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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9.19.연중 제25주간 월요일                                                              잠언3,27-34 루카8.16-18

 

 

 

삶의 지혜

-지혜는 선물이자 선택이요 훈련이다-

 

 

 

“주님, 의로운 이는 당신의 거룩한 산에서 지내리이다.”(시편15,1ㄴ)

 

넘쳐나는 지식의 홍수 시대에 보석같은 지혜가, 인터넷 검색檢索도 좋지만 사색思索의 지혜가 참으로 필요한 작금의 시대입니다. 지식인知識人도 좋지만 지혜를 겸비한 지성인知性人은 더욱 필요한 시대입니다. 노인은 많아도 어른은 드물고, 선생은 많아도 스승은 드문 시대라 하는데 지혜의 어른을, 스승을 지칭하는 것입니다. 

 

공동체의 지도자나 일국의 대통령에게는 참으로 필요한 덕이 지혜입니다. 좌파나 우파를, 진보와 보수를 초월하여 비상식이나 몰상식의 아닌 상식과 양식의 사람이, 무지한 사람이 아닌 지혜로운 사람이 참으로 그리운 시대입니다. 예전 사막의 스승을 찾았던 구도자들이 한결같이 추구했던 것 역시 삶의 지혜, 구원의 지혜였습니다.

 

바로 지혜의 달인, 지혜의 대가가 주님을 참 많이도 닮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사부 성 베네딕도입니다. 공동체 삶의 지혜가 집대성 된 것이 바로 우리 수도자들이 평생 매일 저녁식사전 경청하는 성인의 베네딕도 규칙입니다. 어제 저녁식사때도 성규를 들으며 ‘아, 이건 지혜다.’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된 삶을 위한 평범한 일상의 필수적 지혜입니다. 

 

3.살인하지 마라.

4.간음하지 마라.

5.도둑질을 하지 마라

6..탐내지 마라.

7.거짓 증언을 하지 마라.

8.모든 사람을 존경하라.

9.자기에게 되어지기를 원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행하지 마라.

10.그리스도를 따르기 위해 자신을 끊어버려라.

11.육체를 다스리라.

12.쾌락을 찾지 마라.

13.금식을 좋아하라.

14.가난한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주라.

15.헐벗은 사람을 입혀주라.

16.병자를 방문하라.

17.죽은 이를 장사지내라.

18.시련중에 있는 사람을 도와주라.

19.슬퍼하는 사람을 위로하라.

20.세속의 행위들을 멀리하라.

21.아무것도 그리스도께 대한 사람보다 더 낫게 여기지 마라.

 

바로 어제 저녁식사 때 들었던 성규 ‘제4장 착한 일의 도구들은 무엇인가?’라는 무려 78절까지 계속되는 내용중 그 일부입니다. 실제 써보니 마치 복음福音의 사랑을, 복음의 지혜를 대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비상한 지혜가 아닌 평범한 일상의 지혜임을, 그리고 지혜는 바로 사랑임을 깨닫습니다. 

 

수도공동체의 길은 그대로 사랑의 길, 지혜의 길입니다. 이런 사랑의 지혜 역시 선물이자 선택이요 훈련이자 습관입니다. 공부중의 공부가 지혜 공부입니다. 그레고리오 대 교황은 그의 베네딕도 전기에서 성인의 지혜를 극찬합니다.

 

“그분은 수도승들을 위한 규칙서를 탁월한 분별력과 명쾌한 문체로 저술하셨다. 실상 성인께서는 당신이 사신 것과는 다른 어떤 것도 도무지 가르칠 수 없는 분이셨기 때문이다.”(베전 제36장)

 

제가 역시 감탄, 감격, 감동하는 것은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지혜입니다. 매일 거르는 일 없이 주어지는 강론이나 메시지를 통해 한결같이 지혜와 통찰이 빛납니다. 엊그제는 트라피스트 총회에 참석한 장상들인 아빠스들과 원장수녀들 앞에서 하신 말씀도 참 멋진 지혜의 총합이었습니다. 예수님의 다음 거룩한 네 꿈들을 실현하는 공동체가 되라는 적절한 조언이었습니다.

 

1.일치와 친교(Communion)의 공동체의 꿈입니다.

2.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모두가 참여(Participation)하는 공동체의 꿈입니다.

3.선교 사명(Mission)에 충실한 공동체의 꿈입니다.

4.평생 공부를 통해 내적 성장을 위한 양성(Formation)에 힘을 다하는 공동체의 꿈입니다.

 

참으로 믿는 이들의 교회 공동체에 필수적 네가지 거룩한 꿈이자 지혜임을 깨닫습니다. 우리가 교회학자들의 축일을 지낼 때도 학자 성인들의 지식이 아닌 지혜를 기립니다. 참된 지혜는 그대로 하느님 지혜의 반영입니다. 교회학자 축일시 초대송과 지혜서의 독서를 나눕니다.

 

“지혜의 원천이신 주님께 어서와 조배드리세.”

 

교회학자들의 찬양이 아니라 이분들에게 천상 지혜를 선물로 주신 주님을 찬양하는 것입니다.

 

“나는 지혜를 욕심을 채우려고 배우지 않았다. 이제 나는 그것을 아낌없이 남에게 주겠다. 나는 지혜가 주는 재물을 하나도 감추지 않는다. 지혜는 모든 사람에게 한량없는 보물이며, 지혜를 얻은 사람들은 지혜의 가르침을 받은 덕택으로 하느님의 벗이 된다.”

 

새삼 지혜도 보고 배우는, 공부와 훈련의 대상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제1독서 잠언도 평범한 일상의 상식적 지혜이자 사랑임을 깨닫습니다. 이렇게 지혜도 배우고 또 배워야, 공부해야 합니다. 

 

잠언의 현자는 도와야 할 이웃에게 선행을 거절하지 말고, 네 곁에서 안심하고 사는 이웃에게 악을 행하지 말라 하십니다. 또 공연히 이웃과 다투지 말고, 포악한 사람을 부러워하지도 말고 그의 길은 어떤 것이든 선택하지 말라 하십니다. 이어 결론같은 말씀을 주십니다.

 

“주님께서는 비뚤어진 자를 역겨워하시고, 올곧은 이들을 가까이 하신다. 주님께서는 악인의 집에 저주를 내리시고, 의인이 사는 곳에는 복을 내리시고, 가련한 이들에게는 호의를 베푸신다.”

 

우리가 배우는 지혜는 보통 지혜가 아니라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선물중의 선물이 하느님의 지혜라 일컫는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오늘 복음의 세 단절어도 주님의 지혜를 반영합니다. 

 

1.아무도 등불을 켜서 그릇으로 덮거나 침상밑에 놓지 않는다. 등경위에 놓아 들어오는 이들이 빛을 보게 한다.

2.숨겨진 것은 드러나고 감추인 것은 알려져 훤히 나타나게 마련입니다.

3.정녕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줄로 여기는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바로 이것이 주님께서 가르쳐 주시는 복음의 지혜, 지혜의 눈, 지혜의 빛입니다. 우리 그리스도교는 일부 영적 엘리트를 위한 신비종교가 아닙니다. 등경위에 등불처럼 주변을 환히 비추는 복음의 빛, 지혜의 빛, 주님의 빛입니다. 바로 여기서 선교가 우리의 본질적 존재이유이자 사명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 지혜의 빛 앞에 모두가 투명히 드러날 뿐, 숨겨질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참으로 주님을 사랑하여 지혜를 추구하는 자는 더욱 주님을 닮아 지혜로워질 것이니 영적 삶에도 적용되는 부익부 빈익빈의 진리입니다.

 

지혜롭기를 원하십니까? 방법은 단 하나 부단한 회개를 통해 지혜의 원천이신 주님께 날로 가까워지는 것입니다. 회개를 통한 사랑의 회복이요, 사랑과 더불어 겸손과 지혜의 선물입니다. 회개-사랑-겸손-지혜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봅니다. 

 

그러니 참으로 주님을 알고 자기를 아는 것이 겸손이자 지혜임을 깨닫게 됩니다. 주님을 모르면 나도 모르고 겸손과 지혜를 얻을 길도, 무지와 허무의 어둠으로부터 벗어날 길도 요원합니다. 저절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삶은 선물이자 과제입니다. 살아 있는 그날까지, 끝까지 사랑과 지혜의 원천이신 주님을 공부하는 평생 과제에 분투의 노력을 다해야 비로소 참 사람이, 주님의 자녀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평생 날마다 성무일도시 하느님 사랑과 지혜의 결정체인 시편을 노래하는 것은 얼마나 큰 천복인지요! 사실 이런 평생 바치는 공동전례기도 공부보다 더 중요한 구원의 공부는 없습니다. 바로 우리가 날마다 봉헌하는 미사를 통해 주님을 알고 나를 알아가는 공부 시간 역시 최고의 천복天福의 시간입니다.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라.”(마태5,16).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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