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6.17.연중 제11주간 월요일                                                       1열왕21,1ㄴ-16 마태5,38-42

 

 

 

주님의 전사

폭력을 포기하라

“악에 대한 승리의 비결은 주님과의 일치뿐이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몇가지 나눔으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하루도 쉬지 않고 자신을 경계했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을 수 있다.”<다산>

“남용이 ‘백규’ 구절을 날마다 세 번씩 외우자, 공자가 형의 딸을 그에게 시집보냈다.”<논어>

 

저절로 참삶이 아니라 한결같은 노력으로 이뤄지는 참삶임을 깨닫습니다. 험하고 거친 인생 광야 여정, 성인이 되기 보다는 악마가, 괴물이, 폐인이 될 가능성도 농후합니다. 참 중요한 일이 참사람이 되는 일이자, 하느님의 자녀답게 사는 일이요, 이를 위해 하루하루 날마다 평생 “주님의 전사”로서 영적훈련에 온힘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주님의 전사는 구체적으로 진리의 전사, 사랑의 전사, 평화의 전사를 뜻합니다. 어느 피정온 자매가 밤에 보내온 메시지와 이에 대한 답글입니다.

 

“우울증으로 방황하다 계단에서 넘어져 1년반 정도 의식잃고 병원생활하다 6월8일 별세한 친구입니다. 구원은총 청하며 피정기간동안 연미사봉헌합니다.”

“예, 그렇게 연미사봉헌합니다. 너무 불쌍하네요.”

 

병사, 사고사, 객사, 자살자등 불쌍하게 살다가 불쌍하게 세상 떠난 이들이 곳곳에 너무 많습니다. 유비무환이 답입니다. 살아 있을 때 하루하루 찬미와 감사의 삶과 기도로, 주님과의 관계를 깊이 그리고 영혼을 튼튼히 하는 것입니다. 교황님의 어제 삼종기도후 강론시 끝으로 성모님께 바친 전구입니다.

 

“당신 안에 말씀의 씨앗이 자라나도록 만드시고 환영하신 분, 동정 마리아여! 우리를 도우시어 우리 역시 복음의 너그럽고 충실한 씨뿌리는 자가 되게 하소서.”

 

사랑의 씨뿌리는 삶에 항구할 때 우리 자신은 물론 내 몸담고 있는 공동체도 그대로 하느님 나라의 실현이 되겠습니다. 오늘 복음은 제5 대당명제인 “폭력을 포기하라.”입니다. 200주년 주석성경은 “보복하지 말라.”입니다. 보복은 물론 일체의 폭력을 배제하라는 것입니다. 인간의 공격성, 잔인성, 폭력성, 배타성을 꿰뚫어 통찰한 예수님입니다.

 

사람 안에 있는 괴물을 순하게 길들이는 일 역시 평생 수행의 목표가 됩니다. 역시 단숨에 읽혀지는, 군더더기 설명이 불요할 정도로 자명하게 공감하는 예수님 복음 말씀입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을 완전히 압도하며 능가하는 의로움의 실체입니다.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하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1.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2.오히려 누가 네 오른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져 돌려 대어라.

3.또 속옷을 가지려는 자에게는 겉옷까지 내주어라.

4.누가 너에게 천 걸음을 가자고 강요하거든, 그와 함께 이천 걸음을 가 주어라.

5.달라는 자에게 주고 꾸려는 자를 물리치지 마라.”

 

예수님의 삶이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말씀입니다. 그대로 우리 내면의 상태를 거울처럼 비춰주는 말씀입니다. 우리 안에 괴물을 순치할 수 있는 평생과제입니다. 결코 무저항주의자로, 겁보로 비겁한 자로 살라는 것이 아닙니다. 적극적 사랑의 저항자가 되라는 것입니다. 일일이 악에 대항하여 싸우지 말라는 것입니다. 괴물과 싸우다 괴물이 됩니다. 

 

선의 결핍이 악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악의 박멸이 아니라 아예 악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예방이 제일입니다. 이렇게 인간 탐욕에 기반한 자본주의체제가 지속되는 한 악은 제어할 수 없습니다. 건들일수록 강해지는 악이요 결코 악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습니다. 악에 대한 처방은 선善이 아니라 성聖입니다. 하느님을 닮아 거룩해지는 삶뿐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을 닮아 내적으로 강해질 때 악에 대한 두려움도 약화됩니다.

 

무지의 악이요 악의 신비입니다. 발본색원할 수 없는 악입니다. 범죄와의 전쟁이 성공한 적도 없고, 피흘리는 혁명이 성공한 적도 없습니다. 세계나 국내현실을 보세요. 악순환의 반복입니다. 악의 세력이 약화되기는커녕 날로 강해지는 느낌입니다. 교황님의 평화를 위한 기도 요청입니다.

 

“평화를 위해, 전쟁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수단, 미암마와 세계 곳곳의 사람들을 위해우리의 기도가 중단되지 않도록 하자.”

 

무엇보다 대한민국과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전쟁의 참화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악에 대한 궁극의 처방은 오늘 주님의 복음 말씀의 자발적 실천 뿐입니다. 악순환을 끊어버리는 방법이요 악을 무장해제 시켜 무력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주님이 권한 사랑의 저항은 내적 힘의 반영이요 존엄성의 발휘입니다. 무력으로 악마를 압도하는 것이 아니라 참으로 주님의 힘, 내적 사랑의 힘으로 악마를 무력화시키는 것입니다. 

 

이래서 말씀과 기도의 수행으로 주님과 날로 깊어져가는 일치의 삶이 우선입니다. 폭력이, 보복이 일순간 통쾌할 수 있을지 몰라도 그래선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미풍을 태풍으로 바꾸는 폭력이요 보복입니다. 문제는 밖에 있는 듯 하나 내 안에 있습니다. 내 안의 악의 괴물이 문제인 것입니다. 이래서 끊임없는 회개요 진리의 실천으로 성화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참으로 진리가 우리를 자유롭게, 거룩하게 합니다. 진리이신 주님께 대한 사랑으로 날로 주님과 깊어지는 일치만이 악에 대한 유일한 처방이 되겠습니다.

 

오늘 제1독서 아합이 나봇의 포도밭을 빼앗는 장면을 보세요. 희대의 악녀 이제벨의 농간으로 유약하고 탐욕만 가득한 아합은 중심을 잃고 무죄한 나봇을 합법을 가장하여 감쪽같이 죽이고 나봇의 땅을 제땅으로 만듭니다. 어찌 이런 천인공노할 악행을 태연히 감행할 수 있는 아합이요 이제벨인지 상상할 수 없지만 우리는 역사상, 또 현재의 세상에서도 반복되는 악의 현실을 체험합니다. 잔인무도하고 사악한 이들이 여전히 활개치는 현실입니다. 

 

악과의 영적전쟁은 세상 끝날 때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아합왕과 왕의 아내 악녀 이제벨에 의한 나봇의 억울하고 불쌍한 죽음은 다윗에 의해 죽은 바세바의 남편 우리아를 연상하게 합니다. 이들뿐 아니라 인류역사상 억울하고 불쌍하게 죽어나간 이들은 얼마나 많겠는지요. 이들의 죽음은 어떻게 보상될 수 있을런지요. 하느님만이 아실 것입니다.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될 악순환의 현실입니다. 

 

악의 화신같은 아합과 이제벨은 우리에게 주어지는 화두같은 이름이요, 회개와 더불어 영적 분발을 촉구합니다. 날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주님의 전사로서 우리 모두 악과의 전쟁에서 영적승리의 삶으로 이끌어 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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