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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0.연중 제2주간 월요일                                                            히브5,1-10 마르2,18-22

 

 

분별의 잣대

“사랑 또는 예수님”

 

 

오늘 복음의 주제는 “단식논쟁-새것과 헌것”입니다. 저는 논쟁은 가급적 삼가며 괄호안에 넣고 침묵하는 편입니다. 이보다 시급하고 해결해야 할 일이 많을뿐 아니라 사실 논쟁은 결론이 없음은 물론 분열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요 서로의 관계도 불편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식하면 떠오르는 말마디가 있습니다. 수십년전 일화이고 수차례 인용했지만 지금도 생생합니다. 영적 통찰력이 뛰어났던 장상으로 기억합니다. “밥안먹고 교만한 것보다는 밥먹고 겸손한게 낫다”라는 지극히 평범단순한 언급입니다. 단식하고 남판단하는 교만보다는 단식 않고 남판단하지 않는 겸손이 낫다는 것입니다. 수행하다 보면 비교와 더불어 판단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단식으로 구원받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구원받습니다. 침묵으로 구원받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구원받습니다. 구원의 잣대는 단식이나 침묵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사랑 앞에 모든 수행 덕목은 상대화 됩니다. 침묵이 대부분인 독거 노인 경우 같은 경우는 침묵보다는 말해야 하고, 가난이 일상화된 이들은 단식이 아니라 먹어야 합니다. 많이 먹고 많이 말하는 편에 속한 사람이 유념하여 실천해야할 단식과 침묵입니다.

 

그러나 영성생활에 단식이나 침묵이 유익한 것은 분명합니다. 수행의 원칙은 자발적 사랑입니다. 단식을, 침묵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자발적 사랑으로 수행할 때 진정 자유로울 수 있으며 남판단하지 않은 겸손에 이를 수 있습니다. 분별의 잣대는 사랑입니다. 단식은 인간의 법이나 사랑의 환대는 신적 법이기에 단식에 우선하는 환대입니다. 환대의 사랑 때문에 단식도 일단 보류하는 것입니다. 단식의 대원칙은 이미 주님이 분명히 밝혔습니다.

 

“너는 단식할 때에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씻어라. 그리하여 네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지 말고,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보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아 주실 것이다.”

 

바로 이것이 단식뿐 아니라 모든 수행의 대원칙입니다. 단식뿐 아니라 모든 수행이 겸손하고 지혜로워 이처럼 사람들에게 감쪽같이 숨겨진 하느님만이 아는 수행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 “왜 당신의 제자들은 요한의 제자들이나 바리사이의 제자들처럼 단식하지 않느냐?” 질문하는 사람들은 바로 무지의 반영입니다. 분별의 잣대는 단식이 아니라 사랑임을 몰랐던 것입니다. 단식으로 구원받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구원받습니다. 단식은 상대적이나 사랑은 절대적입니다. 예수님의 분별의 지혜가 빛을 발합니다.

 

“혼인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단식할 수야 없지 않느냐? 신랑이 빼앗길 날이 올 것이다. 그때에는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

 

주님과 함께 기쁘게 지내야 할 축제인생을 고해인생으로 만들지 말라는 것입니다. 아무 때나 단식이 아니라 단식의 때에 단식하고 나머지는 축제인생 기쁘게 살라는 것입니다. 수행은 결코 경쟁 대상이 아닌 자발적 사랑의 표현이 되어야 하며 사랑의 잣대로 분별되어야 합니다. 이래야 꼰대 소리를 듣지 않습니다. 발상의 전환으로, 사랑의 잣대로 분별해야 할 함을 주님은 한마디로 정리해 주십니다.

 

“새포도주는 새부대에 담아야 한다.”

 

의식의 전환, 발상의 전환으로 늘 새포도주의 현실 내용을 담아내야할 새부대의 마음을, 사고를, 의식을 지니는 것입니다. 늘 예수님의 마음을 분별의 잣대로 삼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어떻게 생각하고 실천했을까?” 생각하며 끊임없이 내 이해지평을, 사고지평을, 마음을 넓히고 깊이 새롭게 하는 것입니다. 결국 분별의 잣대는 사랑 또는 예수님임을 깨닫습니다. 우리가 분별의 잣대로 삼는 예수님은 어떤 분입니까? 히브리서가 위대한 대사제 예수님의 정체를 명쾌하게 밝혀 주십니다.

 

“너는 내 아들, 내가 오늘 너를 낳았노라. 너는 멜키체덱과 같이 영원한 대사제다.”

 

하느님께서 친히 인정해 주신 아드님 예수님입니다. 예수님은 자신도 약점을 짊어지고 있으므로, 무지하여 길을 벗어난 이들을 너그러이 대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드님이시지만 고난을 겪으심으로써 순종을 배우셨습니다. 그리고 완전하게 되신 뒤에는 당신께 순종하는 모든 이에게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셨습니다. 

 

무지와 허무에 대한 궁극의 답은 예수님뿐입니다. 우리 역시 주님처럼 일상의 크고 작은 시련과 고난을 통해 순종을, 겸손을, 비움을 배우는 영적성장의 계기로 삼는다면 날로 구원의 근원인, 예수님을 닮게 되고 진정 분별의 잣대인 지혜와 사랑을 지닐 수 있을 것입니다. ‘똑똑하고 착하다’라는 말보다는 ‘지혜롭고 자비롭다’라는 표현이 예수님께 적절하고 이런 모습을 닮고 싶습니다. 

 

분별의 잣대는 사랑입니다. 더 분명히 하면 분별의 잣대는 하느님의 현현인 지혜롭고 자비로우신 예수님입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주님을 닮아 날로 지혜롭고 자비로운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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