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카 축제의 삶 -꿈, 사랑, 지혜, 평화-2022.5.22.부활 제6주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May 2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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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5.22.부활 제6주일 

사도15,1-2.22-29 묵시21,10-14.22-23 요한14,23ㄴ-29

 

 

파스카 축제의 삶

-꿈, 사랑, 지혜, 평화-

 

 

요즘 아침 산책 때마다 부르는 가요와 동요를 소개합니다. 벌써 몇 년째 계속되는 노래 부르기입니다. 요즘 자주 부르는 노래는 70년대 풍미했던 ‘아침이슬’에, 60년전 중학교 시절 참 좋아했던 ‘산너머 남촌에는’(박재란)이며 ‘바다’라는 동요입니다.

 

“산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기에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

 꽃피는 4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익는 5월이면 보리 내음새

 어느것 한가진들 실어 안오리

 남촌서 남풍불제 나는 좋대나”

 

1절도 좋지만 2절 앞부분, ‘산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기에, 저 하늘 저 빛깔이 그리 고울까’로 시작되는 내용도 참 좋습니다. 오늘 46년전 신림초등학교 6학년때 제자들이 방문하면 작년처럼 동요를 불러준다 했습니다. 얼마전 별내본당에서 '희망의 여정' 특강시 함께 불렀던 바다라는 동요입니다. 교우들이 너무 힘차게 잘 불러 깜짝 놀랐습니다.

 

“아침바다 갈매기는 금빛을 싣고

 고기잡이 배들은 노래를 싣고

 희망에 찬 아침바다 노저어 가요

 희망에 찬 아침바다 노저어 가요”

 

희망이, 꿈이 있어야 삽니다. 희망이, 꿈이 있을 때 사랑도 지질출 모르는 노력과 인내도 가능합니다. 말한마디 천량빛을 갚는다 했습니다. 어제 덕담德談후 행복했던 하루를 잊지 못합니다. 아침 식사후 동요 부르며 걷던중 배밭에 농약을 치기 위해 밥먹자 마자 나온 마르코, 아브라함 수사였습니다.

 

“삶자체가 강론이네요!”

 

얼마나 좋아하던지 입이 귀밑까지 찢어질정도로 환하게 웃는 마르코 수사였습니다. 어제 늦게까지 순대를 만들고 오늘 아침 일찍 배밭에서 아브라함 수사와 함께 농약을 치려던 마르코 수사의 등을 살며시 두드리며 던진 덕담입니다. ‘신神의 한 수手’와 같는 여기 불암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요셉 수도공동체 형제들입니다. 

 

하나하나 최선을 다해 책임을 다하는 사랑의 삶자체가 그대로 살아 있는 강론이요, 저는 다만 미사시 이들을 정리해 강론할 뿐입니다. 수사님들 삶자체의 강론이 저에게는 샘솟는 영감의 원천도 되곤 합니다. 날마다 파스카 축제의 삶을 살아가는 여기 요셉 수도 공동체 형제들입니다.

 

참 아름다운 5월 성모성월입니다. 신록의 아름다움에 꽃도 많고 새들도 많고 또 요즘은 빨갛게 익어가는 앵두열매들입니다. 말그대로 계속되는 파스카 축제의 환경입니다. 고해苦海인생이 아니라 축제祝祭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각오를 새로이 하게 됩니다.

 

삶은 선택選擇이요 훈련訓鍊입니다.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스카 축제인생을 선택하여 기쁘게 행복하게 사는 것입니다. 이래야 절로 따라오는 치유에 건강한 삶입니다. 어떻게 파스카 축제의 삶을 살 수 있을까요. 주님은 오늘 말씀을 통해 가르쳐 주십니다. 네가지 가르침을 나눕니다.

 

첫째, “꿈꾸십시오”

하느님의 꿈, 하늘 나라의 꿈, 파스카 축제의 꿈입니다. 이런 꿈이, 희망이, 비전이 있어야 삽니다. 저절로 샘솟는 기쁨이요 알렐루야 찬미의 삶입니다. 계속되는 파스카 축제의 시기 알렐루야 하느님 찬미의 시기입니다. 알렐루야 하느님 찬미로 살다가 아멘 하느님께 감사로 인생을 마무리 한다면 얼마나 아름답겠는지요! 이래서 성무일도 끝무렵에 주고 받는 환호입니다.

 

“주님을 찬미합시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하늘 나라 꿈의 실현인 찬미와 감사의 파스카 축제의 삶에서 샘솟는 기쁨입니다. 하늘나라의 꿈을 앞당겨 살아가는 이들이 정말 살 줄 아는 이들입니다. 오늘 묵시록의 하늘 나라의 꿈을 앞당겨 살았던 요한 사도임이 분명합니다.

 

‘천사는 성령께 사로잡힌 나를 크고 높은 산 위로 데리고 가서는, 하늘로부터 하느님에게서 내려오는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 도성은 하느님의 영광으로 빛나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곳에서 성전을 보지 못했습니다. 전능하신 주 하느님과 어린양이 도성의 성전이기 때문입니다. 그 도성은 해도 달도 비출 필요가 없습니다. 하느님의 영광이 그곳에 빛이되어 주시고 어린양이 그곳의 등불이 되어 주시기 때문입니다.’

 

사도 요한의 하늘나라 꿈이 얼마나 고무적이고 아름답습니까! 하느님께서 성령을 통해 우리 모두 공유하여 오늘 지금 여기서 앞당겨 살라 주신 참 좋은 선물, 하늘나라의 꿈입니다. 세상의 허망하게 사라질 일시적 잠정적 꿈이나 희망이 아닌 이런 궁극의 하느님 꿈이 우리를 살게 하는 힘입니다. 

 

아무리 짙은 구름이 가리고 있어도 배후에 빛나는 태양과 같은 하느님 꿈을, 희망을 늘 상기하시기 바랍니다. 이런 생생한 하느님 나라 꿈을 앞당겨 사는 이들의 삶을 정의하면 한마디로 “절망은 없다!”는 것입니다.

 

둘째, “사랑하십시오!”

무엇보다 주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주님 사랑에 목숨을 거는 것입니다. 저 역시 날마다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목숨을 걸고 강론을 씁니다. 주님 사랑은 막연하거나 애매하거나 추상적이지 않습니다. 아주 구체적이고 실제적입니다. 

 

주님 말씀을 열렬히 좋아하고 사랑하여 지키는 것입니다. 말씀에 대한 사랑은 주님 사랑과 직결되고 이어 말씀을 지키게 됩니다. 말씀이 사람이 된 예수님입니다. 새삼 인간의 본질은 말씀임을 깨닫습니다. 영혼 역시 말씀을 만나야 생명과 빛으로 살아납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가르침이자 깨우침입니다. 누구에게나 열린 구원의 문, 생명의 문, 행복의 문입니다.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그에게 가서 그와 함께 살 것이다. 그러나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내 말을 지키지 않는다. 너희가 듣는 말은 내 말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아버지의 말씀이다.”

 

참으로 주님을 사랑합니까? 말씀을 사랑하고 지키십시오. 2년여동안 투병 생활을 하며 이런저런 약을 복용하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효험을 보지 못하고 있는 분에게 어제 준 카톡 처방이 생각납니다.

 

“영육의 치유와 평화를 위해 두가지 처방을 추천합니다. 

‘1.성사 구약부터 매일 필사하기, 

 2.매일 일기日記 쓰기’입니다. 

무리하지 마시고 꾸준히 한결같이 기도하면서 최고最高의 명의名醫이신 주님께 모두를 의탁하시고!”

주문에 환우는 기꺼이 응답했습니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저 또한 성서 필사하듯, 일기 쓰듯, 하루하루 날마다 쓰는 강론입니다. 최고의 명의이시자 ‘힐링healing;치유’의 하느님께서 이분을 꼭 고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셋째, “지혜로우십시오!”

지혜 역시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주시는 주님의 참 좋은 선물입니다. 무엇보다 분별의 지혜입니다. 모든 덕의 어머니가 분별의 지혜입니다. 무지의 어둠을 몰아내는 지혜의 빛입니다. 무지라는 마음의 고질병에 유일한 처방이 주님 선물하시는 지혜의 명약입니다. 

 

율법 준수의 문제로 혼란을 겪고 있는 안티오키아 교회 공동체에 대한 예루살렘 교회의 사도들과 원로들의 처방이 정말 지혜롭습니다. 성령께서 주신 분별의 지혜라는 선물입니다.

 

“우리 가운데 몇 사람이 우리에게서 지시를 받지도 않고 여러분에게 가서, 여러 가지 말로 여러분을 놀라게 하고 정신을 어지럽게 하였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성령과 우리는 다음의 몇 가지 필수 사항 외에는 여러분에게 다른 짐을 지우지 않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곧 우상에게 바쳤던 제물과 피와 목졸라 죽인 짐승의 고기와 불륜을 멀리하라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이것들만 삼가면 올바로 사는 것입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얼마나 멋지고 절제있고 품위있는 결정적 처방인지요! 분별의 지혜의 절정입니다. 혼란한 상황을 말끔히 정리한 분별의 지혜에 안티오키아 교회 교우들은 참으로 기뻐했다 합니다.

 

넷째, “평화로우십시오!”

파스카 예수님의 참 좋은 선물이 평화입니다. 우리가 줄 수 있는 참 좋은 선물도 평화요 평화의 선물과 더불어 일어나는 치유의 기적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보다시피 에수님은 세상을 잠시 떠나기 앞서 참 좋은 선물인 평화를 선물하십니다.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 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바로 이 주님의 평화를 갈망하는 사람들입니다. 끊임없이 주님의 평화를 찾아 수도원에 오는 형제자매들입니다. 참으로 평화를 목말라 하는 사람들입니다. 우선적인 것이 평화입니다. 평화를 추구하지만 세상은 온통 갖가지 전쟁으로 가득합니다. 참으로 주님의 ‘평화의 전사戰士’가 되어 하늘나라의 꿈이 실현된 평화로운 세상이 되도록 진력盡力하시기 바랍니다. 주님 친히 우리를 격려하십니다.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마태5,9)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스카 예수님께서 늘 우리와 함께 사시기에 살만한 세상입니다. 최고의 명의이신 주님의 최고 명약 처방 넷의 선물이 희망, 사랑, 지혜, 평화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 파스카 축제의 삶을 위한 참 좋은 처방을 주시며 이대로 살도록 도와 주십니다.

 

1.꿈꾸십시오.

2.사랑하십시오.

3.지혜로우십시오.

4.평화로우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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