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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7.2.연중 제13주간 토요일                                                                   아모9,11-15 마태9,14-17

 

 

축제 인생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행복하여라, 축제의 기쁨을 아는 백성!

주님, 그들은 당신 얼굴 그 빛속을 걷나이다.

 

그들은 날마다 당신 이름으로 기뻐하고,

당신 정의로 힘차게 일어서나이다.”(시편89,16-17)

 

삶은 선택이자 훈련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쁨을, 감사를, 찬미를 선택하여 훈련하며 살아야 합니다. 무엇보다 고해인생이 아닌 축제인생을 살아야 합니다. 며칠전 수도원을 찾았던 분의 물음에 부지불식간 대답해 놓고 더욱 그렇게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루하루 어떻게 살아갑니까?”

“하루하루 기쁘게 즐겁게 살아갑니다.”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 날마다 좋은 날입니다. ‘수처작주(隨處作主) 입처개진(立處皆眞)’, 어디서나 주인이 되어 살아야 합니다. 그 어디나 진리의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옛 중국 선사들이 준 말씀이지만 우리 믿는 이들에게도 그대로 공감이 가는 말씀입니다. 바로 오늘 지금 여기 이 자리에 축제의 삶을 살라는 것입니다.

 

어제 수녀원 고백성사때 드린 수녀님들에게 드린 보속도 생각납니다. 출력한 오늘 강론을 묵상하고, 오늘 하루 기쁘게 감사하며 행복한 하루를 사시라는 보속을 드렸습니다. 오늘 하루만 아니라 7월 한달 내내 그렇게 기쁘게 감사하며 행복하게 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바로 하루하루 축제의 삶을 살라는 말씀이겠습니다.

 

새벽 강론을 쓰는 이 시간에도 엊그제 온종일 내린 비로 힘차게 흐르는 불암산 계곡물소리가 들립니다. 어제 써놨던 “찬미는 저렇게 하는 거다”란 시가 생각납니다.

 

-“찬미는 

저렇게 하는 거다

 

하늘비 내리니

곳곳에서 들려오는

 

끊임없는

각양각색의 찬미노래들

 

시냇물

도랑물 흐르는 소리

 

하늘 은총

내릴 때

 

저절로 끊임없이 솟아나는

하느님 찬미 노래들

 

‘나의 혀는

당신 정의를 찬양하리이다.

 

진종일

당신 찬미를 노래하리이다’(시편35,28)-

 

끊임없는 “찬미의 기쁨”으로 살아가는 여기 수도자들입니다. 힘차게 찬미노래 부를 때는 계곡물 흐르는 소리처럼 들립니다. 살줄 몰라 불행이요 살줄 알면 행복입니다. 이런 끊임없는 찬미가 하느님을 꿈꾸며 지금 여기서 하늘 나라 축제인생을 살게 합니다. 정말 살 줄 아는 사람들이요, 바로 아모스 예언자가, 복음의 예수님이 그러합니다.

 

오늘로서 제1독서 아모스서는 끝납니다. ‘이스라엘의 회복’이란 소주제 내용대로 해피엔드로 끝납니다. 언젠가의 그날을, 하늘 나라를 오늘 지금 여기서 앞당겨 살았던, 희망의 예언자, 하늘 나라 꿈의 사람, 아모스가 참 멋집니다. 말그대로 이상주의적 현실주의자로 축제인생을 살았던 분입니다.

 

“보라, 그날이 온다. 주님의 말씀이다. 밭가는 이를 거두는 이가 따르고, 포도 밟는 이를 씨뿌리는 이가 따르리라. 산에서 새 포도주가 흘러내리고, 모든 언덕에서 새 포도주가 흘러넘치리라. 

 

나는 내 백성 이스라엘의 운명을 되돌리리니, 그들은 허물어진 성읍들을 다시 세워 그곳에 살며, 포도밭은 가꾸어 포도주를 마시고, 과수원을 만들어 과일을 먹으리라.”(아모9,13-14)

 

얼마나 고무적입니까! 이렇게 하느님의 사람들은 긍정적이요 낙관적입니다. 참으로 운명을 바꾸는 찬미의 힘, 하느님의 힘입니다. 참으로 이런 하늘 나라를 꿈꾸며 살 때, 하느님의 시야를 지닐 때, 패러다임의 전환, 발상의 전환입니다. 참으로 자유로운 삶이요 본질적 깊이의 삶입니다. 본말전도本末顚倒, 주객전도主客顚倒의 어리석은 삶을 살지 않으니, 저절로 분별의 지혜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예수님이 참 좋은 모범입니다.

 

자기들의 수행세계에 갇혀있는 우물안 개구리같은 세례자 요한의 제자들과 드넓은 하느님 시야를 지닌 예수님과의 대화가 오늘 우리에게 새로운 자극과 도전이 됩니다. 발상의 전환을, 패러다임의 전환을 촉구합니다. 단식의 잣대로 삶을 재단하며 어찌하여 당신 제자들을 단식하지 않는가 추궁하는 요한의 제자들에 대한 주님의 답변입니다.

 

“혼인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느냐? 그러나 그들이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것이다. 그러면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

 

주님과 함께 살아가야할 기쁨의 축제인생의 때 왜 고통의 고해인생을 자초해서 살아가느냐는 것입니다. 무엇이든 때가 있는 법입니다. 단식의 때 단식을 하는 것이 삶의 지혜입니다. 단식을 많이 해서 구원이 아니라 사랑을 많이 해서 구원입니다. ‘안먹고 교만한 것보다 먹고 겸손한 것이 낫다’는 옛 장상의 명언도 생각납니다.

 

그렇지 않아도 고통스런 환경에 에워싸여 살아가는 사람들인데 왜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단식을 덧붙여 고해인생을 자초해서 살아가느냐는 것입니다. 참으로 하느님 마음에 정통한 천의무봉天衣無縫, 대자유인 예수님이십니다. 이어지는 예수님의 비유가 참 적절합니다. 꽉막힌 우물안 개구리같은 수행자들의 시야를 넓혀 줍니다.

 

“아무도 새 천조각을 헌 옷에 대고 꿰매지 않는다. 헝겊에 그 옷이 땅겨 더 심하게 찢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새 포도주를 헌 가죽 부대에 담지 않는다. 그렇게 하면 부대가 터져 포도주는 쏟아지고 부대로 버리게 된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그래야 둘 다 보존된다.”

 

이래야 꼰대 소리를 듣지 않습니다. 나이들어 늙어도 부단한 발상의 전환,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의식은 늘 새로운 옷, 새 부대가 되어야 합니다. 이래서 살아있는 그날까지 부단히 배우고 공부하는 평생학인의 삶이요, 분투의 노력을 다해야 하는 평생전사의 삶이요, 이래야 새옷에 새천조각의 삶, 새부대에 새포도주의 삶입니다.

 

“Ever old, Ever new”

 

'늘 옛스러우면서도 늘 새로운' 향기롭고 매력적인 삶, 제가 참 좋아하는 영어 말마디입니다. 어제 수도원 고백신부도 게시판에 붙은 일 말마디를 그동안 유심히 봐왔다면서 감탄을 표현했습니다. 가톨릭 교회가, 성서가, 전례가, 성인이 바로 그러합니다. 바로 늘 새 부대에 새 포도주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이러합니다. 이런 이들에게는 늘 새 하늘에 새 땅입니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영적쇄신이요 영적혁명입니다. 끊임없이 내적으로 새로워져 새롭게 사는 일일시호일의 삶, 수처작주 입처개진의 삶이요, 바로 파스카 축제의 삶입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이런 축제의 삶으로 이끌어 줍니다. 

 

“주님, 천상은총으로 저희를 빛의 자녀가 되게 하셨으니, 저희가 다시는 오류의 어둠속을 헤매지 않고, 언제나 진리의 빛속에 살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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