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7.연중 제31주간 목요일                                                              필리3,3-8ㄱ 루카15,1-10

 

 

깨달음의 은총, 깨달음의 여정

“깨달음의 사랑과 지혜, 그리고 자유”

 

 

“거룩하신 그 이름을 자랑하고, 

 주를 찾는 마음은 즐거워하라.

 주님 생각하라, 그 권능을 생각하라, 

 언제나 그 얼굴을 그리워하라.”(시편105,3-4)

 

새벽 교황님 홈페이지에서 교황님의 읽은 글귀가 잊혀지지 않습니다.

“희망은 모든 신자의 선물이자 의무이다.”

모든 신자가 희망의 선물을 지니고 희망의 순례자로 살아야 하는 의무를 지닌다는 말씀입니다.

“믿음은 우리를 하느님께 인도하는 여정이다.”

하느님을 향한 믿음의 여정이라는 말입니다. 믿음의 길을 통해 하느님께 이릅니다.

“기도할 때, 성령은 우리의 도움이 되기위해 오신다.”

기도와 성령은 함께 갑니다. 기도의 사람은 성령의 사람입니다. 모두가 평범한 말마디이지만 마음에 새롭게 와 닿으며, 우리의 깨달음의 여정에 일조합니다.

 

오늘 옛 어른의 말씀도 마음에 와닿습니다.

“나 자신만큼은 나를 포기해서는 안된다.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해쳐서는 안된다.”<다산>

“스스로 해치는 자와는 더불어 말할 수 없고, 스스로 포기한 자와는 함께 일할 수 없다.”<맹자>

새삼 ‘넘어지는 게 죄가 아니라 자포자기의 절망으로 일어나지 않는 게 죄’임을 실감합니다. 스스로 포기한 자포자기 절망의 사람이 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니 넘어지면 즉시 일어나 다시 시작하는 파스카의 삶이 제일입니다. 평범하나 지극히 지혜롭고 용기있는 파스카의 삶입니다. 이 또한 깨달음의 여정에 도움이 되는 말마디들입니다.

 

어제의 느낌을 잊지 못합니다. 은은한 향기로 남아있는 사람이, 만남이나 글이 있는가 하면 상처나 기분 얹짢은 느낌으로 남아있는 사람이, 만남이나 글도 있습니다. 어제 읽은 글이 그러했습니다. 글은 사람이라 했는데 웬지 교만하고 건방지다 싶었고 느낌도 편치 않았습니다. 그런가 하면 얼마전 독료한 책은 친지들에게 품격있고 아름답고 감동적인, 향기로운 책이라 적극 추천하기도 했습니다. 역시 글은, 말은 사람입니다.

 

추사 김정희의 “문자향 서권기(文子香 書卷氣)”라는 말마디에 적극 공감합니다. 문자의 향기와 서책의 기운이라는 뜻으로, 학문적 수양의 결과로 나타나는 고결한 품격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쓴 글에서는 문자의 향기가 느껴지고 마주 대하면 책의 기운이 풍깁니다. 정말 이런 책이 깨달음을 주는, 길이 보관하고 싶은 책입니다. 이런 고전(古典)의 책같은 사람이라면 늘 만나도 새롭게 느껴질 것입니다.

 

문자향 서권기의 정점에 있는 책이 바로 성서입니다. 오늘 복음과 독서를 읽으며 묵상하는 순간 “아, 예수님과 바오로 사도는 진정 깨달음의 사람, 각자(覺者)구나!”하는 깨달음이 마음을 쳤습니다. 이런 깨달음이 우리의 눈을 열어주어 이해의 지평을 넓혀주고 자유롭게 합니다. 

 

깨달음의 사랑과 지혜요, 깨달음의 자유입니다. “아, 그렇구나!” 깨달음의 지혜가 참으로 우리를 날로 자유롭게 합니다. 그러니 이런 깨달음을 주는 사람이나 글이 말이 좋은 사람이자 글이요 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숱한 눈이 없는 지식들보다는 보는 눈을 주는 깨달음의 지혜가 백배 낫습니다. 

 

그러니 깨달음의 여정은 개안의 여정이 됩니다. 깨달음의 사람을 각자(覺者)라 부르는데 깨달을 “각覺”자안에는 볼 “견(見)” 자가 들어 있어 깨달음과 보는 눈이 밀접한 관계에 있음을 봅니다. 실로 영적성장은 깨달음의 여정, 개안의 여정을 통해 날로 깊어지는 사랑과 지혜, 자유의 삶에 있음을 봅니다. 

 

제가 참 많이 나눈 무지의 병의 치유에도 깨달음의 사랑과 지혜가 답임을 깨닫습니다. 참으로 부단히 추구할 바 깨달음의 은총이요 깨달음의 여정을 통해 무지로부터 벗어나 날로 내적으로 자유로워지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무지의 사람들인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과 깨달음의 예수님과는 참으로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저 사람은 죄인들을 받아들이고 또 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 군.”

 

투덜거리는 자기중심적 율법주의적 폐쇠적 사고로 꽉 막힌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이 참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신학 지식은 많았을지 몰라도 무지에 눈먼, 참으로 자유롭지 못하고 지혜와 사랑이 결핍되어 있음을 봅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주님의 되찾은 양의 비유와 되찾은 은전의 비유를 통해 빛나는 예수님의 깨달음의 지혜입니다. 

 

하느님의 기쁨에 대한 예수님의 깨달음이 진정 복음입니다. 두 예화의 결론에서 하느님의 마음을, 하느님의 기쁨을 전하는 예수님의 깨달음의 사랑과 지혜가 참으로 우리를 자유롭게 하고 기쁨을 줍니다. 깨달음에서 나오는 다음과 같은 확신의 고백입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이와 같이 하늘에서는, 회개할 필요가 없는 의인 아홉보다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더 기뻐할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이와 같이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하느님의 천사들이 기뻐할 것이다.”

 

아무리 공부 많이 하여 지식이 많다하여 이런 깨달음에 이르지 못합니다. 말그대로 깨달음의 지혜와 사랑의 은총을 통해 하느님을 체험한 예수님이심을 깨닫습니다. 새삼 무지에 대한 답은 깨달음의 지혜와 사랑, 그리고 자유뿐임을 확인하게 됩니다. 아무리 지식이 차고 넘쳐도 깨달음의 눈이 없으면 모두가 무거운 짐의 쓰레기 더미에 불과할 뿐이겠습니다. 

 

바로 복음에 자주 등장하는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이 좋은 반면교사가 됩니다. 오늘 필립비서의 주인공 바오로 사도야 말로 예수님에 버금가는 각자임을 봅니다. 참으로 깨달음의 지혜와 사랑, 깨달음의 기쁨과 자유로 충만한 바오로의 고백이 덩달아 우리를 기쁘게, 자유롭게 하고 용기백배 힘을 줍니다. 진리이신 주님께 대한 깨달음이 참으로 우리를 자유롭게 함을 봅니다.

 

“주님 안에서 기뻐하십시오. 하느님의 영으로 예배하고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자랑하며 육적인 것을 신뢰하지 않는 우리야말로 참된 할례를 받은 사람입니다...나에게 이롭던 것들을 나는 그리스도 때문에 모두 해로운 것으로 여기게 되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나의 주 그리스도 예수님을 아는 지식의 지고한 가치 때문에, 다른 모든 것을 해로운 것으로 여깁니다. 나는 그리스도 때문에 모든 것을 잃었지만 그것들을 쓰레기로 여깁니다. 내가 그리스도를 얻고 그분 안에 있으려는 것입니다.”

 

깨달음의 중심에 진리 자체이신 그리스도 예수님이 계십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이런 깨달음의 경지를 누리지 못하고 무지의 어둠속에서, 온갖 잡다한 쓰레기 더미속에서 무거운 짐에 눌려 힘겹게 살아가는지요! 말그대로 살줄 몰라 불행이요 살줄 알면 행복입니다. 참으로 날마다 이 거룩한 미사중 주님께 청해야 할 깨달음의 은총입니다. 깨달음의 사랑과 지혜, 자유의 은총입니다. 오늘따라 마음에 새롭게 와닿는 주님의 초대말씀입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마태11,28).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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