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5.21.주님 승천 대축일(홍보주일)                                   사도1,1-11 에페1,17-23 마태28,16-20

 

 

영적승리의 삶

-사랑하라, 희망하라, 기뻐하라, 선교하라-

 

 

“환호소리 높은중에 하느님 오르시도다, 하느님 오르시도다.”

 

방금 부른 화답송 후렴이 우리를 승천의 기쁨으로 가득 채우는 기분입니다. 제일 좋은 시절 5월 성모성월에 계속되는 파스카의 축제 시기입니다. 파스카의 신비, 파스카의 사랑, 파스카의 희망, 파스카의 기쁨, 파스카의 승리 등 우리에게 영성이 있다면 단 하나 파스카의 영성이 있을 뿐이겠습니다. 

 

요즘 참 아름다운 파스카의 계절입니다. 수도원 주변에도 신록의 풀과 나무들로, 온갖 꽃들로 가득합니다. 주목되는바 유난히 파스카의 시기에 피는 꽃들은 노란색이 많다는 것입니다. 산수유, 개나리, 영춘화, 민들레, 수선화 그리고 지금 곳곳에 한창인 애기똥풀꽃들이요 이꽃이 지나면 달맞이꽃들이 피어날 것입니다. 

 

파스카의 색깔은 신록에다 이 샛노란 색깔 둘이 아니겠나 하는 생각이듭니다. 겨울을 통과해 부활의 봄을, 승리의 봄을 맞이한 파스카의 신록의 잎들에다 샛노란 파스카의 꽃들입니다. 어제 눈길이 가지 않는 버려진 공터에 활짝 피어난 샛노란 애기똥풀꽃들을 보는 순간 떠오른 “꽃자리”란 글입니다.

 

“자리 찾지 않는다

자리 탓하지 않는다

그 어디나 뿌리 내려 하늘 사랑

활짝 꽃피어 내면

바로 그 자리가 꽃자리

하느님의 나라 천국이다”

 

행복은, 구원은 은총이자 선택입니다. 살 줄 몰라 불행이요, 살 줄 알면 행복이요 구원이자 어디나 꽃자리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요즘 제가 각별히 강조하는바 영적승리의 삶을 위한 “선택, 훈련, 습관”의 수행생활입니다.

 

오늘은 주님 승천 대축일이자 제57차 홍보주일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홍보주일 담화도 은혜롭습니다. 이 담화문이 발표된 날은 가톨릭 언론인의 수호성인인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기념일인 1월24일 선종 400주년을 맞이한 날입니다. 담화문의 주제는 “마음으로 말하기: 사랑으로 진리를 말하여야 합니다(에페4,15)”입니다. 공감이 가는 부분을 일부 소개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에게 마음으로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고통스러운 여정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동행하시며. 당신 자신을 강요하지 않고 보여 주시고, 일어난 사건의 깊은 의미를 이해할 수 있도록 그들의 마음을 사랑으로 여십니다.

 

17세기초 제네바의 주교였던 프란치스코 살레시오의 유명한 말씀 가운데 하나인 “마음은 마음으로 말한다”는 여러 세대의 신앙인들에게 영감을 주었는데, 존 헨리 뉴먼 성인은 이 말씀에서 영감을 받아 ‘마음은 마음에게 말한다’(Cor ad cor loquitur)를 좌우명으로 정합니다.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사랑을 잘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라는 말씀은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성인의 신념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승천昇天이란 말과 연상되어 떠오르는 죽음을 뜻하는 소천召天, 귀천歸天이라는 말마디입니다. 하늘이 상징하는바 우리의 본향입니다.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하늘입니다. 주님 승천으로 이젠 텅 빈 공허한 하늘이 아니라, 희망과 기쁨, 위안을 주는 하늘이. 주님이 그리울 때 마다 바라보는 하늘이, 하늘길이, 하늘문이 되었습니다.  

 

오늘 주님 승천 대축일은 바로 주님의 결정적 영적승리의 삶을 상징합니다. 승천하심과 동시에 우리와 함께 하시는 초월과 내재의 파스카 예수님은 오늘 우리에게 영적승리의 삶을 위한 네가지 귀한 가르침을 주십니다.

 

첫째, 사랑하라!

무엇보다 우리의 평생 주님이자 스승이자 도반이신 파스카 예수님을 열렬히 항구히 사랑하며 우정을 날로 깊이하는 것입니다. 이런 주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얼마나 영예롭고 자랑스러운 일인지요! 제2독서에서 바오로의 기도를 통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사랑할 때 얼마나 큰 은혜가 따르는지 가슴 벅차게 나열되고 있습니다. 사랑할 때 사랑의 기적, 사랑의 수행, 사랑의 찬미, 사랑의 봉사, 사랑의 성사, 사랑의 신비가, 사랑의 관상가, 사랑의 시인등 끝이 없습니다.

 

참으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님을 사랑할 때, 예수님의 하느님, 영광의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지혜와 계시의 영을 주시어, 그분의 부르심으로 우리가 지닌 희망이 어떠한 것인지, 그분 상속의 영광이 얼마나 풍성한지 깨닫게 될 것입니다. 또 우리 믿는 이들을 위한 그분의 힘이 얼마나 엄청나게 큰지를 우리는 그분의 강한 활동력으로 알게 될 것입니다. 

 

우리 주 예수님이야말로 하느님 축복과 은총의 통로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서 일으키시고 하늘에 올리시어 당신 오른쪽에 앉히셨으며, 모든 권세와 권력과 권능과 주권위에, 그리고 현세만이 아니라 내세에서도 불릴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나게 하셨습니다. 

 

놀랍고 고마운 것은 하늘 높이 초월해 계시면서 동시에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초월과 내재의 주님이라는 사실입니다. 말그대로 우리와 늘 함께 계신 임마누엘 하느님이신 예수님이십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그러니 이런 주님과 평생 우정의 사랑을 깊이하는 것이 우리 인생의 행복에 얼마나 결정적인지 깨닫습니다. 참으로 주님을 사랑하는 것이 우리의 필생의 과제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을 사랑하는 이들은 저절로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사랑합니다. 그리스도의 사람은 저절로 교회의 사람이 됩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교회의 모습을 바오로 사도가 장엄하게 묘사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만물을 그리스도의 발아래 굴복시키시고, 만물 위에 계신 그분을 교회의 머리로 주셨습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모든 면에서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그리스도로 충만해 있습니다.”

 

비단 가톨릭의 교회뿐 아니라 온우주, 온인류의 교회임을 깨닫습니다. 그리스도 예수님 사랑만으로는 반쪽의 사랑입니다. 그리스도를 사랑하듯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들인 형제자매를 사랑해야 비로소 온전한, 완전한 주님 사랑입니다. 

 

둘째, 희망하라!

사랑이 우선입니다. 참으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님을 사랑할 때,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사랑할 때, 이 사랑의 샘에서 샘솟는 희망입니다. 사랑의 눈이 열릴 때 온통 희망의 표징들로 가득한 세상임을 발견할 것입니다. 희망중의 희망이 승천하신 주님이십니다. 우리의 궁극의 사랑이자 희망이신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희망이 힘입니다. 희망이, 꿈이 없는 곳이 지옥입니다. 궁극의 희망은 오늘 승천하신, 또 우리와 늘 함께 계신 주님이십니다. 행복은 선택입니다. 희망이신 주님을 선택하여 부단히 희망을 훈련하는 것이며 희망을 습관화할 때 비로소 행복한 삶입니다.

 

셋째, 기뻐하라!

희망과 기쁨이 한셋트입니다. 희망이 사라지면 기쁨도 사라집니다. 사랑의 주님이자 희망의 주님, 기쁨의 주님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한결같이 사랑할 때 사랑의 샘에서 샘솟는 희망이자 기쁨입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이 기쁨입니다. 파스카의 기쁨, 찬미의 기쁨, 감사의 기쁨, 만남의 기쁨, 환대의 기쁨, 살아있음의 기쁨, 사랑의 기쁨, 아름다움의 기쁨등 끝이 없습니다. 살아있는 영성의 표지가 기쁨입니다. 도대체 모든 것을 다 지녔다 해도 사랑이 없다면, 희망이 없다면, 기쁨이 없다면 결코 행복하다 할 수 없습니다.

 

새삼 기쁨도 은총의 선물이지만 동시에 기쁨의 선택이요 기쁨의 훈련이요 기쁨의 습관임을 깨닫습니다. 사랑도 희망도 기쁨도 행복도 살아야 할 자리는 오늘 지금 여기 꽃자리입니다. 제1독서 승천하시는 주님을 넋을 놓고 바라보는 갈릴래아 사람들에게 하시는 주님의 말씀은 바로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입니다.

 

“갈릴래아 사람들아, 왜 하늘을 쳐다보며 서 있느냐? 너희를 떠나 승천하신 저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올라가신 모습 그대로 오실 것이다.”

 

이미 오셔서 오늘 지금 여기서 우리와 함께 살고 계신, 바로 하늘 높이 하느님 곁에 계시면서 동시에 우리와 함께 계신 초월超越과 내재內在의 주님과 함께 이미 시작된 지상천국의 기쁨의 삶을 살라는 것입니다.

 

넷째, 선교하라!

마지막으로 선교하라입니다. 선교는 교회의 존재이유입니다. 선교는 주님께서 승천하실 때 주신 지상명령입니다. 사랑하라, 희망하라, 기뻐하라, 최종 귀결점이 ‘선교하라’입니다. 결코 자폐적인 이기적 게토의 섬같은 교회가 아니라, 우리 요셉 수도원처럼 ‘환대의 사랑’으로 세상에 활짝 열려있는 교회여야 합니다. 찾아오는 손님들을 그리스도처럼 환대의 사랑으로 맞이하는 것이 우리 요셉 수도원의 선교사명입니다. 주님 사랑의 진정성은 선교의 열매로, 사랑의 꽃은 선교의 열매로 드러납니다. 

 

아니 우리 삶자체가 선교입니다. 관상의 사랑과 활동의 선교는 분리된 것이 아닌 하나입니다. 밖으로는 주님의 선교사, 안으로는 주님의 제자, 바로 이것이 우리의 자랑스런 신원입니다.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의 지상명령, 선교의 명령입니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모든 민족들을 내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바로 오늘 지금 여기가 세상의 중심이자 복음 선포의 자리입니다. 강요가 아닌 저절로 마음을 감동感動, 감화感化하여 선교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주님과 사랑의 일치를 통한 영적승리의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오늘 우리는 주님 승천 대축일에 승천하신 주님으로부터 결정적 영적승리의 비결을 배웁니다. 영적승리를 위한 네 가르침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첫째, 사랑하라!

둘째, 희망하라!

셋째, 기뻐하라!

넷째, 선교하라!

 

주님의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주님과 교회를 한없이 사랑하고, 주님께 궁극의 희망을 두며, 주님과 함께 늘 기뻐하고, 끊임없이 주님의 복음을 선포하는 선교의 삶을, 영적승리의 삶을 살도록 도와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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