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5.30.목요일 요셉수도원 성전 봉헌 대축일

에제47,1-2.8-9,12 1코린3,9ㄴ-11.16-17 요한2,13-22

 

 

성전 정화

“여러분이 바로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만군의 주님이여,

 계시는 곳 그 얼마나 사랑하오신고!

 그 안이 그리워,

 내 영혼 애태우다 지치나이다

 이 마음 이 살이 생명이신 하느님 앞에 뛰노나이다

 행복하옵니다, 당신 집에 사는 이들!

 저희는 영원토록 당신을 찬양하리이다”(시편84,2-3,5)

 

오늘 화답송 시편이 그대로 우리 수도자들은 물론 믿는 이들의 주님의 집, 성전 사랑의 표현입니다. 하느님 사랑, 예수님 사랑, 성령님 사랑, 교회 사랑이 한곳으로 응결되어 미사로 표현되는 곳이 성전입니다. 제집무실은 성전옆에 붙어있어 흡사 주님의 집 셋방을 연상케 하니 이보다 더 좋은 방도 없어 천장암, 지족암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역시 오늘도 집무실의 십자가의 예수님과 태극기 앞에 만세칠창으로 시작되는 복된 하루입니다.

 

“하느님 만세!”

“예수님 만세!”

“성령님 만세!”

“대한민국, 한반도 만세!”

“가톨릭교회 만세!”

“성모님 만세!”

“성 요셉수도원 만세!”

 

성 요셉수도원에 부임한지 올해로 만36년이요, 왜관수도원을 떠나기 전날 밤 1988년7월10일!  저는 성전 제대앞에서 밤새 3000배 절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불암산이 떠나면 떠났지 난 안 떠난다" 다짐하며 이곳에서 정주의 삶을 살았습니다. 처음에는 온돌방으로 시작된 요셉수도원 성전이 제대로 된 성전을 갖게 되어 마침내 2006년 5월30일 봉헌 미사를 드렸고, 오늘 2024년 5월30일 제18주년 성전 봉헌 대축일 미사를 드리게 되니 감개무량합니다. 그동안의 감사와 감동과 감격을 어찌 다 말로 표현할 수 있을런지요!

 

참 고마운 인연은 19년전 2005년부터 다음해 까지 성전 및 본원건물과 수도자 숙소를 건축해줬던 이승용 아오스팅, 이현옥 헬레나 부부가 올해 지금도 수련자실과 2개의 개인 피정집을 건축중이니 참으로 놀랍고 감사한 일입니다. 거의 20년 동안 건재하셨다가 다시 수도원 건축을 하게 됐으니 말입니다. 며칠전 5월28일 화창한 날 성전미사후 성전앞 정원에서 피정후 기념 사진을 찍은 예수성심자매회 자매들의 모습이 환경과 잘 어울려 참 아름다웠습니다. 사진과 메시지를 받고 드린 유쾌한 덕담의 말마디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신부님, 피정 마치고 모두 은혜롭고 행복한 모습들입니다.”

“너무 싱그럽고 아름다워 천상 선녀들인줄 착각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정말 손주를 둔 60대 할머니들인데 20대 아가씨들과 같은 청순한 아름다움의 예수성심회 자매들이니 그대로 예수성심의 은총이요 성전 미사의 은총이다 싶었습니다. 제 주특기는 하느님 자랑입니다. 하느님 사랑은 하느님 자랑으로 표현되기 마련이요, 오늘은 제18주년 요셉수도원 성전 대축일을 맞이하여 성전 자랑을 하고 싶습니다. 가톨릭교회의 모든 성전에 해당되겠습니다.

 

첫째, 주님의 집, 성전은 일치의 중심입니다.

믿는 이들에게 하느님은 삶의 목표, 삶의 방향, 삶의 중심, 삶의 의미이듯 이를 그대로 대변하는 곳이 가시적 성전입니다. 특히 수도원 성전은 수도원의 중심이자 세상의 중심입니다. 수도자들은 물론 참 많은 이들이 세상 광야의 오아시스, 세상의 중심인 수도원 성전을 찾습니다. 삶의 중심을 잃어 방황이요 표류요 혼란입니다.

수도형제들의 일치의 중심이 되는 곳도 바로 성전입니다. 날마다 수도원 성전에서의 공동전례기도를 통해 주님 안에서 일치를 굳건히 하며 날로 정화되고 성화되는 삶입니다. 세상에 속화되지 않고 세상을 성화하는 마지막 영적 보루 역할을 하는 수도원 성전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보다시피 예수님 역시 늘 삶의 중심은 성전을 찾았음을 봅니다. 일치의 중심인 거룩한 성전의 타락에 열화와 같이 분노하시는 주님입니다.

 

둘째, 주님의 집, 성전은 생명과 사랑의 집입니다.

하느님 생명이 그리운 이들은, 하느님 사랑이 그리운 이들은 끊임없이 하느님을 찾아 성전에 옵니다. 주님을 목말라하고 배고파하는 사람들입니다. 배는 밥으로 채울수 있어도 무한한 가슴은, 마음의 허기는 하느님 생명으로, 하느님 사랑으로만 채울수 있습니다. 

 

주님은 우리의 생명이자 우리의 사랑입니다. 바로 주님의 생명, 주님의 사랑만이 우리의 궁극의 목마름을, 배고픔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생명의 주님을, 사랑의 주님을 만나기 위해 우리는 성전 전례기도에 참석합니다. 만남중의 만남이, 살아 있는 만남의 주님과의 만남입니다. 

 

오늘 제1독서 에제키엘 예언자가 소개하는 강은 성전에서 세상 곳곳으로 흘러가는 은총의 강, 생명의 강, 사랑의 강을 상징합니다. 우리 역시 은총의 강, 생명의 강, 사랑의 강으로 세상에 파견됩니다. 은총의 강 주님을 만날 때 살아나는 온갖 중생들입니다. 세상을 살리고 치유하는 주님의 구원은총은 성전을 통해 그대로 실현되고 있습니다.

 

“이 강이 흘러가는 곳마다 온갖 생물이 우글거리며 살아난다. 이 강물이 닿는 곳마다 바닷물이 되살아나기 때문에, 고기도 아주 많이 생겨난다. 이렇게 이 강이 닿는 곳마다 모든 것이 살아난다. 이 강가 이쪽저쪽에는 온갖 과일나무가 자라는데, 잎도 시들지 않으며, 과일도 끊이지 않고 다달이 새 과일을 내놓는다. 이 물이 성전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 과일은 양식이 되고, 잎은 약이 된다.”

 

그대로 세상을 살리는 성전은총, 미사은총을 상징합니다. 주님의 집 성전에서 흘러내리는 은총의 강, 생명의 강, 사랑의 강 덕분에 충만한 생명, 충만한 사랑을 누리는 5월의 초목처럼 시드는 일 없이 늘 푸르른 생명과 사랑으로 살아가는 우리 신자들입니다.

 

셋째, 주님의 집, 성전 정화입니다. 

건물성전, 공동체 성전, 개인 성전등 세차원에 걸친 성전정화요 성전성화는 하루하루 날마다 성전이 다하는 날까지 이뤄질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성전타락에 열화와 같이 분노하시며 성전을 정화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에서 우리는 그분의 하느님 사랑, 성전 사랑이 얼마나 큰지 짐작이 됩니다. 비둘기를 파는 가난한 이들에게는 조용히 “이것들을 여기에서 치워라.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 이르십니다. 이어지는 말씀이 의미심장합니다.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

 

우리는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몸인 공동체가 새로 세워진 성전임을 압니다. 날마다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주님의 몸인 공동체 성전은 치유되고 살아나고, 성장하고 성숙하고, 정화되고 성화됨을 깨닫습니다. 참으로 성 요셉 수도원의 자랑은 “1.천혜의 자연환경, 2.편리한 교통, 3.형제애의 전례 공동체”일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이 큰 가르침이자 깨우침이 됩니다.

 

“여러분은 하느님의 건물입니다. 그 기초는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여러분은 하느님의 성전이고 하느님의 영은 여러분 안에 계십니다. 누구든지 하느님의 성전을 파괴하면 하느님께서도 그자를 파멸시킬 것입니다. 하느님의 성전을 거룩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바로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우리 하나하나가 하느님의 거룩한 성전입니다. 하느님의 파멸에 앞서 스스로 자초하는 자기 성전 파괴입니다. 자기를 소홀히 함부로 대하는 것이 얼마나 큰 성전모독의 죄임지 깨닫습니다. 거룩한 성전의 성인이 되어야 할 사람들이 세상 것들에 중독되어 괴물이 되고 폐인이 되는 것보다 하느님 모독의 큰 죄는 없습니다. 

 

하느님의 성전인 형제들의 공동체와 자신의 전존재를 참으로 잘 돌보고 가꿔야 함을 배웁니다.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성전이기 때문입니다. 날마다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의 삼중신원을 깊이 깨닫게 하며 우리 존재를 아름답고 거룩한 성전으로 만들어줍니다. 내 몸담고 살아가는 집 역시 주님의 집입니다. 다음 고백시를 읽으며 주님의 집에서 주님의 전사, 주님의 학인, 주님의 형제로서 우리의 삼중신원을 새로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주님의 집에서 

주님의 전사(戰士)로, 

주님의 학인(學人)으로, 

주님의 형제(兄弟)로 살았습니다.

끊임없이 이기적인 나와 싸우는 주님의 전사로

끊임없이 말씀을 배우고 실천하는 주님의 학인으로

끊임없이 주님의 집에서 주님의 형제로 살았습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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