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 이들은 ‘주님의 전사’다 -믿음, 희망, 사랑-2022.1.30.연중 제4주일(해외원조주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Jan 3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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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30.연중 제4주일(해외원조주일) 

예레1,4-5.17-19 1코린12,31-13,13 루카4,21-30

 

 

믿는 이들은 ‘주님의 전사’다

-믿음, 희망, 사랑-

 

 

“주 하느님, 당신은 저의 희망, 

어릴 적부터 당신만을 믿었나이다.

저는 태중에서부터 당신께 의지해 왔나이다. 

어미 배속에서부터 당신은 저의 보호자시옵니다.”(시편71,5-6ㄱㄴ)

 

시편의 고백이 내 고백처럼 참 정겹고 고맙습니다. 어제 오랜만에 청원자 형제와 수업을 가졌습니다. 그동안 공동체 사정으로 못하다가 가진 시간이기게 반갑고 즐거웠습니다. 우선 전번에 이어 34년전 초창기 요셉수도원 역사를 살펴봤습니다. 마침 ‘불암산 정주기’란 글중 제가 요셉수도원 부임하기 전날 1988.7,10일 있었던 일을 생각하며 써놓은 글을 나눴습니다.

 

“본원에서 파견 받아

떠나기 전날 밤

밤새

수도원 성전에서

주님께 3천배 절하였다

‘불암산이 떠나면 떠났지 난 안 떠난다’

다짐하며

성철性徹 큰스님의

종신불퇴

말씀을 좌우명으로 삼아 살아왔다

지금까지

만34년 동안

하루만 살았다

나에겐 하루하루가 영원이었다.”

 

10년전 썼던 글이라 만22년을 만34년으로 바꿨을 뿐,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제 각오입니다. 정말 하루하루 나이 40에서 74가 될 때까지 하루하루 날마다 처음이자 마지막처럼, 평생처럼 참 치열한 영적 전투의 삶이었습니다. 이 글을 감상후 청원형제와 나눈 대화입니다.

 

“형제님, 비교할 것 없습니다. 그냥 훌륭한 사람, 참 사람, 성인이 되면 충분합니다. 이것이 우리 삶의 궁극 목표입니다.”

“예, 저도 수사님처럼 ‘불암산이 떠나면 떠났지 난 안 떠난다’라는 각오로 살겠습니다. 농장에서 함께 일하는 자매들도 저한테 수도원 떠나지 말아 달라 신신당부 합니다.”

 

참 이심전심 소통하니 흡족한 마음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수도원은 밖에서는 평화로워 보여도 안에서 보면 하루하루 영적전투 치열한 최전방이요 수도자들은 주님의 전사입니다. 죽어야 제대인, 살아 있는 한 영적전투를 수행해야 하는 영원한 현역의 주님의 전사들입니다. 어찌 수도자뿐이겠습니까? 

 

참으로 믿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할 것 없이 영원한 현역의 주님의 전사들입니다. 요즘 자살자들이 참 많다 합니다. 그러나 진정 주님의 전사라면 싸우다 전사하지 결코 아무리 힘들다 해도 자살사는 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여 제가 산책중 부르는 늙은 군인의 노래입니다. 일부 가사를 바꿔 부르면 더욱 실감이 납니다.

 

“나 태어나 수도원에 수도자되어

꽃피고 눈내리길 어언 40년

무엇을 하였느냐, 무엇을 바라느냐

나 죽어 수도원에 묻히면 그만이자

아, 다시 못 올 흘러간 내 청춘

검은 옷에 실려간

꽃다운 내 청춘, 꽃다운 내 청춘”

 

부를 때 마다 영적 전의가 새로워지는 기분입니다. 우리 삶은 영적전쟁입니다.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살아 있는 한 예외없이 하루하루 주님의 전사로서 영적전투의 삶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묵상하니 오늘 말씀의 이해도 확연해집니다. 평생 믿음의 여정을 살아가는 믿음의 전사, 희망의 여정을 살아가는 희망의 전사, 사랑의 여정을 살아가는 사랑의 전사입니다. 한마디로 주님 신망애의 전사입니다. 2022년 신년 초 '평생 소원'이란 자작 좌우명 시 일부입니다.

 

“오소서, 주 하느님! 당신이 되게 하소서.

당신의 믿음이, 당신의 희망이, 당신의 사랑이

당신의 신망애가 되게 하소서.

당신의 진리가, 당신의 선이, 당신의 아름다움이

당신의 진선미가 되게 하소서.”

 

참으로 주님의 믿음이 될 때 참 진실한 삶이요, 주님의 희망이 될 때 참 좋은 삶이요, 주님의 사랑이 될 때 참 아름다운 삶임을 깨닫습니다. 그러니 신망애와 진선미의 삶이 하나로 직결됨을 봅니다.

 

첫째, 평생 믿음의 여정중인 주님의 믿음의 전사인 우리들입니다.

바로 제1독서의 예레미야 예언자가 그 모범입니다. 얼마나 확고부동의 믿음인지요! 바로 하느님께서 불러 주셨다는 깨달음이 믿음의 근거입니다. 그대로 우리의 성소이기도 합니다.

 

“모태에서 너를 빚기 전에 나는 너를 알았다. 태중에서 나오기 전에 내가 너를 성별하였다.”

 

얼마나 확고한 믿음에 신원의식의 성소인지요! 이어지는 주님의 격려 말씀이 예레미야를 주님의 굳건한 믿음의 전사로 각오를 늘 새롭게 했을 것입니다. 역시 그대로 우리에 대한 주님의 말씀으로 이해해도 무방하겠습니다.

 

“이제 너는 허리를 동여매고 일어나라. 너는 그들 앞에서 떨지마라. 오늘 내가 너를 요새 성읍으로, 쇠기둥과 청동벽으로 만들어 온땅에 맞서게 하겠다. 그들이 너와 맞서 싸우겠지만 너를 당해 내지 못할 것이다. 내가 너를 구하려고 너와 함께 있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이다.”

 

바로 언젠가의 그날이 아니라 오늘입니다. 바로 오늘 주님이 함께 해 주시기에, 주님 친히 든든한 배경이 되어 주시기에 우리 역시 예레미야 예언자처럼 일당백의 믿음의 전사로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둘째, 평생 희망의 여정중인 주님의 희망의 전사인 우리들입니다.

바로 복음의 예수님이 그 모범입니다. 예수님의 입에서 나오는 은총의 말씀에 놀라워 하지만 믿기는커녕 냉대에 오히려 적대적인 나자렛 고향 사람들입니다. 예루살렘에서의 고난이 예견되고 있습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어떠한 예언자도 자기 고향에서는 환영을 받지 못한다.”

 

고향 사람들에 대한 예수님의 실망과 환멸감이 눈에 선합니다. 시돈 지방의 사렙타 과부와 시리아 사람 나만의 예를 들면서 이들의 회개를 촉구하며 믿음을 자극하지만 마이동풍, 편견으로 완고히 굳어지 마음은 요지부동입니다. 

 

분노한 고향 사람들은 예수님을 고을밖으로 몰아낸다음 벼랑까지 끌고 가 거기에서 떨어 뜨리려고 합니다. 백절불굴의 희망의 전사 예수님의 면모가 복음의 마지막 대목에서 환히 드러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떠나가셨다.’

 

그대로 희망의 기적입니다. 홀연히, 홀가분한 자세로 다시 일어나 희망의 여정에 오른 희망의 전사 예수님입니다. 하느님께 궁극의 희망을 두었기에 고향인들의 냉대와 적대적 상황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다시 불퇴전의 주님 희망의 전사가 되어 희망의 여정에 오른 예수님입니다. 

 

셋째, 평생 사랑의 여정중인 주님의 사랑의 전사인 우리들입니다.

제2독서의 바오로 사도가 그 모범입니다. 코린토 교회는 이상적인 공동체가 아니라 참 문제가 많은 분열의 공동체였습니다. 이들에게 사랑을, 아가페 신적 하느님 사랑을, 형제애를 촉구하는 사랑의 전사, 바오로 사도의 사랑의 찬가가 감동적입니다. 

 

정말 사랑이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무지와 허무에 대한 답도 사랑뿐입니다. 사랑밖에 길이, 답이 없습니다. 사랑이신 하느님의 모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의 복된 숙명입니다. 사랑은 삶의 의미이자 존재이유입니다. 사랑공부와 실천에는 영원한 초보자인 우리들입니다. 

 

사랑은 추상적이거나 애매하지 않습니다. 오늘은 해와 원조 주일입니다. 이런 아가페 형제적 사랑의 구체적 표현이 해외 원조의 실천이겠습니다. 오늘 사랑의 찬가는 주어는 명사인 사랑이고 동사를 통해 구체적 사랑이 드러납니다. 사랑은 바로 동사로 드러나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실천임을 깨닫습니다.

 

“사랑은 1.참고 2.기다립니다. 

사랑은 3.친절합니다.

사랑은 4.시기하지 않고 5.뽐내지 않으며 6.교만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7.무례하지 않고, 8.자기 이익을 추구하지 않으며, 9.성을 내지 않고, 10.앙심을 품지 않습니다.

사랑은 11.불의에 기뻐하지 않고, 12.진실을 두고 기뻐합니다.

사랑은 13.모든 것을 덮어주고, 14.모든 것을 믿으며, 15.모든 것을 바라고, 16.모든 것을 견디어 냅니다.”

 

16개 항목에 비추어 여러분의 사랑을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그대로 그리스도를 통해 환히 드러난 우리의 사랑을 비춰주는 아가페 형제적 신적 사랑입니다. 바로 우리에게 주어진 평생과제입니다. 사랑의 수행이 깊어지면서 예수님을, 하느님을 닮아감으로 참나의 실현임을 깨닫습니다. 그러니 사랑의 전사로서 평생 사랑의 여정은 예수님을 닮아가는 예닮의 여정, 하느님을 닮아가는 하닮의 여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므로 이제 믿음과 희망과 사랑, 이 세 가지는 계속됩니다. 그 가운데에서 으뜸은 사랑입니다. 사랑을 추구하십시오.”

 

참으로 최고의 은사가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은사고 이중 제일이 사랑의 은사입니다. 죽어야 끝나는 영적전쟁이요 살아있는 그날까지 영원한 현역의 주님의 전사들인 우리들입니다. 평생 영적 전쟁중에 믿음의 여정을, 희망의 여정을, 사랑의 여정을 살아가는 믿음의 전사, 희망의 전사, 사랑의 전사들인 우리들입니다. 바로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하루하루 날마다 주님의 전사로서 영적전쟁을 훌륭히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십니다.

 

“주님, 당신 얼굴을 이 종에게 비추시고, 당신 자애로 저를 구하소서, 제가 당신을 불렀으니, 부끄럽지 않게 하소서.”(시편31,17-18).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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