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7.6.연중 제13주간 토요일                                                           아모9,11-15 마태9,14-17

 

 

삶은 선물이자 선택

“날마다 고해인생이 아닌, 축제인생을 삽시다”

 

 

“자애와 진실이 서로 만나고, 

 정의와 평화가 입을 맞추리라.

 진실이 땅에서 돋아나고, 

 정의가 하늘에서 굽어보리라.”(시편85,11-12)

 

교황청 홈페이지를 여는 순간 1면에, “일치와 희망, 아시아와 오세아니아에로의 사도적 여정을 위한 교황의 일정”이란 톱기사가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교황은 ‘일치의 사도’가, ‘희망의 사도’가 되어 2024.9.2.-13일까지 제45차 해외 사도적 여정차 인도네시아, 파푸아뉴기니아, 동티모로, 싱가폴을 방문합니다. 87세 노령의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도적 열정이 참으로 경이(驚異)롭습니다. 가톨릭 교회에 하느님 주신 참 좋은 선물이 현재의 교황입니다. 오늘 말씀 묵상중 문득 떠오른 말마디이자 강론 제목이기도 합니다.

 

“삶은 선물이자 선택이다. 날마다 고해인생이 아닌, 축제인생을 삽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해인생이 아닌 축제인생을 사는 것입니다. 하느님 주시는 축제인생의 선물을 선택해 사는 것, 바로 이것이 지혜입니다. 가톨릭 교회에는 참 좋은 선물이자 선택이된 교황님의 존재입니다. 제가 자주 고백하는 ‘행복기도’ 한 대목입니다.

 

“주님, 눈이 열리니 온통 당신의 선물이옵니다.

 당신을 찾아 어디로 가겠나이까

 새삼 무엇을 청하겠나이까

 오늘 지금 여기가 하늘나라 꽃자리 천국이옵니다

 곳곳에서 발견하는 기쁨, 평화, 감사, 행복이옵니다

 살 줄 몰라 불행이요 살 줄 알면 행복이옵니다”

 

행복 또한 선물이자 선택입니다. 그러니 행복을 선택, 훈련하여 습관화하는 것입니다. 바로 우리가 날마다 바치는 선물과 같은 찬미와 감사의 시편성무일도와 미사공동전례의 선택이 행복의 지름길임을 깨닫습니다. 언젠가의 그날이 아니라 오늘 그날의 하늘나라를 사는 것입니다. 오늘 지금 여기서 하늘 나라를 살지 못하면 내일도 살지 못합니다. 죽어서 가는 하늘 나라가 아니라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살아가야 할 하늘 나라입니다. 

 

오늘로서 제1독서 아모스 예언서는 끝납니다. 정의의 예언자이자 희망의 예언자인 아모스입니다. 거의 대부분 예언자가 전하는바 언젠가 그날의 희망입니다. 바로 희망의 그날을 앞당겨 오늘 사는 것입니다. 역시 희망의 선택, 희망의 훈련, 희망의 습관입니다. 그대로 풍요로운 하늘나라의 실현입니다. 다음 아모스의 희망을 우리 것으로 삼는 것입니다.

 

“그날에 나는 무너진 다윗의 초막을 일으키리라. 벌어진 곳을 메우고, 허물어지 곳은 일으켜서, 그것을 옛날처럼 다시 세우리라. 보라, 그날이 온다. 주님의 말씀이다. 나는 내 백성 이스라엘의 운명을 되돌리리니, 밭가는 이를 거두는 이가 따르고, 포도 밟는 이를 씨 뿌리는 이가 따르리라. 산에서 새 포도주가 흘러내리고, 모든 언덕에서 새포도주가 흘러넘치리라.”

 

바로 오늘 그날의 희망을 앞당겨 사는 것입니다. 어제 고백성사차 방문했던 수녀원에서의 하늘나라 체험도 잊지 못합니다. 저는 감히 하늘나라 체험이라 명명합니다. 오랜만에 만난 꽃처럼 환히 웃으며 환대하는 수녀님이 참 반갑고 고마워 살며시 안으며 기쁨의 인사를 나눴습니다. 흡사 수녀님이 요즘 수도원 뜨락에 때되어 활짝 피어나 은은한 향기를 발하는 백합꽃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주고 받은 메시지입니다.

 

“수녀님을 뵙는 순간 백합꽃인줄 착각했네요! 백합꽃 축복인사 받으시고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마침 찍어둔 백합사진과 함께 보낸 메시지에 즉시 답을 받았습니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저에겐 그대로 하늘나라 기쁨의 체험이었고 오후 내내 행복했습니다. 동시에 아주 예전 꽃 한송이를 선물로 갖고온, 지금은 고인이 된 가난한 자매에게 드린 답시도 생각납니다. 이 답시를 받았을 때 얼마나 행복해 하던지요! 여러번 나눴지만 나눌 때 마다 늘 새롭습니다.

 

“꽃이 

 꽃을 가져오다니요

 그냥 오세요

 당신은 꽃보다 더 예뻐요.”

 

언젠가 그날의 하늘나라가 아니라 오늘 하늘나라의 행복을 사는 것입니다. 하늘나라의 꿈을 펼쳐가며 우리 자신이 하늘나라가 되어 사는 것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예수님이 그 최고의 모범입니다. 예수님 삶 자체가 하늘나라 꿈의 실현입니다. 예수님 가는 곳마다 하늘나라 꿈의 실현입니다. 걸어다니는 하늘나라같은 존재가 예수님입니다. 예수님이야 말로 땅에 깊이 뿌리내린 나무처럼 이상주의적 현실주의자, 하늘나라의 사람입니다. 

 

예수님의 삶은 요한의 제자들과는 완전히 차원이 다릅니다. 단식이 판단의 잣대가 아니라 하늘나라의 사랑이 그 판단잣대입니다. 예수님은 단식에 큰 중요성을 두지 않습니다. 단식 많이 한다고 구원이 아니요 이런 단식 경쟁은 백해무익할 뿐입니다. “먹고 겸손한 것이 안먹고 교만한 것보다 낫다”는 옛 장상의 말마디도 생각납니다.  예수님 단식의 원리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너는 단식할 때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씻어라. 그리하여 네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지 말고,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보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마태6,17-18)

 

결코 자랑하거나 과시할 단식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요한이 제자들이 바리사이들처럼 단식 많이 함을 과시하며 '당신의 제자들은 어찌하여 단식하지 않느냐?' 는 물음에 대한 예수님의 통쾌한 답변입니다. 

 

“혼인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느냐? 그러나 그들이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것이다. 그러면 그들도 단식할 것입니다.”

 

단식의 때 되면 단식할 것이지 주님과 함께 즐겁게 보내야 할 축제인생을 분별없는 단식으로 어리석게 고해인생으로 만들지 말라는 것입니다. 진정 살 줄 아는 지혜로운 자라면 고해인생이 아닌 축제인생 선물을 선택해 살 것입니다. 이어지는 말씀도 기막히게 적절합니다.

 

“아무도 새 천조각을 헌 옷에 대고 꿰매지 않는다. 마찬가지 새 포도주를 헌 부대에 담지 않는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그래야 둘 다 보존된다.”

 

새 천조각을 헌옷에 대고 꿰매는, 새 포도주를 헌 부대에 담는 어리석은 꼰대가 되지 말고 발상의 전환, 사고의 전환으로, 예수님처럼 늘 새포도주의 하늘나라 현실을 담아낼 ‘늘 새롭고 좋은, 깊고 넓은, 너그럽고 자비로운’ 새 부대의 마음으로 새사람이 되어 살라는 것입니다. 바로 이런 삶이 예수님처럼, 성인들처럼 “에버 오울드, 에버 니유(Ever Old, Ever Neu)”, 늘 옛스러우면서도 늘 새로운 하늘나라의 삶이겠습니다.

 

참 고맙게도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날마다 이상주의적 현실주의자가 되어, 새 날, 새 부대에 새 포도주의 하늘 나라의 삶을, ‘에버 오울도, 에버 니유’의 하늘 나라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주님이 복을 베푸시어, 

 우리 땅이 열매를 내리라.

 정의가 그분 앞을 걸어가고, 

 그분은 그 길로 걸어가리라.”(시편85,13-14).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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