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8.22.월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

2테살1,1-5.11ㄴ-12 마태23,13-22

 

 

 

배움의 여정

-회개, 사랑, 겸손, 지혜-

 

 

 

“평소의 삶자체가 피정준비이다.”

 

 

피정 지도에 앞서 문득 떠오른 생각입니다. 저는 오늘부터 일주간 수도회 피정 지도차 수도원을 떠납니다. 저부터 최대한 침묵과 절제와 노력으로 참된 회개와 재정비의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오늘 역시 이런저런 묵상 나눔으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어제는 주일이었지만 성 비오 10세 교황 기념일이기도 했습니다. 20세기 전통주의자로 일컬어지는 성 비오 10세는 20세기 근대주의자라는 평을 받던 성 요한 23세 교황과 대척점에 있었던 성인 교황이었습니다. 

 

마치 교황 베네딕도 16세 전임 교황과 프란치스코 현임 교황의 관계와 흡사한 느낌입니다. 색깔만 다를뿐 참으로 하느님을, 그리스도를, 교회를 사랑했다는 공통점을 지닙니다. 마치 좌우左右의 날개로 하늘을 나는 새처럼 상호보완 관계에 있는 성인 교황들입니다.

 

우리는 살아 있는 보물들 같은 교회의 성인들을 통해 참 많이 배웁니다. 오늘은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입니다. 매일미사책 소개가 간명하고 좋아 공부하는 마음으로 인용합니다. 1900년 무렵부터 마리아께 여왕의 영예가 주어져아 한다는 요청이 많았고, 1925년 연중시기의 마지막 주일이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로 정해지면서 이런 요청은 더욱 증가합니다.

 

그리하여 1954년 비오 12세 교황은 마리아께서 여왕이심을 선언하고 해마다 5월31일에 그 축일을 지내도록 하였으며, 그후 로마 전례력의 개정에 따라, 마리아를 천상 영광에 연결시키고자 성모승천 대축일 1주일 뒤로 옮겨 오늘 8월 22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 미사를 봉헌합니다. 입당송 시편도 이에 걸맞게 적절합니다.

 

“황금으로 단장한 왕비, 당신 오른쪽에 서 있나이다.”

 

참으로 겸손으로 한없이 낮아지고 비워졌기에 이런 천상 영광의 왕비, 임금의 어머니 모후(母后)입니다. 성모님으로부터 평생 배우는 바 겸손입니다. 어제의 “겸손은 아름답다, 교만은 추하다!”라는 순간적 깨달음을 잊지 못합니다. “첫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라는 속담도 생각났습니다. 작금의 정치 현실을 보면서 깨닫는 평범한 진리입니다. 

 

이제는 쟈크가 단추를 대신하기에 앞으로는 단추란 말도 사어死語가 될 것 같습니다. 첫단추를 잘 끼우지 못하면 아무리 그 다음 잘 끼워도 여전히 우스운 모습일 뿐입니다. 아무리 늦었어도 처음부터 새로 단추를 끼워야 할 것입니다. 바로 첫단추를 새로 끼우는 일이 회개입니다.

 

참 어렵고 중요한 일이 참사람이 되는 일입니다. 그리스도는 살아 계시고, 우리 믿는 이들은 모두 ‘하느님의 지금’입니다. 옛 사막수도자들은 그리스도처럼 ‘참으로 살고 싶은 마음’에 사막을 찾았습니다. 평생 “침묵-경청-순종-겸손”의 배움의 여정에 충실할 때 참 사람입니다. 배움의 여정과 더불어 함께 가는 “회개-사랑-겸손-지혜”요 참사람의 실현입니다.

 

얼마전 입대한 잊지 못할 젊은이 요아킴을 생각하면 늘 애틋한 마음입니다. 태중에 있을 때부터 안 젊은이요 군입대 전까지 지켜본 삶이요 입대시에 주고 받은 카톡입니다.

 

“사랑하는 김 아리 요아킴에게

오늘 8월1일은 요아킴 입대날이군요. 아리위해 8월 한달 미사봉헌합니다. 아무쪼록 착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하루하루 충실하면 하느님과 동료병사들도 아리를 사랑하고 신뢰하여 잘 도와 줄 것입니다.”

 

문자 메시지에 이어 이사야서 41장 10절 말씀을 써주었고, 곧 답신을 받았습니다.

 

“신부님, 귀한 시간 저에게 내어 주셔서 항상 감사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항상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큰 힘이 되었습니다. 신부님도 건강하시고, 저도 멋진 사람이 되어 돌아오겠습니다.”

 

요아킴의 입대후 동료 병사들과 찍은 사진을 보니 잘 생긴 젊은이들의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습니다. 정말 전쟁은 없어야 겠다는 마음이 절실했습니다. 이런 한 둘뿐인 젊은 자식들이 전사한다면 부모는 물론 나라에도 얼마나 큰 슬픔이요 불행이요 손실이겠는지요! 죽을려면 늙은이가 죽어야지 무죄한 젊은이가 죽는다면 이런 부조리도, 이보다 더 큰 죄악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아리가 분대장이 되었다기에 즉시 그 고모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아리에게 전하라 보냈습니다.

 

“분대장이면 동료 병사들에게 섬김의 리더십이 인정된 것이니 가문의 영광이고 지극히 자랑스러운 일이라 크게 기뻐할 경사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진실이 담긴 덕담입니다. 섬김과 겸손을 배우는 공동생활입니다. 공동체의 리더가 지녀야 할 덕목이 섬김과 겸손이요, 이래야 비로소 사람이 됩니다. 사람이 되어 가는 것은 평생 과정입니다. 그리하여 오늘 강론 제목은 저절로 “배움의 여정-회개, 사랑, 겸손, 지혜-”로 정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 불행 선언의 대상인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무지의 절정입니다. 첫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참으로 회개가 절실한 무지의 사람들입니다. 무지의 악, 무지의 병, 무지의 죄입니다. 바로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 우리에게도 회개의 반면교사가 됩니다. “행복하여라”가 아닌 “불행하여라”라는 말마디에서 주님의 탄식과 슬픔, 분노를 느낍니다.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불행하여라, 너희 눈먼 인도자들아!”

“어리석고 눈먼 자들아!”

 

무지에 눈먼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주객전도, 본말전도, 분별력 상실의 현실을 개탄하는 예수님입니다. 새삼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다”, 또는 “원판 불변의 법칙”, “변질이 아니라 본질이 드러난 것”이란 부정적 견해가 떠오릅니다. 이래서 회개의 은총이 절실한 것입니다. 자기를 모르는 무지의 악이, 죄가, 병이 너무 치명적이기 때문입니다. 

 

유일한 희망은 회개 은총뿐입니다. 참으로 회개하여 자기를 알 때 겸손, 사랑, 지혜요 이런 평생 회개를 통한 배움의 여정을 통해 비로소 참사람이 되어 가는 우리들입니다. 복음의 예수님과 율법학자들, 바리사이들 관계와 제1독서의 바오로 사도와 테살로니카 교회의 신도들과의 관계가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바오로 사도에게 칭찬을 듣는 테살로니카 신도들의 겸손하고 순수하고 충실한 모습은 복음의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과는 정반대입니다. 우리에게 큰 가르침이자 깨우침이 되는 바오로 사도의 격려 말씀이 너무 품격있고 아름다워 그대로 많은 부분을 인용합니다. 

 

“우리는 여러분 때문에 늘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여러분의 믿음이 크게 자라나고 저마다 서로에게 베푸는 여러분 모두의 사랑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모든 박해와 환난을 겪으면서도 보여 준 인내와 믿음 때문에, 하느님의 여러 교회에서 여러분을 자랑합니다. 

 

여러분은 하느님의 나라를 위하여 고난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당신의 부르심에 합당한 사람이 되게 하시고, 여러분의 모든 선의와 믿음의 행위를 당신 힘으로 완성해 주시기를 빕니다.”

 

그대로 오늘의 우리 모두를 향한 격려 말씀처럼 들립니다. 참으로 시공을 초월하여 바오로 사도와 테살로니카 교회 신자들을 통해 크게 깨닫고 많이 배웁니다. 마지막 말씀대로 우리의 삶도 그랬으면 소원이겠습니다.

 

“그리스도의 은총에 따라,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이 우리 가운데에서 영광을 받고, 우리도 그분 안에서 영광을 받을 것입니다.”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오늘도 주 예수님의 이름이 우리 가운데에서 영광을 받고, 우리도 그분 안에서 영광을 받는 하루의 삶이 될 수 있도록 이 거룩한 미사중 주님의 자비를 청합시다. 오늘 아름다운 본기도로 강론을 마칩니다.

 

“하느님, 성자의 어머니 동정 마리아를 저희 어머니요 모후로 모시게 하셨으니, 저희가 그분의 전구로 보호를 받고, 하늘 나라에서 하느님 자녀의 영광을 누리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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