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6.목요일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 기념일 

2티모1,1-8 루카10,1-9

 

 

 

하느님 중심의 열린 공동체

-부르심과 파견, 관상과 활동, 제자와 선교사-

 

 

 

오늘은 이런저런 나눔으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1.어제는 문득 사람이 얼마나 허망하고 덧없는, 무의미한 존재인가 하는 생각이 얼핏 들었습니다. 한번만 주어진 유일회적 선물인생을 정말 생각없이, 의식없이, 영혼없이, 길을 잃고, 자기를 잃고 살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나는 누구인가?”, “왜 사는가?” 묻는 자가 수도자라 합니다. 어찌 수도자뿐이겠습니까? 사람 누구나 물어야 할 질문입니다. 신자라면 자주 질문하며 삶의 목표, 삶의 방향, 삶의 중심, 삶의 의미는 주 예수 그리스도임을 늘 새롭게 확인해야 할 것입니다. 이래서 제 ‘행복기도’를 자주 바치시길 권합니다.

 

2..창조자이시고 만유의 주재자이신 아버지 앞에 서면 하고 싶은 고백은 “주님, 참회합니다” 하나 뿐입니다. “주님, 사랑합니다” 보다 이 고백만 하게 되고, 또 하고 싶어집니다. 참 편안하고 자유롭게 하는, 또 하느님 아버지 앞에 갔을 때 우선적인 고백은 이 고백 하나이다 싶습니다. 

 

3..이 고백에 대한 어느 자매님의 반응이 고마웠고 전적으로 공감했습니다.

 

“신부님의 행복기도에 ‘주님, 참회합니다’ 고백이 전율케 합니다. 그리고 신부님의 주님을 향한 무한한 마음이 더욱 엿보여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신부님, 존경합니다!”

 

4.어제 1월25일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에는 수도원에 경사가 있었고 공동체 형제들은 모두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렸습니다. 김종훈 루카 형제가 수도원에 입회한 것입니다. 34세로 수도공동체에서 가장 젊은 나이로 공동체 형제들도 고무된 듯 아연 활기를 띠는 분위기였으며 성무일도 소리도 우렁찼습니다.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주님 제자들의 수도공동체에 합류한 형제입니다. 로마에서 수학중인 엘리야 수사와 더불어 이제 13명의 수도가족이 되었습니다.

 

5.어느 자매의 면담성사중 자매님의 가정 신앙 생활 소개에 감동했고 소박한 정성이 담긴 곷감도 선물받았습니다. 오래전부터 알아온, 수도원 성전에 자주 기도하러 오는 자매로 안팎으로 참으로 치열히 열심히 살아가는 아름다운 자매입니다.

 

“남편과 아들 둘에 모두 네 식구입니다. 아침에는 각자 기도하고 저녁에는 함께 기도합니다. 아침 출근전에 저는 남편에 이어 아들 둘 이마에 성수를 찍어 이마에 십자인호를 긋고 두손을 펴서 기도문을 외우며 십자가를 크게 그으며 축복기도를 합니다. 

세상에 가족들을 내보내며 모든 어둠과 악으로부터 보호해주시기를 청하며 해주는 기도입니다. 그리고 남편부터 가볍게 차례대로 포옹합니다. 아이들도 아빠랑 차례로 포옹합니다. 기도를 받은 가족들은 성호를 그으며 “아멘”이라고 대답하고 대문을 나섭니다. 오랜시간 이렇게 기도해 주다보니 자연스레 습관이 되어버렸습니다. 기도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고귀한 성혈과 거룩한 상처의 공로를 통해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형제를 축복합니다. 아멘.”

 

그대로 하느님과 세상에 활짝 열려있는 ‘하느님  중심의 열린 공동체’, 가정교회같습니다. 자매님을 “성녀요 여사제”라 극찬했습니다. 흡사 주님께 강복받은후 파견되는 제자들의 모습을 연상케 합니다.

 

오늘 강론 제목은 “하느님 중심의 열린 공동체-부르심과 파견, 관상과 활동, 제자와 선교사”입니다. 그대로 교회공동체에 몸담고 있는 우리의 복된 신원을 알려 줍니다. 하느님 중심의 부르심의 공동체, 관상 친교의 공동체, 제자들의 공동체가 우선입니다. 물론 닫힌 공동체가 아니라 앞문은 세상의 사람들에게 뒷문은 사막의 하느님께 활짝 열린 공동체로 다음 고백기도 그대로입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활짝 열린 앞문, 뒷문이 되어 살았습니다. 

앞문은 세상에 활짝 열려 있어 

찾아오는 모든 손님들을 그리스도처럼 환대(歡待)하여 영혼의 쉼터가 되었고

뒷문은 사막의 고요에 활짝 열려 있어 

하느님과 깊은 친교(親交)를 누리며 살았습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믿는 개인이든 공동체든 반드시 지녀야 할 앞문과 뒷문입니다. 오늘은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 기념일입니다. 마침 문재인 티모테오 전 대통령의 영명축일이기도 합니다. ‘티모테오’는 ‘하느님의 사랑을 받다’ 뜻입니다. 두 성인 모두 바오로의 신뢰와 사랑을 온몸에 받았던 애제자이자 선교활동의 협력자로 디모테오는 에페소 교회를, 티도는 크레타 교회를 섬긴 주교였습니다.

 

오늘 제1독서는 바오로가 제자공동체에 속한 애제자 디모테오에게 보낸 따뜻한 사랑이 가득 담긴 감사와 격려의 편지로 오늘 공동체 생활중인 우리 하나하나를 향한 격려말씀으로 받아 들여도 은혜롭겠습니다.

 

“나는 그대에게 상기시킵니다. 그대가 받은 하느님의 은사를 다시 불태우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비겁함의 영을 주신 것이 아니라, 힘과 사랑과 절제의 영을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그대는 우리 주님을 위하여 증언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오히려 하느님의 힘에 의지하여 복음을 위한 고난에 동참하십시오.”

 

제자로서의 공동체 삶이나 선교사로서의 복음 선포의 삶에 얼마나 적절하고 유익한 바오로 사도의 충심과 애정이 가득 담긴 위로와 격려의 조언인지요! 참으로 이렇게 준비된 공동체만이 비로소 세상에 활짝 열린 공동체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보다시피 때가 되자 예수님은 자기 제자들을 세상에 둘씩 짝지어 파견하십니다. 선교여정중 영원한 도반인 주님과 함께 눈에 보이는 형제도반은 필수입니다.

 

선교는 교회의 존재이유입니다. 관상과 활동은 삶의 리듬이요 제자와 선교사는 우리의 이중신원입니다. 안으로는 제자요 밖으로는 선교사입니다. 선교는 공동체의 숨통입니다. 선교없는 공동체는 곧 시들어 죽습니다. 부르심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제자공동체에 뿌리를 둔 다음 복음 선포자로서의 파견은 필수입니다. 그대로 오늘 복음 말씀은 복음 선포 삶의 자리로 파견받는 우리에게도 크게 도움과 참고가 됩니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수확할 밭의 일꾼들을 보내주십사라는 청과 더불어 나부터 주님의 일꾼으로 분투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예나 이제나 변함없는 이리 떼 세상에 주님의 신망애信望愛와 겸손과 지혜, 용기로 무장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본질적인지 깨닫습니다. 소유가 아닌 존재의 삶을, 온전히 주님께 의탁한 무소유의, 무욕의 정신으로 최소한의 의식주에 자족하며 자발적 가난을 살라는 다음 가르침입니다. 

 

“돈주머니도 여행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먼저 ‘이집에 평화를 빕니다.’하고 말하여라.”

 

‘성령’의 도우심과 곳곳에 믿는 형제들의 ‘환대’가 있어 가능한 이런 자발적 가난의 삶이겠습니다. 동서방 막론하고 옛 사람들에게 나그네들에 대한 환대는 기본적 덕목이었습니다. 참으로 이런 무소유의 영성이 텅빈 충만에 본질적 깊이의 삶을 살게 합니다. 텅빈 충만의 사랑에서 샘솟는 주님의 평화보다 더 좋은 선물도 없습니다. 이어지는 주님의 말씀은 민폐를 최소화하면서 치유와 더불어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라는 가르침입니다.

 

“이 집 저집으로 다니지 마라. 병자들을 고쳐 주며, ‘하느님의 나라가 여러분에게 가까이 왔습니다.’하고 말하여라,”

 

우리 제자들이 줄 수 있는 참 좋은 선물이 평화에 치유요 하느님 나라임을 깨닫습니다. 우리 예수님 자체가 하느님 나라의 실현이자 평화자체요 힐링자체입니다. 그러니 이런 주님과 일치가 깊어질 때 우리 역시 주님의 평화가, 주님의 힐링이, 하느님의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며 저절로 주님의 제자로서 선교사로서의 사명도 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교회나 수도공동체는 평화와 힐링의 공동체요, 이 거룩한 미사보다 더 좋은 평화와 힐링 센터도 없습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주님을 닮아 하느님의 나라가, 주님의 평화가, 주님의 힐링이 되어 살게 합니다. 이 거룩한 미사에 참석한 모든 분들에게, 또 오늘 이 강론을 읽는 모든 분들에게 하느님 아버지와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은총과 자비와 평화가 내리기를 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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