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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5.28.연중 제8주간 화요일                                                               1베드1,10-16 마르10,28-31

 

 

“거룩한 사람이 되십시오”

<따름과 보상>

 

 

새벽 교황님 홈페이를 여는 순간 “거룩한 소식”에 감동했습니다. 어제 월요일 방콕에서 순례차 온 100명 불승(佛僧)들에게 “더 포용적인 세상을 위해 함께 일하도록 하자”며 하신 다음 취지의 말씀이 은혜로웠습니다.

 

1.상처받은 인류와 지구를 함께 치유하자.

2.어느 누구도 혼자 구원받지 못한다.

3.서로를 돌보고 환경을 돌보자.

4.가톨릭교회와 대화와 협력을 계속해 나가자.

 

어제의 행복했던 기분이 오랫동안 향기로 남아 있습니다. 거룩함의 향기, 사랑의 향기입니다. 오전 집무실에서 공부중 문이 열리며 환한 얼굴이 웃으며 인사하는 모습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왜관 수도원의 사랑하는 블라시오 아빠스님이 방문했던 것입니다. 왜관 어느 수도형제의 모친 장례미사를 봉헌한 후 귀원 도중 요셉 수도원에 잠시 들렸다 제 집무실을 찾은 것입니다. 아빠스님이 함께 찍어 전해 준 사진을 이곳 원장수사와 나눔중 두고 받은 대화입니다.

 

“사무실에 보름달이 두 개 뜬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만나니 참 반갑고 고마웠답니다. 떠난 후에도 이렇게 아쉬움 느끼기는 처음이네요. 마치 사랑의 향기, 거룩함의 향기처럼 느껴지네요. 예전 영혼의 고향집 같은 왜관에 대한 향수(鄕愁) 탓인 듯 합니다.”

 

이런 느낌은 이젠 고인이 된 예전 아빠스님이나 주교님이 수도원을 방문했을 때 만나면서 그 반가웠던 느낌과 흡사했습니다.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라나선 거룩한 삶, 사랑의 삶을 사시는 분들에게서의 공통적 느낌일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수제자 베드로의 단순성이 빛납니다. 어제 많은 재물로 인해 예수님 따름에 실패했던 어떤 부자와는 달리 오늘 베드로와 그 제자 일행은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라 나섰음을 선언하며 보상이 뭣인가 예수님께 묻습니다.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승님을 따랐습니다.”

예수님의 즉시 따름에 대한 보상을 말씀하십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나 때문에, 또 복음 때문에 집이나 형제나 자매, 어머니나 아버지, 자녀나 토지를 버린 사람은 현세에서 박해도 받겠지만 집과 토지를 백 배나 받을 것이고, 내세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받을 것이다.”

 

예수님의 말씀에는 초대교회 선교사들의 체험이 녹아들어 있음을 봅니다. 저 역시 나름대로 모든 것을 버리고 수도원에 들어와 주님을 따르기 42년이 됩니다만 박해의 기억은 없고 받은 축복이 끝이없습니다. 얼마나 많은 분들이 형제자매들이 되고 어머니가 되었는지요! 저뿐만 아니라 많은 수도자들이나 사제들의 소감이기도 할 것입니다. 사랑의 추종에 따른 사랑의 보상과 축복이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보상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따를 때 자연스럽게 뒤따르는 축복입니다. 비단 수도자나 사제뿐 아니라 각자의 꽃자리 제자리에서 주님을 충실히 따르는 모든 이들 역시 보상의 축복이 뒤따릅니다. 

 

베드로의 “거룩한 사람이 되라”는 제1독서 말씀의 권고가 정말 큰 축복을 받은 베드로 사도임을 깨닫게 합니다. 단숨에 읽혀지는 베드로 사도의 말씀이 용기백배 더욱 주님을 따르는 삶에 충실토록 합니다. 그대로 시공을 초월하여 죽어야 끝나는 “따름의 여정”중인 우리에게 참 고무적인 다음 말씀입니다.

 

“마음을 가다듬고 정신을 차려,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 받을 은총에 여러분의 모든 희망을 거십시오. 이제는 순종하는 자녀로서, 전에 무지하던 때의 욕망에 따라 살지 말고, 여러분을 부르신 분께서 거룩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모든 행실에서 거룩한 사람이 되십시오.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마음을 가다듬고”는 “마음의 허리에 띠를 매고”, 즉 단호히 주님을 따르는 준비된 삶을 상징합니다. 이런 권고 자체가 베드로의 큰 축복임을 깨닫습니다. 거룩한 삶은 그대로 사랑의 삶의 반영입니다. 사랑의 추종, 사랑의 보상입니다. 주님을 따를수록 사랑과 더불어 거룩해지는 삶입니다. 어제 읽은 거룩함에 대한 주석에서 크게 배웠습니다.

 

“거룩하다”(하기오스)라는 단어는 일종의 경건함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대다수 사람들로부터 구별되는 것을 뜻한다. 우리는 삶에 대한 비전과 우리를 다르게 만드는 그에 따른 행동이 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에서 분명히 나타날 때 그것이 참된 거룩함이다. ‘거룩하다’는 것은 특정한 온전함, 즉 우리 자신, 우리 주변 사람들, 우리 환경 전체 및 하느님과의 완전한 조화를 의미한다.”

 

아가페 사랑과 함께 가는 거룩함임을 깨닫습니다. 9년전 쯤 이때쯤 제 자작시와 이에 대한 댓글을 반가이 다시 읽었습니다. 예나 이제나 바다를 바라보듯 하늘을 바라봅니다. 하느님 사랑이 그리울 때 눈들어 바라보는 바다같은 하늘입니다.

 

“하늘은 바다, 구름은 섬

 바다가 보고 싶을 때, 바다에 가고 싶을 때

 바라보는 하늘 바다, 구름 섬

 나 하늘이 되고, 

 구름 섬의 바다가 되네

 나 하느님의 사랑이 되네” <2015,5,23>

 

이 또한 주님을 따름에 주신 은총의 선물같은 깨달음에 시입니다. 이런 사랑의 깨달음이 알게모르게 우리를 거룩하게 합니다. 라파엘라 자매의 오래 전 아름다운 댓글을 지금에서야 제대로 읽습니다.

 

“바다가 보고 싶을 때, 수사님은 하늘을 보시는군요. 불암산이 유난히 수도원 가까이 내려앉았던 지난 달 어느 날(5월10일), ‘서로 사랑하라’는 수사님 말씀을 들었거든요. 우유에 담은 커피처럼 오래도록 가슴에 향기로 남았어요. 그리고는 그 향기 다시 맡고 싶은 마음에 이곳 홈페이지를 자주 찾아오고, ‘사랑밖엔 길이 없었네’를 사서 읽고 그 책을 다시 견진 대자에게 선물했답니다. 아마 그의 영혼도 수사님의 향기로 더 맑아졌을 거예요. 

 

며칠만에 이곳에 들어와서 ‘바다’를 읽는데 미소가 지어졌답니다. 어쩌면 수사님의 마음과 저의 마음이 이렇게 같은 걸까요? 저도 때로는 하늘이 바다로 보이거든요. 언제나 영혼도 몸도 유월나무처럼 싱그러우시기를 기도합니다. 영혼이 찌푸둥할 때 찾아와 씻을 곳이 생겨서 참 좋은 라파엘라 올림”<2015.6.3.>

 

9년전 이맘때의 글을 오늘서야 제대로 읽습니다. 뒤늦게 라파엘라 자매에게 거룩한 삶의 축복을 빕니다. 문득 생각나는, 만나는 이들마다 친구로 만들었다는 옛 베네딕도회 출신의 영국의 바실리오 흄 추기경은 진정 거룩한 분입니다. 엊그제 어린이들과의 문답식 강론을 하신 89세의 교황님은 참 거룩한 분이자 영원한 어린이입니다. 아이들과의 조화가 참 아름답습니다. 거룩함은 조화의 사랑으로 환히 드러납니다. 

 

-“우리가 아버지 하느님께 기도할 때, 우리 모두가 무엇이라 기도합니까?”

<우리 아버지요>

교황님은 하느님은 우리를 창조하셨고 우리를 깊이 사랑하신다고 부연 설명을 합니다.

 

“우리는 우리를 도와주시고 우리와 가까이 계시는 예수님께 기도합니다. 우리는 영성체를 할 때 주님을 모시며 그분은 우리 모두를 용서하십니다. 예수님이 모든 것을 용서하시는 것은 진실입니까?”

<예>하고 대답하는 어린이들입니다.

 

“성령은 평생 우리를 동반하십니다. 성령은 여러분들이 착한 일을 하라고 인도하시며 어려운 때에 위로와 힘을 주십니다.”

어린이들에게 성령에 대해 말씀하신후 성모님에 대해 나눕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어머니 이름은 무엇입니까?”

<마리아요!>

 

이어 어린이들과 함께 성모송을 바칩니다. 강론 끝 무렵 교황님은 어린이들에게 그들의 부모님들과 조부모님들, 아픈 아이들, 세계 평화를 위해 기도할 것을 촉구합니다. 그리고 다음 마지막 말씀으로 강론을 마칩니다.

“우리 모두 앞으로 나갈 수 있도록, 우리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89세 노령의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삼위일체 대축일 미사중 어린이들과 대화식 강론을 하시다니 놀랍지 않은지요!  그 사랑의 삶이, 거룩한 삶이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 답습니다. 날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를 더욱 주님 추종과 더불어, 사랑의 향기, 거룩함의 향기 그윽한 삶으로 이끌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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