라면 살아갈수록 내적으로 점차 넓은문으로 변해갑니다. 성인들만이 아는 비밀입니다. 

 

성인들의 특징은 늘 고통이 따랐다는 것, 휴식이 없었다는 것이며 그러나 이런 좁은문의 통과 와중에도 늘 기쁨과 평화, 찬미와 감사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밖에서 좁은문이지 내적으로 감미로운 사랑의 넓은문이었음을 깨닫습니다. 분도 성인도 그의 규칙에서 이를 언급합니다.

 

“좁게 시작하기 마련인 구원의 길에서 도피하지 마라. 그러면 수도생활에 나아감에 따라 마음이 넓어지고 말할 수 없는 사랑의 감미로써 하느님의 계명들의 길을 달리게 될 것이다.”

 

밖에서는 좁은문이지만 갈수록 내적으로 넓어지는 감미로운 사랑의 문, 생명의 문, 구원의 문, 넓은 문입니다. 바로 이런 영적 현실을 사는 이들이 성인입니다. 무엇보다 구원의 좁은문 통과에 결정적인 것이 간절하고 항구한 기도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히즈키야 임금이 풍전등화 위기 상황의 좁은문을 통과할 수 있었음도 이런 간절하고 절박한 기도 덕분이었습니다.

 

“당신 홀로 하느님이십니다. 당신께서는 하늘과 땅을 만드셨습니다. 주님 귀를 기울여 들어 주십시오. 주님 눈을 뜨고 보아 주십시오. 주 저희 하느님, 부디 저희를 저자의 손에서 구원하여 주십시오. 그러면 세상의 모든 왕국이, 주님, 홀로 하느님이심을 알게 될 것입니다.”

 

마침내 이사야 예언자가 히즈키야의 기도를 하느님이 들으셨음을 알려줍니다. 그날밤 주님의 천사가 아시리아 진영에서 십팔만 오천명을 쳤고, 아시리아 임금 산헤립은 그곳을 떠나 되돌아가서 니네베에 머무니, 히즈키야는 좁은문을 무사히 통과해 구원받았습니다. 

 

바로 내 삶의 자리가 좁은문입니다. 태어날때부터 좁은문이고 계속되는 좁은문의 연속이요 작금의 생존경쟁 치열한자본주의 세상은 좁은문의 절정입니다. 그래서 유독 자살자들이 많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유럽에서는 40도 이상의 폭염이, 아시아에서는 폭우의 홍수가 빈번하니 지구 역시 좁은문의 위기 상황을 겪고 있습니다. 

 

참으로 오늘 하루도 우리 모두 좁은문을 잘 통과하여 지혜로운 성인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이 거룩한 미사중 주님의 자비를 청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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